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8도10309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아래 구체적인 판단 근거는 대법원이 유지한 항소심 판결을 중심으로 정리한다.
하급심
관련판례
- 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4다233268 판결: 양도담보의 예약인지 대물변제의 예약인지 계약 내용이 명백하지 않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담보 목적의 양도예약으로 추정한다는 법리와 관련된다.
- 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19656 판결, 대법원 1996. 11. 15. 선고 96다31116 판결: 양도담보권이 성립하려면 담보설정계약 외에 목적물에 필요한 인도·등기·등록 등의 공시방법을 갖추어야 한다는 취지로 항소심이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63138, 63145 판결: 담보권 실행과 정산이 완료되기 전에는 채무자가 채무를 변제하고 목적물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법리와 관련된다.
관련법령
-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배임 및 업무상배임.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득액에 따른 가중처벌.
- 민사집행법 제263조 제1항: 의사표시를 명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그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는 효력.
- 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일부개정된 것, 시행일 2008. 2. 29.): 운송사업면허 이전절차와 관련하여 항소심이 검토한 법률. 구법 표시는 판결문에 따른 것이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 관계
즉, J이 약정과 민사판결에 기초하여 F 앞으로 이전하도록 한 구조이다. B 개인이 면허와 차량을 직접 취득한 사건은 아니다.
나. 대여와 담보약정
J·B·K는 1994년경부터 1995년 8월경까지 당시 D 대표이사 L에게 합계 2억 5,000만 원을 대여하였다.
D와 J은 1995년 8월 25일, 차용기간을 4개월, 이자를 월 5%로 정하면서 이자를 연체하면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고 D의 운송사업면허와 택시들을 J 또는 J이 지정하는 자에게 이전한다는 약정서를 작성하였다.
첨부된 주주총회 회의록에는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면 면허를 ‘대물변제조로’ 양도한다는 표현이 있었다. 그러나 자산이 확정적으로 귀속되고 대여금채무가 소멸한다는 특약은 없었다.
다. 이전을 명하는 민사판결과 실제 명의이전
J은 1999년 D를 상대로 운송사업면허와 차량을 F에 이전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D가 답변서를 제출하거나 출석하지 않아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1999. 7. 16. 선고 99가합5376 판결로 J의 청구가 인용되었고,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후 2008년 B이 위 판결을 제시하면서 이전절차를 진행하였다.
- 2008년 4월 2일: A가 판결 및 F의 체불임금·퇴직금 승계 약속에 따라 면허 이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동의서를 작성하였다.
- 2008년 4월 8일: 택시 108대분의 운송사업면허가 D에서 F로 이전등록되었다.
- 2008년 6월 16일: 실제 택시 65대가 F로 이전등록되었다. F는 미지급 임금·퇴직금 합계 1억 3,484만 1,710원과 차량에 설정된 근저당권 등에 따른 물상책임을 부담하기로 하였다.
- 2008년 6월 30일 이후: D가 폐업신고를 하였고, A는 같은 해 7월경부터 F의 전무로 경영에 참여하였다.
라. 기소 내용
검사는 A와 B이 공모하여 D의 자산을 F에 확정적·종국적으로 이전함으로써, F에 58억 1,600만 원 상당의 이익을 주고 D에 같은 금액의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였다.
항소심은 이처럼 기소된 ‘종국적 자산 이전에 따른 손해’가 증명되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였다. 위 금액은 검사가 주장한 금액으로, 최종적으로 인정된 손해액이 아니다.
법리
가. 약정서의 ‘대물변제조’라는 표현만으로 종국적 자산 이전을 인정할 수 없다
항소심은 1995년 약정을 대물변제의 예약이 아닌 양도담보의 예약으로 해석하였다.
대물변제라면 자산을 넘겨주는 대신 채무를 소멸시키는 관계이지만, 이 사건 약정에는 그러한 확정적 귀속과 채무소멸에 관한 특약이 없었다. 따라서 면허와 차량의 이전은 일단 대여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았다.
나. 담보약정·담보권 취득·담보권 실행은 구별해야 한다
항소심 판단의 핵심은 다음 단계의 구별이다.
1999년 민사판결의 확정만으로 양도담보권이 성립한 것은 아니며, 2008년 이전등록은 담보권을 취득하는 데 필요한 절차였다.
따라서 이전등록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F가 담보권 취득을 넘어 자산을 종국적으로 취득하고, D가 공소사실과 같은 손해를 입었다고 단정할 수 없었다.
다. A의 동의서가 있어야만 이전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면허 이전을 명한 민사판결은 의사표시를 명하는 판결이므로, 확정되면 판결에 따라 해당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본다.
항소심은 서울특별시에 대한 사실조회와 관련 법령을 검토하여, 이 사건처럼 판결에 따른 면허 이전에서는 F가 단독으로 신청할 수 있고 D의 별도 동의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A가 동의서를 작성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동의 때문에 면허가 이전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웠다. 이는 이 사건 확정판결에 따른 이전절차에 관한 판단이다.
라. 종국적 귀속을 인정할 만한 실행·정산의 증거가 부족했다
항소심은 다음 사정을 중시하였다.
- 면허·차량의 가액과 잔존 대여원리금을 확정하여 정산을 논의했다는 자료가 없었다.
- F 측이 담보권 실행으로 자산을 확정적으로 취득한다는 정산통지를 한 사실이 없었다.
- 대여금채무가 변제되거나 채권·채무관계가 소멸하였다는 확인이나 문서도 없었다.
- 관련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도 2008년 이전은 1995년 약정에 따른 이행행위이지 새로운 양도계약이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들이 확정되어 있었다.
- D의 폐업과 A의 F 경영 참여만으로 정산이나 종국적 자산 이전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웠다.
항소심은 F가 정산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채 운송사업 수익을 대여원리금 변제에 충당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았다. 정산절차가 완료되기 전에는 D가 채무를 변제하고 면허와 차량을 반환받을 수 있는 관계가 남아 있었다.
여기서 정산을 즉시 요구할 수 없다는 취지는 채무자가 담보권자에게 실행·정산의 개시를 강제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담보권자가 실제로 담보권을 실행하면서도 초과가액을 정산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마. 무죄의 범위는 기소된 ‘종국적 자산 이전’에 관한 증명 부족이다
검사는 대여원리금이 이미 전액 변제되었다고도 주장했지만, 항소심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특히 항소심은 양도담보권 취득 자체를 재산상 이득으로 삼아 기소한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명시하였다. 결국 종국적 자산 이전이라는 공소사실의 전제가 증명되지 않아 무죄를 선고하였고, 대법원이 이를 유지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을 회사 자산에 양도담보를 설정하거나 확정판결에 따라 이전하면 언제나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일반론으로 확대할 수는 없다.
실무적 유의점
- 영업이전의 외형보다 원인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사업면허·차량·운영인력이 다른 회사로 넘어갔더라도 신규 영업양도인지, 기존 담보약정의 이행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 명의이전과 종국적 귀속을 구별하여 입증해야 한다. 원인계약, 잔존채무, 자산평가, 실행통지, 정산합의, 채무소멸 확인 등이 핵심 자료이다.
- 배임 공소사실이 무엇을 손해로 삼는지 특정해야 한다. 담보권 설정에 따른 손해와 정산을 거치지 않은 종국적 자산 처분에 따른 손해는 구별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
- 폐업이나 양수회사 경영 참여는 보조사실이다. 이러한 사정만으로 공모에 의한 자산 유출이나 담보권 실행이 곧바로 증명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