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승인된 사용료 규정이 없는 매장음악의 무단 공연과 손해배상책임 — 하이마트 사건

핵심 결론 승인된 공연사용료 규정이 없어도 무단 공연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음원 제공업체의 공중송신 이용허락에 매장 공연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며, 손해액은 유사 거래의 사용료 등을 토대로 산정할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6다204653, 2010다87474

해당판례

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6다204653 판결〔손해배상(기)〕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여,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손해배상금 9억 4,38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6. 12. 선고 2013가합552486 판결.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5. 12. 10. 선고 2014나2023643 판결. 제1심판결 중 해당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항소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포함하여 9억 4,380만 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다.

관련판례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다87474 판결〔침해금지등〕
이른바 스타벅스 사건이다. 구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의 ‘판매용 음반’을 시중에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음반으로 제한하여 해석하였다. 이 사건 대법원은 해당 법리를 원용하여 매장음악서비스로 공급된 음원의 공연권 제한 여부를 판단하였다.

관련법령

구 저작권법(2016. 3. 22. 법률 제140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5조 제5항: 저작권위탁관리업자의 사용료 요율·금액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승인. 제105조
구 저작권법(2016. 3. 22. 법률 제140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2항: 공연의 반대급부를 받지 않는 판매용 음반 재생 공연에 대한 권리 제한. 제29조
저작권법 제17조: 저작자의 공연권.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 원심이 적용한 당시 규정상 권리 행사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을 기준으로 한 손해배상. 제125조
저작권법 제126조: 손해 발생은 인정되나 손해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 법원의 상당한 손해액 인정.
구법의 문언과 적용 범위는 위에 표시한 판결 당시 규정을 기준으로 한다.

사실관계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음악저작자들로부터 저작권을 신탁받아 관리하고 있었다. 롯데하이마트는 매장음악서비스 제공업체로부터 인터넷을 통해 디지털 음원을 공급받아 가전제품 판매매장에서 고객들이 들을 수 있도록 재생하였다.
문제가 된 매장들은 영업장 면적이 3,000㎡ 미만이었다. 해당 매장들에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재생된 음악 중 90%는 협회가 관리하는 음악저작물이었다.
음원 제공업체는 협회로부터 음악을 매장에 공중송신하는 이용허락을 받았으나,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들려주는 공연에 대한 이용허락은 받지 않았다. 하이마트 역시 협회로부터 별도의 공연 이용허락을 받지 않았다.
당시 협회의 승인된 사용료 징수규정에는 3,000㎡ 미만 전자양판점에 적용할 공연사용료가 정해져 있지 않았다. 협회가 이를 추가하려고 제출한 개정안의 승인 신청도 반려된 상태였다.
하이마트는 승인된 사용료 규정이 없으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고, 고객에게 음악 청취의 대가를 받지 않았으며, 음원서비스 계약으로 필요한 이용허락을 확보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법리

가. 사용료 승인제도는 손해배상청구까지 제한하지 않는다

구 저작권법 제105조 제5항은 저작권위탁관리업자가 이용자와 계약을 체결하고 사용료를 받는 경우 그 요율과 금액을 통제하기 위한 규정이다.
반면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은 무단 이용으로 발생한 손해를 법원의 판단에 따라 배상받는 것이다. 대법원은 사용료 승인제도를 이러한 손해배상청구까지 금지하는 규정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승인된 요율이 없다는 사정은 저작권의 존재나 침해에 따른 손해 발생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 원심은 사용료 규정의 승인 신청이 반려되었다는 사정도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다.
주석서도 사용료 승인제도가 신탁관리단체의 독점적 지위를 통제하는 수단임을 설명하면서, 승인된 징수규정이 없더라도 무단 이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하다는 사례로 이 판결을 소개한다(저작권법 주석서, 제105조, ‘Ⅲ. 수수료’ 중 ‘2. 수수료 및 사용료의 결정-가. 승인의 의무화’, 문단번호 10 참조).

나. 공중송신 이용허락과 매장 공연 이용허락은 구별된다

음원서비스 업체가 인터넷을 통해 매장에 음악을 보내는 행위와, 매장이 이를 재생하여 고객들에게 들려주는 행위는 서로 다른 이용행위이다.
원심은 협회와 음원서비스 업체 사이의 계약에서 이용허락을 공중송신으로 한정하고 매장 공연을 명시적으로 제외한 점을 확인하였다. 하이마트의 서비스공급 계약에도 공연사용료를 보증 범위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따라서 음원서비스에 가입하고 이용료를 지급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매장 공연에 필요한 이용허락까지 확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구법상 ‘판매용 음반’의 요건은 엄격하게 해석한다

구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은 공연 자체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않는 경우 일정한 음반 재생 공연을 허용하였다. 이 규정은 비영리 목적까지 요구하지 않으므로, 저작권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도록 자유이용의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
대법원은 ‘판매용 음반’을 시중에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음반으로 해석하였다. 매장음악서비스 업체가 하이마트 매장에 전송한 이 사건 음원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고객에게 음악 청취료를 받지 않았다는 항변을 배척하였다.
이는 디지털 음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음반성을 부정한 판단이 아니라, 이 사건에서 공급된 음원이 구법상 ‘판매용 음반’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한 것이다.

라. 계약 내용과 이용 경위에 비추어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한다

원심은 음원서비스 업체의 제안서에 공연권을 별도로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 있었고, 서비스공급 계약에서도 공연사용료가 제외되어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하이마트에 고의 또는 적어도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승인된 사용료 규정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협회가 해당 매장의 공연권 행사를 포기하였다고 볼 수도 없었다. 관련 기관이나 업계 관계자와 논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필요한 주의의무를 모두 이행하였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 손해액은 유사 거래의 사용료 등을 토대로 산정할 수 있다

원심은 해당 매장에 직접 적용되는 승인 요율이 없어도 다음 자료들을 종합하여 손해액을 산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 유사한 대규모 점포에 적용되는 공연사용료.
  • 다른 소매업체와 성립한 조정의 사용료 기준.
  • 면세점과 다른 매장 운영업체의 실제 이용계약상 사용료.
  • 매장 면적, 매장 수, 이용기간 및 협회 관리 음악의 이용 비중.
이를 바탕으로 매장별 면적에 따라 월 2만 원부터 7만 원까지를 기준으로 계산한 손해액은 9억 9,180만 원이었다. 원심은 그 범위에서 원고가 청구한 9억 4,380만 원을 인용하였다.
원심은 이를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의 통상 사용료 상당액으로 인정하면서, 그렇지 않더라도 제126조에 따른 상당한 손해액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승인된 징수규정이 없다는 사실과 저작물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연결해서는 안 된다.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이용허락, 권리 제한, 고의·과실 및 손해액을 각각 검토해야 한다.
매장음악서비스 계약에서는 공중송신과 매장 공연 중 어느 권리까지 해결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저작권 문제를 보증한다’는 문구와 함께 공연권이나 공연사용료를 제외하는 조항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손해액을 주장할 때에는 승인되지 않은 요율표만 제시하기보다 유사 업종의 실제 계약, 조정 사례, 매장 면적과 이용기간 등 객관적인 비교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이 사건의 월 2만 원부터 7만 원까지의 금액은 당시 증거에 기초한 산정기준이다.
또한 이 판결의 ‘판매용 음반’ 해석은 명시된 구법에 관한 판단이다. 이후 ‘상업용 음반’으로 문언이 변경되었으므로, 다른 시기의 매장음악 이용에 적용할 때에는 행위 당시 법률과 시행령의 공연권 제한 범위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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