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1. 제1심
제1심은 피고의 횡령·허위공시 등으로 회사 주식이 상장폐지되어 원고들이 직접손해를 입었다고 보아 원고 A에게 60,200,000원, 원고 B에게 121,690,000원의 배상을 명한 것으로 확인된다.
제1심 판결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독립된 판례 페이지가 확인되지 않고, 환송 전 원심판결에 제1심으로 표시되어 있다.
2. 환송 전 원심
원심은 피고가 회사자금 약 319억 원을 횡령하고 허위공시와 시세조종을 하여 회사가 상장폐지된 것은 주주들이 통상 예상할 수 없는 특별한 손해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거래정지 전 기준주가 990원에서 정리매매기간 최고 종가 340원을 공제하여 원고 A에게 45,500,000원, 원고 B에게 91,975,000원의 손해배상을 인정하였다.
3. 대법원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대법원은 다음 두 손해를 명확히 구별하였다.
- 이사의 횡령으로 회사재산이 감소하고 주가가 하락한 손해는 회사의 손해를 매개로 한 주주의 간접손해이다.
- 이사가 횡령으로 악화된 재무상태를 숨기고 부실공시를 하여 주가가 정상가격보다 높게 형성된 상태에서 주주가 이를 모르고 주식을 매수한 손해는 주주의 직접손해이다.
다만 직접손해가 인정되려면 각 주주가 언제 주식을 취득하였는지, 그 당시 어떠한 허위공시·부실공시 또는 시세조종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지, 정상주가보다 얼마만큼 높은 가격에 취득했는지를 심리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원심이 이러한 개별적 사정을 심리하지 않고 단순히 상장폐지 전후의 주가 차액을 손해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다.
4. 파기환송심
서울고등법원 2013. 10. 30. 선고 2013나1022 판결
파기환송심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 판결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독립된 판례 페이지가 확인되지 않는다.
사실관계
소외 회사는 창업자에 대한 투자·융자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회사였다.
피고는 2001. 4. 27. 소외 회사의 이사 겸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대표이사와 이사직에서 사임한 뒤에도 2002. 3.경까지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자금관리와 업무집행을 총괄하였다.
피고는 다음과 같은 행위를 하였다.
- 실제로는 자신이 설립하거나 지배하는 페이퍼컴퍼니가 참여하는 유상증자였음에도 정상적인 외국계 회사가 대규모로 투자하는 것처럼 공시하였다.
- 4차례의 유상증자로 조달한 약 359억 5,000만 원 중 약 319억 원을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의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반환하는 등의 용도로 횡령하였다.
- 가장매매·통정매매·고가매수·허수매수·허수매도 등으로 주식 시세를 조종하였다.
- 횡령으로 회사의 재무구조가 현저히 악화되었음에도 분기보고서에 자산·자본 및 투자내역을 허위로 기재하였다.
회사의 주식은 2002. 3. 7. 거래가 정지되었고,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한정의견과 자본잠식 등을 이유로 2002. 7. 말 상장폐지되었다.
원고들은 피고의 허위공시·횡령·시세조종·부실공시로 인해 정상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였고, 이후 상장폐지로 주가가 급락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상법 제401조 등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핵심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다음과 같다.
- 이사의 횡령과 상장폐지로 인한 주가하락이 주주의 직접손해인지 간접손해인지
- 허위공시·시세조종으로 주가가 부풀려진 상태에서 주식을 매수한 경우 직접손해가 인정되는지
- 직접손해의 인과관계와 손해액을 어떠한 방법으로 입증해야 하는지
- 거래정지 전 주가 990원과 정리매매가격 130원 또는 340원의 차액을 곧바로 손해액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파기환송심의 판단
1. 피고의 책임주체 해당 여부
파기환송심은 피고가 등기상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에도 회사 업무를 실질적으로 지시하고 집행하였다고 인정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이사뿐만 아니라 구 상법 제401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업무집행지시자 또는 이사의 이름으로 직접 업무를 집행한 자로서 제3자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2. 횡령에 따른 주가하락은 간접손해
피고가 회사자금을 횡령하여 회사재산이 감소하고, 그 결과 회사가치와 주가가 하락한 부분은 회사가 직접 입은 손해이다.
주주는 회사재산 감소에 따라 주식가치가 하락하는 경제적 불이익을 받지만, 이는 회사의 손해를 매개로 한 간접손해이므로 구 상법 제401조 제1항에 따라 직접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3. 허위공시·시세조종에 따른 고가매수는 직접손해
반면 피고가 악화된 재무상태를 숨기고 허위공시·부실공시를 하거나 시세를 조종하여 주가를 정상주가보다 높게 형성한 경우에는 달리 보아야 한다.
주주가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부풀려진 가격으로 주식을 취득하였다면, 이는 회사의 손해와 별도로 주주 자신이 주식 취득 단계에서 입은 직접손해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구 상법 제401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
4. 원고 A의 청구
원고 A는 2001. 2. 28.부터 2002. 2. 27.까지 주식을 취득하여 거래정지 당시 70,000주를 보유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고 A는 그 70,000주를 구체적으로 언제, 얼마에 취득하였는지를 특정하지 못했다. 따라서 피고의 여러 허위공시·시세조종행위 중 어떠한 행위로 인하여 얼마만큼 부풀려진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였는지 확정할 수 없었다.
특히 2002. 2. 14. 부실 분기보고서가 제출된 이후 원고 A가 문제 된 70,000주를 추가 취득한 사실도 인정되지 않았다. 앞선 분기·반기보고서에 어떠한 부실기재가 있었는지에 관한 주장·입증도 부족하였다.
결국 원고 A는 취득 시기, 취득가격, 구체적인 위법행위 및 가격 부양분을 입증하지 못하여 청구가 기각되었다.
5. 원고 B의 청구
원고 B는 2001. 11. 7.부터 2002. 2. 26.까지 141,500주를 매수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이 기간 피고의 허위공시·부실공시·시세조종으로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형성되어 있었고, 원고 B가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상당인과관계 자체는 인정하였다.
즉, 원고 B가 피고의 임무해태행위로 인해 정상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하여 직접손해를 입었다는 점은 인정되었다.
그러나 손해액의 입증이 부족하였다.
6. 정리매매가격을 정상주가로 볼 수 없는 이유
원고들은 거래정지 전 기준주가 990원에서 정리매매 첫날 종가 130원 또는 마지막 날 종가 340원을 공제하여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은 다음 사정을 중시하였다.
- 정리매매 첫날 130원은 상장폐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충격과 투매로 형성된 비정상적인 가격이었다.
- 정리매매기간 주가는 130원에서 340원까지 계속 상승하였다.
- 당시에는 정리매매 주식에도 첫날을 제외하고 12%의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었다.
- 마지막 날 종가 340원도 가격제한폭에 걸려 거래가 종료된 가격이어서 정상가격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볼 수 없었다.
- 장외시장에서는 주당 601원에서 1,000원까지 거래되었다는 자료가 있었다.
- 회사의 실질 자산가치를 주당 854원으로 평가한 자료와 주당 340원 외에 별도의 대가를 지급하고 주식을 인수한 사례도 있었다.
따라서 130원이나 340원을 허위공시의 영향이 제거된 후 형성된 정상주가로 볼 수 없고, 달리 정상주가를 확정할 자료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고 B는 인과관계는 인정되었지만 손해액을 특정하지 못하여 최종적으로 청구가 기각되었다.
손해액 입증기준
이 판결에 따르면 허위공시 등으로 주식을 고가 매수한 주주가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최소한 다음 사항을 입증해야 한다.
- 손해배상을 구하는 주식의 구체적인 취득일과 취득가격
- 각 취득일 당시 존재한 허위공시·부실공시 또는 시세조종행위
- 해당 위법행위가 당시 주가에 미친 영향
- 허위정보가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정상주가
- 허위정보가 시장에 밝혀진 뒤 그 영향이 제거되어 정상적으로 형성된 주가
- 실제 매도가격 또는 현재 보유 여부
- 취득가격과 정상주가 사이의 차액 및 상당인과관계
단순히 거래정지 전 주가와 상장폐지 후 정리매매가격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리매매가격이 시장 충격, 투매 또는 가격제한폭의 영향을 받은 비정상적인 가격이라면 손해액 산정의 기준으로 사용할 수 없다.
관련판례
이사의 임무해태로 회사재산이 감소하여 주식가치가 하락한 손해는 회사가 입은 손해의 반사적 결과인 간접손해이므로 주주가 상법 제401조에 따라 직접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허위정보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의 손해액은 허위정보가 밝혀지기 전 정상적으로 형성된 주가와 정보가 공개된 후 그 영향에서 벗어나 정상적으로 형성된 주가 또는 실제 매도가격의 차액을 기준으로 산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관련법령
구 상법 제401조
구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01조 제1항은 이사가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 제3자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였다.
상법 제401조
구 상법 제401조의2
구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01조의2 제1항은 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하여 이사에게 업무집행을 지시하거나 이사의 이름으로 직접 업무를 집행한 자에게 이사와 같은 책임을 부담하도록 규정하였다.
상법 제401조의2
민법 제162조
결론
대법원 2010다77743 판결은 주가하락 손해를 일률적으로 주주의 간접손해로 보지 않고, 손해의 발생원인에 따라 구별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이사의 횡령으로 회사재산이 감소한 데 따른 주가하락은 간접손해이지만, 허위공시·시세조종으로 부풀려진 가격에 주식을 매수한 손해는 주주의 직접손해이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은 직접손해의 법적 성립 가능성만으로 손해배상청구가 인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원고 A는 취득 시기와 가격 및 개별 위법행위와의 관계를 입증하지 못했고, 원고 B는 인과관계는 인정받았으나 허위정보의 영향이 제거된 정상주가와 손해액을 입증하지 못하여 모두 패소하였다.
판결의 의의
이 사건은 주주의 직접손해에 관한 법리뿐 아니라 실제 소송에서의 주장·입증 구조를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허위공시·시세조종에 따른 고가매수는 주주의 직접손해가 될 수 있지만, 각 주식의 취득 시기·가격, 당시의 위법행위, 가격 부양 효과 및 허위정보의 영향이 제거된 정상주가까지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정리매매가격만으로 손해액을 산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