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포괄임금 약정의 일부무효 범위

핵심 결론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지 않은데도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법정 기준에 미달하면 그 미달 부분에 한하여 약정이 무효이고, 연차수당을 포함시킨 부분 전부가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포괄임금제는 수당의 지급방법에 관한 것이어서 연차휴가권을 박탈하지 않는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9다29778, 2003다66523, 2008다6052, 2013다25781

해당 판례

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19다29778 판결 [임금] — 제3부(재판장 노정희, 주심 오석준, 안철상, 이흥구), 관여 대법관 일치된 의견
  • 원고(선정당사자)·피상고인 A 외 선정자 44명 / 피고·상고인 주식회사 B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 파기 이유: 포괄임금 약정의 효력에 관한 법리 오해 및 심리미진
  • 파기의 범위: 연차수당 부분에만 파기사유가 있으나, 환송 후 원심에서 파기취지를 고려하여 퇴직금까지 포함하여 원고들별로 인용 범위를 새로 산정할 필요가 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 파기
환송 후 대구지방법원 2024. 10. 23. 선고 2023나703 판결 — 제8-2민사부(재판장 조세진, 김래니, 정세영), 변론종결 2024. 8. 28.
  • 주문: 제1심판결 중 인용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 청구를 기각. 피고는 원고에게 484,262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12. 15.부터 2024. 10. 23.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연 20%의 지연손해금 지급. 소송총비용 중 80%는 원고, 나머지는 피고 부담.
  • 청구액 2,773,444원 중 484,262원만 인용되어 **인용률 약 17.5%**로 축소되었다.
※ 환송 후 판결의 확정 여부(재상고 및 그 결과)는 첨부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으므로, 게재·인용 전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하급심 및 심급 경과
단계사건번호결론
제1심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19. 1. 31. 선고 2017가단1460 판결원고들 청구 인용(연차수당 전액 + 퇴직금)
환송 전 항소심대구지방법원 2019. 10. 30. 선고 2019나1907 판결항소 기각 — 포괄임금 약정 중 연차수당을 포함한 부분 전부 무효, 연차수당 전액 인용
상고심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19다29778 판결전부 파기환송
환송 후 항소심대구지방법원 2024. 10. 23. 선고 2023나703 판결일부 취소 — 미달액 236,668원만 인용
원고 1인 기준으로 연차수당 인용액이 2,525,850원에서 236,668원으로 감소하여, 약 2,289,182원이 줄어든 셈이다.

관련 법령

두 판결문 모두 별지 관계법령을 두고 있지 않고 본문에도 조문을 직접 인용하지 않았다. 판시 내용에 대응하는 조문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은 구법이 적용되는 국면이 아니므로, 별도의 구법 표기가 필요하지 않다.

관련 판례

쟁점판례
포괄임금제의 유효요건 —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울 것,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할 것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미달하는 부분은 무효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보충성 원칙에 따라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연차수당을 일당 임금이나 매월 일정액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고, 포괄임금제가 연차휴가권을 박탈하는 것은 아님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선정당사자 본인에 대한 소 취하·판결 확정 등으로 공동의 이해관계가 소멸하면 선정당사자 자격을 당연히 상실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다25781 판결
앞의 세 건이 이 사건 법리의 축이다. 특히 2008다6052(미달 부분 무효 + 차액 지급)96다24699(연차휴가권 박탈 아님)를 결합하면 "전부 무효"라는 결론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논지다.

사실관계

당사자 및 근로관계
  • 피고: 기계설비 기초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
  • 원고: 2013. 7. 16.부터 2015. 11. 30.까지 피고의 경북 울진군 공사현장에서 철근공사 등을 수행한 일용직 근로자(대법원 단계의 다른 선정자들은 형틀목공사 등 수행)
  • 근로자 측은 당초 선정당사자 A를 선정하여 44명이 공동으로 소를 제기했으나, 환송 후 항소심 계속 중 2024. 7. 15.자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어 원고 O을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과 선정당사자에 대한 부분이 종결되었고, 선정자 O이 원고의 지위로 복귀하였다
포괄임금 약정의 내용
근로계약서상 "원고의 임금은 포괄역산제 방식에 근거, 법정수당을 별도로 산정하지 않고, 포괄일당 120,000원 × 출역공수 방식으로 산정(1일 9시간 기준 1공수)"하며, 그 구성항목은 다음과 같다.
구성항목산정 기준월 임금 대비 비율
기본근로1주 40시간 × 4.34주 = 월 174시간56.13%
유급주휴수당1주 8시간 × 4.34주 = 월 35시간11.28%
연장근로수당1일 1시간 × 4.34주 × 150% = 월 33시간10.65%
휴일근로수당(9시간 × 4.34주 × 150%) + (1시간 × 4.34주 × 50%) = 월 60시간19.35%
연차휴가수당월 8시간2.58%
선행 형사판결
피고의 전 대표이사는 2017. 6. 29. 인천지방법원 2016고단6559호에서 연차미사용수당 2,525,850원, 퇴직금 247,594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근로기준법위반죄·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의하여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인천지방법원 2017노2470)은 2018. 4. 10. 피고인이 2018. 3. 12. 사망하였음을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
금액 산정
항목금액
법정 기준에 따라 산정된 연차수당액 (다툼 없음)2,525,850원
포괄임금 약정에 따라 실제 지급된 연차수당액 (120,000원 × 2.58% × 739.4공수, 원 미만 버림)2,289,182원
미달액 = 인용된 연차수당236,668원
퇴직금247,594원
합계484,262원
피고의 상계항변
  • 주위적: 포괄임금 약정에 따라 법정액보다 초과지급한 연차수당 386,466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퇴직금채권과 상계 → 실제로는 지급액이 법정액에 미달하므로 전제가 틀려 배척
  • 예비적: 연차수당 포함 부분 전부가 무효임을 전제로 기지급 연차수당 전액의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상계 → 전부무효가 아니므로 판단 불요

법리

가. 포괄임금제의 유효요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여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참조).

나.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지 않은 경우 — 미달 부분의 무효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 수당 산정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그에 해당하는 … 부분"이라는 문언이 이 사건의 결론을 가른 지점이다. 무효가 되는 범위는 약정된 수당 항목 전체가 아니라 법정액에 미달하는 차액 부분이다. 근로기준법 제15조가 정한 일부무효 구조와 동일한 사고다.

다. 포괄임금제와 연차휴가권의 관계

연차수당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간을 근로하였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당사자 사이에 미리 그러한 소정기간의 근로를 전제로 하여 연차수당을 일당 임금이나 매월 일정액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포괄임금제란 각종 수당의 지급방법에 관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연차휴가권의 행사 여부와는 관계가 없으므로, 포괄임금제가 근로자의 연차휴가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환송 전 원심은 "연차수당까지 포함된 포괄임금 약정을 유효하다고 보면 연차휴가권을 박탈하는 결과가 된다"는 논리로 전부무효를 도출했는데, 대법원은 이 전제 자체를 96다24699로 차단하였다. 연차휴가권(휴가를 쓸 권리)과 연차수당(미사용분의 금전보상)은 층위가 다르고, 포괄임금제는 후자의 지급방법에 관한 약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라. 결론 — 일부무효 법리의 관철

원고들의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렵다고 볼 수 없는 이 사건에서, 연차수당까지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 약정이 성립하였다고 볼 것이라면, 연차수당을 포함한 부분 전부를 무효로 보아서는 안 되고, 지급된 연차수당액이 정당한 연차수당액에 미달한 부분에 한하여 무효라고 판단했어야 한다.
환송 후 원심은 이 취지에 따라 ①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다고 볼 수 없음을 확인하고, ② 포괄임금 약정의 성립을 인정한 뒤, ③ 법정액(2,525,850원)과 실지급액(2,289,182원)을 대비하여 차액 236,668원만 인용하였다.
이 구조에서 주목할 것은 입증의 방향이다. 일부무효 법리를 적용하려면 "포괄임금으로 얼마가 실제 지급되었는가"를 산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은 근로계약서에 수당별 비율(연차 2.58%)이 명시되어 있어 일당 × 비율 × 총공수로 곧바로 계산이 가능했다. 비율 명시가 결과적으로 사용자를 구한 셈이다.

실무적 유의점

사용자 측
  1. 포괄일당 안에서 수당별 구성비율을 반드시 명시하라. 이 사건에서 연차수당 실지급액(2,289,182원)을 산출할 수 있었던 것은 근로계약서에 '연차휴가수당 2.58%'가 기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비율이 없으면 "연차수당이 지급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입증할 수 없어 전액 지급 판결로 이어진다.
  2. 수당별 시간 산정 근거까지 함께 적어 두라.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기본근로 174시간, 주휴 35시간, 연장 33시간, 휴일 60시간, 연차 8시간이라는 산정 기초를 명시했다. 비율만 적고 근거가 없으면 형식적 배분으로 평가되어 다투어질 여지가 크다.
  3. 건설 일용직은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안전하다. 이 사건에서도 1심부터 환송 후까지 일관되게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렵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되었다. 출역공수로 관리하는 이상 산정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포괄임금 약정을 하더라도 차액 정산의무는 상시 존재한다는 전제로 설계해야 한다.
  4. 상계항변은 실제 계산을 마친 뒤에 하라. 피고는 '초과지급 386,466원'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상계를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236,668원이 미달이었다. 계산의 전제가 틀린 항변은 심리 부담만 늘리고 신뢰를 잃는다.
  5. 체불 관련 형사판결이 선행하면 금액 다툼의 여지가 크게 줄어든다. 이 사건에서 법정 연차수당액 2,525,850원과 퇴직금 247,594원은 형사판결 범죄사실에 적시된 금액 그대로이고 민사에서 다툼 없는 사실로 정리되었다. 형사절차 단계에서 금액 자체를 다투는 것이 사후 민사 방어보다 중요하다.
근로자 측
  1. '전부무효'를 주장하는 전략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이 판결로 무효 범위는 차액으로 고정되었다. 연차수당 명목이 포괄일당에 포함되어 있다면, 다툴 실익은 전액이 아니라 미달분에 국한된다.
  2. 실익 판단을 먼저 하라. 이 사건 원고는 2,773,444원을 구하여 484,262원을 인용받고 소송비용의 80%를 부담하게 되었다. 변호사보수까지 고려하면 승소의 경제적 의미가 사라질 수 있다.
  3. 다툼의 실효적 지점은 '근로시간 산정 가능성'이 아니라 '포괄임금 약정의 성립 여부'다. 근로계약서에 수당별 비율이 없거나, 서면 없이 구두로만 일당이 정해진 사안이라면 약정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다투는 편이 차액 다툼보다 실익이 크다.
  4. 공수(출역일수) 산정을 반드시 검증하라. 이 사건 실지급액 계산의 변수는 739.4공수라는 숫자 하나였다. 공수가 과다 산정되면 실지급액이 늘어 차액이 줄어든다. 출역일보, 노무비 지급명세, 건설근로자 퇴직공제 신고 내역을 대조해야 한다.
절차상
  1. 지연이자 구간을 정확히 구분하라. 이 사건은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2015. 12. 15.부터 판결 선고일까지는 상법상 연 6%, 그 다음 날부터 **근로기준법상 연 20%**가 적용되었다. 사용자가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기간에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에 따라 연 20%가 배제된다. 청구취지를 처음부터 연 20%로만 구성하면 그 부분은 기각된다.
  2. 선정당사자 사건에서 일부 화해가 성립하면 당사자 표시가 바뀐다. 선정당사자 본인에 대한 부분이 화해권고결정 확정으로 종결되면 선정당사자 자격을 당연히 상실하나(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다25781 판결 참조), 소송대리인이 있으면 대리권이 소멸하지 않고 절차도 중단되지 않으며, 남은 선정자가 원고의 지위로 복귀한다. 이 사건에서 사건명이 'A 외 44인'에서 'O'으로 바뀐 이유다.
  3. 파기의 범위에 유의하라. 대법원은 연차수당 부분에만 파기사유가 있다고 하면서도, 환송 후 원고들별 인용 범위를 새로 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퇴직금 부분까지 포함해 전부 파기했다. 상계항변이 얽혀 있어 항목별 분리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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