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리
판결번호
관련 판례
상법 제530조의9 제1항에 따른 분할당사회사의 연대책임은 회사분할로 책임재산이 변동하여 채권회수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정책임이다. 분할당사회사는 분할 전 회사채무에 관하여 부진정연대책임을 부담한다.
부진정연대채무에서는 채무자 1인에 대한 재판상 청구나 채무 승인 등 소멸시효 중단사유와 시효이익 포기의 효력이 다른 채무자에게 미치지 않는다.
관련 법령
이 사건 당시 적용된 상법
분할 또는 분할합병으로 설립되거나 존속하는 회사는 분할 또는 분할합병 전 회사의 채무에 관하여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규정하였다.
판결문은 이를 “2015. 12. 1. 법률 제13523호로 개정되기 전의 상법”이라고 표시한다. 그러나 이 사건 분할합병 당시 실제 시행되던 법률은 법률 제9362호 상법이다.
그 밖의 관련 규정
상법 제64조
상행위로 생긴 채권은 다른 규정이 없는 한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민법 제166조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
민법 제168조
소멸시효는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또는 승인으로 중단된다.
민법 제184조
소멸시효의 이익은 미리 포기하지 못한다.
용어의 정리
이 사건에는 구 상법이 적용되므로, 당시 법문상 정확한 표현은 다음과 같다.
분할회사: 전기공사업 부문을 분할한 원영정보산업 주식회사
분할합병으로 인하여 존속하는 회사: 원영정보산업의 전기공사업 부문을 분할합병으로 승계한 피고 회사
분할당사회사: 위 두 회사를 통칭하는 표현
현행 상법 제530조의9은 분할합병에 따라 분할회사의 재산과 영업을 승계하는 기존 회사를 분할승계회사라고 규정한다.
이하에서는 이해의 편의를 위하여 피고를 현행 상법상 법률용어인 분할승계회사로 표시한다.
사실관계
금융기관은 2007년 6월 원영정보산업과 기업통장자동대출거래약정을 체결하고 대출을 실행했다. 이후 여신한도를 1억 7,000만 원으로 증액했다.
금융기관은 2008년 10월 원영정보산업과 미화 70만 달러를 한도로 하는 여신거래약정, 외국환거래약정 및 지급보증거래약정을 체결하고 신용장을 개설했다. 원영정보산업이 만기까지 대금을 지급하지 않자 금융기관은 2009년 1월 21일 미화 699,863.53달러를 대지급했다.
원영정보산업은 2009년 11월 피고 회사와 전기공사업 부문을 분할하여 피고 회사에 합병하는 내용의 분할합병계약을 체결했다. 피고 회사는 전기공사업 부문의 면허·장비·인원·계약관리 및 하자보수 등에 관한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기로 했다.
양사는 주주총회에서 분할합병계약을 승인하고, 2009년 12월 분할합병 등기를 마쳤다. 이에 따라 원영정보산업은 분할회사로 존속하고, 피고 회사는 전기공사업 부문을 승계한 분할승계회사가 되었다.
금융기관은 분할합병이 이루어진 후인 2013년 분할회사만을 상대로 대여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약 14억 7,200만 원의 지급을 명하는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후 금융기관은 2014년 6월 2일 분할승계회사를 상대로 구 상법 제530조의9 제1항에 따른 연대책임을 청구했다.
핵심쟁점
첫째, 구 상법 제530조의9 제1항에 따라 분할회사와 분할승계회사가 부담하는 연대책임의 법적 성질이 무엇인지가 문제 되었다.
둘째, 분할승계회사가 부담하는 채무의 소멸시효가 원래 채무의 변제기부터 진행하는지, 분할합병 등기일부터 새로 진행하는지가 문제 되었다.
셋째, 분할합병 후 분할회사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 그 시효중단 및 시효기간 연장효력이 분할승계회사에도 미치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법리
1. 분할당사회사의 책임은 부진정연대책임이다
구 상법 제530조의9 제1항은 회사분할로 채무자의 책임재산이 변동함에 따라 채권회수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에 따라 분할회사와 분할승계회사는 분할 전 회사채무에 관하여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을 부담한다. 이 책임은 분할당사회사 사이의 공동목적에 따른 통상적인 연대채무가 아니라 법률이 채권자 보호를 위하여 부과한 부진정연대채무이다.
2. 분할승계회사는 분할 전 채무와 동일한 채무를 부담한다
분할승계회사의 책임은 분할합병 등기일에 새로 발생하는 별개의 채무가 아니다. 분할승계회사는 분할회사가 부담하던 채무와 동일한 채무에 관하여 법정 연대책임을 부담한다.
따라서 분할승계회사에 대한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과 기산점도 분할회사가 부담하는 원래 채무와 동일하다.
소멸시효 기간은 원래 채권의 성질에 따라 결정된다.
소멸시효는 원래 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때부터 진행한다.
분할합병 등기일부터 소멸시효가 새로 진행하지 않는다.
책임은 분할승계회사가 승계한 재산가액으로 제한되지 않는다.
3. 분할 후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상대적이다
분할회사와 분할승계회사는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으므로, 분할 후 어느 한 회사에 발생한 시효중단사유는 다른 회사에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분할합병 후 채권자가 분할회사만을 상대로 재판상 청구를 한 경우 다음과 같은 결과가 발생한다.
분할회사에 대한 소멸시효는 중단된다.
분할회사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면 그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10년으로 연장된다.
이러한 시효중단 및 시효기간 연장효력은 분할승계회사에 미치지 않는다.
분할승계회사에 대해서는 원래 채권의 소멸시효가 계속 진행한다.
구체적 판단
기업대출채권은 원영정보산업이 기한의 이익을 상실한 2008년 12월 29일 변제기가 도래했다. 지급보증대출채권은 금융기관이 신용장대금을 대지급한 2009년 1월 21일 변제기가 도래했다.
두 채권은 상행위로 생긴 채권이므로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되었다. 이에 따라 분할승계회사에 대한 소멸시효는 다음과 같이 완성되었다.
기업대출채권: 2013년 12월 29일
지급보증대출채권: 2014년 1월 21일
금융기관은 분할합병 후 분할회사인 원영정보산업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 재판상 청구와 확정판결의 효력은 원영정보산업에 대해서만 발생하고, 별개의 부진정연대채무자인 분할승계회사에는 미치지 않았다.
금융기관이 분할승계회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한 2014년 6월 2일에는 이미 두 채권의 5년 소멸시효가 모두 완성된 상태였다.
결론
대법원은 분할회사에 대한 재판상 청구와 확정판결의 시효중단·연장효력이 분할승계회사에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분할승계회사에 대한 채권은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완성되었고, 금융기관의 상고는 기각되었다.
판결의 의미
회사분할이나 분할합병이 이루어지면 분할회사와 분할승계회사는 원칙적으로 분할 전 회사채무에 관하여 부진정연대책임을 부담한다.
그러나 채권자는 각 분할당사회사를 상대로 소멸시효를 개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분할합병 후 분할회사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확정판결을 받더라도, 그것만으로 분할승계회사에 대한 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거나 10년으로 연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분할승계회사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려면 원래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분할승계회사를 상대로도 별도의 재판상 청구 등 시효중단 조치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