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골반저근 자극 기기의 청구범위 해석과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의 판단 기준

핵심 결론 청구범위 문언은 발명의 설명과 출원경과를 참작하여 객관적·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므로 거절이유 극복을 위해 부가한 '항문 미접촉' 한정은 접촉 개연성이 있는 돌출 구조를 의식적으로 제외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며, 확인대상발명의 특정 여부 및 심판 대상은 설명서의 일부인 구체적 대비표 기재까지 종합하여 파악해야 합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0후11813

기술적 쟁점의 요지

골반저근 강화기기는 케겔 운동처럼 골반 바닥 근육(PC근육)에 저주파 전기자극을 가해 요실금 치료, 성기능 개선, 전립선 마사지 등의 효과를 내는 헬스케어 기기입니다. 사용자가 방석 형태의 본체에 앉으면 내장된 전극패드를 통해 전기 자극이 전달되는 구조를 가집니다.
종래의 기기들은 자극을 강하게 전달하기 위해 전극이나 지압 돌기를 위로 볼록하게 솟아오르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사용자가 앉으면서 체중을 싣게 되면 뾰족한 돌기가 회음부의 미세혈관과 신경을 강하게 압박해 모세혈관 손상이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돌출부에 항문이 직접 닿아 분비물이나 이물질이 묻으면서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할 때 위생상 심각한 감염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 특허발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가 기기에 앉았을 때 항문 부위가 전극에 닿지 않도록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즉 항문 부위에 구멍을 뚫거나(관통공), 푹 꺼지게 홈을 파거나(함입부), 전극패드를 항문 주위로 둘러 배치함으로써 항문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도록 구성한 것입니다.
이 사건의 주된 기술적 쟁점은 피고 제품(확인대상발명)처럼 '기기 중앙에 완만한 타원형 돌출부가 있고 그 돌출부 위에 전극이 위치하는 구조'를 과연 특허발명의 '항문이 접촉되지 않는 구성'으로 볼 수 있는지였습니다. 실제로 앉았을 때 돌출부 전극이 항문에 닿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특허발명이 의도한 '접촉 회피 구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 되어 권리침해(권리범위 속부)가 성립하지 않게 되므로, 인체 접촉 여부와 돌출부 구조의 동일성이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해당 판례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0후11813 판결 [권리범위확인(특)]
원고(특허권자)의 상고를 기각하여, 확인대상발명이 특허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하였습니다.

하급심 관련판례

특허심판원 2020. 2. 17.자 2019당1505 심결에서는 피고가 청구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인용하여 확인대상발명이 이 사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허법원 2020. 10. 30. 선고 2020허2758 판결(대상 하급심 판결)에서는 확인대상발명이 설명서와 도면, 대비표에 의해 충분히 특정되었고, 항문에 대응하는 위치에 돌출부가 형성되어 항문과 접촉하는 구조이므로 특허발명의 '항문 미접촉' 구성을 결여하여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보아 특허권자의 심결취소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관련법률

특허법 제135조 (권리범위 확인심판)

특허권자 또는 이해관계인은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특허발명의 권리범위 확인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특허법 제97조 (특허발명의 보호범위)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집니다.
특허법 시행규칙 제57조 제3항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서에는 특허발명과의 구체적인 대비표를 포함한 설명서 및 필요한 도면을 첨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실관계

특허권자인 주식회사 A(원고)는 골반저근 강화연습용 디바이스 특허(청구항 1항: 디바이스바디에 사용자의 항문이 접촉되지 않으면서 항문 대응 위치 주위를 둘러서 배열되는 2개 이상의 저주파펄스 인가용 전극패드)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경쟁사인 주식회사 B(피고)는 중앙에 타원형 돌출부가 형성되어 있고 그 위에 전극이 위치하여 사용 시 항문과 접촉하도록 설계된 요실금 치료 기기(확인대상발명)를 실시하면서,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심판 및 소송 과정에서 특허권자는 일반적인 착좌 자세에서 항문은 7mm 정도의 낮은 돌출부에는 닿지 않으므로 확인대상발명도 특허의 권리범위에 포함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아울러 피고의 확인대상발명 설명서에 돌출부 높이가 특정되어 있지 않아 심판 대상 자체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다투었습니다.

법리

특허발명의 청구범위 해석은 문언의 일반적인 의미를 기초로 하되 발명의 설명과 도면, 그리고 출원경과를 참작하여 객관적·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출원 당시 선행기술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자의 항문이 접촉되지 않으면서'라는 한정 요소를 보정으로 추가했다면, 이는 단순히 접촉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 과정에서 항문과 접촉될 개연성이 있는 돌출부 구성까지 권리범위에서 의식적으로 배제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합니다.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확인대상발명의 특정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도면과 설명서뿐만 아니라 특허법 시행규칙 제57조 제3항에 따라 첨부된 '특허발명과의 구체적 대비표' 기재 사항까지 일체로 고려하여 파악해야 합니다. 대비표에 대상 발명이 돌출부에 전극이 형성되어 항문과 접촉한다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다면 특허발명과 대비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된 것으로 봅니다.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심판 대상은 심판청구인이 심판의 대상으로 삼아 특정한 확인대상발명 그 자체이며, 설령 청구인이 현실적으로 실시하는 제품과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확인대상발명이 실시 불가능한 것이 아닌 한 심판청구인이 특정한 발명을 기준으로 권리범위 속부를 판단하여야 합니다.

실무적유의점

특허 출원 단계에서 심사관의 거절이유를 극복하기 위해 청구범위에 '접촉되지 않는', '이격되는'과 같은 소극적 한정(Negative limitation)이나 부작위적 한정 표현을 추가할 때에는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이러한 감축 보정은 권리범위 해석 시 '접촉될 가능성이 있는 변형 구조' 전체를 권리에서 포기(의식적 제외)한 것으로 해석되어 추후 침해 입증이나 권리 주장이 크게 제한될 수 있습니다.
경쟁사의 특허 침해 주장을 회피하고자 하는 후발주자는 선행 특허의 청구항 문언뿐 아니라 심사 이력(출원경과)을 면밀히 분석하여, 특허권자가 거절이유 회피를 위해 포기한 구성(본 사안에서는 돌출 접촉 구조)을 제품 설계에 의도적으로 채택함으로써 안전한 회피 설계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할 때 심판청구인은 확인대상발명의 설명서와 도면을 작성하면서 '특허발명과의 대비표'에 특허 구성요소와의 명확한 차이점(예: 본 사안의 돌출부 접촉 구성)을 명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대비표 기재 역시 설명서의 일부로 인정되므로, 이를 치밀하게 작성하면 발명의 미특정으로 인한 각하 위험을 방지하고 비침해 판단을 이끌어내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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