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사건명: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은행통장 등 양도양수 사건].
대법원은 접근매체 양도·양수에 관한 원심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였다.
하급심
제1심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1. 2. 선고 2012고단5071 판결이다.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6월, 피고인 B에게 징역 8월과 각 몰수를 선고하였다.
환송 전 원심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3. 28. 선고 2013노290 판결이다. 일부 접근매체 양도·양수행위를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 명의자로부터 직접 양수하였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중간 교부자에게 소유권이나 처분권이 있었다는 증거도 부족하다.
- 사기 범행 관련자에게 접근매체를 다시 건넨 것은 공범들 사이의 역할에 따른 내부 전달에 불과하다.
나머지 부분은 유죄로 인정하여 A에게 징역 1년 4월, B에게 징역 7월과 각 몰수를 선고하였다. 검사는 무죄 부분에 대해서만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양도·양수의 주체가 명의자로 제한되지 않으며, 피고인들의 행위는 접근매체를 매수한 뒤 재판매하여 차익을 얻는 거래라고 보아 무죄 부분을 파기하였다.
환송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11. 29. 선고 2013노2774 판결은 파기환송된 부분에 한하여 유죄를 인정하고, A에게 징역 2월, B에게 징역 1월과 관련 압수물의 몰수를 선고하였다.
이 징역 2월과 1월은 전체 사건의 형을 다시 정한 것이 아니라, 환송 전 원심에서 무죄였다가 파기된 부분에 대해 별도로 선고한 형이다. 환송심의 심판범위는 그 부분에 한정되었다.
환송심은 사무실을 마련하여 계획적·조직적으로 통장을 모집·판매한 점, 다수의 전화금융사기 피해를 초래한 점, A가 누범 기간에, B가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한 점 등을 양형에 반영하였다.
관련판례
접근매체의 양도에는 단순히 빌려주거나 일시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행위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선례이다. 대상판결의 참조판례로 제시되어 있다.
두 판결을 함께 보면, 명의자로부터 직접 받았는지가 아니라 접근매체의 소유권 또는 처분권이 확정적으로 이전되었는지가 핵심이다. 대상판결은 이 기준을 중간 매입·재판매 거래에 적용하였다.
관련법령
- 구 전자금융거래법(2015. 1. 20. 법률 제130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3항 제1호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금지한 규정이다. 대상판결은 행위 주체가 접근매체의 명의자로 제한되지 않는다고 해석하였다.
- 구 전자금융거래법(2015. 1. 20. 법률 제130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4항 제1호 접근매체의 양도·양수 금지 위반에 대한 처벌규정이다.
- 형법 제30조 공동정범에 관한 규정이다. 환송심은 피고인들이 공동으로 실행한 접근매체 거래에 적용하였다.
- 형법 제40조 상상적 경합에 관한 규정으로, 환송심의 죄수 처리에 적용되었다.
-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의 몰수에 관한 규정이다.
위 전자금융거래법 링크는 사건 당시 조문을 기준으로 한다. 판결에 적용된 처벌규정과 이후 개정된 처벌규정은 구별해야 한다.
사실관계
피고인 A와 B는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개인·법인 명의의 통장, 현금카드와 비밀번호를 모집하여 판매하였다.
피고인들은 통장 등을 확보한 사람에게서 이를 매입한 뒤 전화금융사기 관련자에게 재판매하였다. 계좌는 대출이나 조건만남 등을 빙자한 사기 범행의 입출금에 사용되었고, 현금인출 후 단기간에 사용이 정지되거나 폐기되기도 하였다.
A의 양수행위
A는 수년 전부터 알던 공급자로부터 통장·현금카드·비밀번호를 통장 1건당 약 25만 원에 넘겨받았다. 이를 보관하거나 당일 약 35만 원에 재판매하였다.
문제 된 것은 2012. 7. 25.과 같은 해 8. 29.의 취득행위였다. A가 직접 명의자에게서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거래에 사용할 수 있는 접근매체 전부를 공급자로부터 받고 대가도 지급하였다.
피고인들의 공동 양도행위
피고인들은 2012. 7. 16. 공급자가 가져온 타인 명의 통장·현금카드·비밀번호를 매수하기로 하였다. 명의자 이름,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수첩에 기록한 다음 구매자의 요청에 따라 퀵서비스로 인출책에게 보냈다.
구매자는 사용 가능한 통장의 수에 따라 대가 132만 원을 송금하였다. 피고인들은 이를 나누고 공급자에게 매수대금을 지급하였다.
B의 추가 양도행위
다른 공급자는 조카 명의로 개설한 통장 등을 판매하려고 B에게 건넸다. B는 이를 받아 전화금융사기 관련자가 지시한 인출책에게 퀵서비스로 보냈고, 판매대금을 받아 공급자에게 정산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거래 경위와 대금 정산을 근거로, 피고인들이 단순한 운반이나 내부 전달을 한 것이 아니라 매입 후 재판매하는 중간거래를 하였다고 보았다.
법리
접근매체 양수의 의미
일반적인 판단 기준
양수는 양도인의 의사에 따라 접근매체의 소유권 또는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받는 것이다. 대여나 일시적 사용을 위한 위임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A는 공급자로부터 통장·카드·비밀번호 전부를 받고 정해진 대가를 지급하였다. 이를 다시 판매하거나 보관하였으며, 반환을 전제로 빌렸거나 일시적 사용만 위임받았다고 볼 사정이 없었다. 따라서 양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명의자가 아닌 사람 사이의 거래
일반적인 판단 기준
접근매체 양도·양수 금지규정은 행위 주체를 명의자로 제한하지 않는다. 명의자가 아닌 중간 보유자 사이에서도 확정적인 처분권 이전이 이루어지면 양도·양수가 성립할 수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공급자가 명의자가 아니라는 점이나 피고인이 명의자로부터 직접 받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무죄를 선고할 수 없다고 보았다. 공급자가 접근매체를 처분하기 위해 보유하였고 피고인이 그 전부를 대가를 지급하고 취득하였다는 거래의 실질을 중시하였다.
중간거래와 공범 사이 내부 전달의 구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사기 범행 관련자 사이의 교부라고 하여 모두 내부 전달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매입과 재판매가 있었는지, 대가를 어떻게 정산하였는지, 중간 차익을 얻었는지, 취득자가 독자적으로 처분할 수 있었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피고인들은 접근매체를 매수하고 이를 다시 판매하여 차익을 얻는 행위를 업으로 하였다. 여러 전화금융사기 관련자와 거래하였고, 실제 사용 가능한 통장 수에 따라 판매대금도 정산하였다.
따라서 구매자가 배송 장소를 지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들을 단순한 전달책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죄와 사기죄의 관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전자금융거래법은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보호한다. 사기죄와 보호법익 및 입법목적이 다르므로, 사기 범행과 관련된 행위라는 이유만으로 접근매체 거래의 독립적인 위법성이 사라지지 않는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전화금융사기 관련자들 사이에서도 접근매체의 별도 매매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다만 이 판결이 모든 내부 전달을 양도·양수로 판단하거나, 사기죄와의 구체적인 죄수관계를 일률적으로 정한 것은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 명의자와 직접 거래하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 양도·양수 책임을 부정할 수 없다. 각 유통 단계에서 처분권이 이전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 대금 지급·정산 내역, 매입가와 판매가, 거래장부, 계좌·비밀번호 기록, 배송 지시와 반환 약정 등을 확보해야 한다.
- 배송비나 업무수당을 받고 운반한 것인지, 자기 계산으로 매입·재판매하여 차익을 얻은 것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 대가 수수와 중간 차익은 이 사건에서 거래의 실질을 판단한 중요 증거이다. 양도·양수죄가 반드시 유상거래에만 성립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 통장이 며칠 만에 정지·폐기되었다는 사실과 일시적 사용을 위해 대여받았다는 사실은 다르다. 실제 사용기간보다 권한 이전과 반환관계가 중요하다.
- 일부 무죄만 파기환송된 사건에서는 기존 유죄 부분과 환송심의 추가 형을 분리하여 표시해야 한다. 이 사건의 징역 2월·1월을 전체 범행에 대한 최종 형으로 소개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