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사건명: 법인세부과처분취소.
자회사 은행이 지급한 손해배상금과 지연손해금의 손금산입을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하급심
제1심은 서울행정법원 2020. 6. 4. 선고 2019구합88569 판결이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21. 1. 15. 선고 2020누46051 판결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원심은 은행이 기업구조조정조합 보유 주식을 조합원들의 의사에 반하여 매수하고 의결권을 행사하여 특정인의 경영권 상실을 초래한 행위를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행위로 평가하였다. 그에 따른 손해배상금 역시 사업관련성·통상성·수익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손해배상판결은 이미 발생한 배상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것이므로, 배상금 지급을 원인행위와 구별하여 평가할 수 없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배상금 지급 자체의 성격을 별도로 판단하였다. 이 사건 지급은 확정판결에 따라 실제 손해를 전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자체가 사회질서에 위반되지 않고, 같은 상황의 다른 은행도 지급하였을 통상적인 비용이라고 보았다. 이에 손금산입을 부정한 원심을 파기하였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7두12422 판결 통상적인 비용인지는 같은 종류의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법인도 동일한 상황에서 지출하였을 것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선례이다. 지출의 경위·목적·형태·액수·효과 등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대상판결이 손금의 통상성 판단 기준으로 직접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두51310 판결 동종 업체에 입찰 포기의 대가로 지급한 담합사례금은 지출 자체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손금에 산입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담합을 실행하기 위한 대가와 피해자의 실제 손해를 전보하는 배상금은 성격이 다르므로, 이 선례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구별하였다.
관련법령
- 구 법인세법(2017. 12. 19. 법률 제152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제2항 손금의 범위와 손비의 요건을 정한 직접적인 판단 근거이다. 원칙적으로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거래에서 발생한 손비여야 하고, 사업관련성을 갖추면서 통상성 또는 직접적인 수익관련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 구 법인세법(2017. 12. 19. 법률 제152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벌금·과료·과태료 등 법률이 정한 항목의 손금불산입에 관한 규정이다. 실제 손해를 전보하는 민사상 손해배상금과 제재적 성격의 금원을 구분할 때 관련된다.
- 법인세법 제21조의2 손해배상금 중 실제 발생한 손해를 초과하여 지급하는 금액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손금불산입하는 규정이다. 법률 제15222호로 2017. 12. 19. 신설되어 2018. 1. 1. 시행되었다. 이 사건의 2016 사업연도에 직접 적용된 규정은 아니며, 이후 손해배상금의 세무처리를 검토할 때 함께 고려해야 한다.
사실관계
원고는 자회사 은행 등을 연결자법인으로 하는 연결납세방식을 적용하여 법인세를 신고하던 금융지주회사이다. 손해배상금을 실제로 지급한 주체는 자회사 은행이고,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의 상대방은 원고 금융지주회사였다.
피해자는 특정 회사를 인수·경영하려던 사람으로, 인수업무를 대행하는 금융회사와 기업구조조정조합 등을 통하여 주식을 확보하였다. 이후 다른 회사가 대상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였다.
대상 회사의 주채권은행이던 자회사 은행은 분쟁 과정에서 기업구조조정조합이 보유하던 주식 280만 주를 매수하고 의결권을 행사하였다. 원심은 은행이 해당 주식이 조합원들의 의사에 반하여 매도되는 주식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사정 등을 인정하였다. 원고는 은행이 대출금을 원활하게 회수하기 위해 경영진 교체에 관여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원심판결
피해자는 은행과 다른 관여자의 공동불법행위로 경영권을 상실하여 약 902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다. 관련 민사사건의 항소심은 은행에 대하여 150억 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다. 이 판결은 양측의 상고가 기각된 2016. 11. 10. 확정되었다.
은행은 민사 항소심판결의 취지에 따라 손해배상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였고, 원고는 민사판결이 확정된 2016 사업연도의 법인세 신고에서 이를 손금에 산입하였다.
남대문세무서장은 해당 금액을 손금에 산입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2018. 11. 28. 법인세를 경정·고지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이 사건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법리
가. 통상적인 비용의 판단 기준
일반적인 판단 기준
손비의 통상성은 그 비용이 평소 자주 발생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종류의 사업을 하는 다른 법인도 동일한 상황에 놓였다면 지출하였을 비용인지를 살펴야 한다.
이를 판단할 때는 지출의 경위와 목적, 지급 형태, 금액 및 효과 등을 종합하여야 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출 자체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비용은 제외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은행은 확정판결에 따라 피해자에게 실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였다. 다른 은행도 동일한 배상책임을 부담하였다면 같은 비용을 지출하였을 것으로 보였다.
배상액 역시 실제 손해의 범위를 벗어난 과도한 금액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대법원은 은행의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한 통상적인 비용으로 판단하였다.
나. 원인행위의 위법성과 배상금 지급 자체의 구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손해배상의 원인이 된 행위가 위법하다는 사정만으로, 그 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전보하는 지급까지 곧바로 사회질서 위반 지출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급 목적과 법적 성격을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입찰 담합사례금은 경쟁을 제한하는 합의를 실행하기 위해 지급하는 대가이다. 반면 이 사건 손해배상금은 이미 발생한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법적 의무를 이행한 금액이었다.
대법원은 은행의 경영권 분쟁 관여행위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다. 그로 인한 배상책임을 이행하는 비용이 법인세법상 손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 손금불산입 특례와 해석의 범위
일반적인 판단 기준
어떤 비용을 손금불산입 대상으로 정할 것인지는 입법정책의 문제이다. 다만 명시적인 손금불산입 규정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지출이 손금이 되는 것은 아니며, 손금의 일반적인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당시 구 법인세법은 손해배상금을 손금불산입 항목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법률의 체계와 함께 이 사건 배상금의 사업관련성·통상성 및 실손해 전보의 성격을 고려하여 손금산입을 인정하였다.
라. 지연손해금의 취급
대상판결은 손해배상 원금과 지연손해금을 함께 ‘이 사건 손해배상금’으로 정의한 후 손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인정한 손금의 범위에는 150억 원의 배상 원금뿐 아니라 그 지연손해금도 포함된다.
실무적 유의점
- 과세관청이 원인행위의 위법성만을 근거로 손금산입을 부인하는 경우, 실제 지급이 피해 회복을 위한 배상채무의 이행이라는 점을 구분하여 주장해야 한다.
- 민사판결문, 확정증명원, 지급내역 및 손해액 산정자료를 통해 배상책임의 근거, 사업과의 관련성, 실손해 전보의 성격과 지급액의 상당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 확정판결에 따른 지급이라는 사정만으로 모든 금액의 손금산입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배상 원금, 지연손해금, 징벌적 배상 부분, 벌금·과징금 등은 각각의 성격과 적용규정에 따라 구분해야 한다.
- 재판 외 합의금은 이 판결의 사실관계와 다르므로, 합의서에 분쟁의 원인, 실제 손해의 내용, 산정 근거 및 지급 목적을 명확히 남길 필요가 있다.
- 이 사건의 핵심 판단은 손금 해당 여부이다. 손해배상금의 귀속 사업연도를 모든 사건에서 판결 확정연도로 정한다는 일반 법리를 판시한 것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 연결납세 사건에서는 배상금을 지급한 연결자법인과 법인세 신고·불복의 주체인 연결모법인을 구분하여 사실관계와 청구원인을 작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