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적 유의점
가. 토지 소유권과 임대차계약의 당사자 지위를 구별해야 한다
토지 소유자가 건물 철거와 토지 인도를 청구할 때, 점유자가 가족이나 관리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정만으로 소유자에게 지상물매수의무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원고는 계약 체결자, 차임 수령자, 대리권의 유무 및 임대인 지위의 승계 여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가족이 토지를 관리하거나 차임을 받아 왔다는 사실과, 그 가족이 소유자를 대리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은 구별된다.
이 사건에서도 아버지와 피고 사이의 임대차계약은 인정되었지만, 그 계약의 효력이 아들인 원고에게 귀속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 임대차 종료 시점과 상속개시 시점을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임차인이 원고의 상속인 지위를 근거로 매수의무를 주장한다면, 상속 당시 실제로 승계할 계약상 지위나 채무가 존재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임대차가 2009년 11월경 종료되었고, 임대인이던 아버지는 2013년 4월 사망하였다. 임대차 종료 당시 아버지는 토지 소유자가 아니어서 지상물매수의무를 부담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상속하였다는 이유로 그 의무가 새로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는 해지통고의 주체·내용·도달 시점과 상속개시일을 입증하고, 임대차 종료 전에 자신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거나 계약을 추인한 사실이 있는지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다. 명의신탁 주장에는 등기의 추정력과 구체적인 취득 경위로 대응해야 한다
등기명의자가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하였다는 추정을 뒤집으려면, 명의신탁을 주장하는 측에서 그 약정의 존재를 증명해야 한다.
원고는 등기 원인과 취득 경위, 가족 사이의 재산관계 및 소유자로서 권리를 행사한 자료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에서는 아버지가 자신의 땅이라고 말한 사실과 아버지 명의의 가등기가 남아 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 명의의 등기가 명의신탁에 따른 것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명의신탁약정이 무효라는 이유만으로 등기명의자의 소유권이 언제나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명의신탁약정의 존재 자체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을 구별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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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판결
대전지방법원 2017. 9. 7. 선고 2017나2906(본소), 2017나2913(반소) 판결〔토지인도등·지상물매수청구〕
| 청구 | 최종 결과 |
|---|
| 원고의 주택 123㎡ 및 사찰 36㎡ 철거청구 | 인용·확정 |
| 원고의 각 건물 부지에 대한 토지 인도청구 | 인용·확정 |
| 피고의 지상물매수대금 67,201,000원 및 지연손해금 반소청구 | 기각·확정 |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4다72449, 2014다72456 판결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환송심은 피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직접 확인한 소송경과에 따르면, 이후 대법원 2017다46939 사건에서 상고가 기각되어 확정되었다.
하급심
- 제1심: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 2013. 11. 28. 선고 2012가단2964, 2013가단3094 판결. 소송경과상 원고 일부승소로 확인된다.
- 환송 전 항소심: 대전지방법원 2014. 9. 17. 선고 2013나20807, 2013나20814 판결. 아버지가 체결한 임대차의 효력이 원고에게도 미친다고 보아 피고의 지상물매수청구를 받아들였다.
- 파기환송심: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4다72449, 2014다72456 판결. 임대인이 아닌 토지 소유자를 매수청구권의 상대방으로 인정한 판단을 파기하였다.
- 환송 후 항소심: 대전지방법원 2017. 9. 7. 선고 2017나2906, 2017나2913 판결.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 재상고심: 대법원 2017다46939.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관련판례
- 대법원 1994. 7. 29. 선고 93다59717, 93다59724 판결 지상물매수청구권은 원칙적으로 임차권 소멸 당시 토지 소유자인 임대인을 상대로 행사한다. 임대인이 그 전에 토지 소유권을 상실하였다면 종전 임대인에게 매수를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54228, 2020다254235 판결 **ChatByun의 토지 소유자가 아닌 임대인에게는 원칙적으로 지상물매수를 청구할 수 없다**에서 다룬 사례다. 위 사건은 ‘토지 소유자가 아닌 임대인’에 대한 청구를, 이 사건은 ‘임대인이 아닌 토지 소유자’에 대한 청구를 배척하였다. 두 판결은 매수청구권의 상대방에게 원칙적으로 소유자와 임대인의 지위가 함께 요구된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 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3다82913 판결 등기명의자는 적법한 절차와 원인으로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명의신탁에 따른 등기라는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해야 한다. 환송심이 명의신탁 항변을 판단하면서 원용한 판례다.
관련법령
- 민법 제643조, 민법 제283조 제2항: 건물 소유 등을 목적으로 하는 토지 임차인의 지상물매수청구권에 관한 규정.
- 민법 제635조 제1항 및 제2항 제1호: 기간을 정하지 않은 토지 임대차에서 임대인이 해지를 통고하면, 상대방이 통고를 받은 날부터 6개월이 지나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
- 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명의신탁약정을 무효로 하는 규정. 이 사건에서 문제 된 2002년 명의신탁약정 주장과 관련한 당시 조문이다.
사실관계
가. 토지 소유자와 실제 임대차계약 체결자가 달랐다
이 사건 토지는 원래 원고의 형 명의로 등기되어 있었고, 1989년 아버지 명의의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가 마쳐졌다.
피고는 2000. 10. 15. 종전 거주자로부터 지상 주택을 매수하면서 토지사용료 지급관계를 이어받기로 하였다. 며칠 뒤 원고의 아버지와 만나 연 차임 20만 원, 기간을 정하지 않은 건물 소유 목적의 토지 임대차를 약정하였다.
이후 원고는 2002. 4. 11. 형으로부터 매매를 원인으로 토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피고는 원고의 아버지에게 계속 차임을 지급하면서 주택과 사찰의 부지를 사용하였다.
나. 아버지와 원고가 토지 반환을 요구하였다
2009. 5. 9. 아버지와 원고 등이 피고를 찾아가 토지 반환과 건물 철거를 요구하였다. 피고는 이에 응하지 않고 같은 달 15일 아버지에게 3년분 임료 상당액인 60만 원을 송금하였다.
원고도 같은 달 22일 건물 철거와 토지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피고는 이후에도 아버지에게 돈을 송금하였으나, 환송심은 임대차가 해지통고 후 6개월이 지난 2009. 11. 9. 무렵 종료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다. 피고는 명의신탁과 상속을 근거로 매수대금을 청구하였다
원고가 건물 철거와 토지 인도를 청구하자, 피고는 원고 명의의 등기가 아버지의 명의신탁에 따른 것이므로 원고의 소유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다투었다.
한편 원고가 소유자라고 하더라도 지상물매수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하며, 2013. 4. 4. 송달된 준비서면으로 매수청구권을 행사하였다.
아버지가 소송 중인 2013. 4. 25. 사망하자, 피고는 원고가 상속으로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였다는 주장도 하였다. 피고가 반소로 청구한 매수대금은 67,201,000원이었다.
법리
가. 매수청구권의 상대방은 원칙적으로 임차권 소멸 당시의 토지 소유자인 임대인이다
대법원은 지상물매수청구권이 지상 건물의 잔존 가치를 보존하고 토지 소유자의 배타적인 소유권 행사로부터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보호 목적만으로 모든 토지 소유자에게 매수의무를 부담시킬 수는 없다. 원칙적인 상대방은 임차권이 소멸할 당시 토지 소유권을 가진 임대인이다.
토지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이전된 경우에도, 새로운 소유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였거나 임차인이 그 소유자에게 임차권을 대항할 수 있다면 새로운 소유자에게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나. 제3자가 소유자를 대리한 경우와 독립된 임대인이 된 경우는 다르다
대법원은 토지 소유자가 아닌 사람이 임대행위를 한 경우를 다음과 같이 구별하였다.
- 제3자가 소유자를 적법하게 대리하거나, 소유자가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하여 계약의 효과가 소유자에게 귀속되었다면 소유자가 임대인으로서 매수청구권의 상대방이 된다.
- 제3자가 자신의 계약으로 토지를 임대한 경우에는, 소유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유자에게 직접 매수를 청구할 수 없다.
따라서 제3자와 임차인 사이에 유효한 임대차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토지 소유자가 그 임대차에 따른 매수의무를 부담한다는 사실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 대법원도 아버지와 피고 사이의 임대차계약 성립은 인정하면서, 그 사실만으로 원고에 대한 지상물매수청구권이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다. 명의신탁이나 가족의 관리행위만으로 계약의 효력을 소유자에게 귀속시킬 수 없다
환송 전 항소심은 아버지가 토지를 원고에게 명의신탁하였거나, 원고와 아버지 사이에 아버지가 토지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기로 정하였다고 보아 임대차계약의 효력이 원고에게도 미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기록만으로 명의신탁약정을 인정하기 어렵고, 설령 그러한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명의신탁약정은 무효라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사정으로 원고를 임대차계약의 당사자나 지상물매수청구권의 상대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환송심 역시 등기의 추정력을 전제로 명의신탁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아버지가 자신이 토지를 샀다고 말한 사실, 자신의 소유라는 취지의 서면을 제출한 사실 및 아버지 명의의 가등기가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라. 피상속인에게 발생하지 않은 매수의무는 상속인에게 승계되지 않는다
환송심은 기간을 정하지 않은 임대차에서 아버지가 2009. 5. 9. 해지를 통고하였고,
민법 제635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6개월이 지난 2009. 11. 9. 무렵 임대차가 종료되었다고 보았다.
이어 원고가 상속으로 매수의무를 부담한다는 주장을 다음 이유로 배척하였다.
- 임대차 종료 당시 아버지는 토지 소유자가 아니어서 피고의 지상물매수청구에 응할 의무가 없었다.
- 아버지에게 존재하지 않은 매수의무가 상속인인 원고에게 승계될 수는 없다.
- 임대차는 아버지 사망 약 3년 5개월 전에 종료되어, 사망 당시 계속 중인 임대차의 임대인 지위를 상속하였다고 볼 수 없었다.
- 임대차 종료 전에 원고가 아버지의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거나 임대차관계를 추인하였다는 자료도 없었다.
이는 임대차 종료 후 모든 채무가 소멸한다는 판단이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상속인에게 지상물매수의무가 발생하지 않았고, 상속을 이유로 그 의무를 새로 인정할 수도 없다는 판단이다.
검토대상 판결문
-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4다72449, 2014다72456 판결, PDF 1~4쪽: 지상물매수청구권의 상대방, 대리·추인과 독립된 임대차의 구별, 파기환송 이유.
- 대전지방법원 2017. 9. 7. 선고 2017나2906, 2017나2913 판결, PDF 1~7쪽: 청구 내용과 사실관계, 명의신탁 입증책임, 임대차 종료 및 상속에 따른 매수의무 승계 여부.
- 직접 확인한 소송경과: 대법원 2017다46939 상고기각으로 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