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지는 공매절차에서 매수하고 사업시행권은 별도로 양수한 경우, 종전 시행사의 체납세금까지 부담하는가

핵심 결론 신탁부동산을 공매절차에서 매수한 후 종전 시행사로부터 사업시행권을 별도로 양수하였더라도, 주요 PF채무 등을 승계하지 않았다면 사업의 포괄양수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제2차 납세의무 부과처분을 취소한 확정사례이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6두1166, 2002다45376

해당판결

수원고등법원 2024. 5. 1. 선고 2022누13523 판결〔제2차납세의무자납부통지처분취소〕
피고 용인시장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상고 없이 확정된 사건으로, 원고를 종전 시행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재산세 등 817,276,560원을 부과한 처분이 취소되었다.
하급심
수원지방법원 2022. 7. 21. 선고 2021구합71060 판결〔제2차납세의무자납부통지처분취소〕
원고가 사업부지의 상당 부분과 사업시행권 등을 취득하였으나, 종전 시행사의 주된 채무인 PF대출채무를 승계하지 않았으므로 사업을 포괄승계한 사업양수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항소심은 제1심의 사실관계와 판단을 인용하면서, 부동산 매입과 사업시행권 양수의 구분, 기반시설 설치부담금의 공법상 성격, 사업주체 변경승인의 효력을 추가로 설명하였다.

관련판례

가. 경매취득과 별도 계약이 결합하여 사업의 포괄승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경우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6두1166 판결〔제2차납세의무자취득세납부처분취소〕
사업용 자산 일부를 경매로 취득했더라도, 처음부터 사업을 포괄적으로 이전받기로 합의하고 나머지 자산·영업권·채권·채무 등을 연달아 취득하여 종전 사업자의 법률상 지위를 그대로 승계하였다면 사업의 포괄승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부지 취득과 사업시행권 양수가 별도 절차로 이루어졌다는 형식만으로 포괄양수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는다. 실제 승계한 권리·의무의 범위를 함께 살펴야 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나. 사업주체 변경승인만으로 사법상 채무가 당연히 승계되지는 않는다

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2다45376 판결〔수분양자지위확인〕
주택건설사업의 사업주체 변경승인을 받았더라도, 종전 사업주체가 제3자에게 부담하던 사법상 권리·의무를 새로운 사업주체가 당연히 승계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항소심은 위 법리를 인용하여, 사업주체 지위의 취득과 종전 시행사의 사법상 채무 승계를 구별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관련법령

가. 사업양수인의 제2차 납세의무

구 지방세기본법(2023. 12. 29. 법률 제198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1항
항소심이 인용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사업의 양도·양수가 있는 경우 그 사업에 관하여 양도일 이전에 양도인의 납세의무가 확정된 지방자치단체의 징수금을 양도인의 재산으로 충당하여도 부족할 때에는 양수인은 그 부족한 금액에 대하여 양수한 재산의 가액 한도 내에서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
사업양수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종전 사업자의 모든 체납세금을 무제한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업에 관한 세금인지, 양도일 전에 납세의무가 확정되었는지, 종전 사업자의 재산으로 충당하여도 부족한지, 양수한 재산의 가액이 얼마인지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나.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양수인의 범위

구 지방세기본법(2023. 12. 29. 법률 제198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2항
항소심이 인용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제1항에서 “양수인”이란 사업장별로 그 사업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승계(미수금에 관한 권리와 미지급금에 관한 의무의 경우에는 그 전부를 승계하지 아니하더라도 포괄승계로 본다)한 자로서 양도인이 사업을 경영하던 장소에서 양도인이 경영하던 사업과 같거나 유사한 종목의 사업을 경영하는 자를 말한다.
이 사건에서는 위 요건 중 사업에 관한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하였는지가 핵심적으로 문제 되었다.

다. 후속 개정과 이 사건의 적용 법령 구분

항소심은 각주에서 2023. 12. 29. 개정으로 사업양수인의 제2차 납세의무 적용 범위가 양도인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 또는 양도인의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사업을 양수한 자로 축소되었다는 점을 덧붙였다.
다만 이 사건의 처분 취소는 개정 규정을 소급 적용한 결과가 아니다. 개정 전 규정을 적용하더라도 원고가 사업의 포괄양수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와 각자의 지위

당사자지위와 역할
원고 A회사신탁부동산을 매수한 뒤 사업시행권을 별도로 양수한 새로운 사업주체
B회사기존 아파트 건설·분양사업의 시행사이자 신탁부동산의 위탁자
D회사B회사로부터 부동산을 신탁받아 소유권을 보유하고 공매·매각을 진행한 수탁자
피고 용인시장원고를 B회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체납 재산세 등을 부과한 행정청
부동산 매매의 상대방은 수탁자 D회사이고, 사업시행권 양도의 상대방은 종전 시행사 B회사였다.

나. 종전 시행사의 사업 추진과 신탁부동산 공매

B회사는 아파트 건설·분양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금융기관들과 총 900억 원 규모의 PF대출약정을 체결하였다.
B회사는 2008. 6. 5. 용인시 처인구 소재 토지와 건물을 취득한 뒤, 2009. 5. 28. D회사에 신탁을 원인으로 소유권을 이전하였다. 이후 2010. 10. 12. 신탁부동산 중 일부를 사업부지로 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사업 진행이 부진하고 토지 매수청구 관련 분쟁 등이 발생하였다. 2011. 5.경 PF대출의 기한이익 상실사유가 발생하자 대주단은 수탁자에게 신탁부동산 공매를 요청하였고, 2015. 7. 공매가 개시되었다.
신탁부동산 일부는 제3자에게 매각되거나 보상부지로 편입되었고, 나머지 부동산에 대한 공매가 계속되었다.

다. 원고는 공매 유찰 후 수탁자와 수의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가 최종적으로 취득한 부동산과 기존 사업부지의 범위는 완전히 일치하지 않았다.
구분판결이 인정한 범위
최초 신탁부동산토지 43,593.31㎡ 및 건물 126.67㎡
기존 주택건설사업계획상 사업부지토지 28,740㎡
원고가 매수한 부동산토지 37,554㎡ 및 건물 126.67㎡
매수 부동산에 포함된 기존 사업부지약 24,346㎡
따라서 원고는 기존 사업부지의 상당 부분을 포함한 신탁부동산을 매수한 것이다. 기존 사업부지 전체를 그대로 일괄 취득한 것으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매수 경위는 다음과 같다.
  • 2018. 4. 5.: 8회차 공매까지 유찰되자 원고가 수탁자 D회사에 매수신청을 하였다.
  • 2018. 4. 10.: 원고와 D회사가 254억 2,430만 원을 매매대금으로 하는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 2018. 6. 8.: 원고가 매매대금을 완납한 뒤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항소심은 이를 ‘공매절차를 통한 취득’으로 표현하였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형태는 공매에서 낙찰받은 것이 아니라, 8회차 공매 유찰 후 수탁자와 체결한 수의매매계약이다.
또한 이 부동산 매매의 목적물에 사업시행권은 포함되지 않았다.

라. 종전 시행사는 부동산 매매를 다투다가 사업시행권을 별도로 양도하였다

B회사는 자신이 9회차 공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원고와 D회사가 자신을 배제하려고 수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B회사는 2018. 5. 30. 원고와 D회사를 상대로 부동산 매매계약의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 해당 사건은 수원지방법원 2018가합17566 사건이다.
그 후 B회사는 2018. 10. 25. 원고에게 다음 서류를 작성해 주었다.
  • 사업시행권 양도 및 포기각서: 원고에게 사업시행권을 양도하고 관련 시행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
  • 사업주체 명의변경 동의서: 주택건설사업계획상 사업주체 명의를 원고로 변경하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
B회사는 2018. 10. 31. 위 민사소송을 취하하였다. 이어 2018. 11.경 사업 관련 인·허가 권리와 그에 따르는 의무를 승계하는 내용의 권리의무 승계서를 작성해 주었다.
사업시행권 양수와 관련하여 원고가 B회사에 별도의 대가를 지급한 사실은 없었다.
즉, 원고의 취득 구조는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구분부동산 취득사업시행권 취득
상대방수탁자 D회사종전 시행사 B회사
근거2018. 4. 10. 부동산 매매계약2018. 10. 25. 양도·포기 약정 및 후속 승계서류
취득 대상토지와 건물사업시행권 및 관련 인·허가상 권리·의무
대가254억 2,430만 원별도 대가 지급 없음
후속 절차2018. 6. 8. 소유권이전등기2018. 12. 4. 사업주체 변경승인

마. 원고는 기반시설 부담을 수용하여 사업주체 변경승인을 받았다

원고는 2018. 11.경 용인시에 사업시행권 양도·포기각서, 사업주체 명의변경 동의서, 권리의무 승계서를 제출하였다.
아울러 기반시설 설치부담금 약 163억 원을 승계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하고 사업주체 변경을 신청하였다. 용인시는 2018. 12. 4. 이를 승인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B회사의 기존 PF대출채무를 승계하지 않았다.
제1심은 기존 PF대출 원리금이 2011. 5.경 약 919억 원이었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원고의 부동산 취득 당시에도 약 900억 원 이상이었을 것으로 보았다. 이는 종전 사업의 주요 채무였다.

바. 용인시장은 사업을 포괄양수하였다고 보아 체납세금을 부과하였다

용인시장은 원고가 부동산을 취득하고 사업시행권을 양수한 뒤 사업주체 변경승인까지 받았다는 이유로 B회사의 사업을 포괄양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2020. 12. 4. 원고를 B회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B회사의 2011년부터 2013년까지의 재산세 등 817,276,560원〔가산금 포함〕을 부과하였다.
원고는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제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승소하였다.

법리

가. 부동산 매입과 사업시행권 양수는 구별되는 법률행위이다

항소심은 원고가 공매절차를 통하여 취득한 것은 부동산이고, 사업시행권은 그 목적물이 아니었다고 명확히 판단하였다.
사업시행권은 부동산 매매 이후 종전 시행사 B회사와 별도로 체결한 약정에 따라 취득하였다. 따라서 부동산 매매대금 254억 2,430만 원을 사업시행권까지 포함한 포괄적 사업양수대금으로 볼 수 없다.
다만 계약이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포괄양수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거래를 종합한 결과 종전 사업의 주요 권리·의무가 일체로 이전되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나. 사업주체의 지위를 취득한 것과 종전 사업을 포괄승계한 것은 다르다

원고는 부동산과 사업시행권을 취득하고 사업주체 변경승인도 받았으므로, 결과적으로 해당 사업을 추진할 지위를 확보하였다.
그러나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양수인에 해당하려면 사업시설·영업권·채권·채무 등 주요 인적·물적 권리와 의무가 이전되어 종전 사업자와 동일시할 정도로 법률상 지위가 승계되어야 한다.
항소심은 원고가 종전 사업의 사업자 지위를 취득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이러한 포괄승계까지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기반시설 설치부담금은 사업시행권 양도대금이나 종전 사법상 채무의 인수로 볼 수 없다

용인시장은 원고가 약 163억 원의 기반시설 설치부담금을 승계하였으므로, 그 금액을 사업시행권의 양도가액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항소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 부담은 사업주체가 사업승인 조건에 따라 이행해야 하는 공법상 의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고가 이를 부담하기로 하였다는 사실을 곧바로 다음과 같이 평가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 B회사에 사업시행권 매매대금 163억 원을 지급한 것
  • B회사의 종전 사법상 채무를 인수한 것
  • B회사의 사업상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것

라. 사업주체 변경승인만으로 종전 시행사의 사법상 채무가 당연히 이전되지는 않는다

사업주체 변경승인은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하는 행정법상 지위를 변경하는 절차이다.
항소심은 이를 받았다고 하여 B회사가 제3자에게 부담하던 사법상 권리·의무가 원고에게 당연히 승계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고가 종전 사업 관련 채무를 별도로 승계하였다고 볼 근거나 자료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따라서 인·허가 관련 권리의무 승계서와 사업주체 변경승인만으로 기존 PF채무 등 사법상 채무의 포괄승계를 인정할 수는 없다.

마. 주요 PF채무를 승계하지 않은 점이 포괄양수 부정의 핵심이었다

제1심은 원고가 사업부지의 상당 부분과 사업시행권 등 주된 권리를 취득하였으나, 주요 의무인 기존 PF대출채무를 승계하지 않았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항소심도 이 판단을 유지하였다. 이는 사소한 채무 일부가 누락된 경우가 아니라, 사업의 주요 금융채무가 승계되지 않은 경우였다.
법원은 이에 따라 원고를 구 지방세기본법 제48조의 사업양수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사업시행권의 평가액이 0원이므로 납세의무의 한도도 0원이라는 원고의 예비적 주장을 받아들여 취소한 사건은 아니다.

바. 자금지원 관계만으로 동일한 실질적 사업주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용인시장은 K회사가 원고에게 입찰보증금 상당액을 대여하고 원고의 PF대출을 보증하였다는 점 등을 근거로, K회사가 배후의 실질적 사업주체이고 원고와 B회사는 명의상 사업자라고 주장하였다.
항소심은 그러한 자금지원과 보증 사실만으로 위 주장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가. 부지 매매와 사업시행권 양수의 계약관계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을 인용할 때에는 ‘공매로 사업 전체를 취득하였다’고 표현하기보다 다음과 같이 정리하는 것이 정확하다.
수탁자로부터 공매 유찰 후 수의매매 방식으로 부동산을 취득하고, 이후 종전 시행사와의 별도 약정으로 사업시행권을 양수한 뒤 사업주체 변경승인을 받은 사건이다.
부동산 매매계약의 목적물, 사업시행권 양도서류의 내용, 각 거래의 상대방과 대가를 나누어 확인해야 한다.

나. 공법상 부담과 사법상 채무를 구분해야 한다

사업승인 조건에 따른 기반시설 설치의무 등을 수용하였다고 하여, 종전 시행사의 대출금·공사대금·용역비·약정금 채무까지 모두 인수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개별 계약에서 특정 채무를 인수하기로 약정한 경우에는 그 약정에 따른 책임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이 판결은 부지 매수인이나 새로운 시행사의 개별 채무인수 책임을 일률적으로 부정한 판결은 아니다.

다. 별도 계약이라는 형식보다 실제 승계 범위가 중요하다

대법원 2006두1166 판결처럼 경매취득과 별도 계약이 결합하여 사업 전체의 포괄승계가 인정될 수도 있다.
이 사건의 결론을 뒷받침한 것은 계약의 분리 자체에 더하여, 사업시행권의 별도 대가 지급이 없고, 주요 PF채무를 승계하지 않았으며, 사업주체 변경승인만으로 사법상 권리·의무가 이전되는 것도 아니라는 구체적인 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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