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회장 명의 공문 파일의 작성·전송과 사문서위조죄의 실행 착수

핵심 결론 문서 내용을 저장한 전자파일이나 화면 이미지는 형법상 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 협회장 직인 등이 포함된 공문 양식을 파일로 작성·전송했더라도 물체상에 고정된 문서로 작성되었다는 증거가 없다면 사문서위조미수죄를 인정할 수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7도19499, 2004도788, 2007도7480, 2008도1013, 2010도15986

해당판례

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7도19499 판결
업무방해·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뇌물공여·공무집행방해·사문서위조미수.
피고인들과 특별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아래에서는 전자문서와 관련된 사문서위조미수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하고, 별도의 파일 조작에 따른 위계공무집행방해 판단을 함께 반영한다.
하급심
서울고등법원 2017. 11. 14. 선고 2017노1980 판결
제1심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6. 23. 선고 2017고합76, 189(병합) 판결이다.
사문서위조미수 부분에서 제1심은 협회장 명의 공문 파일이 전자적으로 저장된 상태를 넘어 물체상에 기재된 문서로 작성되었다는 자료가 없고, 파일 작성·전송만으로 실행 착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하였다.
특별검사는 직인과 명의가 표시된 파일을 언제든지 내용을 보충하여 출력할 수 있는 상태로 작성하였으므로 이미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제1심의 무죄판단을 유지했고,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반면 별도의 ‘특이사항 보고’ 파일 조작 사건에서는 판단이 달랐다. 제1심은 교육부 감사에 대한 위계공무집행방해를 무죄로 보았으나, 원심은 조작된 파일과 출력물을 제출하여 감사업무를 적극적으로 방해하였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 판단도 유지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공문 양식 파일의 작성·전송에 관한 사문서위조미수는 무죄로, 별도의 조작 자료 제출에 관한 위계공무집행방해는 유죄로 판단되었다. 상고기각으로 해당 판단이 확정되었으며 파기환송심은 없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4도788 판결 형법상 문서는 물체상에 계속적으로 기재된 의사·관념의 표시로서 법률상·사회생활상 주요 사항의 증거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정의를 제시한다. 대상판결이 문서성을 판단하는 출발점으로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도7480 판결 컴퓨터 화면에 나타나는 문서 이미지의 형법상 문서성을 부정한 선례이다. 전자적으로 저장·표시되는 정보와 물체상에 고정된 문서를 구별한다.
  •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8도1013 판결 전자파일이나 컴퓨터 화면의 이미지가 형법상 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리를 확인한 선례로, 대상판결이 직접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도15986 판결 적극적으로 조작한 허위자료를 제출하여 담당자가 충실하게 조사해도 허위임을 발견하기 어려운 상태를 만든 경우 위계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할 수 있다는 선례이다. 교육부 감사자료 조작 부분에 적용되었다.

관련법령

  • 형법 제231조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나 도화를 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 형법 제235조 사문서위조죄 등의 미수범 처벌 근거이다.
  • 형법 제25조 제1항 범죄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행위를 마치지 못하였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의 미수범에 관한 규정이다.
  • 형법 제30조 공모에 따라 범행을 공동 실행한 경우의 공동정범 책임에 관한 규정이다.
  • 형법 제137조 위계로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행위를 처벌한다. 조작된 감사자료 제출 부분에 적용되었다.
  • 형법 제232조의2 사전자기록등위작·변작에 관한 비교 규정이다. 전자파일의 형법상 문서성이 부정된 경우 별도로 검토할 수 있으나, 대상판결의 공문 파일 부분에서 이 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

사실관계

사문서위조미수 공소사실의 피고인은 특정 학생의 학부모였다. 피고인의 지시를 받은 사람이 한글 프로그램으로 대한승마협회장 명의의 공문 양식 파일을 작성하였다.
파일 상단에는 협회장 명칭 등이, 하단에는 협회장 직인과 결재자 성명 등이 표시되어 있었다. 다만 제목과 본문 내용은 공란이었다. 작성자는 이 파일을 이메일과 모바일 메신저로 다른 사람에게 송부하였다.
특별검사는 피고인과 작성자·수신자가 공모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협회장 명의 사문서를 위조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고 기소하였다. 직인 등이 포함되어 있어 언제든지 내용을 보충하고 출력하여 진정한 공문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파일이 USB 등 저장매체에 전자적으로 저장된 상태를 넘어 실제로 출력되는 등 물체상에 고정된 문서로 작성되었다고 볼 자료는 없었다. 파일 작성자도 피고인에게 완성물을 보여주었는지 명확하지 않고, 수신자가 이를 어떻게 사용하였는지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별개의 피고인인 대학 입학처장은 입시비리 관련 교육부 감사를 앞두고 기존 ‘특이사항 보고’ 파일에서 공모관계를 의심하게 하는 주요 내용을 삭제하였다. 이후 변경된 파일을 원본인 것처럼 출력하여 감사관에게 제출하고 이메일로도 전송하였다. 원래 내용은 나중에 검찰이 외장하드의 자동 백업자료를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구하면서 확인되었다.

법리

가. 형법상 문서와 전자파일의 구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형법상 문서는 문자나 가독적 부호로 의사 또는 관념이 물체상에 계속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그 내용이 법률상·사회생활상 주요 사항의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원본뿐 아니라 사회적 기능과 신용성을 같이 볼 수 있는 기계적 복사본도 포함한다.
문서 내용을 저장한 전자파일이나 이를 실행하여 화면에 나타낸 이미지는 물체상에 계속적으로 고정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의 ‘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협회장 명칭·직인·결재자 성명이 표시되어 있더라도, 문제의 대상은 전자적으로 작성·저장·전송된 파일이었다. 실제 문서로 출력되었다는 자료가 없으므로 그 파일 자체의 문서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판단은 전자문서의 계약상 효력이나 증거가치를 일반적으로 부정한 것이 아니라, 사문서위조죄의 객체인 문서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한 것이다.

나. 사문서위조죄의 실행 착수

일반적인 판단 기준
미수범으로 처벌하려면 범행의 의도나 준비를 넘어 실행의 착수가 인정되어야 한다. 사문서위조미수에서도 행사할 목적으로 형법상 문서를 위조하는 행위에 착수하였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특별검사는 언제든지 내용을 보충하여 출력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실행 착수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파일이 실제 문서로 작성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고, 공소사실에 기재된 파일 작성·송부만으로는 실행 착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사문서위조 기수가 성립하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미수죄도 인정되지 않았다. 다만 이 결론을 모든 위조행위에서 출력 완료 전에는 언제나 미수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일반명제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다. 파일 조작과 위계공무집행방해의 별도 판단

일반적인 판단 기준
감사대상자가 허위진술이나 자료를 제출했더라도 감사관의 불충분한 조사 때문에 이를 발견하지 못한 경우에는 위계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자료를 조작하여 제출하고, 감사관이 충실하게 조사해도 허위임을 발견하기 어려운 상태를 만들어 감사업무를 방해하였다면 위계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할 수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대학 입학처장은 감사 직전에 공모관계를 드러내는 내용을 삭제하고 조작된 파일을 남겨두었으며, 이를 원본 자료인 것처럼 출력물과 이메일로 제출하였다. 감사관은 조작을 알지 못했고, 원래 내용은 이후 검찰의 디지털 포렌식으로 밝혀졌다.
법원은 이를 감사업무에 대한 적극적인 방해로 보았다. 공문 양식 파일에 관한 사문서위조미수 무죄와는 행위자·자료·행위태양 및 적용 구성요건이 다른 판단이다.

실무적 유의점

  • 파일 생성·편집·전송, 출력, 출력물 제출의 각 단계를 구분해야 한다. 파일의 존재만으로 종이문서가 작성되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 직인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거나 출력할 수 있다는 사정과 실제 위조 실행행위에 착수하였다는 사실을 구별해야 한다.
  • 프린터 기록, 출력물, 수신자 진술, 이메일 첨부파일과 저장매체 분석 등을 통해 작성·사용 경위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있다.
  • 사문서위조죄의 문서성이 부정되더라도 사전자기록등위작·변작,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은 각 구성요건에 따라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 감사자료 사건에서는 원본과 수정본의 차이, 수정 시점, 제출 경위, 담당자의 조사 내용 및 실제 업무방해를 확인해야 한다.
  • 계약서·확인서의 전자적 효력과 형법상 문서성은 서로 다른 문제이므로, 이 판결을 근거로 전자계약이나 전자문서가 무효라고 설명해서는 안 된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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