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19도16782 판결 [담배사업법위반]
- 피고인: 연초 잎 등 담배 재료와 담배제조시설을 제공하는 영업점을 운영한 사람
- 적용 죄명: 담배사업법위반
- 대법원 결과: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 중 피고인 부분을 파기하고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
하급심
- 제1심: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무죄
- 원심: 의정부지방법원 2019. 10. 24. 선고 2018노3361(분리) 판결
- 원심 결과: 제1심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유죄 선고
- 상고심: 원심판결 중 피고인 부분 파기·환송
제1심은 실제 담배 가공작업을 한 사람이 손님이므로 피고인을 담배 제조·판매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원심은 피고인이 연초 잎과 필터, 제조기계를 일체로 제공하는 영업형태를 운영했다는 점을 중시하여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담배를 제조·판매한 것으로 보아 유죄를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담배 가공작업을 직접 하지 않았는데도 제조자로 본 것은 형벌법규의 문언을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한 것이라며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7. 12. 21. 선고 2015도8335 전원합의체 판결 형벌법규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며,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넘어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하거나 유추하여 해석할 수 없다.
- 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8도9828 판결 담배사업법상 담배의 제조란 연초 잎 등에 일정한 작업을 가하여 담배사업법에서 정한 담배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 법령
- 헌법 제12조 제1항 누구든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죄형법정주의의 헌법적 근거이다.
- 형법 제1조 제1항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당시의 법률에 따른다.
- 담배사업법 제2조 제1호 “담배”를 연초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으로 정의한다.
- 담배사업법 제11조 담배제조업을 하려는 사람은 기획재정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 담배사업법 제27조 제1항 제1호 담배제조업 허가를 받지 않고 담배를 제조한 사람을 처벌한다.
- 형사소송법 제325조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않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으면 무죄를 선고한다.
사실관계
피고인은 제3자로부터 다음과 같은 담배 재료와 제조시설을 공급받아 자신의 영업점에 비치하였다.
- 연초 잎
- 필터가 삽입된 담배종이
- 연초 잎에 수분을 공급하는 스팀기
- 연초 잎을 잘게 자르는 분쇄기
- 분쇄된 연초 잎을 담배종이에 넣는 튜빙 기계
피고인은 영업점을 방문한 손님에게 2,500원을 받고 담배 약 1갑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의 연초 잎 등 재료를 제공하였다.
손님은 다음과 같은 작업을 직접 수행하였다.
- 연초 잎을 바구니에 넣고 스팀을 분사하는 습식 작업
- 분쇄기로 연초 잎을 적당한 크기로 자르는 분쇄 작업
- 튜빙 기계를 조작하여 분쇄된 연초 잎을 필터가 삽입된 담배종이에 넣는 작업
- 기계에서 나온 궐련을 손에 쥐고 바닥에 친 다음 끝부분을 모으는 마무리 작업
기계 조작에 익숙한 손님도 담배 10갑을 만드는 데 약 1시간이 걸렸다. 손님의 숙련도에 따라 완성된 담배의 품질도 달라질 수 있었다.
피고인이 미리 담배를 만들어 놓고 판매하거나, 손님을 대신하여 연초 잎을 가공하거나, 손님의 제조과정에 개입하여 일부 작업을 수행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검사는 피고인이 불특정 다수의 손님에게 연초 잎·담배 필터·담뱃갑을 제공하고, 손님으로 하여금 제조기계를 조작하게 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담배를 제조·판매했다고 보아 기소하였다.
법리
담배의 제조는 가공작업의 수행을 전제로 함
담배사업법 제11조에서 말하는 ‘담배의 제조’란 일정한 작업을 통하여 담배사업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담배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무허가 담배제조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연초 잎 등에 물리적·화학적 작업을 가하여 흡연에 적합한 담배를 만드는 행위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담배의 재료와 제조시설을 제공했다는 것만으로는 제조행위를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실제 제조행위자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함
어떤 영업행위가 담배 제조에 해당하는지는 명목이나 외형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다음 사정을 종합해야 한다.
- 영업의 실질적인 운영형태
- 담배 가공작업을 실제로 수행한 사람
- 작업의 경위·내용과 성격
- 시설의 규모와 자동화 정도
- 손님의 작업이 단순히 형식적인 것인지
- 업주가 손님의 작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거나 대신 수행했는지
- 담배제조업을 허가제로 정한 입법 목적
이 사건에서는 손님이 습식·분쇄·튜빙·마무리 작업을 직접 수행하였다.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고 손님의 숙련도에 따라 완성품의 품질도 달라졌다.
따라서 손님의 작업을 명목상 또는 형식적인 행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었다.
손님의 제조행위를 업주의 행위로 귀속시킬 수 없음
피고인이 재료와 기계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손님의 제조행위를 피고인의 제조행위와 동일하게 평가할 수는 없다.
피고인이 가공작업에 직접 참여하거나 손님의 제조행위를 구체적으로 지휘·통제하고, 손님은 기계의 작동 버튼만 누르는 정도에 불과했다면 달리 평가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가공작업을 직접 수행하거나 일부 과정을 대신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 손님의 작업 역시 제조의 실질을 갖고 있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의 활동은 담배 제조가 아니라 연초 잎 등 재료의 판매와 제조시설의 제공으로 평가해야 한다.
연초 잎 자체는 담배사업법상 ‘담배’가 아님
‘연초의 잎’은 담배사업법이 2001년 4월 7일 법률 제6460호로 개정되면서 담배의 범위에서 제외되었고, 현재는 담배의 원료로 규율된다.
따라서 피고인이 손님에게 판매한 연초 잎 그 자체를 제조된 담배라고 볼 수 없다.
손님이 연초 잎을 가공하여 궐련을 완성하기 전까지는 담배사업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담배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받은 돈도 완성된 담배의 판매대금이 아니라 담배 재료와 제조시설을 제공한 대가로 보아야 한다.
개인의 자가 제조는 금지되어 있지 않음
담배사업법은 허가 없이 담배제조업을 영위하는 행위를 처벌하지만, 연초 잎의 판매나 개별 소비자가 자신이 사용할 담배를 제조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업주의 영업방식이 담배제조업 허가제의 규제 취지를 우회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법률에 명시되지 않은 제조행위까지 형벌법규의 적용 범위에 포함시킬 수 없다.
공소사실과 다른 사실을 근거로 유죄를 인정할 수 없음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영업점의 제조기계를 이용하여 담배를 만들어 손님에게 판매했다는 것을 전제로 구성되었다.
그런데 원심은 피고인이 손님에게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해당하는 연초를 판매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이 공소사실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았다.
연초 잎은 담배의 원료일 뿐 담배사업법상 완성된 담배가 아니므로, 이를 판매한 행위를 공소사실에 기재된 완성 담배의 제조·판매행위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
죄형법정주의상 제조 개념을 확장할 수 없음
형벌법규는 문언의 가능한 의미 안에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
담배의 제조가 일정한 가공작업의 수행을 전제로 하는 이상, 그러한 작업을 수행하지 않은 피고인을 단지 사업구조를 마련하고 이익을 얻었다는 이유로 제조자로 처벌하는 것은 ‘제조’라는 문언의 가능한 범위를 벗어난다.
이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석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
결론
피고인이 영업장·담배 재료·제조기계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았더라도, 실제로 연초 잎을 가공하여 담배를 만든 사람은 손님이었다.
손님의 제조작업은 단순히 형식적으로 기계의 버튼만 누른 것이 아니라 습식·분쇄·튜빙·마무리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작업이었다. 피고인이 그 작업을 직접 수행하거나 일부 과정을 대신했다고 볼 증거도 없었다.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는 담배 재료의 판매와 제조시설의 제공에 해당할 뿐, 담배사업법 제11조에서 정한 ‘담배의 제조’ 또는 제조된 담배의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피고인을 무허가 담배 제조·판매행위로 처벌한 원심판결이 형벌법규의 확장해석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