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도6187 판결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
- 피고인: 대구에서 막걸리 제조업체를 운영한 사람
- 상고인: 검사
- 결과: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청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하였다.
하급심
- 제1심: 청주지방법원 2009. 8. 11. 선고 2009고정139 판결
- 파기된 원심: 청주지법 2010. 4. 29. 선고 2009노941 판결
제1심은 피해자 상품표지의 주지성과 양측 표지의 유사성·혼동 위험을 인정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다.
피고인이 항소하자 원심은 피해자 상품표지의 주지성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검사가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무죄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원심의 공소사실과 판단 내용은 홈페이지 게시자가 판결문을 직접 확인하여 반영한 것이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4. 11. 11. 선고 2002다18152 판결 용기·포장도 장기간의 사용이나 광고를 통하여 특정 출처의 상품을 연상시킬 정도로 개별화되면 상품표지로 보호될 수 있다.
-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6도577 판결 본래 식별력이 없는 표지라도 사용을 통하여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널리 인식되면 보호될 수 있다.
- 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0다4487 판결 상품표지의 주지성은 전국적인 인지도를 요구하지 않으며, 일정 지역의 거래자나 수요자 사이에서 알려진 정도로도 인정될 수 있다.
-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10562 판결 주지성은 사용기간·방법·형태·사용량·거래범위와 상품거래의 실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 대법원 2001. 4. 10. 선고 98도2250 판결 원심이 상품의 포장용기와 디자인의 상품표지성을 설명하면서 인용한 판례이다.
관련 법령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표지와 동일·유사한 표지를 사용하거나 그러한 상품을 판매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규율한다.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3항 제1호 원심이 이 사건 상품혼동행위의 형사처벌 근거로 명시한 당시 조항이다.
-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3호 상품의 품질·효능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의 등록을 제한하는 규정이다.
대법원과 원심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특정 개정 전 법률이라는 괄호를 붙이지 않았다. 따라서 위 표기는 판결문을 따르며, 제18조 제3항 제1호는 당시 처벌조항으로 구분한다. 상표법의 괄호 부분은 현행법과 조문체계를 구별하기 위한 연혁 보완이다.
사실관계
가. 피해자 측의 사업과 상표등록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해자는 1990년경부터 탁주 합동공장을 운영하며 ‘불로막걸리’를 제조·판매하였다. 대법원은 피해자 측을 ‘대구탁주합동제1공장’으로 표시하였다.
원심판결의 주석에 따르면 해당 공장은 피해자를 포함한 66명의 공동사업자로 구성되어 있었다. ‘불로’ 상표는 2006년 11월 2일경 등록되었으며, 상표권자는 공동사업자 중 3명이었다.
따라서 피해자 개인이 단독으로 상표권을 보유한 사건으로 설명하면 정확하지 않다.
나. 피고인의 구체적인 생산·판매행위
피고인은 대구 달성군 논공읍 금포리에 있는 막걸리 제조업체를 운영하였다.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08년 7월 14일경부터 다음과 같은 행위를 하였다는 내용이었다.
- 피해자의 ‘불로막걸리’와 색상·디자인·외형이 매우 유사한 용기를 사용하였다.
- 상품명도 ‘불로막걸리’로 표시하였다.
- 한 상자에 20병씩 담아 하루 평균 약 300상자를 생산하였다.
- 이를 대구·경북 일원에 판매하여 피해자 상품과 혼동을 일으켰다.
위 생산량과 판매행위는 원심판결에 기재된 공소사실의 내용이다. 대법원이 직접 확정한 유죄사실이나 파기환송심의 최종 인정 사실과는 구분해야 한다.
다. 피고인의 별도 상표 출원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2007년 6월 28일경 자신의 상표를 출원하였고, 이후 등록상표 또는 상품표지를 사용하여 막걸리를 생산·판매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단순히 아무런 등록 없이 유사 표지를 사용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등록상표 사용을 근거로 위법성을 다투는 지위에 있었다.
라. 제1심이 비교한 것은 용기의 전체적인 외관이었다
원심판결에 인용된 제1심 판단에 따르면, 제1심은 양측 막걸리 용기를 직접 살펴 다음 요소들을 비교하였다.
- 사용된 상표와 상표 외의 문구
- 문자의 도안
- 상표·문구·도형·그림의 배치와 크기
- 각 요소의 색상
- 용기 상·하단의 띠 구조와 색상
제1심은 이 요소들이 어우러진 피고인의 상품표지가 피해자의 상품표지와 매우 유사하다고 보았다. 짧은 시간에 상표와 용기를 보고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는 두 상품을 혼동할 위험이 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
‘불로’라는 단어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유죄를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
마. 피고인의 항소 주장
피고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 피해자의 상품표지는 대구 지역에서도 주지성을 취득하지 못하였다.
- 양측 상품표지의 유사성과 혼동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 부정경쟁 목적이 없으므로 상표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원심은 이 중 주지성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였다. 나머지 쟁점은 더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바.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증명이 부족하다고 본 부분
원심도 피해자 측이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약 1억 원에서 1억 2,000만 원의 광고비를 지출하였고, 2007년 매출액이 11,968,114,832원에 달한다는 점은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이러한 자료만으로는 문제 된 용기의 전체적 디자인에 관하여 다음 사항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고 보았다.
- 사용기간과 사용방법
- 사용량과 광고 실태
- 시장점유율
- 영업 규모와 거래범위
검사가 항소심에서 추가로 제출한 신문기사와 인터넷 검색자료도 공장이 생산하는 주류제품 전체의 출고량 등에 관한 자료여서, 해당 상품표지의 주지성을 증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하였다.
즉, 원심은 사업체의 매출·광고 실적과 특정 용기 디자인의 주지성을 구별하면서, 양자를 연결하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사. 대법원이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한 내용
대법원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를 토대로 다음 사실을 인정하였다.
- 피해자 측은 1990년 3월 12일경부터 ‘不老酒’ 제품을 생산·판매하였다.
- 2007년 매출액 대부분이 ‘불로’ 막걸리 매출이었다.
- 2008년 피해자 측 막걸리 출고량은 국내 막걸리 소비량의 약 9.6%에 해당하였다.
- 피해자 측 제품은 대구 지역 막걸리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였다.
- 적어도 2005년경부터 문자·도형·색채·바탕무늬가 결합한 해당 용기를 사용하였다.
- 언론에도 대구 지역에서의 높은 인지도와 생산량 점유율이 보도되었다.
이를 종합하여 명칭뿐 아니라 용기의 전체 외관도 대구와 인근 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상품표지라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도6187 판결
법리
가. 명칭과 용기의 전체 외관 모두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법원은 ‘불로’ 관련 표지들뿐 아니라 이를 포함한 문자·도형·색채 등이 결합한 전체적인 외관도 상품표지로 인정하였다.
개별 구성요소가 흔하거나 기능적인 부분을 포함하더라도, 결합된 외관이 소비자에게 특정 출처를 나타내는 것으로 인식되면 보호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나. 원래 식별력이 약한 표현도 사용으로 식별력을 취득할 수 있다
‘불로’는 주류에 사용될 경우 ‘늙지 않도록 해 주는 술’이라는 효능 설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사용되어 소비자가 특정 업체의 상품으로 널리 인식한다면 부정경쟁방지법상 상품표지가 될 수 있다. 표현 자체의 설명적 성격만으로 보호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다. 전국적인 인지도는 필요하지 않다
대법원은 국내의 일정한 지역에서 거래자나 수요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정도로도 주지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막걸리는 통상 유통범위가 일정 지역에 제한된다는 거래실정과 대구·인근 지역의 면적 및 인구 비중을 고려하였다.
다만 원심이 전국적 인지도를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은 아니다. 원심은 대구·경북에서의 주지성도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지역적 주지성의 법리를 제시하면서 그 증거평가와 심리가 잘못되었다고 본 것이다.
라. 기업의 실적과 특정 상품표지의 인식을 연결하여 판단해야 한다
기업의 총매출이나 총광고비만으로 모든 상품표지가 주지성을 취득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매출 대부분이 해당 막걸리에서 발생하였고, 용기의 사용 시기와 지역 시장점유율도 확인되었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을 연결하여 주지성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은 주지성의 증명을 생략한 것이 아니라, 개별 증거를 상품의 거래실정에 맞게 종합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해야 한다.
마. 후행 상표등록만으로 부정경쟁행위가 정당화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표 출원 당시 이미 피해자 측 상품표지가 해당 지역에서 주지성을 취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어 피고인의 출원이 그 주지성에 무단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용하려는 의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자신의 등록상표를 사용하였더라도, 피해자 측 표지가 널리 인식된 지역에서 이를 사용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판단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는 상표등록의 효력과 부정경쟁행위 책임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도6187 판결
결론
제1심은 상품표지의 주지성과 혼동 위험을 인정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은 특정 상품표지의 주지성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로 바꾸었고, 유사성·혼동 가능성 등 나머지 항소 쟁점은 판단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장기간의 사용, 해당 상품 중심의 매출, 용기 사용 이력, 지역 시장점유율과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주지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무죄판결을 파기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의 핵심은 단순히 “지역 브랜드도 보호된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실제 거래자료를 종합하여 지역 내 상품표지의 주지성을 판단하고, 후행 상표등록을 이유로 그 보호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데 있다.
실무상 유의점
- 공소사실이나 청구에서 보호 대상을 명칭, 도형, 용기 전체 외관 중 무엇으로 특정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 매출·광고 자료가 해당 상품과 해당 시기의 표지 사용을 뒷받침하도록 연결해야 한다.
- 과거 용기 견본, 라벨 변경 이력, 지역별 판매량과 기사 등을 확보하면 주지성의 형성 시점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원심의 무죄 이유가 주지성 부정인지, 유사성·혼동 또는 고의 부정인지 구분하여 파기 범위를 설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