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환사채 발행의 하자를 이유로 전환주식의 발행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범위

핵심 결론 전환사채 발행 후 6개월이 지나거나 그 발행무효청구의 패소판결이 확정되면, 원칙적으로 전환사채 발행의 하자를 내세워 전환주식의 발행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 다만 전환권 행사나 신주 발행에 고유한 무효사유 또는 이에 준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다툴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1다205650, 2021다201054

판례번호

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21다205650 판결【신주발행무효확인】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0. 12. 11. 선고 2020나2001750 판결
결론: 원고들의 상고기각

관련 규정

상법 제418조는 신주를 발행할 때 기존 주주에게 보유주식 수에 따라 신주를 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제3자 배정은 정관에 근거가 있으면서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로 제한합니다.
상법 제429조는 신주발행의 무효를 주장하려면 주주·이사 또는 감사가 신주를 발행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소를 제기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상법 제513조는 전환사채의 발행에 관하여 규정하고, 제3자에게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경우에는 주주 외의 자에 대한 신주배정에 관한 상법 제418조 제2항 단서를 준용합니다.
상법 제516조는 전환사채에 관하여 신주발행무효의 소 등에 관한 규정을 준용합니다.

사실관계

피고 회사는 2015년 12월경 주주가 아닌 여러 회사에 총 발행가액 32억 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하였습니다. 이어 2016년 3월경 액면금 500원의 보통주식 485,312주를 발행하였습니다.
피고 회사의 주주인 원고들은 2016년 5월경 피고 회사를 상대로 전환사채 발행 및 관련 신주발행의 무효를 구하는 선행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정당한 경영상 목적 없이 지배주주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제3자에게 전환사채를 발행하였으므로, 상법 제513조 제3항 및 제418조 제2항을 위반한 무효의 발행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원고들은 선행소송의 제1심에서 전부 패소하였고, 항소심에서 전환사채발행무효 청구 부분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전환사채발행무효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은 그 부분에 관하여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건 전환사채를 인수한 회사들 중 일부는 2018년 12월경 전환권을 행사하였고, 피고 회사는 그에 따라 액면금 500원의 보통주식 합계 574,712주를 발행하였습니다.
원고들은 2019년 5월 22일 다시 신주발행무효의 소를 제기하면서, 애초 전환사채가 정당한 경영상 목적 없이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발행되었으므로 그 전환권 행사에 따라 발행된 신주도 무효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법리

1. 전환사채 발행에도 6개월의 제소기간이 적용된다

전환사채는 전환권이 행사되면 장차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입니다. 그 발행은 회사의 물적 기초와 기존 주주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사실상 신주발행과 유사합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전환사채발행무효의 소에도 신주발행무효의 소에 관한 상법 제429조가 유추적용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전환사채 발행의 무효는 발행일부터 6개월 이내에 소로써만 주장할 수 있습니다. 6개월의 제소기간이 지나면 새로운 무효사유를 추가할 수도 없습니다.
전환사채 발행일부터 6개월 이내에 발행무효의 소가 제기되지 않았거나, 그 기간 내에 제기된 소가 원고 패소로 확정되었다면 이후에는 원칙적으로 전환사채 발행의 무효를 다시 주장할 수 없습니다.

2. 전환사채 발행과 전환주식 발행은 별개의 단계이다

전환사채의 발행과 전환권 행사에 따른 신주발행은 서로 구별되는 별개의 법률관계입니다.
전환사채 발행 단계에서는 회사가 전환사채를 제3자에게 발행할 경영상 필요성이 있었는지, 그 발행이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였는지 등이 문제 됩니다.
반면 전환주식 발행 단계에서는 전환권의 유효한 행사 여부, 전환조건의 준수 여부 및 전환권 행사 당시 신주발행에 독자적인 하자가 존재하는지가 문제 됩니다.
따라서 전환사채 발행의 무효를 다툴 수 없게 된 후에는, 전환권 행사로 발행된 신주에 관하여 별도로 신주발행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더라도 전환사채 발행 당시의 하자를 그대로 원용할 수는 없습니다.

3. 신주발행무효의 소에서는 원칙적으로 신주발행에 고유한 하자가 필요하다

전환사채 발행일부터 6개월이 지나거나 전환사채발행무효 청구의 패소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도, 전환권 행사로 인한 신주발행 자체는 상법 제429조에 따라 신주발행무효의 소로 다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환사채 발행이 무효라는 주장이나 이를 전제로 한 주장을 다시 제기할 수 없습니다.
전환권 행사 또는 그에 따른 신주발행에 다음과 같은 고유한 무효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전환권자가 아닌 자가 전환권을 행사한 경우
전환기간이나 전환조건을 위반한 경우
전환사채의 유효한 양도 없이 전환권이 행사된 경우
전환가액이나 발행주식 수가 적법한 전환조건과 다르게 산정된 경우
그 밖에 전환권 행사 및 신주발행 절차 자체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전환사채 발행 당시 경영상 목적이 없었다는 사정은 원칙적으로 ‘전환사채 발행에 관한 하자’이지, 그 후 이루어진 전환권 행사나 신주발행에 고유한 하자는 아닙니다.

4. 경영권 방어 목적의 제3자 배정은 중대한 경우 무효가 된다

회사가 정관에서 정한 사유나 신기술 도입·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필요 없이,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대주주나 경영진의 지배권을 방어할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상법 제418조 제2항에 위반됩니다.
그 결과 회사의 지배구조에 심대한 변화가 발생하고 기존 주주의 지배권이 현저하게 약화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다면 그 신주발행은 무효가 됩니다.
이러한 법리는 제3자에게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따라서 경영상 목적 없이 경영권 방어만을 위하여 제3자에게 전환사채를 발행하였다면, 주주는 발행일부터 6개월 이내에 전환사채발행무효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5. 전환사채 발행의 하자가 신주발행에 고유한 하자에 준하는 경우

대법원은 전환사채 발행 당시의 하자가 언제나 전환주식 발행 단계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회사가 경영상 목적 없이 대주주 등의 지배권 방어를 위하여 제3자에게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이후 대주주 등이 그 전환사채를 양수한 다음 발행일부터 6개월이 지난 후 전환권을 행사하여 신주를 취득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는 형식적으로는 기존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회사가 경영상 목적 없이 대주주 등에게 직접 신주를 발행한 것과 같습니다.
이 경우에는 전환권 행사 및 신주발행에 고유한 무효사유에 준하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므로, 전환사채 발행일부터 6개월이 지났더라도 전환주식에 대한 신주발행무효의 소로 다툴 수 있습니다.
이 법리는 신주인수권부사채에 관하여 같은 날에 앞서 선고된 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1다201054 판결의 법리를 전환사채에 확장·구체화한 것입니다.

6. 이 사건에서는 신주발행에 고유한 무효사유가 없었다

이 사건에서 전환사채를 인수한 주체는 주주가 아닌 회사들이었고, 그중 일부가 자신들이 보유한 전환사채의 전환권을 행사하여 신주를 취득하였습니다.
대주주나 지배주주가 전환사채를 새로 양수한 다음 경영권 확보를 위해 전환권을 행사한 사안이 아니었습니다.
원고들이 주장한 하자는 피고 회사가 정당한 경영상 목적 없이 지배주주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전환사채를 발행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전환사채 발행 단계의 하자에 해당할 뿐, 2018년 이루어진 전환권 행사나 신주발행에 고유한 하자는 아니었습니다.
원고들은 이미 선행소송에서 전환사채발행무효 청구에 관하여 패소한 후 항소를 취하하였습니다. 따라서 확정된 전환사채 발행 단계의 하자를 다시 주장하여 전환주식의 발행무효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원고들은 전환사채권자나 피고 회사가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확약하였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었습니다. 피고 회사가 전환사채 인수자들에게 인수자금을 제공하여 실질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였다거나 자본충실의 원칙을 위반하였다는 주장도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결론

대법원은 원고들이 주장한 사유가 전환사채 발행 당시의 하자일 뿐, 전환권 행사 또는 그에 따른 신주발행에 고유한 무효사유나 이에 준하는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전환사채와 전환주식의 무효를 다투는 소송에서 공격방법과 제소시기를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전환사채의 제3자 배정 자체가 경영권 방어 목적이고 경영상 필요성이 없다는 주장은 전환사채 발행일부터 6개월 이내에 전환사채발행무효의 소로 제기해야 합니다. 그 청구가 확정적으로 배척되거나 제소기간이 지나면, 같은 사유를 반복하여 장래 전환주식의 발행무효를 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전환사채가 대주주나 경영진 측에 새로 양도되고 그들이 경영권 확보를 위하여 전환권을 행사하는 등, 전환권 행사 당시 실질적으로 새로운 제3자 배정 신주발행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는 사정이 있다면 신주발행에 고유한 무효사유에 준하여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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