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요리책의 제목·표지 디자인과 표지 문구의 보호 요건 및 출판금지의 범위

핵심 결론 책의 제목·표지 디자인은 독자적인 미술적 표현이나 특정 출처를 나타내는 표지로서의 요건을 갖춰야 보호된다. 표지 문구는 별도의 어문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지만, 문구 삭제로 침해를 제거할 수 있다면 책 전체의 출판을 금지할 수는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2다41410, 2003도7572, 2002다56024, 2000다67839, 2005다22770, 2006다29983

해당 판례

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2다41410 판결 [출판및판매금지등]
  •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1인
  •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 외 1인
  • 결과: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표지·제호 디자인의 응용미술저작물성과 상품·영업표지성을 부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하였다. 표지 문구의 저작권 침해와 그에 따른 제한적인 금지명령은 첨부된 제1심 판결에서 확인되는 내용이다.
하급심
  • 제1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11. 5. 19. 선고 2010가합20113 판결
  • 원심: 서울고법 2012. 4. 18. 선고 2011나45837 판결
제1심은 원고 A가 작성한 표지 문구의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여, 해당 문구를 삭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개정판 서적을 인쇄·제본·배포·광고하는 행위를 금지하였다.
그러나 원고 A의 나머지 청구와 원고 B의 청구는 모두 기각하였다. 표지·제호 디자인에 관한 저작권 침해와 부정경쟁행위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제1심의 사실관계와 판단은 홈페이지 게시자가 판결문을 직접 확인하여 반영한 것이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대법원과 제1심 판결문은 아래 법령에 특정 개정 전 법률이라는 괄호를 붙이지 않았다. 법령명과 조문은 판결문 표기를 따르며, 확인되지 않은 개정일·법률번호를 임의로 추가하지 않는다.

사실관계

가. 기획·제작과 인쇄·유통을 나누어 담당한 출판계약

원고들은 ‘C’라는 상호로 출판업을 영위하였다. 피고 주식회사 영진닷컴은 도서를 출판하고, 피고 주식회사 영진출판은 영진닷컴이 출판한 도서를 서점에 공급하는 회사였다.
원고들은 C의 대표 D와 함께 요리책의 출판을 기획하였다. D는 2003년 2월 26일 영진닷컴과 다음과 같이 업무를 분담하는 출판권 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
  • C: 기획, 저자 섭외, 편집, 디자인, 교정 및 필름 제작
  • 영진닷컴: 인쇄 및 유통
따라서 이 사건은 초판 제작 단계부터 기획·제작을 담당한 측과 인쇄·유통을 담당한 측이 협력했던 사안이다.

나. 저자 섭외와 디자인·표지 문구의 제작

원고들과 D는 인터넷에서 요리 블로그를 운영하던 F를 저자로 섭외하였다. 제목을 포함한 표지와 내지 디자인은 G에게 의뢰하고, 표지 문구 등은 원고들이 직접 작성하였다.
그중 첫 번째 요리책의 표지 상단 문구는 원고 A가 작성하였다.
영진닷컴은 2003년 11월 15일경부터 해당 책의 인쇄·유통·판매를 시작하였다. 이어 2004년 1월 6일경 다른 요리책 3종에 대해서도 같은 내용의 계약이 체결되어 초판 4종이 출판되었다.

다. 원고들의 영업 양수와 후속 시리즈 출판

원고들은 2004년 12월 27일 D로부터 C의 영업에 관한 모든 권리·의무를 양수하였다.
초판 4종이 성공하고 특히 첫 번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자, 원고들은 2005년 2월 10일부터 2008년 9월 5일까지 유사한 형식의 제목을 사용한 요리책 17종을 추가로 기획하여 직접 출판하였다.
대법원 판결문은 그 제목 형식을 ‘○○○원으로 ○○○하기’라고 표시하고 있다.

라. 계약 종료 후 양측이 각각 개정판을 출판

초판 4종의 출판권 설정계약은 모두 기간 만료로 종료하였다.
원고들은 새로운 작가를 섭외하여 자신들의 개정판 4종을 출판하였다.
한편 영진닷컴은 2008년 11월 14일 초판 첫 번째 책의 저자 F와 직접 출판계약을 체결하여 개정판을 출판하는 등, 초판 4종에 대응하는 개정판들을 출판·판매하였다.
원고들은 피고들의 개정판이 초판의 제목·표지 디자인과 자신들이 작성한 문구를 사용하였다며 출판금지를 청구하였다.

마. 판매 실적과 시장에서 인식된 출처

제1심이 인정한 판매량은 다음과 같다.
  • 영진닷컴이 출판한 초판 4종: 합계 1,316,748권
  • 그중 가장 많이 판매된 첫 번째 책: 672,074권
  • 원고들이 직접 출판한 후속 요리책 17종: 합계 1,114,607권
제1심은 시리즈의 인지도가 형성되는 데 영진닷컴의 비용과 노력도 상당히 기여했다고 보았다.
또한 원고들이 제출한 신문기사들은 초판을 대체로 영진닷컴의 요리책 시리즈로 소개하였고, 기획을 담당한 C는 대부분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시리즈 이름이 유명하더라도 그것이 원고들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유명해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웠다.

바. 가처분과 본안판결의 차이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0년 8월 31일 2010카합505 사건에서 피고들의 개정판 4종에 대한 인쇄·제본·배포·광고를 금지하는 가처분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본안인 제1심에서는 금지 범위가 달라졌다. 법원은 표지·제호 디자인과 부정경쟁행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 A의 문구를 침해한 특정 개정판에 한하여 해당 문구를 삭제하지 않은 상태의 인쇄·제본·배포·광고를 금지하였다.

법리

가. 표지 전체의 디자인과 개별 문구는 보호 여부를 따로 판단한다

제1심은 동일한 표지에 포함된 요소라도 법적 성질을 구분하였다.
표지·제호 디자인은 응용미술저작물로서의 요건을 심사하였고, 원고 A가 작성한 문구는 어문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을 심사하였다.
그 결과 디자인에 관한 저작권 주장은 배척하면서도 문구에 관한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였다. 표지 전체가 보호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안에 포함된 개별 표현까지 보호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 응용미술저작물은 실용적 기능과 구분되는 독자성이 있어야 한다

대법원은 응용미술저작물의 보호에 산업적 이용을 위한 복제가능성과 물품의 실용적·기능적 요소로부터의 분리가능성이 필요하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 디자인은 책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으로서, 서적 표지라는 기능과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인식하기 어려웠다. 문자와 그림의 형태·배열만으로 독자적인 미술저작물이라고 할 정도의 실체도 인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초판의 표지·제호 디자인에 관한 응용미술저작물성은 부정되었다. 이는 모든 책 표지의 저작물성을 부정한 판단은 아니다. 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2다41410 판결

다. 책을 소개하는 문구도 창작성이 있으면 어문저작물로 보호된다

제1심은 원고 A의 문구에 다음과 같은 사상·감정이 표현되어 있다고 보았다.
저렴한 예산으로 사진을 보며 쉽게 따라 할 수 있어, 서민이 현실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웠던 기존 요리책과 차별되는 요리책이라는 취지였다.
법원은 다른 곳에서 베낀 것으로 볼 자료가 없고 최소한의 창작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의 개정판 문구는 일부 표현을 삽입한 것 외에는 초판 문구를 거의 그대로 옮겼으므로 실질적인 복제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는 아이디어인 ‘저렴하고 쉬운 요리책’을 독점하게 한 것이 아니라, 그 취지를 담은 구체적인 문장 표현을 보호한 것이다.

라. 일부 문구의 침해만으로 책 전체의 출판을 금지할 수는 없다

제1심은 영진닷컴이 저자 F와 직접 체결한 출판계약에 따라 책을 출판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였다.
문제된 문구는 표지를 교체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거할 수 있었다. 따라서 서적의 출판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원고 A의 보호 범위를 넘어 피고들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하였다.
금지명령은 ‘해당 문구를 삭제하지 않은 상태’의 인쇄·제본·배포·광고에 한정되었다. 이 부분은 제1심의 판단이며, 대법원 판결문이 별도로 설시한 법리로 소개해서는 안 된다.

마. 기획에 기여했다는 사실과 상품표지의 귀속은 구별된다

원고들은 시리즈를 기획하고 후속 도서도 다수 출판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여만으로 시리즈 제목이 원고들의 상품표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제1심은 제목 형식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라는 점, 영진닷컴의 판매·유통 기여가 상당하다는 점, 언론이 영진닷컴의 시리즈로 소개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하였다.
이는 피고에게 제목에 관한 독점권을 확정적으로 인정한 판단이 아니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원고들의 주지 상품표지’라는 점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바. 상품의 인기도와 출처표지로서의 주지성은 다르다

대법원은 제목·표지 디자인이 특정 출처를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되어야 상품표지로 보호될 수 있다고 보았다.
시리즈 제목 역시 사용 방식과 경위 등을 통해 실제 거래에서 출처표지로 인식되었다는 구체적인 사정이 필요하다. 많은 판매량과 베스트셀러 실적만으로 어느 사업자의 상품표지인지까지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영업표지가 되려면 제목·디자인을 영업을 나타내는 표지로 독립하여 사용해 왔다는 사실이 필요하다.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사용이 인정되지 않았다. 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2다41410 판결

결론

이 사건을 원고들의 모든 권리가 부정된 사례로 정리하면 정확하지 않다.
제1심은 표지·제호 디자인의 저작물성과 상품·영업표지성을 부정하면서도, 원고 A의 표지 문구에 대해서는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였다. 다만 문구 삭제로 침해를 제거할 수 있으므로 책 전체의 출판금지는 허용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고들이 다툰 디자인의 응용미술저작물성과 상품·영업표지에 관한 판단을 수긍하여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공동 출판계약에서는 본문, 디자인, 홍보문구, 시리즈 이름의 권리 귀속과 계약 종료 후 사용 범위를 각각 정해야 한다.
  • 기획·제작에 대한 기여와 소비자가 인식하는 상품의 출처는 구별하여 입증해야 한다.
  • 침해금지청구는 실제 침해된 부분에 맞춰 구성하고, 문구 삭제·표지 교체로 해결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 가처분에서 전면 금지가 인정되었더라도 본안에서 같은 범위의 금지가 유지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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