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른 보험회사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한 모집수수료의 손금 인정을 부정한 사례

핵심 결론 보험대리점이 보험업법을 위반하여 다른 보험회사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한 모집수수료는 통상적인 사업비용으로 볼 수 없어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소속 설계사가 독단적으로 지급했다는 주장과 사후에 마련한 감독자료만으로는 결론이 달라지지 않았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7두68813

해당판결

가. 서울행정법원 2022. 1. 11. 선고 2021구합50161 판결〔법인세부과처분취소〕 — 확정

보험대리점 법인이 제기한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청구를 기각하였다.
법원은 다른 보험회사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된 2014 사업연도 모집수수료 13,577,890원의 손금 산입을 부정하고, 이를 반영한 법인세 4,400,670원 부과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위 세액에는 가산세가 포함되어 있다.
보험업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를 취소해 달라는 사건이 아니라, 해당 모집수수료를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다룬 사건이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17두68813 판결

법인세법상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통상적인 비용의 의미와 판단 기준에 관한 판결이다.
통상적인 비용인지는 같은 종류의 사업을 하는 다른 법인도 동일한 상황에서 지출하였을 것으로 인정되는지를 기준으로 하되, 지출의 경위·목적·형태·액수·효과 등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이 사건 법원은 위 기준을 적용하여 문제 된 모집수수료가 정상적인 보험모집 위탁계약에 따른 통상적인 비용인지 판단하였다.

관련법령

가. 구 법인세법(2018. 12. 24. 법률 제16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제2항

손금의 범위와 손비의 요건을 정한 규정이다. 판결에 인용된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손금은 자본 또는 출자의 환급, 잉여금의 처분 및 이 법에서 규정하는 것을 제외하고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비의 금액으로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손비는 이 법 및 다른 법률에 달리 정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 법인의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하거나 지출된 손실 또는 비용으로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통상적인 것이거나 수익과 직접 관련된 것으로 한다.
법원은 이 사건 수수료가 통상적인 비용에 해당하는지를 중심으로 손금 인정 여부를 판단하였다.

나. 구 보험업법(2016. 3. 29. 법률 제141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9조 제2항

보험모집 종사자가 타인에게 모집을 시키거나 위탁하고, 모집에 관한 수수료·보수 등 대가를 지급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예외를 규정하였다.
판결문 별지에 기재된 예외는 다음과 같다.
  • 보험설계사: 같은 보험회사 등에 소속된 다른 보험설계사에 대한 경우
  • 보험대리점: 같은 보험회사와 모집 위탁계약이 체결된 다른 보험대리점이나 소속 보험설계사에 대한 경우
  • 보험중개사: 다른 보험중개사나 소속 보험설계사에 대한 경우
이 사건 판결은 위반조항으로 구 보험업법(2016. 3. 29. 법률 제141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9조 제2항 제1호를 적시하였다.
따라서 단순히 ‘자기 소속이 아닌 사람에게 지급한 모든 수수료가 금지된다’고 일반화하기보다는, 법정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보험회사 소속 설계사에 대한 지급이 문제 된 사건으로 이해해야 한다.

다. 구 보험업법(2016. 3. 29. 법률 제141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9조 제3항 제7호

소속 보험설계사가 관련 금지규정을 위반한 경우 해당 보험대리점 등에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였다.
다만 보험대리점 등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은 경우는 제외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회사가 주장한 감독·방지노력이 실제 위반 당시 이루어졌는지가 문제 되었다.

사실관계

가. 보험회사·보험대리점·보험설계사 사이의 수수료 지급 구조

원고 A회사는 보험대리점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여러 보험회사와 보험상품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였다.
통상적인 수수료 지급 구조는 다음과 같았다.
원고 소속 설계사가 보험상품을 판매하면 보험회사가 원고에게 수수료를 지급하고, 원고는 그중 일부를 해당 모집 설계사에게 지급하였다.
즉, 보험회사가 원고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는 원고의 수입이고, 원고가 모집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는 원고가 비용으로 처리하려는 지출이었다.

나. 실제 모집자는 다른 보험회사 소속 설계사였다

금융감독원은 2014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체결된 총 237건의 보험계약과 관련하여, 원고 소속이 아닌 다른 보험회사 소속 설계사에게 모집수수료가 지급된 사실을 확인하였다.
판결문에 수록된 적발 내역은 다음과 같다.
  • 실제 모집자: B보험 소속 설계사
  • 명의대여자: 원고 소속 설계사
  • 관련 보험계약: 총 237건
  • 지급수수료: 총 77,464,000원
  • 적발 기간: 2014년 7월 2일부터 2016년 6월 24일까지
따라서 외형상 원고 소속 설계사의 모집실적으로 처리되었지만, 실제 모집은 다른 보험회사 소속 설계사가 수행한 구조였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 8월경 관련 보험업법 위반을 이유로 원고에게 과태료를 부과하였다.

다. 세무서는 전체 적발액 중 2014년분 수수료의 손금 산입을 부정하였다

영등포세무서장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료를 통보받아, 원고가 2014 사업연도에 지급한 모집수수료 13,577,890원을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 결과 2020년 3월 26일 원고에게 2014년 귀속 법인세 및 가산세 합계 4,400,670원을 경정·고지하였다.
여기서 77,464,000원은 전체 적발 기간의 수수료 총액이고, 13,577,890원은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에서 손금 부인된 2014년분 수수료이다.

라. 원고는 정상적으로 지급한 비용이며 설계사가 독단적으로 전달했다고 주장하였다

원고는 자신이 소속 설계사의 보험모집 실적이라고 판단하여 정상적으로 수수료를 지급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다른 보험회사 소속 설계사에게 돈을 지급한 것은 원고 소속 설계사가 독단적으로 한 행위라는 취지였다.
또한 지급 전후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 위반행위를 방지하려 노력하였으므로, 해당 수수료는 업무관련성과 통상성 및 수익관련성을 갖춘 비용이라고 주장하였다.

마. 원고가 제출한 감독자료는 위반 당시 자료가 아니라 소송 중 개정한 지침이었다

원고가 방지노력의 증거로 제출한 자료는 2021년 3월경 개정한 회계지침과 그 개정·시행 경과보고서였다.
문제 된 수수료 지급은 2014년부터 2016년 사이에 이루어졌고, 위 자료는 이 사건 소송이 진행되는 중 작성되었다.
법원은 이러한 자료만으로 위반 당시 상당한 주의·감독을 다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원고의 조세심판청구와 이 사건 취소청구는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리

가. 실제 지출한 모집수수료라도 세법상 손금으로 당연히 인정되지는 않는다

원고가 보험영업과 관련하여 돈을 지출했다는 사실만으로 손금 요건이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정상적인 보험모집 위탁계약에 따라 지급된 수수료인지, 같은 업종의 다른 법인도 동일한 상황에서 지출하였을 통상적인 비용인지를 검토하였다.
그 결과 법률이 금지하는 방식으로 다른 보험회사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한 수수료는 통상적인 비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보험업법의 소비자 보호 목적을 고려하여 비용의 통상성을 부정하였다

법원은 모집 위탁과 수수료 지급을 제한하는 규정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첫째,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 보험을 모집하도록 하여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둘째, 보험계약을 모으는 사람을 따로 두고 여러 모집인이 수수료를 나누어 갖는 구조로 인해 사실상 보험수수료가 상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규제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를 위반하여 지급된 수수료를 정상적인 보험대리점 영업비용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다. 다른 설계사에게 모집을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

관련 규정은 타인에게 모집을 시키거나 위탁하는 행위뿐 아니라, 타인의 모집에 관하여 수수료 등 대가를 지급하는 행위 자체도 금지한다.
따라서 회사가 외부 설계사에게 모집을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해당 지출의 정상성이나 적법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소속 설계사가 독단적으로 지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실제 모집자와 지급의 근거 및 회사의 감독 실태를 함께 살펴보았다.

라. 사후에 마련한 내부지침만으로 과거의 주의·감독을 입증할 수 없다

원고가 제출한 자료는 위반행위 당시의 점검·교육·통제 기록이 아니라 소송 중 개정한 회계지침 등이었다.
법원은 이를 위반 당시의 구체적인 방지노력에 관한 증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융위원회가 원고의 주의·감독의무 미이행을 전제로 과태료를 부과한 사정도 함께 고려하였다.
이 사건은 사후에 제도를 개선했다는 사실과 과거에 상당한 주의·감독을 다했다는 사실은 구별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마. 원고의 설명에 따르더라도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할 계약상 근거가 없다고 보았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에 대해서도 별도의 논거를 제시하였다.
원고의 설명처럼 소속 설계사가 모집했다고 믿고 그 설계사와의 위탁계약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한 것이라면, 실제 모집자가 다른 보험회사 소속 설계사로 밝혀진 이상 그 수수료는 원고 소속 설계사에게 계약상 지급되어야 할 돈이 아니라는 것이다.
법원은 이를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금액으로 보아 손금 산입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이 사건에서 소속 설계사에 대한 반환청구 자체를 심판한 것은 아니다.

바. 과태료 부과와 수수료의 손금 부인은 별개의 문제이다

이 사건에서는 동일한 모집수수료 지급과 관련하여 두 가지 법적 효과가 발생하였다.
  • 보험업법상 효과: 위법한 모집수수료 지급과 감독의무 위반에 따른 과태료 부과
  • 법인세법상 효과: 해당 모집수수료의 손금 부인과 그에 따른 법인세·가산세 부과
법원이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은 대상은 과태료가 아니라 모집수수료 13,577,890원이다.
또한 이 판결을 ‘법령을 위반한 모든 지출은 언제나 손금이 될 수 없다’는 일반론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법원은 보험모집 규제의 목적, 실제 모집자, 수수료 지급의 계약상 근거와 감독 실태를 토대로 이 사건 지출의 통상성을 부정하였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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