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비영리법인의 고유목적사업 지출을 수익사업 손금으로 산입할 수 있는지 — 공제회 부가금 사건

핵심 결론 비영리법인이 수익사업 소득을 고유목적사업에 지출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익사업 소득을 얻기 위한 비용이 아니므로,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손금산입 한도액 범위에서만 손금에 산입할 수 있을 뿐 납세자의 선택에 따라 수익에 대응하는 비용으로 손금산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8두32330, 2016두59249

해당 판례

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8두32330 판결 [법인세경정거부처분취소] — 재판장 김상환, 주심 안철상 대법관
  • 공2020하, 1280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
  • 원고(피상고인) 대한지방행정공제회, 피고(상고인) 용산세무서장
  • 판시사항: 비영리법인이 수익사업 소득을 고유목적사업 등에 지출한 경우, 준비금 손금산입 한도액 범위 내 손금산입과 별도로 선택에 따라 수익에 대응하는 비용으로 손금산입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하급심
구분사건번호결론
항소심(파기 전)서울고등법원 2017. 11. 23. 선고 2017누60859부가금은 이자비용으로서 수익사업 손금 산입 가능 → 거부처분 위법
상고심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8두32330파기환송
환송 후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0. 10. 30. 선고 2020누42325제1심판결 취소, 원고 청구 기각, 소송총비용 원고 부담
환송 후 항소심은 대법원 법리를 그대로 수용하여 주위적 주장을 배척하고, 대법원이 판단을 생략했던 예비적 주장(기금조성사업 해당 여부)까지 정면으로 판단하여 배척했다. 따라서 이 쟁점군의 완결된 판시는 2020누42325 판결에서 확인된다.

관련 법령

-구 법인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제3항 — 비영리법인의 과세대상(수익사업 소득)
-구 법인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고유목적사업준비금의 손금산입), 제3항 제4호(5년 내 미사용 시 익금산입)
-구 법인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3조 제1항 — 구분경리 원칙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0. 12. 30. 대통령령 제2257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5호 나목 — '기금조성 및 급여사업'(비수익사업)
-구 대한지방행정공제회법(2012. 10. 22. 법률 제114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2항 —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 내 수익사업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 경정청구

관련 판례

쟁점판례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손금산입 제도의 취지 — 과세이연대법원 2017. 3. 9. 선고 2016두59249 판결
수익사업 해당 여부는 사업 자체의 수익성으로 판단하고, 수익이 종국적으로 고유목적사업 재원에 충당된다는 사정만으로 수익성이 부정되지 않음대법원 1991. 5. 10. 선고 90누4327 판결

사실관계

  • 2010 사업연도 손익계산서상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 240,392,668,398원
  • 퇴직급여준비금 205,504,862,880원
  • 한아름목돈예탁급여준비금 30,443,295,340원
  • 제급여준비금 4,444,510,178원
  • 고유목적사업준비금 한도액 239,180,777,128원을 초과하는 1,211,891,270원을 손금불산입하여 법인세 신고·납부
  • 2014. 3. 27. 경정청구: 퇴직급여준비금 + 한아름목돈예탁급여준비금 합계 **235,948,158,220원(= 이 사건 부가금)**을 수익사업 손금(이자비용)으로 산입하고, 제급여준비금 4,444,510,178원만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계상하는 것으로 조정명세서를 수정 → 한도 내이므로 전액 손금산입되어야 한다며 374,972,628원 환급 청구
  • 2014. 5. 15. 거부처분: 공제사업은 수익사업이 아니고, 고유목적사업 부문 지출인 부가금을 수익사업 부문 손금으로 처리할 수 없다는 이유
  • 회계처리 실태: 회원부담금 3조 5,572억여 원을 자본금으로, 지급준비금 1조 1,348억여 원을 부채로 계상. 전입액 2,403억여 원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이라는 계정으로 수익사업 부문 비용항목에 처리되었을 뿐, 별도의 '이자비용' 항목으로 처리되지는 않음
  • 감사보고서 기재: 회원급여 지급을 위한 고유목적사업과 기금조성을 위한 수익사업으로 구분하여 회계처리하고, 수익사업회계의 수익을 목적사업회계로 전출하여 고유목적사업비용으로 지출

법리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제도의 취지
제29조 제1항의 손금산입 허용과 제3항 제4호의 5년 내 미사용 시 익금산입은 한 쌍의 규정이다. 즉 실제 지출 전이라도 미리 손금산입을 허용하는 대신 5년 내 고유목적사업 지출이 이루어질 것을 전제로 그 기간 동안 과세를 이연함으로써 비영리법인이 공익사업을 원활히 수행하도록 하려는 것이다(2016두59249).
선택적 손금산입의 부정 — 이 판결의 핵심 법리
구 법인세법이 비영리법인에 대해 수익사업과 고유목적사업을 구분하고 수익사업 소득에만 과세하면서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일정 한도액 범위 안에서만 수익사업 손금에 산입하도록 한 취지를 종합하면, 수익사업에서 얻은 소득을 고유목적사업에 지출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익사업의 소득을 얻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준비금 손금산입 한도액 범위에서 손금에 산입할 수 있을 뿐, 이와 별도로 비영리법인의 선택에 따라 그 지출금을 수익사업의 수익에 대응하는 비용으로 보아 손금에 산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부가금에 대한 구체적 판단(4가지 논거)
  1. 고유목적사업성: 구 대한지방행정공제회법과 정관에 의하면 퇴직급여사업·한아름목돈예탁급여사업은 회원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도모하는 '회원에 대한 급여의 지급'을 위한 사업으로 고유목적사업에 해당한다. 그 사업에 지출된 부가금은 수익을 얻기 위한 비용이 아니다.
  2. 한도액 규정의 몰각: 부가금을 전액 수익사업 손금에 산입할 수 있다면 손금산입 한도액 규정을 둘 이유가 없어진다.
  3. 구분경리 원칙(제113조 제1항): 부가금은 고유목적사업(비수익사업) 회계에 구분 기장되어야 한다. 원고 스스로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으로 처리했을 뿐 '이자비용' 계정으로 처리하지 않았으므로, 수익사업 부문 비용항목에 계상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자비용과 동일시할 수 없다.
  4. 이자소득세와의 단절: 회원이 받는 부가금이 이자소득세 과세대상인지와, 이를 지급하는 법인의 수익사업 손금으로 인정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수취인 과세와 지급인 손금이 반드시 대응하지 않는다.
기금조성사업 해당 여부(환송 후 항소심의 추가 판시)
수익사업 해당 여부는 당해 사업이 수익성을 가졌는지로 판단하므로, 그 수익이 종국적으로 고유목적사업 재원에 충당된다는 사정만으로 사업 자체의 수익성을 부정할 수 없다(90누4327). 부담금을 재원으로 금융상품·부동산에 투자하여 수익을 얻는 행위는 그 자체가 시행령상 '기금조성사업'이 아니라 기금을 운용하여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서 수익사업이다. 만약 고유목적사업 재원조달 목적의 수익사업을 기금조성사업으로 보아 과세하지 않는다면, 수익사업 소득을 고유목적사업에 쓰기만 하면 과세되지 않는 결과가 되어 법 취지에 반하고 과세형평에도 맞지 않는다.
원심(파기 전 항소심)이 취했던 논거와 그 배척
파기된 서울고법 2017누60859 판결은 ⓐ 운용실적과 무관하게 사전 약정 지급률로 산정되므로 차입금 이자와 본질적으로 유사하고, ⓑ 회원에게 이자소득세가 과세되므로 지급자에게는 이자비용으로 보는 것이 논리적이며, ⓒ 부담금을 예치받아 투자하는 운용방식이 은행 등 금융기관과 다를 바 없다는 세 가지 이유로 이자비용성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이를 부가금 지급의 법적 성질에 관한 법리오해로 보아 전부 배척했다. 경제적 실질의 유사성만으로는 비영리법인 과세체계의 구분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실무적 유의점

비영리법인(공제회·학교법인·의료법인·협회 등) 측
  1. 회계처리 계정과목이 사후 주장을 구속한다. 이 사건에서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 사정은 원고 스스로 해당 금액을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으로 계상하고 감사보고서에도 "수익사업회계의 수익을 목적사업회계로 전출하여 고유목적사업비용으로 지출"한다고 기재했다는 점이다. 사후에 "실질은 이자비용"이라고 다투려면 최초 계상 단계부터 계정과목과 구분경리를 그 실질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
  2. 고유목적사업준비금 한도액 초과분을 손금화하려는 우회 설계는 봉쇄되었다. 준비금 계정을 사후에 다른 비용 계정으로 재분류하는 경정청구는 이 판결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도 관리는 사업연도 중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3. "수익을 고유목적사업에 썼으니 과세하지 말라"는 논리는 90누4327 이래 일관되게 배척된다. 수익사업성은 자금의 용도가 아니라 사업 자체의 수익성으로 판단된다. 부담금 운용, 수익증권 투자, 임대사업 등은 재원조달 목적이어도 수익사업이다.
  4. 정관상 명칭에 의존하지 말 것. 이 사건에서 원고 정관은 부동산·유가증권 투자를 '수익사업'이라 명시하지 않고 '기금조성'을 위한 사업으로 규정했으나, 법원은 실질로 판단했다. 반대로 말하면 정관에 '기금조성사업'이라고 써 두어도 비과세로 연결되지 않는다.
  5. '특별한 사정'의 여지는 남아 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유보를 달았다. 고유목적사업 지출이 동시에 수익사업 수익과 직접적·개별적 대응관계에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예외적 구조라면 다툴 여지가 있으나, 단순한 경제적 유사성이나 자금의 흐름만으로는 부족하다.
과세관청·조세쟁송 대리인 측
  1. 납세자가 **경제적 실질론(차입금 이자와 유사)**을 들고 나올 때의 방어 논리는 세 축이다. ⓐ 해당 지출이 근거법령·정관상 고유목적사업 그 자체에 대한 지출임을 특정하고, ⓑ 납세자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한도액 규정이 무의미해진다는 체계적 논거를 제시하며, ⓒ 납세자 자신의 회계처리·감사보고서 기재를 인용하는 것이다.
  2. 수취인 과세(이자소득세)와 지급인 손금은 별개라는 법리를 명확히 확보해 둘 것. 실무에서 납세자가 가장 자주 쓰는 대칭 논리인데, 이 판결이 정면으로 차단했다.
절차상
  1. 이 사건은 경정청구 거부처분 취소소송이다. 신고 단계에서 한도초과로 손금불산입한 금액을 뒤늦게 재구성하는 경정청구는 회계처리의 일관성 문제와 직결되므로, 청구 전 최초 신고의 계정 구조가 새 주장과 모순되지 않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2. 대법원이 상고이유 제1점만 판단하고 나머지 판단을 생략한 채 파기환송했으므로, 예비적 쟁점(기금조성사업 해당 여부)의 판시는 환송 후 항소심 2020누42325에만 존재한다. 인용 시 두 판결을 함께 표시해야 논거가 완결된다.
  3. 적용 법령은 2010. 12. 30. 개정 전 구 법인세법이나, 제3조·제29조·제113조의 기본 구조는 현행법에서도 유지되고 있어 현재 사안에도 그대로 원용 가능하다. 다만 조문 번호와 한도액 산정 방식은 개정 연혁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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