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식 소각 후에도 유지되는 풋옵션 약정금 지급의무

핵심 결론 주식이 전부 소각되어 매매계약이 성립하지 않더라도, 주식 소멸과 관계없이 풋옵션 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면 지급의무는 남는다. 이는 손해배상 예정액이 아닌 약정금이므로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른 감액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2다74076, 2011다53683, 2004다62955

해당 판례

서울고등법원 2024. 9. 6. 선고 2023나2047832 판결 [매매대금]
  • 원고: 한국광해광업공단
  • 피고: A 주식회사, B 주식회사
  • 판결 결과: 피고들의 항소 모두 기각
  • 확정 경과: 상고 없이 확정
제1심과 항소심 판결문을 확인하여 사실관계와 판단 내용을 종합한 사례이다.
하급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9. 7. 선고 2021가합578834 판결
제1심은 원고의 약정금 청구를 받아들여, 피고들이 연대하여 다음 금액을 지급하도록 하였다.
  • 약정금 75억 원
  • 이에 대하여 2021년 6월 19일부터 2021년 11월 10일까지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
항소심은 제1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지급책임의 근거는 A 회사가 부담하는 풋옵션 행사금액 상당의 약정금 채무와, B 회사가 부담하는 그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책임이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7. 12. 21. 선고 2012다74076 전원합의체 판결 공기업이 체결하는 계약에도 원칙적으로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이 적용된다. 상대방에게 다소 불리하다는 사정만으로 특약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며, 불이익의 정도와 계약 체결 과정 등을 종합하여 부당성을 판단해야 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1다53683, 53690 전원합의체 판결 불공정한 법률행위인지는 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계약 후 사정이 달라져 한쪽에 큰 손실이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이 당연히 불공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62955 판결 매매 당사자에게는 원칙적으로 각자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가격을 판단할 책임이 있다. 특별한 정보제공의무가 인정되는 사정이 없다면, 가격에 관한 정보를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다만 거래의 중요한 구체적 사실에 관한 위법한 기망은 별도로 판단한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03조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법률행위의 무효.
  • 민법 제104조 궁박·경솔·무경험으로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의 무효.
  • 민법 제110조 제1항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
  • 민법 제398조 제2항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감액할 수 있도록 한 규정. 이 사건에서는 지급금의 성격이 손해배상 예정액에 해당하지 않아 적용되지 않았다. 변경조문
  • 민법 제428조 제1항 주채무자가 이행하지 않는 채무에 대한 보증인의 이행책임.
  •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5조 제2항 계약상대방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이나 조건을 금지하는 규정.

사실관계

투자 대상 회사와 당사자들의 관계
이 사건은 황산니켈·황산코발트 제련사업을 하는 C 회사의 주식을 둘러싼 분쟁이다.
당사자지위와 역할
원고C 회사의 기존 투자자이자 풋옵션 권리자
A 회사C 회사의 신주를 인수하여 경영권을 확보하려던 회사이자 풋옵션 지급의무자
B 회사A 회사의 풋옵션 대금 지급채무를 연대보증한 회사
C 회사투자 대상이자 이후 주식 전부를 무상소각한 회사
합의 당시 원고 측 당사자는 한국광물자원공사였으며, 이후 한국광해광업공단이 그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하였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12년 C 회사에 170억 원을 출자하였다. 이후 감자를 거쳐 C 회사 주식 850만 주를 보유하게 되었다.
A 회사는 2017년 3월 신주인수대금 88억 2,000만 원을 납입하고 C 회사 주식 1,400만 주를 취득하였다. 당시 A 회사의 지분율은 약 41.2%, 원고의 지분율은 25%였다.
C 회사 정관은 이사·감사의 선임 등에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였다. 따라서 A 회사가 경영권을 행사하려면 다른 주주들의 협력이 필요하였다.

경영권 행사에 협력하는 대신 풋옵션을 부여받음

원고와 A 회사는 2017년 5월 10일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의결권 위임 등을 통해 A 회사의 경영권 행사에 협력하고, A 회사는 원고에게 보유주식 850만 주를 75억 원에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을 부여하였다.
풋옵션은 원고가 A 회사에 “약정한 가격으로 내 주식을 사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행사기간은 합의일로부터 4년이 지난 후 1년 동안으로 정하였다.
A 회사에도 원고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부여되었다. 다만 콜옵션에는 관계 법령 준수와 원고의 이사회 승인 등 별도의 조건이 붙어 있었다.
B 회사는 A 회사의 풋옵션 대금 75억 원과 지연손해금 등 지급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주식이 없어지는 경우까지 예상한 특약
합의서 제6조 제7항은 C 회사의 파산·청산 등으로 원고 소유 주식의 법적 근거나 실체가 상실되더라도, A 회사가 이를 이유로 풋옵션 계약을 해지·해제하거나 원고의 풋옵션 행사를 거부할 수 없다고 정하였다.
이 조항의 의미가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되었다.

풋옵션 행사기간이 오기 전에 주식이 전부 소각됨

A 회사는 2017년 6월 추가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C 회사 지분 60%를 보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C 회사는 계속 손실을 보았고, 2019년에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C 회사가 주식 전부를 무상소각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원고는 2020년 3월 27일 A 회사에 반대 의사를 통지하였다. 원고는 주식이 소각되더라도 약정한 옵션 행사금액 75억 원은 유지된다는 입장도 명확히 밝혔다.
그럼에도 2020년 4월 28일 주주총회에서 A 회사의 찬성으로 전액 무상감자 안건이 가결되었다. 이에 따라 2020년 6월 2일 C 회사 주식 5,000만 주가 전부 소각되었고, 원고의 주식 850만 주도 없어졌다.
A 회사는 같은 날 C 회사에 대한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신주를 인수하였다.
원고의 풋옵션 행사와 지급 거절
원고는 행사기간이 도래한 2021년 5월 14일 A 회사에 풋옵션 행사를 통지하였고, 통지는 같은 달 17일 도달하였다.
약정에 따른 지급기일은 통지 도달 후 30일인 2021년 6월 16일이었다.
A 회사가 지급하지 않자 원고는 연대보증인인 B 회사에도 지급을 요구한 뒤 소송을 제기하였다.
피고들은 주식이 이미 소각되어 매매계약이 성립할 수 없고, 합의가 불공정하거나 기망에 의해 체결되었으며, 적어도 75억 원은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감액되어야 한다고 다투었다.

법리

주식매매계약의 성립과 약정금 지급의무는 구분된다
항소심은 풋옵션 행사 당시 주식이 이미 전부 소각되었으므로, 풋옵션 행사로 주식매매계약이 성립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매매계약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합의서에 따른 모든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쟁점법원의 판단
소각된 주식에 관한 매매계약이 성립하는가성립하지 않음
합의서에 따른 75억 원의 지급의무가 남는가별도의 약정금 지급의무로 인정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감액할 수 있는가해당 규정 적용 부정
B 회사도 지급책임을 지는가A 회사의 지급채무에 대한 연대보증책임 인정
따라서 사건명이 ‘매매대금’이더라도, 실제 인용된 청구의 법적 근거는 주식 소멸에 대비하여 정한 약정금 지급의무이다.
주식 소멸의 위험을 A 회사가 부담하기로 한 약정이었다
법원은 합의서 제6조 제7항을 다음 사정에 비추어 해석하였다.
  • 주식의 실체가 상실되는 사유를 파산·청산에 한정하지 않고 **‘등’**이라고 규정하였다.
  • 주식이 없어져도 풋옵션 행사를 거부할 수 없다고 명시하였다.
  • 원고는 A 회사의 경영권 행사에 협력하고, 그 대가로 일정 금액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였다.
이에 따라 법원은 주식이 소멸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할 수 없게 되더라도, 원고가 약정에 따라 풋옵션을 행사하면 A 회사가 75억 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 판단은 주식 소멸 상황을 구체적으로 규율한 특약과 계약의 대가관계에 기초한다.
75억 원은 손해배상 예정액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들은 주식이 없어졌을 때 지급하는 75억 원이 손해배상 예정액이며, 지나치게 많으므로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감액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항소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돈은 A 회사의 채무불이행으로 발생할 손해를 미리 계산하여 정한 금액이 아니라, 주식 소멸 여부와 관계없이 약정한 조건에 따라 지급하기로 한 계약상 급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원은 손해배상 예정액을 감액하는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았다. 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사정만으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후적으로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만으로 불공정한 계약이 되지는 않는다
피고들은 원고가 공기업의 지위를 이용하여 불리한 합의를 강요했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A 회사가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위해 C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추진하였고, 실사를 진행한 뒤 합의 내용을 협상하였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A 회사가 합의를 거절하거나 문구 수정을 요구한 사정도 있었다.
특히 원고에게만 풋옵션을 부여하는 초안에 대하여 A 회사가 수정을 요구하여 콜옵션 조항이 추가되었다.
법원은 이러한 체결 경위와 계약 전체의 권리·의무를 고려하여 부당한 특약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후 C 회사의 경영이 악화되어 지급 부담이 커졌다는 사정만으로 합의가 무효가 되지는 않았다.
수익가치가 0원이라는 평가만으로 기망이나 가격의 부당성이 인정되지는 않는다
피고들은 원고가 주식의 실질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숨기고 75억 원의 풋옵션을 확보했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다음 사정을 고려하여 기망을 인정하지 않았다.
  • A 회사는 실사 등을 통해 C 회사의 영업손실과 공장 가동상의 문제를 알 수 있었다.
  • 옵션가격에는 당시 주식가치 외에도 경영권 프리미엄, 향후 경영전망, 원고의 주식 계속 보유 여부 등이 반영되었다.
  • 주식가치에는 수익가치 외에 자산가치 등 다른 평가기준도 있다.
  • 수익가치가 0원이라는 평가만으로 합의 당시 주식의 모든 경제적 가치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었다.
자료 작성 주체도 구별하였다. 투자설명서는 C 회사, 주식가치 산정보고서는 C 회사의 의뢰를 받은 H 회계법인이 작성하였다. 원고가 자료 작성에 관여하거나 허위임을 알면서 제공했다는 사정은 인정되지 않았다.
또한 원고가 G 회계법인으로부터 받은 가치평가 결과에는 수익가치와 별도로 순자산가치가 제시되어 있었다. 법원은 이를 포함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였다.
콜옵션이나 원료공급 협력에 관하여 원고가 처음부터 약속을 지킬 의사 없이 피고들을 속였다는 주장도 증명되지 않았다.
B 회사의 책임은 명시적인 연대보증 약정에 근거한다
B 회사는 합의서에서 A 회사의 풋옵션 대금과 지연손해금 등 지급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법원이 인정한 75억 원은 그 합의에 따른 지급채무이므로, B 회사도 A 회사와 연대하여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였다.
다만 보증의 범위는 구별해야 한다. 제1심은 가정적으로 검토한 불법행위 책임에 관하여, B 회사가 A 회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까지 연대보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제1심의 부가적 판단과 항소심의 판단 범위
제1심은 주위적 약정금 청구를 인용하면서도, A 회사가 원고의 풋옵션 행사권을 침해한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하는지 가정적으로 검토하였다.
반면 항소심은 약정금 청구를 인용하였으므로 예비적 불법행위 청구는 판단하지 않는다고 명시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을 정리할 때에는 불법행위 책임이 확정된 지급명령의 근거인 것처럼 표현해서는 안 된다.
제1심에서 제기된 배임행위 가담이나 의결권 유상거래에 따른 무효 주장에 대해서도, 항소심은 묵시적으로 철회된 것으로 보아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철회된 것이 아니라면 이를 배척한 제1심 판단을 인용한다는 취지를 덧붙였다.

실무상 유의점

  • 주식이 소멸한 경우의 지급의무를 명시해야 한다. 전액 감자·주식 소각·청산 등이 발생하더라도 지급의무가 존속하는지, 주식 이전 없이 금전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지까지 계약서에 규정할 필요가 있다.
  • 약정금과 손해배상 예정액은 지급요건과 계약의 실질로 구분한다. 계약서에 단순히 ‘약정금’이라고 표시하는 것만으로 감액규정의 적용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급 원인과 대가관계가 중요하다.
  • 연대보증의 대상 채무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옵션 대금, 주식 소멸 시 지급금, 지연손해금, 별도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채무가 각각 보증범위에 포함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 가격 산정과 협상 과정을 기록해야 한다. 경영권 협력의 대가, 가치평가 기준, 실사자료, 옵션가격 산정 근거와 계약 수정 내역은 불공정·기망 주장을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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