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서울고등법원 2024. 9. 6. 선고 2023나2047832 판결 [매매대금]
- 원고: 한국광해광업공단
- 피고: A 주식회사, B 주식회사
- 결과: 피고들의 항소 모두 기각
- 확정 경과: 상고 없이 확정
제1심과 항소심 판결문을 확인하여 정리한 사례이다. 아래 합의서 조항은 제1심 판결문에 수록된 문구를 인용하였다.
하급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9. 7. 선고 2021가합578834 판결
제1심은 피고들이 연대하여 원고에게 다음 금액을 지급하도록 하였다.
- 약정금 75억 원
- 이에 대하여 2021년 6월 19일부터 2021년 11월 10일까지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
항소심은 A 회사의 약정금 지급의무와 B 회사의 연대보증책임을 인정하여 제1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7. 12. 21. 선고 2012다74076 전원합의체 판결 공기업이 체결하는 계약에도 원칙적으로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이 적용된다. 상대방에게 다소 불리하다는 사정만으로 특약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며,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계약 체결 과정 등을 종합하여 부당성을 판단해야 한다.
-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1다53683, 53690 전원합의체 판결 불공정한 법률행위인지는 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사후적인 사정 변경으로 일방에게 큰 손실이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이 당연히 불공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62955 판결 매매 당사자는 원칙적으로 각자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가격을 판단한다. 특별한 정보제공의무가 인정되는 사정이 없다면 가격정보를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다만 거래의 중요한 구체적 사실에 관한 위법한 기망은 별도로 판단한다.
관련 법령
민법 제398조 제2항
②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
피고들이 75억 원의 감액을 주장한 근거이다. 항소심은 해당 금액이 손해배상 예정액이 아닌 약정금이라는 이유로 적용을 부정하였다.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5조 제2항
② 기관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계약을 체결할 경우 이 규칙 및 관계 법령에 따른 계약상대자의 계약상의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이나 조건을 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들이 공기업인 원고와 체결한 합의의 무효를 주장한 근거이다.
민법 제110조 제1항
①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
피고들이 주장한 기망에 의한 합의 취소와 관련된다.
민법 제104조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
계약의 불공정성 판단과 관련된다.
민법 제103조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
제1심에서 제기된 배임행위 가담 및 의결권 유상거래에 따른 무효 주장과 관련된다.
민법 제428조 제1항
①보증인은 주채무자가 이행하지 아니하는 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B 회사의 보증책임과 관련된 일반 규정이다. 이 사건에서 보증의 구체적인 대상과 범위는 합의서 제6조 제4항에 정해져 있었다.
사실관계
기존 투자자와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신규 주주 사이의 합의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12년 황산니켈·황산코발트 제련사업을 하는 C 회사에 170억 원을 출자하였다. 이후 감자를 거쳐 C 회사 주식 850만 주를 보유하게 되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나중에 한국광물자원공사의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하였다.
A 회사는 2017년 3월 C 회사의 신주인수대금 88억 2,000만 원을 납입하고 주식 1,400만 주를 취득하였다. 당시 지분율은 A 회사 약 41.2%, 원고 25%였다.
C 회사 정관은 이사·감사 선임 등에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였다. 따라서 A 회사는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 다른 주주들의 협력이 필요하였다.
원고와 A 회사는 2017년 5월 10일, 원고가 A 회사의 경영권 행사에 협력하고 A 회사는 원고에게 보유주식을 75억 원에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을 부여하는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B 회사는 A 회사의 지급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합의서 제1조: 경영권 협력과 옵션 부여
제1조(합의내용)
① 원고는 피고 A이 C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의결권 위임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여야 한다.
② 원고는 피고 A에게 원고 소유 C 주식에 대한 콜옵션을 합의서에서 정하는 기간 동안 부여하기로 하며 피고 A은 원고에 원고 소유의 C 주식에 대한 풋옵션을 본 합의서에 제시된 가격 및 조건으로 부여하기로 한다.
원고의 의결권 위임 등 경영권 협력과 A 회사의 풋옵션 부여가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법원은 이 대가관계를 주식 소멸 시 지급의무를 해석하는 중요한 사정으로 보았다.
합의서 제3조: 효력기간
제3조(합의서 효력기간)
본 합의의 효력은 체결일로부터 5년으로 한다. 다만 양 당사자가 서면으로 합의하는 경우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합의서 제6조: 풋옵션, 지급절차, 연대보증 및 주식 소멸 특약
제6조(원고의 풋옵션)
① 원고는 피고 A에 대하여 원고 소유 C 주식 8,500,000주(액면가 500원)를 매각할 권리(풋옵션)를 가진다.
② 원고는 제1항에 따른 풋옵션을 본 계약 체결일로부터 4년이 경과한 때부터 행사할 수 있으며 그 행사기간은 1년으로 한다.
③ 원고가 제2항에 따른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매매대금은 7,500,000,000원(1주당 882.353원)으로 한다.
④ 피고 B는 원고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 대금지급을 보장하기 위하여 연대보증인으로 입보하고, 옵션 행사금액(매각금액 7,500,000,000원) 및 지연배상금 등 기타 부대채무 일체를 피고 A과 연대하여 지급하기로 한다.
⑤ 원고가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피고 A에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피고 A은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에스크로 계좌로 옵션 행사금액 전액을 입금한 후, 입금 사실을 원고에 통지하여야 한다. 원고는 매각금액 입금 확인 후 주식 전부를 피고 A에게 인도한다.
⑥ 피고 A이 제5항에 따른 기간 내에 매각금액(7,500,000,000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입금하지 않을 경우, 지체일수에 해당하는 법정 지연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하며 통지를 받은 후 60일까지 지급되지 않는 경우 원고는 피고 A과 연대보증인 피고 B를 상대로 하여 채권회수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⑦ C이 합의서 효력기간 중에 법원의 파산결정 또는 회사의 청산 등으로 인하여 원고 소유 주식의 법적근거 또는 실체가 상실되더라도 피고 A은 이를 이유로 풋옵션계약을 해지 또는 해제하거나 원고의 풋옵션 행사를 거부할 수 없다.
핵심은 제7항의 “주식의 법적근거 또는 실체가 상실되더라도”와 “풋옵션 행사를 거부할 수 없다”는 문구이다.
이 조항이 주식 소멸 후에도 약정한 금액의 지급의무를 존속시키는지가 문제 되었다.
풋옵션 행사기간 전에 주식이 전부 소각됨
A 회사는 2017년 6월 추가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C 회사 지분 60%를 보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C 회사는 계속 손실을 보았고, 2019년에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C 회사가 전액 무상감자를 추진하자 원고는 2020년 3월 27일 반대 의사를 통지하면서, 감자가 이루어지더라도 옵션 행사금액 75억 원은 유지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2020년 4월 28일 주주총회에서 A 회사의 찬성으로 전액 무상감자 안건이 가결되었다. 2020년 6월 2일 C 회사 주식 5,000만 주가 전부 소각되면서 원고의 주식 850만 주도 소멸하였다.
A 회사는 같은 날 C 회사에 대한 채권을 출자전환하여 신주를 인수하였다.
원고의 풋옵션 행사와 소송 제기
원고는 행사기간이 도래한 2021년 5월 14일 A 회사에 풋옵션 행사를 통지하였다. 통지는 같은 달 17일 도달하였고, 제6조 제5항에 따른 지급기일은 2021년 6월 16일이었다.
A 회사가 지급하지 않자 원고는 연대보증인 B 회사에도 지급을 요구하고 소송을 제기하였다.
피고들은 주식이 이미 없어져 매매계약이 성립하지 않고, 합의가 불공정하거나 기망에 의해 체결되었으며, 적어도 75억 원은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감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법리
매매계약은 성립하지 않지만, 별도의 약정금 지급의무는 인정된다
항소심은 풋옵션 행사 당시 주식이 이미 전부 소각되었으므로, 풋옵션 행사로 주식매매계약이 성립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합의서 제6조 제7항은 주식의 실체가 없어져도 풋옵션 행사를 거부할 수 없다고 정하였다. 법원은 이를 제3항의 행사금액 및 제1조의 경영권 협력 약정과 함께 해석하였다.
그 결과, 주식 소멸로 매매계약을 체결할 수 없게 되더라도 원고가 약정에 따라 풋옵션을 행사하면 A 회사가 미리 정한 75억 원을 약정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계약서에 ‘주식이 없어져도 75억 원을 지급한다’는 문장이 직접 기재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법원이 풋옵션 행사 거부를 금지한 문구와 계약 전체의 대가관계를 해석하여 지급의무를 인정한 것이다.
‘파산 또는 청산 등’에는 주식 전부의 무상소각도 포함된다
제6조 제7항은 주식 소멸의 원인을 파산이나 청산으로 한정하지 않고 “파산결정 또는 회사의 청산 등”이라고 규정하였다.
법원은 ‘등’이라는 문구에 주목하여, 이 사건과 같이 전액 무상감자로 주식의 실체가 없어지는 경우도 해당 조항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C 회사가 파산하거나 청산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A 회사가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경영권 협력의 대가라는 점이 해석을 뒷받침한다
제1조 제1항에 따라 원고는 A 회사의 경영권 행사를 위해 의결권 위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하였다.
법원은 원고가 이러한 협력을 제공하는 대신, 보유주식의 법적 근거나 실체가 상실되더라도 미리 정한 금액을 지급받기로 한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지급의무는 단순히 행사 당시 주식의 가치에만 연동되는 것이 아니라, A 회사가 경영권 협력을 얻는 대가로 부담한 계약상 의무였다.
손해배상 예정액 감액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
피고들은 제6조 제7항이 주식매매계약 체결 전 주식이 멸실된 경우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한 조항이라고 주장하였다.
항소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조항은 주식의 실체가 상실되더라도 풋옵션 행사가격 상당의 약정금을 지급하도록 정한 것이므로, 그 지급금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는 금액과 성격이 다르다고 보았다.
따라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적용하여 75억 원을 감액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금액을 미리 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B 회사의 연대책임은 제6조 제4항의 보증 문구에 근거한다
제6조 제4항은 B 회사가 다음 채무를 A 회사와 연대하여 지급하도록 명시하였다.
- 풋옵션 행사금액 75억 원
- 지연배상금
- 기타 부대채무 일체
법원이 인정한 약정금은 이러한 풋옵션 행사에 따른 지급채무에 해당하므로 B 회사의 연대보증책임도 인정되었다.
다만 제1심은 가정적으로 검토한 불법행위 책임에 관해서는, B 회사가 A 회사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채무까지 연대보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보증범위는 약정에 따라 특정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불공정·기망 주장은 계약 체결 과정과 가격 결정 근거에 비추어 배척되었다
A 회사는 C 회사의 경영정상화와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위해 거래에 참여하였다. 실사와 협상을 거쳤고, 합의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여 콜옵션 조항을 추가하기도 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원고가 공기업의 지위를 이용하여 합의를 일방적으로 강요했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옵션가격도 당시 주식가치 외에 경영권 프리미엄, 원고의 주식 계속 보유 여부, C 회사의 향후 경영전망 등을 고려하여 정해졌다. 사후적으로 C 회사의 경영이 악화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합의가 불공정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또한 주식의 수익가치가 0원이라는 평가만으로 전체 주식가치가 없었다거나 원고가 피고들을 기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법원은 자산가치 등 다른 평가기준과 A 회사의 실사·정보 취득 상황도 함께 고려하였다.
콜옵션이나 원료공급 협력에 관하여 원고가 처음부터 약속을 지킬 의사 없이 피고들을 속였다는 주장 역시 증명되지 않았다.
확정된 지급책임의 근거는 약정금과 연대보증이다
제1심은 약정금 청구를 인용하면서 A 회사의 불법행위 책임을 가정적으로 검토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은 주위적 약정금 청구를 인용하였으므로 예비적 불법행위 청구는 판단하지 않는다고 명시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의 확정된 결론은 A 회사의 약정금 지급의무와 B 회사의 연대보증책임에 따라 75억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무상 유의점
- 주식 소멸 상황을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파산·청산 외에도 전액 감자, 주식 소각 등으로 주식 이전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를 포함하는지 명확히 정할 필요가 있다.
- 주식 이전이 불가능해도 금전 지급의무가 존속하는지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사건은 “풋옵션 행사를 거부할 수 없다”는 문구를 해석하여 지급의무를 인정하였다. 계약 작성 단계에서는 그 경우에도 약정금 지급의무가 존속한다는 점을 직접 규정하면 해석상 분쟁을 줄일 수 있다.
- 지급기한과 채권회수 절차의 개시 시점을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 제5항의 지급기한은 통지 후 30일이고, 제6항은 통지 후 60일까지 미지급한 경우 채권회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 법원도 지급기일을 통지 후 30일로 판단하였다.
- 연대보증의 대상 채무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옵션 대금뿐 아니라 주식 소멸 시 지급금, 지연손해금 및 별도의 손해배상채무까지 보증할 것인지 구분하여 기재해야 한다.
- 약정금인지 손해배상 예정액인지는 계약의 실질에 달려 있다. 명칭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므로, 지급요건과 경영권 협력 등 대가관계, 가격 결정 근거를 계약서와 협상자료에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