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사건명: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
과세관청의 상고를 기각하여 위탁자인 원고에 대한 부가가치세 243,249,96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 결론을 확정하였다.
다만 하급심이 우선수익자를 납세의무자로 본 법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신탁재산을 처분한 수탁자가 원칙적인 납세의무자라고 판단하면서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하급심
제1심은 원고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취소하였다.
제1심은 당시 대법원 99다59290 판결에 따라,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으로 발생하는 이익과 비용이 최종적으로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보았다. 원칙적으로는 위탁자가 납세의무자이지만, 위탁자 외의 수익자가 지정된 타익신탁에서는 우선수익권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수익자가 납세의무자가 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이 사건 담보신탁을 타익신탁으로 보아 우선수익자인 금융기관이 납세의무자라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금융기관이 직접 건물을 매수하였으므로 공급자와 공급받는 자가 같아 부가가치세를 과세할 수 없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항소심은 제1심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여 과세관청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과세처분 취소라는 결론은 유지하면서 그 법적 근거를 바꾸었다. 하급심은 우선수익자가 납세의무자이므로 위탁자에 대한 과세가 위법하다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수탁자가 원칙적인 납세의무자이므로 위탁자에 대한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공급자와 매수인이 같다는 하급심의 설명도 대법원이 승인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우선수익자에 대한 과세를 가정한 부가적인 판단에 불과하다며, 자가공급 관련 상고이유를 더 심리하지 않았다.
상고기각으로 위탁자에 대한 과세처분 취소가 확정되었고, 파기환송심은 없다.
관련판례
제1심이 직접 인용한 종전 판례이다.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에 따른 이익과 비용의 최종 귀속을 기준으로, 원칙적으로 위탁자를, 타익신탁에서는 우선수익권이 미치는 범위의 수익자를 납세의무자로 보는 근거가 되었다. 대상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에 저촉되는 부분을 변경하였다.
다음 판례들도 위탁자 또는 수익자를 납세의무자로 보았던 부분이 대상판결에 저촉되는 범위에서 변경되었다.
- 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0다57733, 57740 판결
- 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0다33034 판결
- 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5두2254 판결
-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6두8372 판결
분양형 신탁과 관련한 약정금 사건에서 대상판결을 인용하여, 신탁재산을 관리·처분하면서 재화를 공급하는 수탁자가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라는 법리를 적용한 후속 판례이다.
관련법령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을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으로 정한 규정이다.
사업상 독립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사업자를 납세의무자로 정한 규정이다.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모든 원인에 따른 재화의 인도·양도를 재화의 공급으로 정한 규정이다.
위탁매매 또는 대리인에 의한 매매에서 위탁자 또는 본인을 공급자로 보는 규정이다. 제1심은 신탁을 위탁매매와 유사하게 파악한 종전 판례의 논리를 따랐으나, 대법원은 신탁재산을 처분하는 수탁자를 공급자로 판단하였다.
위탁자가 재산권을 수탁자에게 이전하고, 수탁자가 수익자의 이익 또는 특정 목적을 위하여 이를 관리·처분하는 신탁의 법률관계를 정한 규정이다.
사실관계
원고는 상가건물의 매수인이자 대출채무자·신탁위탁자였다. 금융기관은 매수자금을 대출한 채권자이자 우선수익자였고, 케이비부동산신탁은 건물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수탁자였다.
금융기관은 제1심판결에서 한국상호저축은행으로, 대법원판결에서 한국저축은행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하에서는 금융기관으로 통일한다.
주요 거래 경과는 다음과 같다.
- 상가 매수: 원고는 2008년 6월 24일 성남시 분당구 소재 상가건물 6개를 75억 원에 매수하였다.
- 대출과 담보신탁: 원고는 매수자금 중 42억 원을 금융기관에서 차용하고, 2008년 6월 30일 케이비부동산신탁과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였다. 우선수익자는 금융기관, 수익권증서 금액은 58억 8,000만 원이었다.
- 소유권 이전: 원고는 2008년 7월 1일 자기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뒤 신탁을 원인으로 수탁자에게 소유권을 이전하였다.
- 점유와 관리: 계약상 원고는 건물을 계속 점유·사용하면서 실질적인 관리와 비용 부담을 하였다. 수탁자는 건물의 가치보전과 처분에 필요한 관리행위를 할 수 있었다.
- 환가 요청: 원고가 대출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자 금융기관이 수탁자에게 환가를 요청하였다.
- 금융기관의 매수: 공개매각이 여러 차례 유찰되자 금융기관은 2009년 2월 23일 수의계약으로 건물을 매수하였다. 매매대금은 당시 대출원리금과 같은 4,517,005,143원이었다.
신탁계약상 매각대금은 신탁·처분비용, 신탁보수, 보호되는 임대차보증금과 선순위 담보채권 등을 공제한 후 우선수익자의 채권에 충당하고, 잔액이 있으면 원고에게 지급하도록 되어 있었다. 따라서 우선수익자에게 모든 비용보다 먼저 매각대금 전액을 지급하는 구조는 아니었다.
금융기관의 매매대금과 대출원리금이 같은 금액이었다는 사실은 확인된다. 다만 첨부 판결문에는 구체적인 지급·상계 방식까지 명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대출채권과 매매대금을 직접 상계하였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과세 경위에는 서로 다른 두 단계가 있었다.
- 최초 과세: 원고가 건물 매입 등에 따른 2008년 제2기 부가가치세 환급을 신청하자, 과세관청은 신탁등기일에 우선수익자에게 재화가 공급되었다고 보았다. 이에 환급을 거부하고 25,720,180원을 부과하였다.
- 최초 과세의 취소: 원고는 담보신탁 설정일이 아니라 실제 매각일에 공급이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과세관청은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최초 과세를 취소하고 신청한 환급금을 지급하였다.
- 이 사건 과세: 과세관청은 실제 매각일인 2009년 2월 23일의 공급에 관하여 위탁자인 원고가 납세의무자라고 보아, 2010년 1월 16일 2009년 제1기 부가가치세 243,249,960원을 부과하였다.
이 소송에서 다투어진 것은 마지막 과세처분이다. 원고는 우선수익자를 납세의무자로 보아야 하고, 그 우선수익자가 직접 매수하였으므로 공급자와 매수인이 같다는 논리로 다투었다. 하급심은 이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대법원은 수탁자가 공급자라는 다른 법리로 원고 승소 결론을 유지하였다.
법리
가. 수익 귀속 기준에서 공급행위 기준으로의 변경
일반적인 판단 기준
부가가치세는 거래에서 생긴 소득 자체가 아니라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을 과세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납세의무자도 원칙적으로 수익의 최종 귀속자가 아니라 공급행위를 한 사람을 기준으로 정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하급심은 처분이익이 우선수익자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대법원은 건물 소유권과 처분권한을 가진 수탁자가 매수인에게 건물을 공급하였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그 결과 위탁자에 대한 과세처분이 위법하다는 결론은 같았지만, 납세의무자를 우선수익자에서 수탁자로 보는 법리적 전환이 이루어졌다.
나. 위탁자의 점유·관리와 수탁자의 처분권한
일반적인 판단 기준
담보신탁에서 위탁자가 부동산을 계속 점유·사용하고 관리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수탁자가 신탁재산의 권리주체로서 처분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을 이전하였다면 그 처분에 따른 공급 주체는 원칙적으로 수탁자이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고가 건물을 계속 사용·관리하도록 약정되어 있었지만, 대출채무 불이행 후 환가절차를 진행하고 건물을 처분한 자는 수탁자였다. 원고의 일상적인 관리와 수탁자의 법률상 처분행위는 구별되었다.
다. 우선수익자의 매수와 자가공급
일반적인 판단 기준
우선수익권은 신탁재산의 처분대금 등에서 우선적으로 변제받는 지위이며, 신탁부동산 자체의 소유권과 같지 않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금융기관은 우선수익자로서 환가를 요청한 후 별도의 수의계약으로 건물을 매수하였다. 대법원의 공급 주체 판단에 따르면 공급자는 수탁자이고 매수인은 금융기관이므로 양자는 구별된다.
하급심이 제시한 공급자와 매수인이 같다는 설명은 우선수익자를 공급자로 보는 종전 법리에 기초한 것이었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였다고 하여 그 설명까지 확정된 법리로 볼 수는 없다.
라. 과세처분 취소의 범위
일반적인 판단 기준
납세의무자가 아닌 사람에게 이루어진 과세처분은 위법하다. 그 사람의 채무가 매각대금으로 변제되는 등 경제적 이익을 얻더라도 공급자의 지위와는 구별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위탁자인 원고에게 이루어진 과세처분을 취소한 결론을 유지하였다. 이는 매각거래 자체의 비과세를 선언한 것이 아니며, 수탁자에게 별도로 부과할 구체적인 세액이나 징수 범위까지 판단한 것도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 신탁 설정에 따른 소유권 이전과 담보신탁 실행에 따른 매각을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도 과세관청이 최초에는 신탁등기일을 공급일로 보았다가 이를 취소하고 실제 매각을 기준으로 다시 과세하였다.
- 위탁자의 점유·사용과 비용 부담만으로 그를 매각거래의 공급자로 단정할 수 없다. 매매계약 당사자, 처분권한, 소유권 이전과 거래 이행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 우선수익자의 직접 매수에서도 수익권과 소유권, 채권회수와 매매대금 지급을 구별해야 한다. 매매대금이 채권액과 같다는 사정만으로 상계나 대물변제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 신탁재산 처분대금의 배분 순서는 계약에 따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비용·신탁보수·보호되는 임대차보증금과 선순위 담보채권 등을 공제한 후 우선수익자의 채권에 충당하도록 정하였다.
- 법정 납세의무자와 계약상 세금의 최종 부담자는 별개이다. 수탁자가 납세의무자라는 판단만으로 고유재산에서 최종 부담해야 한다거나 위탁자에 대한 비용청구가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
- 하급심판결을 인용할 때에는 과세처분 취소라는 결론과 우선수익자 과세라는 이유를 구별해야 한다. 후자의 법리는 이 전원합의체 판결로 변경되었다.
- 이 판결은 위에 표시한 구법에 대한 해석이다. 다른 거래에 적용할 때에는 신탁 설정일과 공급일을 기준으로 적용 법령 및 경과규정을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