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8두32330 판결 [법인세경정거부처분취소] — 재판장 김상환, 주심 안철상 대법관
- 공2020하, 1280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
- 원고(피상고인) 대한지방행정공제회, 피고(상고인) 용산세무서장
- 판시사항: 비영리법인이 수익사업 소득을 고유목적사업 등에 지출한 경우, 준비금 손금산입 한도액 범위 내 손금산입과 별도로 선택에 따라 수익에 대응하는 비용으로 손금산입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하급심
환송 후 항소심은 대법원 법리를 그대로 수용하여 주위적 주장을 배척하고, 대법원이 판단을 생략했던 예비적 주장(기금조성사업 해당 여부)까지 정면으로 판단하여 배척했다. 따라서 이 쟁점군의 완결된 판시는 2020누42325 판결에서 확인된다.
관련 법령
-구 법인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제3항 — 비영리법인의 과세대상(수익사업 소득)
-구 법인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고유목적사업준비금의 손금산입), 제3항 제4호(5년 내 미사용 시 익금산입)
-구 법인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3조 제1항 — 구분경리 원칙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0. 12. 30. 대통령령 제2257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5호 나목 — '기금조성 및 급여사업'(비수익사업)
-구 대한지방행정공제회법(2012. 10. 22. 법률 제114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2항 —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 내 수익사업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 경정청구
관련 판례
사실관계
- 2010 사업연도 손익계산서상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 240,392,668,398원
- 퇴직급여준비금 205,504,862,880원
- 한아름목돈예탁급여준비금 30,443,295,340원
- 제급여준비금 4,444,510,178원
- 고유목적사업준비금 한도액 239,180,777,128원을 초과하는 1,211,891,270원을 손금불산입하여 법인세 신고·납부
- 2014. 3. 27. 경정청구: 퇴직급여준비금 + 한아름목돈예탁급여준비금 합계 **235,948,158,220원(= 이 사건 부가금)**을 수익사업 손금(이자비용)으로 산입하고, 제급여준비금 4,444,510,178원만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계상하는 것으로 조정명세서를 수정 → 한도 내이므로 전액 손금산입되어야 한다며 374,972,628원 환급 청구
- 2014. 5. 15. 거부처분: 공제사업은 수익사업이 아니고, 고유목적사업 부문 지출인 부가금을 수익사업 부문 손금으로 처리할 수 없다는 이유
- 회계처리 실태: 회원부담금 3조 5,572억여 원을 자본금으로, 지급준비금 1조 1,348억여 원을 부채로 계상. 전입액 2,403억여 원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이라는 계정으로 수익사업 부문 비용항목에 처리되었을 뿐, 별도의 '이자비용' 항목으로 처리되지는 않음
- 감사보고서 기재: 회원급여 지급을 위한 고유목적사업과 기금조성을 위한 수익사업으로 구분하여 회계처리하고, 수익사업회계의 수익을 목적사업회계로 전출하여 고유목적사업비용으로 지출
법리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제도의 취지
제29조 제1항의 손금산입 허용과 제3항 제4호의 5년 내 미사용 시 익금산입은 한 쌍의 규정이다. 즉 실제 지출 전이라도 미리 손금산입을 허용하는 대신 5년 내 고유목적사업 지출이 이루어질 것을 전제로 그 기간 동안 과세를 이연함으로써 비영리법인이 공익사업을 원활히 수행하도록 하려는 것이다(2016두59249).
선택적 손금산입의 부정 — 이 판결의 핵심 법리
구 법인세법이 비영리법인에 대해 수익사업과 고유목적사업을 구분하고 수익사업 소득에만 과세하면서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일정 한도액 범위 안에서만 수익사업 손금에 산입하도록 한 취지를 종합하면, 수익사업에서 얻은 소득을 고유목적사업에 지출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익사업의 소득을 얻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준비금 손금산입 한도액 범위에서 손금에 산입할 수 있을 뿐, 이와 별도로 비영리법인의 선택에 따라 그 지출금을 수익사업의 수익에 대응하는 비용으로 보아 손금에 산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부가금에 대한 구체적 판단(4가지 논거)
- 고유목적사업성: 구 대한지방행정공제회법과 정관에 의하면 퇴직급여사업·한아름목돈예탁급여사업은 회원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도모하는 '회원에 대한 급여의 지급'을 위한 사업으로 고유목적사업에 해당한다. 그 사업에 지출된 부가금은 수익을 얻기 위한 비용이 아니다.
- 한도액 규정의 몰각: 부가금을 전액 수익사업 손금에 산입할 수 있다면 손금산입 한도액 규정을 둘 이유가 없어진다.
- 구분경리 원칙(제113조 제1항): 부가금은 고유목적사업(비수익사업) 회계에 구분 기장되어야 한다. 원고 스스로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으로 처리했을 뿐 '이자비용' 계정으로 처리하지 않았으므로, 수익사업 부문 비용항목에 계상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자비용과 동일시할 수 없다.
- 이자소득세와의 단절: 회원이 받는 부가금이 이자소득세 과세대상인지와, 이를 지급하는 법인의 수익사업 손금으로 인정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수취인 과세와 지급인 손금이 반드시 대응하지 않는다.
기금조성사업 해당 여부(환송 후 항소심의 추가 판시)
수익사업 해당 여부는 당해 사업이 수익성을 가졌는지로 판단하므로, 그 수익이 종국적으로 고유목적사업 재원에 충당된다는 사정만으로 사업 자체의 수익성을 부정할 수 없다(90누4327). 부담금을 재원으로 금융상품·부동산에 투자하여 수익을 얻는 행위는 그 자체가 시행령상 '기금조성사업'이 아니라 기금을 운용하여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서 수익사업이다. 만약 고유목적사업 재원조달 목적의 수익사업을 기금조성사업으로 보아 과세하지 않는다면, 수익사업 소득을 고유목적사업에 쓰기만 하면 과세되지 않는 결과가 되어 법 취지에 반하고 과세형평에도 맞지 않는다.
원심(파기 전 항소심)이 취했던 논거와 그 배척
파기된 서울고법 2017누60859 판결은 ⓐ 운용실적과 무관하게 사전 약정 지급률로 산정되므로 차입금 이자와 본질적으로 유사하고, ⓑ 회원에게 이자소득세가 과세되므로 지급자에게는 이자비용으로 보는 것이 논리적이며, ⓒ 부담금을 예치받아 투자하는 운용방식이 은행 등 금융기관과 다를 바 없다는 세 가지 이유로 이자비용성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이를 부가금 지급의 법적 성질에 관한 법리오해로 보아 전부 배척했다. 경제적 실질의 유사성만으로는 비영리법인 과세체계의 구분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실무적 유의점
비영리법인(공제회·학교법인·의료법인·협회 등) 측
- 회계처리 계정과목이 사후 주장을 구속한다. 이 사건에서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 사정은 원고 스스로 해당 금액을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으로 계상하고 감사보고서에도 "수익사업회계의 수익을 목적사업회계로 전출하여 고유목적사업비용으로 지출"한다고 기재했다는 점이다. 사후에 "실질은 이자비용"이라고 다투려면 최초 계상 단계부터 계정과목과 구분경리를 그 실질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
- 고유목적사업준비금 한도액 초과분을 손금화하려는 우회 설계는 봉쇄되었다. 준비금 계정을 사후에 다른 비용 계정으로 재분류하는 경정청구는 이 판결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도 관리는 사업연도 중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 "수익을 고유목적사업에 썼으니 과세하지 말라"는 논리는 90누4327 이래 일관되게 배척된다. 수익사업성은 자금의 용도가 아니라 사업 자체의 수익성으로 판단된다. 부담금 운용, 수익증권 투자, 임대사업 등은 재원조달 목적이어도 수익사업이다.
- 정관상 명칭에 의존하지 말 것. 이 사건에서 원고 정관은 부동산·유가증권 투자를 '수익사업'이라 명시하지 않고 '기금조성'을 위한 사업으로 규정했으나, 법원은 실질로 판단했다. 반대로 말하면 정관에 '기금조성사업'이라고 써 두어도 비과세로 연결되지 않는다.
- '특별한 사정'의 여지는 남아 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유보를 달았다. 고유목적사업 지출이 동시에 수익사업 수익과 직접적·개별적 대응관계에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예외적 구조라면 다툴 여지가 있으나, 단순한 경제적 유사성이나 자금의 흐름만으로는 부족하다.
과세관청·조세쟁송 대리인 측
- 납세자가 **경제적 실질론(차입금 이자와 유사)**을 들고 나올 때의 방어 논리는 세 축이다. ⓐ 해당 지출이 근거법령·정관상 고유목적사업 그 자체에 대한 지출임을 특정하고, ⓑ 납세자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한도액 규정이 무의미해진다는 체계적 논거를 제시하며, ⓒ 납세자 자신의 회계처리·감사보고서 기재를 인용하는 것이다.
- 수취인 과세(이자소득세)와 지급인 손금은 별개라는 법리를 명확히 확보해 둘 것. 실무에서 납세자가 가장 자주 쓰는 대칭 논리인데, 이 판결이 정면으로 차단했다.
절차상
- 이 사건은 경정청구 거부처분 취소소송이다. 신고 단계에서 한도초과로 손금불산입한 금액을 뒤늦게 재구성하는 경정청구는 회계처리의 일관성 문제와 직결되므로, 청구 전 최초 신고의 계정 구조가 새 주장과 모순되지 않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 대법원이 상고이유 제1점만 판단하고 나머지 판단을 생략한 채 파기환송했으므로, 예비적 쟁점(기금조성사업 해당 여부)의 판시는 환송 후 항소심 2020누42325에만 존재한다. 인용 시 두 판결을 함께 표시해야 논거가 완결된다.
- 적용 법령은 2010. 12. 30. 개정 전 구 법인세법이나, 제3조·제29조·제113조의 기본 구조는 현행법에서도 유지되고 있어 현재 사안에도 그대로 원용 가능하다. 다만 조문 번호와 한도액 산정 방식은 개정 연혁을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