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입찰담합 손해배상액의 산정과 가상 경쟁낙찰률을 추정하기 위한 비교기간의 선정

핵심 결론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는 실제 낙찰가격과 담합이 없었을 경우의 가격 차액이다. 담합 전후 낙찰률을 비교해 이를 추정할 수 있지만, 소송 이후 손해액을 낮추려는 가격조정 가능성이 있는 자료는 제외할 수 있다. 합리적인 감정결과의 선택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권한이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6다243115, 2010다18850, 2002다30275

해당 판례

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6다243115 판결 [손해배상(기)]
  • 원고, 피상고인: 한국전력공사
  • 피고, 상고인: 대한전선 주식회사 외 9인
  • 결과: 피고들의 상고 모두 기각
하급심
서울고법 2016. 7. 7. 선고 2015나2015960 판결
원심은 피고들이 한국전력공사에 전력선 구매입찰 담합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였다.
손해액은 담합이 없었던 시기의 낙찰률을 이용하여 가상 경쟁낙찰률을 추정한 감정결과에 따라 산정하였고, 그 손해액의 70%로 피고들의 책임을 제한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이 채택한 감정방법에 경험칙 위반이나 합리성 결여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다고 보아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0다18850 판결
입찰담합 손해액은 실제 낙찰가격과 가상 경쟁가격의 차액이라고 판단하였다. 가상 경쟁가격을 산정할 때에는 담합 이외의 가격형성 요인을 유지하고, 담합으로 인한 가격상승분만 분리해야 한다.
담합 전후에 경제조건·시장구조·거래조건 등이 변하였다면 그 변동이 가격에 미친 영향을 조정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다30275 판결
동일한 사항에 관하여 여러 감정결과가 있을 때, 감정방법에 논리·경험칙 위반이나 합리성 결여 등의 잘못이 없다면 어느 감정결과를 채택할지는 원칙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권한이라는 법리에 관하여 이 사건에서 인용한 판결이다.

관련 법령

이 판결의 참조조문은 위 세 조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제재가 사실관계에 등장하지만, 대법원이 판단한 핵심은 민사상 손해액 산정과 감정결과의 채택이므로 구 공정거래법 조문을 별도로 추가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6다243115 판결

사실관계

① 한국전력공사는 예정가격을 정하여 전력선 구매입찰을 실시하였다.
한국전력공사는 생산비에 기초한 사정가격을 자체적으로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정가격을 정하여 전력선을 구매하였다.
대한전선 등 피고들은 이러한 전력선 구매입찰에 참여하면서 1998년 8월경 및 2000년 8월경부터 2007년 9월경까지 담합행위를 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5월 4일 피고들에게 담합을 이유로 시정명령과 과징금납부명령을 하였다.
② 한국전력공사는 담합으로 비싸게 구매한 금액의 배상을 청구하였다.
한국전력공사는 2012년 1월 20일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다.
원심은 한국전력공사가 소멸시효 완성을 인정한 기간을 제외하고, 2002년 10월 9일 이후의 전력선 구매계약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담합이 없었더라면 얼마에 낙찰되었을지를 실제로 관찰할 수 없으므로, 감정을 통해 그 가격을 추정해야 했다.
③ 감정인은 가격 대신 낙찰률을 비교하였다.
감정인은 전력선을 네 개 제품군으로 나누고, 제품군별로 연도별 평균 낙찰률을 산정하였다.
낙찰률은 예정가격에 대한 실제 낙찰금액의 비율이다.
담합기간 중인 2000년부터 2006년까지 평균 낙찰률은 판결 기재상 99.43%였다. 반면 1999년은 74.75%, 2007년은 83.83%로 낮았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는 평균 낙찰률이 약 95.36~98.31%로 다시 높아졌고, 2012년 이후에도 그 이상의 수준이 유지되었다.
④ 비교기간의 선정과 평균방식이 다투어졌다.
감정인은 연도별 낙찰률을 균등하게 평균하는 방법과, 담합기간에서 시간적으로 멀수록 작은 가중치를 주는 방법 등을 제시하였다.
피고들은 낙찰률이 낮은 1999년과 2007년은 경쟁기간에서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낙찰률이 높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가상 경쟁낙찰률이 높아져 실제 낙찰률과의 차이가 줄고, 손해배상액도 감소하게 된다.
⑤ 원심은 1999년과 2007년부터 2011년까지를 비교대상으로 삼았다.
원심은 위 기간을 경쟁기간으로 보고 균등하게 평균하여 가상 경쟁낙찰률을 추정한 감정결과를 채택하였다.
2012년 이후 자료는 소송 진행과정에서 손해액 추정치를 낮추기 위하여 입찰가격이 조정되었을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비교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선택이 합리성을 잃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6다243115 판결

법리

① 배상대상은 담합 때문에 추가로 지급한 금액이다.
입찰담합 손해액의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다.
손해액 = 실제 낙찰가격 − 담합이 없었을 경우의 가상 경쟁가격
따라서 실제 낙찰금액 전체나 담합업체의 이익 전체가 곧바로 손해액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담합으로 인한 초과지급액을 산정해야 한다.
② 담합 이외의 가격형성 요인은 분리해야 한다.
가상 경쟁가격은 해당 시장의 다른 가격형성 요인을 유지한 상태에서 담합의 영향만 제거한 가격이다.
원재료비, 시장구조, 거래조건 등의 변화로 발생한 가격 차이까지 담합 손해로 포함해서는 안 된다.
가상 경쟁가격은 실제 존재하는 가격이 아니므로, 담합의 유형·시장상황·확보 가능한 자료에 비추어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경제분석 방법으로 추정해야 한다.
③ 낙찰률을 이용한 전후비교법도 허용된다.
이 사건에서는 같은 시장에서 담합이 있었던 시기와 없었던 시기를 비교하는 전후비교법을 사용하였다.
가상 경쟁가격 자체를 곧바로 구하는 대신 가상 경쟁낙찰률을 추정하고, 이를 각 계약의 예정가격에 적용하였다.
손해액 = 예정가격 × (실제 낙찰률 − 가상 경쟁낙찰률)
예를 들어 예정가격이 100억 원이고 실제 낙찰률이 99%, 가상 경쟁낙찰률이 94%라면 추정 손해액은 5억 원이다. 이는 산식 설명을 위한 예시이며, 이 사건에서 인정된 구체적 금액은 아니다.
④ 낮은 낙찰률이라는 이유만으로 비교기간에서 제외할 수 없다.
피고들은 1999년과 2007년의 낙찰률이 급격하게 낮아진 것은 담합 종료 직후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입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그러한 사정만으로 두 연도를 제외할 수 없다고 보았다. 입찰참가자들이 각자의 수익성 등을 고려하여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통상이므로, 낮은 낙찰률 자체를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취급할 수 없다는 취지이다.
특히 담합 전후의 자료가 모두 존재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쪽 자료를 함께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였다.
⑤ 소송 이후의 입찰자료는 형성과정까지 검토해야 한다.
원심은 소송 제기 이후에도 비교기간의 범위가 계속 다투어졌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피고들이 비교대상 기간의 낙찰률을 높이면 가상 경쟁낙찰률도 높아져 손해액 추정치가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소송 이후의 입찰에는 손해배상액을 낮추기 위한 가격조정 유인이 작용할 수 있다.
원심은 이 사건에서 그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 2012년 이후 자료를 제외하였고, 대법원은 이를 수긍하였다.
다만 소송 이후의 모든 거래자료를 일률적으로 제외해야 한다거나, 그 기간에 별도의 담합이 확정적으로 인정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당 자료를 정상적인 경쟁상태의 비교자료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판단이다.
⑥ 여러 합리적인 감정 중 선택은 사실심 법원의 권한이다.
같은 자료라도 비교기간, 평균방식, 가중치 등에 따라 서로 다른 손해액이 추정될 수 있다.
대법원은 감정방법이 논리·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잘못이 없다면, 여러 감정 중 어느 것을 채택할지는 원칙적으로 사실심 법원이 결정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다른 감정결과가 존재한다거나 다른 방법을 사용하면 손해액이 줄어든다는 주장만으로는 원심판단을 뒤집기 어렵다. 채택된 감정의 자료 선정이나 분석방법에 구체적인 오류가 있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
⑦ 70% 책임제한은 이 사건의 개별적인 판단이다.
원심은 감정에 따라 손해액을 산정한 뒤 피고들의 책임을 그 70%로 제한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판결을 유지하였지만, 공개된 판결문에는 책임제한의 구체적인 사유가 상세히 설명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담합 손해배상에서 언제나 30%를 감액해야 한다는 일반 법리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6다243115 판결

결론

입찰담합 손해액은 담합이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가격을 합리적으로 추정하여 실제 낙찰가격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
이 사건에서는 1999년과 2007년부터 2011년까지의 낙찰률을 균등하게 평균한 감정결과가 채택되었다. 소송 이후 가격조정 가능성이 있는 자료를 제외한 판단도 인정되었다.
대법원은 감정에 따른 손해액의 70%로 배상책임을 제한한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비교기간 선정이 손해액을 크게 좌우한다. 단순히 담합 전후라는 이유를 넘어 정상적인 경쟁가격을 반영하는 기간인지 입증해야 한다.
  • 가격 대신 낙찰률을 사용하더라도 예정가격 산정방식과 그 변화가 비교의 신뢰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
  • 불리한 연도를 제외하거나 유리한 연도를 추가하려면 객관적인 경제적 근거가 필요하다.
  • 소송 이후 자료는 당사자의 가격조정 유인과 실제 형성과정을 확인해야 한다.
  • 감정에 대한 반박은 대체 결과의 제시에 그치지 말고 비교기간·가중치·자료의 대표성·가격변동 요인의 처리에 관한 구체적인 오류를 지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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