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HTS 오류를 이용한 초과주문과 전자금융사고의 범위·미수금의 과실상계

핵심 결론 이용자가 전산오류를 인식하고 직접 주문하여 의도한 거래가 체결되었다면 원칙적으로 전자금융거래법상 사고가 아니다. 반대매매 후 미수금의 지급청구는 본래 채무의 이행청구이므로 과실상계로 감액할 수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3다69989, 2000다60263

해당판례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69989,69996 판결
사건명: 손해배상등·미수금.
대법원은 본소와 반소에 관한 증권회사의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투자자의 상고는 기각하였다.
하급심
제1심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3. 5. 10. 선고 2011가합16883(본소), 2013가합5573(반소) 판결이다.
환송 전 원심은 서울고등법원 2013. 8. 22. 선고 2013나34954(본소), 34961(반소) 판결이다.
환송 전 원심은 증거금 부족으로 접수되지 않아야 할 주문이 전산오류로 접수·체결된 것을 전자금융거래법상 사고로 보아 투자자의 손해배상청구를 일부 인정하였다. 증권회사의 미수금 청구에 대해서도 투자자의 책임을 제한하여, 미수금 원금 104,389,790원 중 30%인 31,316,937원 및 지연손해금만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두 가지 이유로 증권회사 패소 부분을 파기하였다.
  • 투자자가 시스템의 비정상적인 상태를 인식하면서 직접 주문하여 의도한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전자금융거래법상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 미수금 청구는 약관에 따른 본래 채무의 이행청구이므로 손해배상청구처럼 과실상계하거나 책임을 제한할 수 없다.
환송심은 서울고등법원 2015. 11. 6. 선고 2015나14800(본소), 2015나14817(반소) 판결이다.
환송심은 투자자가 오류를 인식하고 이용하여 주문하였다고 인정하였다. 이에 따라 환송심 심판대상으로 남아 있던 손해배상청구 46,820,270원을 배척하고, 이미 분리 확정된 미수금 31,316,937원 외에 73,072,853원의 지급을 추가로 명하였다. 결과적으로 미수금 원금 104,389,790원 전액이 인정되었다.
추가 인정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판결 주문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정해졌다.
  1. 3.부터 2011. 11. 14.까지: 연 19%.
  • 그 다음 날부터 2015. 11. 6.까지: 연 14%.
  •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
채무부존재확인청구는 위 원금과 판결이 인정한 이자를 초과하는 채무가 없다는 범위에서만 인용되었다. 미수금 원금이 감액된 것은 아니다.

관련판례

대법원 2000. 4. 7. 선고 99다53742 판결
대상판결이 직접 인용한 선례이다. 과실상계는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적용되는 것이며, 채무 내용에 따른 본래 급부의 이행청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이를 증권회사의 미수금 청구에 적용하였다.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60263 판결
정기예탁금 반환청구에서도 예금주의 인장관리 소홀 등을 이유로 금융기관의 반환채무를 과실상계할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이다. 계약상 원래 지급해야 할 금전채무와 손해배상채무를 구별한다는 점에서 대상판결과 법리가 연결된다.

관련법령

사실관계

원고는 증권회사에서 증권영업직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고, 증권투자상담사와 파생상품투자상담사 자격을 보유한 투자자이다. 장기간 타인 명의의 계좌를 이용하여 피고 증권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인 HTS로 선물·옵션을 거래해 왔다.
원고는 2011. 2. 28. 선물·옵션을 거래하면서 증거금 부족으로 주문이 거절되자 기존 포지션을 정리하거나 반대 포지션의 거래를 하여 증거금을 조절하였다. 같은 날 계좌에 1,400만 원을 추가로 입금하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주문가능금액이 마이너스 59,423,928원이 되어 풋옵션 매도주문이 접수될 수 없는 상태인데도 HTS 오류로 주문이 접수되었다.
원고는 주문 수량을 늘려가며 접수를 시도하였다. 100계약과 20계약 주문이 거절되자 다시 10계약 단위로 주문하는 등 거래를 계속하였다. 약 30분 동안 29회에 걸쳐 문제 된 풋옵션 매도 287계약을 주문하였고, 기존 보유분을 포함한 매도 포지션은 총 330계약이 되었다.
주문을 마쳤을 때 위탁증거금총액은 929,265,549원이었으나 계좌의 예탁총액은 29,981,100원에 불과하였다. 풋옵션 매도는 시장이 불리하게 움직이면 추가 증거금과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거래였다.
원고는 장 종료 직전 전체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한 환매주문을 하였으나 체결되지 않았다. 당일에는 증권회사에 연락하지 않았고, 다음 영업일인 2011. 3. 2. 오전에야 접수될 수 없는 주문이 접수되었다고 항의하였다. 자신이 주문하지 않았는데 계약이 자동으로 체결되었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었다.
해당 계좌에는 추가 위탁증거금 947,033,599원이 발생하였다. 원고가 다음 영업일 정오까지 이를 해소하거나 예탁하지 않자 증권회사는 반대매매를 실시하였다. 계좌의 선물·옵션을 모두 청산한 뒤에도 104,389,790원의 미수금이 남았다.
원고는 전산오류와 투자자 보호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 및 미수금채무 부존재확인을 청구하였다. 증권회사는 반소로 미수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법리

전자금융거래법상 사고와 전산오류의 구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구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의 사고에는 권한 없는 제3자의 거래, 이용자의 지시 없이 실행된 거래, 이용자의 지시와 다르게 이행된 거래 등이 포함된다.
반면 이용자가 직접 거래를 지시하고 그 지시대로 거래가 이행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조항의 사고가 아니다. 시스템에 기술적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법률상 사고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투자자의 전문성, 주문거절에 대한 대응, 주문수량 조절, 반복 주문, 사후 환매 시도와 통화 내용 등을 고려하였다. 원고가 시스템의 이상을 인식하고 이용하여 자신이 원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
환송심은 이를 사실로 인정하여 전자금융거래법과 기본약관에 따른 배상책임을 부정하였다. 이는 사고의 성립을 인정한 뒤 투자자의 중대한 과실로 면책한 판단이 아니라, 사고 해당성 자체를 부정한 판단이다.
미수금 지급청구와 과실상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과실상계는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하는 제도이다. 계약에 따라 원래 지급해야 할 금전의 이행을 구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과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채무를 감액할 수 없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약관은 추가 증거금의 예탁과 반대매매 후 부족액의 납부를 고객의 의무로 정하였다. 증권회사의 반소는 그 약정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청구였다.
따라서 증권회사의 시스템 오류를 이유로 미수금채무를 일정 비율로 제한한 환송 전 원심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았다. 환송심은 기존 확정액에 나머지 미수금을 추가하여 원금 전액을 인정하였다.
별도 의무 위반과 손해의 인과관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전자금융거래법상 사고가 아니더라도 다른 법령이나 계약상 의무 위반에 따른 배상책임은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환송심은 증권회사가 문제 된 계약을 별도로 처리해 줄 테니 기다리라고 약속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증거 부족으로 배척하였다. 오히려 손실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설명하거나 권유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프로그램 변경에 관한 검증의무나 거래내용 통지의무 위반 주장도 배척하였다. 원고가 오류를 알고 직접 주문하였고 체결 사실도 알고 있었으므로, 주장된 의무 위반과 계약 체결 또는 사후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추가 증거금과 반대매매 가능성은 통지되었다고 인정하였고, 일부 녹취파일의 보관의무 위반을 가정하더라도 그로 인해 원고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 전산장애 사건에서는 기술적 오류의 존재와 법률상 사고 해당성을 구분해야 한다. 주문 주체, 주문 내용과 체결 결과의 일치 여부가 출발점이다.
  • 주문·거절 로그, 경고창, 계좌상태 표시, 주문수량 변경, 체결내역 확인과 사후 통화기록을 확보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반복적인 수량 조절과 직접 주문을 인정한 통화가 중요하였다.
  • 전자금융거래법상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도 별도의 계약상 의무 위반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의무 위반을 열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위반이 어떤 손해를 발생시켰는지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 미수금 청구를 방어할 때에는 단순한 과실상계 주장과 별도 손해배상채권에 기한 상계 주장을 구별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 별도 배상채권의 성립이 입증되어야 한다.
  • 환송심에서는 이미 분리 확정된 부분과 심판대상으로 남은 부분을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의 73,072,853원은 미수금 전체가 아니라 환송심에서 추가로 인정된 금액이다.
  • 판결에 기재된 연 19%·14%·20%는 해당 사건의 약정과 당시 적용 법령에 따른 이율이므로 현재 사건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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