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가. 대법원 판결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원고들의 상고는 모두 기각하였다. 군복무 관련 퇴직처리의 무효, 누진제 유지 및 중간정산에서 제외된 기간의 퇴직금청구권은 인정하였으나, 중간정산 전후의 미정산 기간을 합쳐 누진율을 적용한 계산 방법은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다.
나. 환송 후 화해로 확정
서울고등법원 2012. 11. 16.자 2012나87821 화해권고결정〔퇴직금〕
파기환송 후 회사가 원고들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원고들은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어 종결된 사건이다.
따라서 대법원이 제시한 퇴직금 계산 법리와 환송심에서 화해로 정해진 최종 지급액을 구분하여 이해해야 한다.
하급심
가. 제1심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1. 8. 25. 선고 2010가합3624 판결
나. 환송 전 항소심
중간정산에서 제외된 최초 입사일부터 재입사 전날까지의 기간과 중간정산 후 최종 퇴직일까지의 기간을 합산하여 누진율을 적용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기간 합산에 따른 누진율 적용 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다48891 판결
퇴직금 중간정산은 반드시 근로자가 먼저 적극적으로 요구해야만 유효한 것은 아니며,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유효하다는 법리이다.
나.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일부 근로기간에 대해서만 중간정산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합의에서 제외된 나머지 기간의 퇴직금청구권은 최종 퇴직 시 발생하고, 소멸시효도 그때부터 진행한다는 법리이다.
관련법령
가. 퇴직금 중간정산 및 소멸시효
-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1항 및 제3항: 퇴직금 지급 및 중간정산 후 계속근로연수의 새로운 기산.
-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임금채권의 소멸시효.
나.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7조 제1항: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의 동의 절차.
다. 군복무 관련 퇴직처리와 의사표시의 효력
- 구 병역법(1983. 12. 31. 법률 제36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69조 제2항: 군복무에 따른 휴직 및 신분보장에 관한 규정.
- 민법 제107조: 진의 아닌 의사표시.
- 민법 제108조: 통정허위표시.
위 구법 표시는 대법원 판결의 참조조문에 따른 것이다.
라. 화해권고결정의 효력 및 현행법과의 구별
- 민사소송법 제231조: 확정된 화해권고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진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현재의 퇴직금 중간정산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사건의 구법상 판단을 근거로 현재도 자유로운 합의만 있으면 중간정산이 가능하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 관계와 군복무를 위한 형식적 퇴직
원고들은 동아제약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최종 퇴직한 근로자 6명이고, 피고는 사용자였던 동아제약 주식회사이다.
회사는 당시 현역병으로 입대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휴직 대신 사직서를 제출받아 퇴직처리하고, 군복무를 마치면 재입사시키는 방침을 운영하였다.
원고들도 이러한 회사 방침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 명목의 돈을 받은 뒤, 제대 후 회사에 재입사하였다. 회사는 이후 퇴직금을 계산하면서 최초 입사일이 아닌 제대 후 재입사일을 근속기간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나. 원고들에게 적용되던 퇴직금 누진제
원고들의 최초 입사 당시 취업규칙은 장기근속에 따라 퇴직금 지급률이 높아지는 누진제를 두고 있었다.
회사는 1979. 7. 1. 취업규칙을 변경하여 근속 1년당 평균임금 30일분을 지급하는 단수제로 전환하였다. 다만, 1979. 6. 30. 이전 입사자에게는 종전 누진제를 계속 적용한다는 경과규정을 두었고, 원고들은 그 적용 대상이었다.
다. 중간정산에서 최초 입사 후 일부 기간이 제외됨
회사는 2000. 10. 1.부터 퇴직금 중간정산 규정을 시행하였다. 이 규정은 중간정산 이후에는 새로운 퇴직금 규정을 적용하도록 하여, 종전 누진제 적용자도 중간정산 후에는 단수제를 적용받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원고들은 중간정산 신청서에 서명하고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신청서에는 중간정산 이후 퇴직금 계산을 위한 기간을 새로 기산하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회사는 중간정산금을 계산하면서 제대 후 재입사일부터 중간정산 기준일까지의 기간에 대해서만 누진제를 적용하였다. 그 결과 최초 입사일부터 재입사 전날까지의 기간은 중간정산 대상에서 빠졌다.
라. 최종 퇴직 시 회사는 중간정산 이후 기간에 단수제를 적용
원고들이 최종 퇴직하자 회사는 중간정산 기준일 다음 날부터 최종 퇴직일까지의 기간에 단수제를 적용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분쟁의 대상이 된 기간을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원고들은 군복무 관련 퇴직처리가 무효이고 종전 누진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추가 퇴직금을 청구하였다.
중간정산 신청이 회사의 강요·협박에 따른 것이어서 무효라는 주장도 하였으나, 이 주장은 대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마. 파기환송 후 화해권고결정으로 종결
환송심은 회사가 2012. 12. 15.까지 다음 금액을 지급하도록 화해를 권고하였다.
지급기일을 넘기면 미지급액에 대하여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금원을 가산하고, 원고들은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며, 소송총비용은 각자 부담하는 내용이다.
이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어 사건이 종결되었다. 위 금액은 화해로 정해진 지급액이므로, 대법원이 직접 산정하여 확정한 퇴직금 액수로 표시해서는 안 된다.
법리
가. 군복무를 위한 형식적 사직은 근로관계를 단절시키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고들의 군복무 관련 사직서 제출과 회사의 퇴직·재입사 처리가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구 병역법에 위반될 뿐 아니라, 사직 의사표시가 통정허위표시이거나 회사가 진의 아님을 알고 있었던 비진의표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사건에서는 군복무기간과 재입사 전날까지의 기간도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되었다.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 명목의 돈을 받았다는 형식만으로 근로관계가 유효하게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나. 군복무 관련 퇴직처리의 무효와 중간정산의 유효는 양립한다
군복무를 위한 퇴직처리가 무효라고 하여, 이후 이루어진 퇴직금 중간정산까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원고들이 당시 상황에서 중간정산이 최선이라고 스스로 판단하여 신청한 것으로 보았고, 회사의 강요나 협박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다음 두 결론이 함께 성립한다.
- 군복무를 위한 형식적 퇴직·재입사 처리: 무효
- 그 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퇴직금 중간정산: 유효
다. 중간정산에 동의했다고 누진제를 단수제로 바꾸는 것까지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다
중간정산 자체의 효력과 퇴직금 지급률 변경의 효력은 별개이다.
회사가 기존 누진제 적용자에게 중간정산 이후부터 단수제를 적용하도록 한 것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 그런데 회사는 이에 필요한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중간정산은 유효하지만, 중간정산 이후 기간에도 종전 누진제를 적용해야 한다.
개별 근로자가 중간정산을 신청했다는 사실만으로 집단적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이익 변경까지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다.
라. 중간정산에서 제외된 기간의 퇴직금청구권은 최종 퇴직 시 발생한다
중간정산 합의는 그 합의의 대상이 된 기간에 대해서만 효력이 있다.
이 사건에서는 최초 입사일부터 재입사 전날까지의 기간에 대한 중간정산 합의가 없었으므로, 그 기간의 퇴직금청구권은 중간정산 당시가 아니라 최종 퇴직 시 발생한다.
소멸시효 역시 최종 퇴직 시부터 진행한다.
따라서 회사는 중간정산 시점부터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중간정산에 포함되지 않은 기간의 퇴직금까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할 수 없다.
마. 미정산 기간의 청구권이 남아 있어도 중간정산 전후 기간을 합쳐 누진율을 적용할 수는 없다
이 부분이 대법원의 파기환송 이유이다.
환송 전 항소심은 앞의 표에서 ① 중간정산에서 제외된 기간과 ③ 중간정산 이후 기간을 합산한 뒤, 그 전체 기간에 누진율을 적용하였다.
그러나 유효한 중간정산이 이루어지면, 별도 정함이 없는 한 이후 퇴직금 계산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은 새로 시작한다. 원고들도 신청서에서 새로운 기산에 동의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이 계산해야 한다.
“누진제가 계속 적용된다”는 것과 “중간정산 전후의 기간을 합쳐 더 높은 누진율을 적용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다.
대법원은 누진제의 존속은 인정하면서도, 중간정산 전후 기간을 합산하여 지급액을 늘리는 계산은 허용하지 않았다.
바. 기간 합산을 인정할 수 있는 예외
대법원이 모든 경우의 기간 합산을 금지한 것은 아니다.
최초 근로개시일부터 일정 시점까지를 정산하여 그 다음부터 계속근로기간을 새로 계산하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거나, 중간정산에서 남은 기간을 중간정산 이후 기간에 포함하기로 별도로 정하였다면 달리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약정이나 사정을 인정할 자료가 없었고, 오히려 중간정산 이후부터 새로 기산하기로 동의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실무적 유의점
가. 중간정산의 효력·대상 기간·지급률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중간정산이 유효한지, 어느 기간을 정산한 것인지, 이후 어떤 지급률을 적용할 것인지는 서로 다른 쟁점이다.
이 사건처럼 중간정산은 유효하고, 일부 기간은 미정산 상태로 남으며, 단수제 전환은 무효라는 결론이 동시에 나올 수 있다.
나. 소멸시효는 중간정산 합의의 범위를 먼저 확정한 뒤 판단해야 한다
합의 대상에서 제외된 기간의 퇴직금과, 합의 대상에 포함되었으나 금액이 부족하게 지급된 중간정산금은 구분해야 한다.
이 판결의 최종 퇴직일 기산 법리는 중간정산 합의 자체가 없었던 기간에 관한 것이다.
다. 화해권고결정의 청구원인을 법원의 인정 사실로 옮기면 안 된다
첨부된 화해권고결정의 ‘청구원인’에는 회사가 강요·협박하여 중간정산을 신청하게 했다는 원고들의 주장도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 주장을 배척하였다. 따라서 이를 법원이 인정한 사실로 소개하면 판결 취지를 반대로 전달하게 된다.
라. 화해로 확정된 지급의무와 대법원 법리를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최종 지급액을 정한 문서는 환송심의 화해권고결정이다. 대법원 판결은 그에 앞서 중간정산의 효력, 미정산 기간의 청구권 및 누진율 계산 방법에 관한 법리를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