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판례
대법원은 회사가 신주인수대금 전액의 반환을 보장한 약정은 주주평등의 원칙과 자본충실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주주 전원이 동의했더라도 결론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함께 계약에 참여한 대주주·대표자 및 연구개발 담당 주주 개인의 반환약정에는 주주평등의 원칙이 직접 적용되지 않습니다. 개인이 부담한 채무가 회사 채무에 부종하는 보증채무인지, 회사 채무와 별도로 부담한 독립적인 연대채무인지를 계약 해석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주주평등의 원칙은 회사와 주주 사이의 법률관계에 적용될 뿐, 투자자와 다른 주주 또는 이사 개인 사이의 계약관계에는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회사의 투자금 보장약정이 무효이더라도 대주주나 이사가 개인적으로 부담한 지급의무까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개인의 채무가 회사 채무를 전제로 한 보증채무라면 주채무의 무효에 따라 부종적으로 소멸할 수 있으므로, 계약의 문언과 체결 목적에 따른 채무 성격의 구별이 중요합니다.
회사가 신주를 인수하는 투자자에게 투자원금 전액을 보전하거나 다른 주주에게 지급하지 않는 별도 수익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은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시하였습니다.
그 약정이 주주가 되기 전에 체결되었거나 신주인수계약과 별도의 계약 형식을 취했더라도, 실질이 주주 지위에서 발생하는 투자손실을 보전하는 것이라면 결론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일부 주주에게 우월한 권리를 부여하는 약정도 회사의 자금조달 필요성, 투자유치의 불가피성, 회사와 주주 전체의 이익 및 다른 주주가 받는 불이익 등을 종합할 때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유효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다만 경영사항에 관한 사전동의권과 달리, 투자원금의 절대적 회수를 보장하는 약정은 주주로서 부담하는 본질적인 투자위험을 제거하므로 이러한 예외에 포함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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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법령
민법 제105조는 법령 중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와 관계없는 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한 경우 그 의사에 따르도록 하여 사적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을 규정합니다. 다만 강행법규와 주식회사법의 기본원칙을 위반하는 약정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법 제369조 제1항는 의결권은 1주마다 1개로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주주가 보유주식 수에 따라 비례적으로 취급되어야 한다는 주주평등 원칙의 실정법상 근거 중 하나입니다.
상법 제462조는 회사가 배당가능이익의 범위 안에서만 이익배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회사가 특정 투자자에게 법정 배당절차를 거치지 않고 투자원금이나 별도 수익을 지급하면 자본충실 및 채권자 보호가 침해될 수 있습니다.
상법 제464조는 이익배당을 각 주주가 가진 주식 수에 따라 하도록 규정합니다. 다만 상법상 적법하게 내용이 달리 정해진 종류주식은 예외가 될 수 있습니다.
상법 제538조는 청산 과정에서 잔여재산을 각 주주가 가진 주식 수에 따라 분배하도록 규정합니다. 이는 주주평등 원칙 및 주주가 채권자보다 후순위에서 잔여재산을 분배받는다는 원칙을 반영합니다.
사실관계
원고 투자자들은 2019년 6월 18일 피고 회사가 발행하는 종류주식을 인수하기로 하고 투자계약을 체결하여 주식인수대금을 납입하였습니다.
피고 회사의 대표자이자 대주주인 피고 2는 회사의 이해관계인으로서 투자계약에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피고 회사의 주주이면서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하던 피고 3은 피고 회사와 피고 2가 투자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의무를 연대보증하였습니다.
투자계약에는 피고 회사가 연구개발 중인 조류인플루엔자 소독제에 관하여 2019년 10월까지 제품등록을 하고, 2019년 12월까지 조달등록을 완료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계약에서는 투자자들이 동의하는 경우에만 등록기한을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약정 기한까지 제품등록과 조달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투자계약을 즉시 무효로 하고, 피고들의 책임으로 투자자들에게 투자금 전액을 즉시 반환하도록 정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 회사는 약정 기한까지 제품등록과 조달등록을 완료하지 못했고, 투자자들로부터 기한 연장에 관한 동의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에 투자자들은 피고 회사와 대표자·대주주 및 연구개발 담당 주주를 상대로 투자금 전액의 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회사가 특정 투자자에게 신주인수대금 전액을 반환하기로 한 조항은 회사의 자본적 기초를 위태롭게 하고 다른 주주와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하므로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고 2와 피고 3이 부담한 반환의무도 회사의 투자금 반환의무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회사에 대한 약정이 무효인 이상 개인들 역시 반환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법리
1. 주주평등의 원칙
주주평등의 원칙이란 주주가 회사와의 법률관계에서 보유한 주식 수에 따라 평등하게 취급되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회사가 일부 주주에게만 다른 주주에게는 인정되지 않는 우월한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는 약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입니다.
다만 차등적 취급이라고 하여 모두 무효인 것은 아닙니다. 상법이 허용하는 종류주식의 내용으로 정하거나, 투자유치를 위해 필요한 경영참여·감독권을 합리적인 범위에서 부여하는 등 차등대우를 정당화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유효할 수 있습니다.
그 판단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정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차등적 권리의 구체적인 내용
약정 체결의 경위와 목적
회사의 존속과 자금조달을 위해 필요한 약정이었는지
회사와 주주 전체의 이익에 기여하는지
다른 주주가 받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강행법규나 주주의 본질적 지위에 반하는지
회사 기관의 법정 권한이나 다른 주주의 의결권을 침해하는지
불이익을 받는 주주들의 동의 여부
회사의 상장 여부, 지배구조, 사업현황 및 재무상태
약정 체결의 경위와 목적
회사의 존속과 자금조달을 위해 필요한 약정이었는지
회사와 주주 전체의 이익에 기여하는지
다른 주주가 받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강행법규나 주주의 본질적 지위에 반하는지
회사 기관의 법정 권한이나 다른 주주의 의결권을 침해하는지
불이익을 받는 주주들의 동의 여부
회사의 상장 여부, 지배구조, 사업현황 및 재무상태
2. 회사의 투자원금 반환약정은 원칙적으로 무효
이 사건 조항은 제품등록이라는 조건이 성취되지 않으면 투자계약을 무효로 하고 회사가 신주인수대금 전액을 반환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명칭이나 형식과 관계없이 특정 투자자에게 투하자본의 회수를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약정입니다. 투자자는 회사의 사업이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는 반면, 다른 주주들은 투자손실의 위험을 그대로 부담하게 됩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약정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특정 투자자에게만 원금 회수라는 우월한 권리를 부여합니다.
주주가 본질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투자위험을 제거합니다.
회사 재산으로 신주인수대금을 반환하여 회사의 자본적 기초를 위태롭게 합니다.
회사채권자보다 후순위에 있는 주주의 법적 지위를 부정합니다.
법정 감자·자기주식 취득·이익배당 절차를 우회할 위험이 있습니다.
주주가 본질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투자위험을 제거합니다.
회사 재산으로 신주인수대금을 반환하여 회사의 자본적 기초를 위태롭게 합니다.
회사채권자보다 후순위에 있는 주주의 법적 지위를 부정합니다.
법정 감자·자기주식 취득·이익배당 절차를 우회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금 전액 반환약정은 단순한 주주 간 차등대우를 넘어 주식회사 자본제도의 기본원칙과 충돌합니다.
3. 주주 전원의 동의가 있어도 투자원금 보장약정은 무효
대법원은 주주 전원이 동의한 차등적 취급 약정이라고 하여 언제나 무효인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차등적 취급이 강행법규를 위반하지 않고 법질서가 허용하는 범위에 있다면, 주주 전원의 동의를 근거로 예외적으로 효력을 인정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원금의 절대적 회수 보장은 주주들 사이의 이해관계에 그치지 않습니다. 회사 자본과 회사채권자의 이익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주주들만의 동의로 유효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기존 주주 전원이 투자금 반환약정에 동의했더라도 회사가 부담한 투자금 전액 반환의무는 무효입니다.
4. 회사와 개인의 계약관계는 분리하여 판단해야 함
이 사건 투자계약에는 회사뿐만 아니라 대표자·대주주 및 연구개발 담당 주주도 당사자 또는 보증인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대법원은 하나의 투자계약서에 함께 서명했더라도 다음 법률관계를 구분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투자자와 회사 사이의 계약
투자자와 대주주·대표자 등 개인 사이의 계약
개인이 회사의 채무를 보증한 계약
투자자와 대주주·대표자 등 개인 사이의 계약
개인이 회사의 채무를 보증한 계약
주주평등의 원칙은 회사가 주주를 어떻게 대우하는지에 관한 원칙입니다. 따라서 투자자와 다른 주주 또는 이사 개인 사이의 계약에는 직접 적용되지 않습니다.
회사의 투자금 반환약정이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하더라도, 개인이 자신의 재산으로 투자금을 지급하기로 한 독립적인 약정까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5. 연대보증채무와 독립적인 연대채무의 구별
개인의 투자금 지급약정이 유효한지는 그 채무의 법적 성격에 달려 있습니다.
개인이 단순히 회사의 투자금 반환채무를 연대보증한 것이라면 보증채무의 부종성이 적용됩니다. 주채무인 회사의 반환채무가 무효이므로 이에 부종하는 보증채무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반면 개인이 회사의 채무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한 조건이 발생하면 자신의 재산으로 투자금을 지급하기로 독립적인 연대채무를 부담했다면, 회사의 반환약정이 무효라고 하여 개인의 채무까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판단할 때에는 계약서에 사용된 ‘연대책임’, ‘연대하여 지급한다’, ‘연대보증한다’는 표현만을 기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당사자의 실제 의사를 해석해야 합니다.
개인이 계약에 참여한 지위와 목적
개인이 투자유치를 위하여 별도의 책임을 부담하려 했는지
개인의 의무발생 조건이 회사 채무와 독립적으로 규정되었는지
회사 채무가 무효인 경우에도 개인이 책임진다는 문언이 있는지
개인의 책임 범위·기간 및 지급재원이 별도로 정해졌는지
개인이 단순한 보증인인지 공동채무자인지
계약 체결의 경위와 투자자가 개인책임을 요구한 이유
개인이 투자유치를 위하여 별도의 책임을 부담하려 했는지
개인의 의무발생 조건이 회사 채무와 독립적으로 규정되었는지
회사 채무가 무효인 경우에도 개인이 책임진다는 문언이 있는지
개인의 책임 범위·기간 및 지급재원이 별도로 정해졌는지
개인이 단순한 보증인인지 공동채무자인지
계약 체결의 경위와 투자자가 개인책임을 요구한 이유
6. ‘연대보증’이라는 문구만으로 결론을 낼 수 없는 이유
이 사건에서 피고 3은 계약상 의무를 ‘연대보증’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고 2는 회사의 대표자·대주주이자 이해관계인으로서 투자계약에 직접 참여했고, 계약 조항은 ‘피고들의 책임으로 투자금 전액을 반환한다’고 정하였습니다.
따라서 피고 2가 부담한 채무가 회사 채무에 부종하는 보증채무인지, 자신이 직접 부담한 독립적인 연대채무인지 추가적인 계약 해석이 필요했습니다. 피고 3의 책임 역시 자신이 직접 보증한 대상이 회사와 피고 2의 채무 중 무엇인지, 피고 2의 독립채무가 인정된다면 이를 보증한 것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원심은 이러한 구별 없이 회사의 약정이 무효라는 이유만으로 개인들의 책임도 모두 부정하였으므로 법리오해가 인정되었습니다.
결론
대법원은 피고 회사에 대한 투자금 반환청구에 관해서는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신주인수대금 전액을 반환하기로 한 약정은 주주평등의 원칙과 자본충실 원칙에 반하여 무효라는 판단이 유지되었습니다.
반면 대표자·대주주와 연구개발 담당 주주 개인에 대한 부분은 파기환송하였습니다. 개인들과 투자자 사이의 약정에는 주주평등의 원칙이 직접 적용되지 않으므로, 그 개인책임이 회사 채무에 부종하는 보증채무인지 회사 채무와 독립된 연대채무인지 심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판결의 핵심은 동일한 투자계약서에 회사와 대주주·이사가 함께 서명했더라도 그 책임을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회사의 투자원금 반환약정은 무효가 되기 쉽지만, 대주주나 이해관계인이 독립적인 지급의무를 부담하도록 계약이 설계되어 있다면 개인책임은 별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투자계약을 작성할 때에는 개인의 책임을 단순히 “회사의 채무를 연대보증한다”고 규정하는 것보다, 회사 채무의 성립·효력과 관계없이 특정 조건이 발생하면 이해관계인이 투자자에게 독립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는 취지를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