칼럼

가상자산 고수익 보장 투자사기의 공동정범 책임과 범죄수익 추징의 한계

핵심 결론 가상자산의 가치·사업 실체를 허위 홍보하고 신규 투자금으로 약정수익을 지급하는 조직적 투자모집은 사기·유사수신 등에 해당한다. 다만 추징은 피고인별 실제 취득이익이 특정되어야 하며, 전체 피해금을 임의로 나누어 부과할 수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2도12789, 2006도2860, 2008도1392, 2016도18972, 2018도5519

해당판례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2789 판결
사건명: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위반
하급심
수원지방법원 2022. 2. 11. 선고 2021고합413, 2021고합720(병합) 판결은 A에게 징역 22년, B에게 징역 14년, C에게 징역 8년, D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였다. A에 대해서는 회사 명의 예금 10,044,940,056원을 몰수하고, A·B·C에게 각 106,428,120,609원, D에게 81,135,129,236원의 추징도 명하였다.
수원고등법원 2022. 9. 22. 선고 2022노257 판결은 공소장변경과 일부 사실인정·추징 판단의 오류 등을 이유로 제1심의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하였다.
원심은 A의 형을 징역 25년으로 높이고, B·C·D의 형은 각각 징역 14년·8년·4년으로 정하였다. 약 100억 원의 예금 몰수는 유지하였으나, 피고인들이 실제로 취득한 이익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징은 선고하지 않았다. 일부 투자내역은 차명투자일 가능성 등을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이유무죄로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공모·기망·고의·상습성 및 공동정범에 관한 원심 판단과 추징을 선고하지 않은 판단을 유지하여 위 형과 몰수가 확정되었다. 파기환송은 없었다.
대법원 판결은 원심의 판단에 법리오해 등이 없음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작성되어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판단 근거는 원심의 이유를 함께 반영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2860 판결 사기 전과가 없더라도 범행의 횟수·방법·동기와 영업적·조직적 반복성 등을 통하여 상습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판례이다. 원심은 장기간 다수 투자자를 상대로 조직적으로 투자금을 편취한 A의 상습성을 인정하면서 원용하였다.
  •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1392 판결 추징은 실제 취득한 범죄수익을 대상으로 하며 증거에 기초하여야 한다는 법리와 관련된다. 원심은 피해금액을 기초로 계산한 추정액과 피고인의 실제 취득이익을 구별하는 근거로 삼았다.
  • 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도18972 판결 추징 대상 범죄수익을 특정할 수 없으면 추징할 수 없다는 판례이다. 원심은 이 법리가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른 추징에도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8도5519 판결 상품·용역 거래의 외형보다 출자금 모집과 원금 초과 지급약정의 실질을 살펴 유사수신 여부를 판단한 비교판례이다. 다만 해당 사건은 유사수신 방조만 유죄로 인정되고 사기·사기방조는 무죄로 확정되었다는 점에서, 허위 홍보와 돌려막기 구조에 대한 인식까지 인정된 대상사건과 구별된다.

관련법령

사실관계

피고인들은 가상자산 거래소 Q와 관련 회사들을 설립·운영하면서 가상자산 P에 투자하면 300%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으로 투자자를 모집하였다. 투자자 모집에는 여러 등급으로 구성된 다단계 조직이 이용되었고, 상위 투자자들에게 추천수당·후원수당·추천매칭수당 등이 지급되었다.
각 회사는 외형상 별도 법인이었으나, 거래소 운영과 투자금 집행, 가상자산 발행·사용처 개발, 자전거래·유동성 공급 등의 업무를 나누어 수행하였다.
  • A는 회사 설립, 업무 분장, 인사와 자금 운용, 배당·수당 체계 및 홍보 등 사업 전반을 지휘·총괄하였다.
  • B는 P 발행과 사용처 개발, 투자자 모집·마케팅에 관여하고, P의 가격이 인위적으로 유지되는 사정을 알면서 관련 사업을 추진하였다.
  • C는 자전거래와 유동성 공급을 담당하여 거래량을 늘리고 거래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였다.
  • D는 사업구조가 만들어진 후 가담하여 P 사용처 관련 사업에 관여하였다. 직접 투자자를 모집하지 않았지만 범행을 인식하고 사업의 외형을 갖추는 데 기여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홍보에는 거래소의 높은 거래량 순위, 정보보호 인증 준비, 은행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 확약, 다른 거래소와의 협력, 가상자산의 다양한 사용처, 투자원금 보관 및 120% 지급준비율, 국내 기관·기업과의 사업 등에 관한 허위 내용이 포함되었다.
실제로는 약정한 고수익을 창출할 사업이 없었고, 후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의 수익금과 수당을 지급하는 돌려막기 방식이었다. P의 가격도 정상적인 수요·공급만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매도·매수벽 등을 통하여 인위적으로 유지되었다.
원심이 A·B·C에 관하여 유죄로 인정한 범위는 피해자 52,542명, 편취금액 2,204,794,570,600원이다. 이 금액에는 재투자로 누적된 부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원심은 양형에서 법률상 편취금액과 실제 미회복 피해액을 구별하면서도 실제 피해액이 7,000억 원을 초과한다고 보았다.

법리

일반적인 판단 기준
투자사기의 기망 여부는 제시된 사업의 실체, 수익 창출 가능성, 투자금의 실제 사용처, 지급능력 및 홍보내용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사업이 사후적으로 실패했다는 사정과, 처음부터 신규 투자금 유입 없이는 약정수익을 지급할 수 없는 구조를 숨긴 채 투자받은 경우는 구별된다.
공동정범 여부는 회사의 명칭이나 형식적인 직책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공동가공의 의사와 역할 분담을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직접 설명회를 열거나 투자금을 수령하지 않았더라도 범행을 인식하면서 그 실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하였다면 공동정범이 될 수 있다.
상습성도 동종 전과의 유무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장기간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조직과 자금을 투입하여 사기행위를 영업처럼 반복한 사정은 상습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범죄피해재산의 몰수·추징은 피해자의 권리행사와 피해회복을 고려하여야 한다. 부패재산몰수법은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한 경우 예외적으로 몰수·추징을 허용하고 피해자에게 환부하도록 한다.
다만 피해회복이 어렵다는 사정만으로 추징액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해당 법에 따른 추징에서도 피고인이 실제로 취득한 이익을 증거로 특정하여야 한다. 전체 피해금액과 개인별 취득이익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심은 피고인들이 허위 홍보와 돌려막기 구조를 인식하면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A가 여러 회사를 하나의 조직처럼 지휘하고, B·C가 가상자산 가치와 거래소의 외형을 유지하며, D가 사용처 사업에 관여한 점 등을 근거로 책임을 인정하였다.
투자자들이 홍보내용의 허위성과 돌려막기 구조를 알았다면 투자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아 기망과 투자금 지급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하였다. A에게 사기 전과가 없더라도 약 9개월간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조직적으로 범행한 점에서 상습성을 인정하였다.
추징에 관해서는 제1심과 결론을 달리하였다. 검사는 전체 피해원금에서 몰수보전액과 일부 상위 투자자의 수익금 등을 공제한 뒤 나머지를 피고인들과 일부 공범에게 나누어 추징하는 방식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투자금은 최상위 투자자 외에도 여러 등급의 투자자에게 수당·수익금으로 지급되었다. 일부 수익만 공제한 잔액을 피고인들이 취득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를 균등하게 나눈 금액을 개인별 범죄수익이라고 볼 근거도 부족하였다. 이에 원심은 실제 취득이익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징을 선고하지 않았다.
반면 회사 명의 계좌에 몰수보전된 10,044,940,056원은 이 사건 범죄피해재산으로 특정되었다. 피해자들이 실질적인 피해금액을 산정하거나 범죄수익을 발견하기 어렵고 피고인들의 피해회복 의사·능력도 부족하다고 보아, 피해자 환부를 목적으로 몰수하였다.
일부 이유무죄 부분은 가족·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성을 일률적으로 부정한 것이 아니다. 공범들이 타인의 명의를 빌려 투자한 것일 가능성이 있어 독립된 피해자의 투자라고 인정하기 부족한 부분을 제외한 것이다. 실제로 원심은 가족과 이름이 같을 뿐 다른 사람으로 확인된 일부 투자자는 피해자에 포함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가상자산 투자사건에서는 코인의 존재나 쇼핑몰의 개설 자체보다 약정수익의 실제 재원과 자금 흐름을 확인해야 한다. 거래량·가격 유지 방식, 지급준비금, 제휴·인증·은행계좌 관련 홍보의 진위가 주요 입증 대상이다.
피고인별 책임은 가담 시점, 업무 분담, 의사결정권, 허위 홍보와 자금 부족에 대한 인식, 모집 독려 및 자금 집행 내역으로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여러 법인으로 업무를 분리하였다는 외형만으로 공모관계가 부정되지는 않는다.
피해액 산정에서는 누적 투자금, 재투자액, 지급받은 수익금, 실제 미회복액 및 피고인별 취득이익을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의 추징 배제는 범죄나 피해가 없다는 판단이 아니라, 추징 대상 이익과 그 액수의 특정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몰수·추징을 통한 피해회복을 추진할 때에는 계좌 잔액과 범죄의 관련성, 자금의 최종 귀속자, 다단계 수당 지급내역을 구체적으로 추적하여야 한다. 피해금 총액을 공범 수로 나누는 계산만으로 개인별 추징액을 입증하기는 어렵다.
합의와 피해회복도 구별할 필요가 있다. 원심은 가상자산을 지급하여 장래 배상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서·처벌불원서가 다수 제출되었더라도 이를 실질적인 피해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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