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대법원 2025년 6월 26일 선고 2022다295513 판결〔손해배상(기)〕
매수인들의 MAE 조항에 따른 계약해제를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에 대한 매도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매도인의 손해배상청구를 전부 기각한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었다.
대법원은 다음 세 가지 판단을 수긍하였다.
- 주거래처의 휴대전화 생산부진과 핵심부품 수주 실패는 계약에서 정한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정에 해당한다.
- 이들 사정으로 최종매매대금의 10% 이상 기업가치가 감소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었다.
- 이들 사정은 계약 체결 당시 매수인이 알고 있었던 사정을 제외하는 해제 예외조항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하급심
항소심에서 매수인들은 해제일을 2018년 7월 17일로, 해제사유를 주거래처의 생산부진과 핵심부품 수주 실패로 정리·변경하였다. 따라서 심급별 차이는 동일한 자료에 대한 평가 차이뿐 아니라, 해제 기준일과 구체적인 해제사유가 정리된 점까지 반영하여 이해해야 한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0년 11월 10일 선고 98다31493 판결 계약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계약 체결의 동기·경위, 목적, 당사자의 의사와 거래관행 등을 종합하여 해석한다는 법리. 항소심이 가치평가방법에 관한 합의를 해석하면서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7년 7월 18일 선고 2016다254740 판결 상대방에게 중대한 불이익을 부과하는 약정은 그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법리. 항소심은 MAE 조항의 해석과 EBITDA 배수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면서 인용하였다.
관련 법령
이 사건의 직접적인 해제 근거는 주식매매계약 제1조 제14항과 제10조 제1항 제7호이다. 관련 법령은 다음과 같다.
- 민법 제105조: 당사자가 정한 계약 내용과 의사해석.
- 민법 제543조 제1항: 계약에 따른 해제권의 행사.
- 민법 제398조 제1항·제2항: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감액. 제1심에서 적용되었으나, 최종적으로 매수인의 손해배상책임 자체가 부정되었다.
사실관계
거래당사자와 인수 대상
이 거래는 A회사 자체의 주식을 인수하는 거래가 아니라, A회사의 특정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A회사가 보유하게 되는 신설회사 주식 100%를 B·C 또는 이들이 설립할 투자목적회사에 매각하는 구조였다.
전자부품사업부는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커넥터와 안테나를 생산하였다. UC사업부는 고밀도 에너지 저장장치 관련 사업이었다. 초기 인수 검토에는 사출사업부도 포함되었으나,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의 분할대상사업은 전자부품사업부와 UC사업부였다.
계약금액을 정한 과정과 가치평가방법
D는 2017년 8월경 인수의사를 밝히고 예비실사를 진행하였다. 이후 전자부품사업부의 가격은 다음과 같이 협상되었다.
계약서에는 기초매매대금과 최종매매대금의 확정·조정 절차가 구분되어 있었다. 이 사건 소송에서 10% 기준금액은 188억 6,750만 원으로 다루어졌다.
특히 전자부품사업부의 가격은 과거 EBITDA와 배수를 기초로 협상되었다. 이 점이 이후 가치감소의 평가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할 것인지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기업가치 감소에 관한 해제조항의 구체적인 내용
계약은 ‘중대한 부정적 영향’의 정의와 해제권 조항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작성되어 있었다.
계약 제1조 제14항 본문―중대한 부정적 영향의 정의
“중대한 부정적 영향”은 분할대상사업, 신설회사 또는 자회사의 사업, 자산, 부채, 재무상태 또는 경영실적에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또는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사건, 사유 또는 사정으로서, 개별적으로 또는 다른 부정적 사건, 사유 또는 사정과 종합하여 분할대상사업 또는 신설회사의 가치를 최종매매대금의 10% 이상 감소시키는, 또는 그와 같이 감소시킬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 조항은 다음 사항을 함께 정한 것이다.
- 대상: 분할대상사업·신설회사·자회사의 사업, 자산, 부채, 재무상태 또는 경영실적에 영향을 주는 사정.
- 판단 방법: 하나의 사정만으로 판단하거나 여러 부정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
- 금액 기준: 가치감소액이 최종매매대금의 10% 이상일 것.
- 장래 영향: 실제 감소가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그 정도의 감소가 합리적으로 예상되면 포함.
따라서 ‘매출이 10% 감소하면 해제한다’거나 ‘장부상 순자산이 10% 감소하면 해제한다’는 조항과는 구별된다.
계약 제10조 제1항―해제 시기와 행사 방법
“본 계약은 거래종결 전에 다음 각 호의 1에 정한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에만 상대방에 대한 서면통지에 의하여 해제될 수 있다. 단, 거래종결 이후에는 어떠한 사유로도 본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
같은 항 제7호는 다음과 같이 정하였다.
“분할대상사업 또는 신설회사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확인된 경우(본 제7호는 매수인에 한하여 해제권이 인정됨)”
즉, 매수인에게만 부여된 거래종결 전의 약정해제권이었다.
계약 제1조 제14항 단서―해제 예외
다음 사정은 MAE에서 제외하였다.
- 매도인이나 그 임직원·대리인·자문사가 계약 체결 전에 제공한 자료 등을 통해 매수인이 알았던 사건·사유·사정. 실사 질의응답이나 경영진 인터뷰에서 구두로 답변하거나 공개한 사항도 포함.
- 법령의 변경으로 인한 경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협상 과정에서 예외조항의 범위를 의도적으로 변경하였다는 점이다.
항소심과 대법원은 이러한 협상 경위를 고려하여, 위험의 발생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해제 예외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였다.
계약 체결 후 문제 된 두 가지 사정
항소심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한 MAE 사유는 다음 두 가지였다.
방수 I/O 커넥터는 단순히 여러 부품 중 하나로만 취급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 재무실사보고서에 따르면 평균판매단가가 일반 I/O 커넥터의 약 11.4배이고, 기존 일반 커넥터 매출을 대체하는 추세였다. 매도인도 가격 증액을 요구하면서 방수 커넥터의 수요와 점유율 확대 전망을 제시하였다.
한편 계약 전 매수인 측이 공급 여부를 문의하였을 때, 매도인 측은 고객이 업체 선정을 검토하는 단계라는 취지로 답하였다. 법원은 이를 수주 실패라는 사건 자체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과 구별하였다.
※ 해당 차기 모델의 익명표시는 제1심과 항소심에서 다르므로, 여기서는 혼동을 피하기 위해 ‘E의 차기 모델’로 통일하였다.
매도인이 제시한 실적 전망의 급격한 변경
항소심이 판단에 사용한 수치에 따르면, 매도인은 계약 전의 흑자 전망을 계약 후 대규모 적자 전망으로 변경하였다.
이 수치는 그 자체를 곧바로 계약상 기업가치 감소액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매수인이 해제 당시 188억 6,750만 원 이상의 가치감소를 예상한 것이 합리적이었는지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고려되었다.
항소심은 감정결과도 함께 검토하였다. 매매가격 산정에 사용된 연간 EBITDA 약 297억 원과 비교할 때, 2018년·2019년 EBITDA 감소분은 전망 기준 합계 약 320억 원, 실적 기준 합계 약 356억 원이었다.
해제 통지와 손해배상소송으로 이어진 과정
매도인은 매수인들의 해제가 정당하지 않다는 전제에서, 계약 제10조 제3항의 손해배상액 예정에 따라 최종매매대금의 10%인 188억 6,750만 원을 청구하였다.
여기서 MAE의 판단기준인 ‘10% 가치감소’와 계약 위반 시 지급하는 ‘10% 예정손해배상액’은 별개의 약정이다.
법리
기업가치 감소에 관한 약정해제권이 판단의 출발점이다
이 사건은 기업가치가 하락하면 일반적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인정한 판결이 아니다. 당사자들이 감소 기준금액, 장래 감소의 합리적 예상, 해제 예외 및 행사 시기를 계약으로 정하였고, 그 약정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한 사건이다.
매도인의 귀책사유에 따른 주식양도의무의 이행불능이 인정되어야 하는 구조도 아니다. 이 사건 MAE 조항은 정해진 부정적 사정과 가치감소 요건이 충족되면 매수인이 해제할 수 있도록 위험을 배분하였다.
실적하락의 원인과 가치감소의 규모를 함께 판단한다
항소심은 해제사유를 단순한 ‘실적하락’으로 파악하지 않았다. 주거래처의 생산량 급감과 핵심부품 수주 실패라는 구체적 사건이 있고, 그로 인하여 계약상 기준 이상의 가치감소가 합리적으로 예상된다는 연결관계를 인정하였다.
확정된 손실뿐 아니라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장래 손실도 포함된다
계약에 ‘감소시킬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경우’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매수인이 장래 실적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린 뒤에만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해제 당시 제공된 자료와 사정에 비추어 예상이 합리적이어야 한다. 항소심은 매도인이 수정 제공한 전망자료를 중심으로 판단하면서 이후 실제 실적도 그 판단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고려하였다.
가치평가방법은 가격 협상 경위를 반영하되, 배수를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
항소심은 전자부품사업부의 매매가격을 EBITDA 방식으로 정한 경위를 근거로, 가치감소도 같은 방식으로 평가하기로 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그러나 일시적인 EBITDA 감소액에 무조건 5.44배를 곱한다는 합의까지 인정하지는 않았다. 또한 대법원은 가치감소 산정 부분에 관하여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미흡하거나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결론을 유지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을 ‘EBITDA 배수를 곧바로 연수로 환산한다’거나 ‘모든 MAE 분쟁에 동일한 산식을 적용한다’는 일반 법리로 인용해서는 안 된다.
예측 가능한 위험과 이미 알고 있던 사건을 계약에 따라 구별한다
계약 협상 과정에서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던 사정’을 예외에서 삭제하였으므로, 매수인이 업황 악화나 수주 불확실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해제권이 배제되지 않았다.
이 사건에서는 계약 체결 당시 현존하면서 매수인이 알고 있었던 사건과 그 후 발생한 생산부진·수주 실패를 구별한 것이 중요하다.
실무적 유의점
이 판결을 반영하여 MAE 조항을 작성할 때에는 다음 사항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 감소 기준: 매출·영업이익·EBITDA·기업가치 중 무엇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 기준시점과 산식: 어느 시점의 가치와 비교하며, 배수·평가기간·일시적 손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 장래 영향: 실제 감소만 포함할지,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감소도 포함할지.
- 예외 범위: 이미 알고 있던 사정, 예측 가능한 사정, 업계 전반의 변화 등을 각각 제외할지.
- 공개자료의 범위: 서면자료, 실사 질의응답, 구두 설명 중 무엇을 매수인의 인식 근거로 삼을지.
이 사건의 핵심은 ‘10%’라는 수치 자체보다, 그 수치에 도달하는 장래 가치감소까지 해제사유에 포함하고, 예측 가능한 위험을 해제 예외에서 의도적으로 제외한 계약 내용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