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업인수계약의 진술·보장 위반과 손해배상

핵심 결론 기업인수계약에서 경영권 이전 전의 부실자산·우발채무를 매도인이 부담하기로 했다면, 실사 종료 후 발견되어도 약정에 따라 배상해야 한다. 실사 중 발견한 금액을 대금에서 공제한다는 조항은 책임기간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정산방법을 정한 것이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1다51571, 2000다48265, 2010다58728, 2002다52657

해당 판례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51571 판결 [약정금등]
대법원은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의 부대상고는 제출기간을 넘겼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들이 연대하여 원고에게 987,471,426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대법원과 원심의 첨부 판결문을 직접 확인하여 종합한 내용이다.
하급심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12. 23. 선고 2008가합80956 판결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1. 5. 13. 선고 2010나26518 판결
원심은 가공매출채권에 따른 부실자산, 미지급 주유권 채무, 가공매출로 인한 벌과금과 가산세에 관하여 매도인들의 진술·보장 위반을 인정하였다.
배상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금액은 1,974,942,852원으로 인정하되, 거래가격의 형성 경위와 실사 과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책임을 50%로 제한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계약 해석과 손해액 산정에 관한 설명을 일부 바로잡으면서 피고들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따라서 원심의 모든 판단 이유가 그대로 승인된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민법 제105조 계약 당사자가 정한 의사와 약정 내용에 따른 법률관계의 확정.
  • 민법 제390조 진술·보장 약정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 손해배상.
  • 상법 제57조 제1항 여러 사람이 그중 한 사람 또는 전원에게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채무를 부담한 경우의 연대책임. 원심이 두 매도인의 연대책임을 인정하면서 명시적으로 적용하였다.
  • 민법 제580조, 민법 제582조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과 권리행사기간에 관한 규정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 청구가 하자담보책임에 기한 청구가 아니라 진술·보장 약정 위반에 따른 청구라고 판단하였다.
  • 민사소송법 제425조, 민사소송법 제427조 상고심의 항소심 절차 준용과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한 규정으로, 부대상고의 적법성 판단과 관련된다.

사실관계

매수인과 대상회사의 관계
원고는 당시 주식회사 에이치에스바이오팜이었다. 피고 주식회사 녹십자와 주식회사 녹십자홀딩스로부터 경남제약 주식회사를 인수한 뒤, 2010년 4월 20일 대상회사를 흡수합병하고 자신의 상호도 경남제약 주식회사로 변경하였다.
따라서 거래 당시의 매수인과 인수 대상인 ‘합병 전 경남제약’은 서로 다른 회사였다.
녹십자는 대상회사 주식 104,000주인 52%를, 녹십자홀딩스는 96,000주인 48%를 보유하고 있었다.
주식 전부와 경영권의 양수
원고는 2007년 7월 9일 피고들과 대상회사 주식 200,000주 전부 및 경영권을 245억 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 당일 계약금과 중도금 합계 100억 원을 지급하고, 2007년 8월 15일 잔금 145억 원을 지급하면서 주식과 경영권을 이전받았다. 회사의 은행차입금 100억 원은 양수인이 책임진다는 별도 약정도 있었다.
진술·보장과 실사 후 정산에 관한 약정
계약에는 다음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계약 조항주요 내용
제3조매도인은 재무제표, 부외채무·우발채무 내역, 부실자산 내역 등을 제시하고 자료의 정확성을 보장한다.
제5조 제5호제시한 사항 외에는 경영권 이전 전의 사유로 인한 우발채무·부실자산·보장사항 위반이 없음을 보장하고, 추가 발견 시 매도인이 책임진다.
제7조 제5항실사완료 시점까지 발견된 우발채무·부실자산 금액은 당사자들이 협의하여 양도대금에서 공제한다.
피고들이 실제로 제시한 자료는 재무제표였다.
원고는 회계법인에 주식가치 평가와 자산·부채 실사를 의뢰하였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실사완료 시점을 2007년 7월 13일로 보았고, 실사보고서는 같은 달 20일 작성되었다.
인수 후 확인된 부실자산과 채무
재무제표에 기재된 매출채권 중 2,369,000,000원은 제품을 실제로 공급하지 않은 채 서류상으로만 매출이 발생한 것처럼 처리한 가공매출채권이었다. 해당 제품은 회사 창고에 남아 있었다.
법원은 가공매출채권 전액을 그대로 손해로 보지 않고, 가공매출 정리에 따른 부가가치세 납부액 감소분과 남아 있는 재고자산 가치를 공제하였다.
2,369,000,000원 − 215,000,000원 − 709,000,000원
= 부실자산 1,445,000,000원
또한 회사는 거래처에 매출액의 1% 상당 주유권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도 95,090,000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이를 재무제표에도 반영하지 않았다.
인수 전 가공매출거래로 인해 인수 후 벌과금 209,942,553원과 부가가치세 가산세 224,910,299원도 발생하였다.
원고는 이러한 항목 외에도 매출할인에 따른 손실, 회수불가능한 매출채권, 파업으로 인한 영업손실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법리

진술·보장 위반 책임은 실사 종료 후 발견된 사항에도 미친다
피고들은 계약에서 실사완료 시점까지 발견된 부실자산 등을 대금에서 공제하도록 정하였으므로, 그 이후 발견된 사항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5조는 경영권 이전 전의 사유로 인한 우발채무·부실자산 등이 추가로 발견되면 매도인이 책임지도록 정하고 있었다. 제7조는 그중 실사완료 전에 발견된 사항을 대금에서 공제하는 방법으로 정산하도록 정한 조항이었다.
따라서 책임의 기준은 ‘실사 종료 전에 발견되었는지’가 아니라 ‘경영권 이전 전의 사유로 발생한 것으로서 진술·보장의 대상에 포함되는지’였다. 실사 종료일을 책임의 종기로 해석할 수는 없었다.
계약 전체를 해석하면 해당 채무·부실자산 금액을 지급하는 약정이 인정된다
원심은 제7조를 대금조정 약정으로만 보아 손해배상액을 직접 정한 조항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다만 그 조항을 유추 적용하여 부실자산과 채무의 가액을 손해액 산정의 기초로 삼았다.
대법원은 이 설명을 바로잡았다.
제3조의 자료 정확성 보장, 제5조의 추가 발견 사항에 대한 책임, 제7조의 대금공제 약정을 함께 해석하면, 피고들이 진술·보장을 위반한 경우 해당 부외채무·우발채무·부실자산 금액을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지급하기로 한 취지라고 보았다.
실사 중 발견된 사항은 그 금액을 대금에서 공제하여 간이하게 정산하고, 이후 발견된 사항은 손해배상으로 지급하는 구조이다.
이 사건에서 회사의 부실자산·채무액을 배상액 산정의 기초로 삼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러한 계약 해석에 있다. 회사의 채무액이 언제나 주식매수인의 손해액과 같다는 일반 법리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
가공매출에 대응하는 재고가 남아 있어도 부실자산이 될 수 있다
피고들은 가공매출에 대응하는 제품이 재고로 남아 있으므로 실질적인 자산가치에는 변화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의 가치가 같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재고는 아직 판매되지 않은 제품인 반면, 매출채권은 판매에 따른 이익까지 반영된 채권이고, 재고가 실제로 모두 판매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아 있는 재고의 가치를 공제하더라도 잔존하는 과대계상액은 부실자산에 해당한다. 대법원도 이를 인정하였다.
인수 후 부과되었더라도 인수 전 사유에 따른 채무이면 책임 대상이 될 수 있다
미지급 주유권은 인수 전 매출 당시의 거래처 약정에서 발생한 지급의무였다. 장래의 영업에 도움이 되는 비용이라는 이유로 인수인에게 부담시킬 수는 없었다.
벌과금과 가산세 역시 인수 후 부과되었지만, 그 원인은 인수 전의 가공매출거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채무를 진술·보장 조항에서 정한 부외채무 또는 우발채무로 보아 매도인들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하자담보책임의 제척기간과 구별된다
피고들은 하자담보책임과 그 제척기간에 관한 문제도 제기하였다.
대법원은 원고가 청구한 것은 민법상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이 아니라 계약상 진술·보장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이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원심이 하자담보책임의 제척기간 준수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더라도 위법하지 않다고 보았다. 이는 이 사건 청구의 법적 근거를 구별한 것으로, 계약상 청구기간이나 소멸시효까지 배제한 취지는 아니다.
원심이 인정하지 않은 청구항목
원심은 다음 손실은 배상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 매출할인: 회수 단계에서 적용하는 영업정책으로 보았고, 원고도 실사를 통해 할인정책을 알면서 대금을 조정하지 않았다.
  • 회수불가능한 채권: 재무제표상 대손충당금·반품추정부채로 예정되어 있거나 실사와 가격산정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 파업에 따른 영업손실: 노사관계에 관한 진술·보장이 있었다는 증명이 부족하였다. 계약 다음 날부터 인수에 반발하는 파업이 시작된 경위 등을 고려하여, 피고들의 고지의무 위반이나 허위고지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원심의 판단이다. 원고의 부대상고가 각하되었으므로, 대법원이 각 배척 사유를 본안에서 다시 심사하여 모두 승인한 것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배상액과 50% 책임 제한의 의미
원심의 인정액은 다음과 같다.
항목책임 제한 전 금액
가공매출채권에 따른 부실자산1,445,000,000원
미지급 주유권 채무95,090,000원
가공매출에 따른 벌과금209,942,553원
부가가치세 가산세224,910,299원
합계1,974,942,852원
50% 책임 제한 후 배상액987,471,426원
원심은 거래가격이 정해진 경위, 실사에서 일부 부실 가능성을 예상한 사정, 거래 종료 전 원고의 인식 가능성, 주가와 순자산가치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책임을 제한하였다.
대법원에서는 원고의 부대상고가 기간 도과로 각하되고 피고들의 상고가 기각되어 위 금액이 유지되었다. 대법원이 진술·보장 위반 책임을 일반적으로 50% 감액할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또한 두 피고는 대상회사 전체에 관하여 진술·보장하였고, 거래가 상행위에 해당하므로 원심은 상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연대책임을 인정하였다. 각자의 주식 보유비율인 52%와 48%로 원고에 대한 책임을 나누지 않았다.

실무상 유의점

  • 진술·보장의 기준시점, 위반사항의 발견시점, 청구기간을 구분하여 정해야 한다. 실사기간만 정해 두었다고 매도인의 책임기간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 대금조정 조항과 손해배상 조항의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실사 중에는 대금에서 공제하고 거래 종료 후에는 금전으로 배상하는 구조인지 구체적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 회사에 발생한 손실을 매수인에게 직접 배상하게 하려면 배상 대상과 산정방법을 명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공채권의 액면액, 잔존 재고, 세금 감소효과 및 이미 반영된 충당금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 인수 후 부과된 세금·가산세 등도 그 원인이 인수 전 행위에 있으면 책임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과거 거래와 세무위험의 부담 주체를 정해야 한다.
  • 이 판결을 매수인이 위반 사실을 알고도 언제나 청구할 수 있다는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가공매출채권의 존재를 원고가 알고 가격에 반영했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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