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존 사인증여와 양립하는 추가 증여만으로는 사인증여가 철회되지 않는다

핵심 결론 부동산 사인증여 후 현금을 추가로 증여했더라도, 두 처분이 양립하고 기존 사인증여를 대체·철회하려는 의사가 인정되지 않으면 사인증여는 유지된다. 이 사건은 간병 보상 목적의 현금 증여와 사후 생활보장 목적의 부동산 사인증여를 구별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가. 후속 증여가 기존 사인증여와 양립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사인증여에 따른 이전등기를 청구하는 원고는 후속 증여가 있었다는 사실을 넘어, 후속 증여가 기존 사인증여를 대체하는 처분인지, 기존 사인증여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이루어진 처분인지를 구분하여 주장해야 한다.
전후 문서의 내용, 증여 대상, 지급 명목, 작성 경위, 증여자의 종전 의사를 대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건에서는 현금이 과거 간병·가사노동에 대한 보상이고 부동산은 사망 후 생활보장을 위한 것이어서, 두 처분이 서로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목적이 다르다는 사실 자체가 철회를 부정하는 독립적인 요건은 아니다. 목적의 차이는 두 처분이 양립하고 기존 약정을 대체하려는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사정이다. 목적이 같더라도 추가 지급일 수 있고, 대상재산이 다르더라도 기존 약정을 대신하는 정산일 수 있으므로 전체 처분 의사를 해석해야 한다.

나. 철회할 수 있다는 것과 실제 철회하였다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

사인증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생전에 철회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철회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원고는 명시적인 철회 의사표시가 있었는지, 후속 처분이 기존 약정의 이행과 양립할 수 없는지, 기존 약정을 대신한다는 합의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다투어야 한다.
후속 처분이 기존 사인증여와 양립한다면 그 처분만으로 철회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사건의 취지다. 별도로 명시적인 철회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까지 사인증여가 유지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 유언의 형식에 흠이 있더라도 생전의 의사합치를 입증해야 한다

문서가 유언의 법정 방식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원고는 사인증여계약이 성립하였다는 점을 별도로 주장·입증해야 한다.
문서의 작성·교부 경위, 원고가 내용을 알고 수령하였는지, 이후 당사자들의 행동이 무엇이었는지가 중요하다. 이 사건에서는 문서를 2부 작성하여 원고에게 1부를 교부한다는 기재, 원고의 문서 보관 및 계속된 간병 등을 종합하여 청약과 묵시적 승낙을 인정하였다.
유언이 무효라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사인증여가 되는 것은 아니며, 증여자의 생전에 계약에 관한 의사합치가 이루어졌음을 밝혀야 한다.

라. 증여 목적과 목적물의 범위도 함께 입증해야 한다

법률상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부터 증여받은 사안에서는 관계의 성격뿐 아니라 증여의 구체적인 목적이 문제 된다. 원고는 간병·부양의 내용과 기간, 부담한 비용, 문서의 생활보장 취지 등을 제시하여 부첩관계의 유지·계속을 위한 증여라는 주장을 반박해야 한다.
또한 문서에 토지 지번만 기재되어 있다면 건물까지 포함한 증여였다는 점도 밝혀야 한다. 토지·건물의 일괄 취득과 관리 경위, 실제 이용 형태, “전부”라는 표현 등을 종합하여 증여 범위를 특정할 필요가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7다284656, 2000다66430, 2017다245330, 2022다302237

해당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11. 10. 선고 2017나57477 판결〔소유권이전등기〕
청구최종 결과
피고 B에 대한 각 부동산 3/5 지분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인용·확정
피고 C에 대한 각 부동산 2/5 지분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인용·확정
제1심은 사인증여의 성립을 인정하고 피고들의 철회 및 무효 주장을 배척하였다. 항소심은 제1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지상 창고·주택도 증여 목적물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직접 확인한 소송경과에 따르면, 대법원 2017다284656 사건에서 심리불속행으로 상고가 기각되어 원고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다. 구체적인 판단 이유는 제1심과 이를 인용·보충한 항소심의 판시 내용을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하급심
  • 제1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6. 15. 선고 2015가단227516 판결 원고의 사인증여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인용하였다.
  • 항소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11. 10. 선고 2017나57477 판결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 상고심: 대법원 2017다284656 심리불속행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관련판례

관련법령

  • 민법 제138조: 다른 법률행위의 요건과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 무효행위의 전환을 허용한다.
  • 민법 제562조: 증여자의 사망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증여에 유증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 민법 제1060조, 민법 제1065조: 유언의 요식성과 법정 방식을 정한다.
  • 민법 제103조: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의 효력을 부정한다.
  • 민법 제1108조 제1항: 유언 또는 생전행위에 의한 철회를 정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인증여에도 준용된다.
  • 민법 제1109조: 전후 유언 또는 유언 후 생전행위가 저촉되는 경우 저촉 부분의 철회를 의제한다. 후속 처분과 기존 처분의 관계를 검토할 때 함께 살펴볼 규정이다.

사실관계

망인 D는 법률상 배우자 B와 별거하면서 2007년경부터 원고 A와 동거하였다. 원고는 장기간 투병한 망인과 치매를 앓던 망인의 모친을 돌보았다. 피고들은 망인의 배우자 B와 자녀 C다.
망인은 2010년 강화군 소재 대지와 그 지상 창고·주택을 함께 매수하고, 2012년에는 인근 토지를 추가로 매수하였다. 망인과 원고는 해당 부동산을 수시로 이용하면서 주택 수리와 조경 등을 하였다.
망인은 2015. 6. 27. 자필로 ‘상속장(유언장)’이라는 문서를 작성하였다. 자신이 사망한 뒤 원고가 생활할 수 있도록 두 지번의 부동산 “전부”를 원고에게 남긴다는 내용이었다. 문서에는 2부를 작성하여 1부를 원고에게 전달하고 나머지 1부는 보관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 후 망인은 2015. 6. 29. 원고에게 7억 원, 2015. 7. 10. 원고의 아들에게 1억 원을 각각 증여하였다. 현금 증여계약서에는 원고가 8년간 병약한 모친을 돌보며 간병과 가사생활을 전담한 데 대한 보상이고, 아들에게 지급한 금원은 옆에서 도와준 데 대한 대가라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었다.
망인이 2015. 7. 16. 사망하자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사인증여에 따른 이전등기를 청구하였다.
피고들은 유언 방식의 흠을 이유로 효력을 부정하면서, 설령 사인증여가 성립하였더라도 후속 현금 증여로 철회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부첩관계의 유지·계속을 위한 증여여서 민법 제103조에 반하고, 지상 창고·주택은 증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다투었다.

법리

가. 유언의 형식에 흠이 있어도 사인증여계약은 성립할 수 있다

제1심은 해당 문서가 유언의 법정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보면서도, 민법 제138조에 따른 무효행위의 전환과 민법 제562조에 따른 사인증여의 성립을 검토하였다.
사인증여는 증여자가 생전에 재산을 무상으로 주기로 약속하고, 증여자의 사망으로 그 효력이 발생하는 계약이다. 따라서 유언과 달리 수증자와의 의사합치가 필요하지만, 유언의 법정 방식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망인이 문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행위를 사인증여의 청약으로 보았다. 청약이 반드시 명시적인 계약 체결 문구로 표현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계약을 체결하려는 의사가 객관적으로 드러나면 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고가 문서 내용을 알고 이를 보관하면서 망인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간병을 계속한 사정 등을 종합하여 묵시적인 승낙을 인정하였다. 이에 따라 문서에 원고의 명시적인 승낙 문구가 없더라도 사인증여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보았다.

나. 후속 현금 증여는 기존 부동산 사인증여와 저촉되지 않았다

법원은 현금 8억 원의 증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부동산 사인증여의 철회를 부정하였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 부동산 증여 문서에는 망인의 사망 후 원고가 생활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었다.
  • 현금 증여계약서에는 과거 간병·가사노동과 도움에 대한 보상 취지가 기재되어 있었다.
  • 망인은 2014년에도 원고에게 부동산과 현금을 함께 남기고 모친 부양비를 별도로 지급한다는 문서를 작성한 바 있었다.
  • 망인과 원고가 해당 부동산을 함께 이용·관리하여 온 경위도 부동산 증여 의사를 뒷받침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현금 증여는 기존 부동산 사인증여를 없애거나 그 이행을 대신하는 처분으로 볼 수 없었다. 과거의 간병 등에 대한 현금 보상과 사후 생활보장을 위한 부동산 증여는 함께 이행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판단은 “나중에 현금을 주었으므로 앞선 사인증여가 철회된다”는 해석을 배척한 것이다. 전후 처분이 양립하고 기존 사인증여를 대체·철회하려는 의사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추가 증여만으로 기존 사인증여의 효력이 소멸하지 않는다.

다. 사인증여의 철회 가능성과 실제 철회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7다245330 판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인증여의 생전 철회를 허용한다. 이는 증여자의 사후 재산처분에 관한 최종 의사를 존중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철회할 수 있다는 법리가 후속 증여를 모두 철회로 해석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기존 약정을 철회한다는 의사표시가 있었는지, 후속 처분의 내용이 기존 약정과 저촉되는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후속 현금 증여를 기존 부동산 사인증여의 철회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후속 대법원 판례의 원칙적인 철회 허용 법리와도 구별되는 쟁점이다.

라. 부첩관계의 유지가 아니라 기왕의 희생에 대한 보상과 사후 생활보장이 목적이었다

법원은 이 사건 증여가 부첩관계를 계속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망인의 사망으로 관계가 종료된 이후 원고의 생활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았다.
망인과 모친을 위해 원고가 부담한 노력·비용 등의 희생을 배상하거나 위자하려는 의미도 인정하였다. 이에 따라 문서 내용과 당사자들의 관계, 증여 경위 등을 종합하여 민법 제103조 위반 주장을 배척하였다.

마. 지번별 “전부”라는 표현에는 지상 창고·주택도 포함되었다

항소심은 망인이 대지와 창고·주택을 함께 매수하여 관리하였고, 증여 목적과 당사자들의 관계에 비추어 토지만 원고에게 주고 건물은 피고들에게 상속시키려는 의사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문서의 “강화군 G(전부), 강화군 H(전부)”라는 표현은 지상 창고·주택까지 포함한 의미로 해석하였다. 토지 증여에 건물이 당연히 포함된다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문언과 취득·관리 경위 및 증여 목적을 종합한 판단이다.
검토대상 판결문
  •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6. 15. 선고 2015가단227516 판결, PDF 1~4쪽: 사인증여 성립, 후속 현금 증여에 따른 철회 여부, 민법 제103조 위반 여부 및 이전등기 주문.
  •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11. 10. 선고 2017나57477 판결, PDF 1~2쪽: 제1심 판단 인용 및 지상 창고·주택의 증여 목적물 포함 여부.
  • 직접 확인한 소송경과: 대법원 2017다284656의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및 확정.
※ 판결문을 대조한 결과, 인정사실과 증여 문서의 작성일은 2015. 6. 27.이나 제1심 주문과 항소심 청구취지의 등기원인일자는 2016. 6. 27.로 기재되어 있다. 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두 날짜를 구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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