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대법원 1985년 4월 23일 선고 84다카2159 판결〔약속어음권〕
피고의 책임을 자신의 차용액에 관한 분할채무로 판단하여, 1,570,000원 및 지연손해금을 초과하는 지급을 명한 원심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나머지 상고는 기각하였다.
하급심
하급심
춘천지방법원 1984년 10월 11일 선고 84나137 판결
원심은 피고가 다른 운송업자보다 신용과 재산 상태가 좋고, 원고의 요구에 따라 담보어음에 배서하였다는 이유로 차용금 합계 7,506,000원 전액에 대한 묵시적 연대책임 약정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위 사정만으로 피고가 다른 운송업자들의 차용액까지 책임지기로 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15년 4월 9일 선고 2011다9716 판결〔매매대금등〕
매수인이 서로 다른 소유자들의 토지 3필지를 타이어 수리점의 건물·주차장 부지로 일괄 매수한 사건이다. 대법원은 매도인들과 보증인이 부담한 의무가 하나의 계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결합되어 있고, 계약 이행에 관하여 전원의 의사와 능력이 일체로 고려되었다는 이유로 계약 해제에 따른 매매대금 반환채무를 성질상 불가분채무로 인정하였다.
이 사건과의 차이는 아래 법리에서 비교한다.
관련 법령
- 민법 제408조: 여러 채무자가 있는 경우의 분할채무 원칙.
- 민법 제409조: 성질 또는 당사자의 의사표시에 따른 불가분채권에 관한 규정으로, 해당 판결의 참조조문.
- 민법 제411조: 여러 사람이 불가분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의 준용규정.
- 민법 제413조: 각 채무자가 채무 전부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는 연대채무에 관한 규정.
사실관계
당사자와 거래관계
이 사건은 어음을 할인해 준 원고가 운송업자들 중 한 명인 피고에게, 다른 운송업자들의 몫까지 포함한 차용금 전액의 반환을 청구한 사건이다.
금강개발은 원래 운임을 지급할 회사이고, 이 소송의 피고는 그 회사가 아니라 운송업자 중 한 명이다.
금강개발이 여러 운송업자의 운임을 어음 한 장으로 지급
금강개발은 피고와 소외 1 등 골재운송업자 7∼8명에게 각각 운임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 그런데 각 운송업자에게 따로 지급하지 않고, 전체 운임을 합산한 7,750,600원짜리 약속어음 1매를 발행하여 대표인 소외 1에게 교부하였다.
운송업자들은 이 어음을 할인받아 각자의 몫을 나누기로 하고 원고에게 할인을 요청하였다.
원고가 자신의 어음 네 장을 발행하여 각자의 몫으로 나누어 교부
원고는 금강개발 발행 어음에 피고의 배서를 받아 담보로 보관하고, 그 대신 자신의 명의로 다음과 같이 약속어음 4매를 발행하여 교부하였다.
금강개발 발행 어음과 원고 발행 어음들의 액면 합계 차액인 244,600원은 원고가 소외 1에게 가지고 있던 기존 물품대금채권의 변제에 충당하였다.
즉, 원고가 현금을 지급한 형태는 아니지만, 법원은 이러한 어음할인 거래를 원고와 운송업자들 사이의 금전소비대차 관계로 판단하였다.
금강개발의 어음이 부도나자 원고가 피고에게 전액 반환을 청구
금강개발 발행 어음은 부도났지만, 원고가 발행한 어음 4매는 모두 지급되었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주위적으로 어음금 지급을, 예비적으로 대여금 반환을 청구하였다. 주위적 청구는 금강개발 발행 어음이 어음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배척되었다.
따라서 핵심 쟁점은 자신의 몫으로 1,570,000원을 차용한 피고가 다른 운송업자들의 몫을 포함한 7,506,000원 전액까지 변제해야 하는지였다.
법리
공동으로 어음을 할인받았더라도 각자의 차용액이 구분되면 분할채무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여러 채무자가 각기 일정한 금액을 차용한 경우,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각자의 차용액에 관한 분할채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당초 운송업자들이 받을 운임이 하나의 어음에 합산되어 있었을 뿐, 할인 과정에서는 각자 받을 몫을 기준으로 여러 장의 어음을 교부받았다. 따라서 하나의 어음을 공동으로 할인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각 운송업자가 차용금 전액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분할채무란 총차용금을 운송업자 수로 균등하게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몫으로 특정된 차용액만을 변제하는 채무를 의미한다.
피고의 신용 상태와 배서 사실만으로 전액에 대한 연대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
원심은 원고가 피고의 신용과 재산 상태를 고려하여 배서를 요구하였다는 점을 근거로 묵시적 연대책임 약정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가 배서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운송업자들의 차용액까지 변제하기로 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각 차용인의 배서를 위하여 제1배서란을 비워 두고 피고가 제2배서란에 배서한 사정도 전액에 대한 연대책임 약정을 인정하기 어렵게 하는 근거로 고려하였다.
이는 어음요건을 갖추지 못한 담보어음의 배서 사실을 근거로 대여금 전액에 대한 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한 판단이며, 유효한 어음의 배서인이 부담하는 어음법상 책임 일반을 부정한 취지는 아니다. www.law.go.kr
불가분채무를 인정한 2011다9716 판결과의 비교
먼저 비교 판례의 당사자 관계는 다음과 같다.
- 원고 A: 토지 3필지를 타이어 수리점의 건물·주차장 부지로 일괄 매수한 매수인.
- 피고 B·C: 위 토지들의 매도인들.
- D: 매도인들의 의무 이행을 보증하고 인허가 등 계약 이행에 관여한 보증인으로서, 매매대금 대부분을 대표로 수령한 사람.
매도인들은 토지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 외에도, 매수인이 해당 토지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이축권을 이용한 건물 신축·소유권이전 및 주차장 설치허가에 필요한 장애를 제거하고 협조할 의무를 부담하였다. 이러한 의무 중 어느 하나라도 이행되지 않으면 전체 계약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웠다.
두 판결을 구별하는 기준은 여러 사람이 하나의 거래에 관여하였는지가 아니라, 각자의 급부와 부담이 독립적으로 구분되는지, 아니면 전원의 이행이 하나의 계약 목적을 위하여 결합되어 있는지이다.
2011다9716 사건에서 대금 중 3억 원을 보증인 D가 받기로 정한 것은 매도인별로 독립된 매매대금을 정한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실제 수령액이나 수령인이 구분된다는 사정만으로 반환채무가 분할되는 것은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분할채무를 주장하려면 계약 당시부터 각자의 거래상 이익과 부담액이 독립적으로 특정되어 있었고, 다른 채무자의 몫까지 책임지기로 한 근거가 없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 반대로 전원의 의무 이행이 결합되어야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거래라면, 자신의 실제 수령액이나 소유 지분만으로 반환책임을 제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