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대법원 2005년 6월 9일 선고 2004두7153 판결 — 시정조치명령취소
계열회사에 비상장주식을 저가로 양도한 행위가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면서, 성장기업의 주식평가방법과 미래 추정이익의 산정 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다.
대법원은 순자산가치에 따른 거래가격을 정당하다고 본 원심을 파기하고, 거래 당시의 산업 전망과 경영계획 등을 심리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산정한 가격의 적정성을 다시 판단하도록 환송하였다.
공정위가 산정한 주당 10,516원을 정상가격으로 확정하거나 부당지원행위의 성립을 최종 인정한 판결은 아니다. 환송심 결과와 최종 확정 여부는 미확인이다.
하급심
서울고등법원 2004년 5월 20일 선고 2001누1804 판결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여 시정조치, 공표명령 및 과징금 21억 원의 납부명령을 취소하였다.
원심은 거래가격인 주당 4,513원이 세법상 평가방법에 따라 산정된 반면, 공정위의 주당 10,516원은 해당 시행령에서 정한 전문기관의 평가를 거치지 않았고 미래의 고도성장도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현저한 저가양도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에 정상가격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이 있다고 보았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04년 4월 23일 선고 2001두6517 판결
공정위의 「부당한지원행위의심사지침」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이라는 법리를 제시하였다. 이 사건에서 외부 평가기관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공정위의 평가를 배척할 수 없다고 판단한 근거이다.
대법원 2004년 9월 24일 선고 2001두6364 판결
부당지원행위의 부당성은 지원주체와 지원객체의 관계, 관련 시장, 지원금액, 거래 목적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은 공정위가 입증해야 한다. 정상가격과의 차이와 지원행위의 부당성은 구분하여 검토할 사항이다.
관련 법령
“부당하게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대하여 가지급금·대여금·인력·부동산·유가증권·무체재산권 등을 제공하거나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여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행위”
같은 항 본문은 이러한 행위가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을 것을 요구하였다.
※ 이 사건 판결은 위 법률의 개정 기준을 괄호로 명시하지 않았다. 위 표기는 주식양도일인 2000년 3월 24일 당시의 법령을 특정하기 위해 보완한 것이다.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시행령(2002. 3. 30. 대통령령 제17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 제1항 [별표 1] 제10호 나목
부동산·유가증권·무체재산권 등 자산을 현저히 낮거나 높은 대가로 제공 또는 거래하여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부당한 자산지원의 유형으로 규정하였다.
원심은 위 별표의 명칭을 「일반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으로 표시하면서, 해당 개정에 관하여 “제목이 변경되기 전의 것”이라고 명시하였다.
구 부당한지원행위의심사지침(2002. 4. 24. 개정되기 전의 것) Ⅲ. 2.
정상가격은 원칙적으로 거래 당시 특수관계 없는 독립된 자 사이에 형성될 시가에 따르도록 하였다.
시가를 산정하기 어렵고 시가가 실제 거래가격보다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자산의 종류·규모·거래상황 등을 참작하여 상속세 및 증여세법령상 평가방법을 준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제1항은 최근 3년간 순손익액의 가중평균액을 일정한 율로 나누어 비상장주식을 평가하도록 하였다.
제2항은 그 평가액이 순자산가치에 미달하면 순자산가치를 적용하도록 규정하였다. 따라서 당시 규정은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일정 비율로 가중평균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제1호는 최근 3개 사업연도의 주당 순손익액을 3 : 2 : 1로 가중평균하는 방법을 규정하였다.
제2호는 일정한 요건 아래 다음 금액을 사용하도록 규정하였다.
“재정경제부령이 정하는 신용평가전문기관 또는 공인회계사법에 의한 회계법인중 2이상의 신용평가전문기관 또는 회계법인이 재정경제부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산출한 1주당 추정이익의 평균가액”
제2호에는 과세표준 신고기한, 추정이익 산정기준일 및 평가서 작성일 등에 관한 요건도 함께 규정되어 있었다.
원심이 1999년 10월 5일 이루어진 다른 주식거래의 평가방법을 설명하면서 인용한 규정이다.
원심이 비교대상 상장회사의 유사성을 검토하면서 참고한 규정이다. 이 사건 거래에 직접 적용한 평가규정과 구분된다.
사실관계
계열회사 주식의 양도와 소각
원고는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종합건설회사로서 계열회사 C의 주식 500,000주, 즉 전체 발행주식의 50%를 보유하였다.
원고는 2000년 3월 24일 위 주식을 발행회사 C에 주당 4,513원으로 양도하였다. C는 자본감소 결의를 거쳐 2000년 5월 취득한 자기주식 전부를 소각하였다.
거래가격의 평가 의뢰와 활용
평가를 의뢰한 주체는 주식을 양수한 발행회사 C였다.
C는 2000년 1월 6일 N주식회사에, 1999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한 주식가치 평가를 의뢰하였다. 평가 결과가 주당 4,513원이었고, 이를 실제 양수가액으로 정하였다.
이 금액은 거래를 위해 당사자가 의뢰한 평가액으로서, 법원 감정인의 감정가액은 아니다.
공정위의 자체 평가와 처분
공정위는 C가 영위하는 시스템통합사업의 성장성을 고려하여 성장률을 15%로 추정하고, 향후 2년간의 수익가치를 반영하여 정상가격을 주당 10,516원으로 산정하였다.
공정위는 실제 거래가격이 이에 현저히 미달하여 C에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였다고 보아, 2000년 8월 28일 시정조치와 과징금 납부명령 등을 하였다. 공표명령은 소송 중인 2002년 3월 21일 직권 변경되었다.
거래 당시의 산업 및 회사 전망
시스템통합사업 시장은 1995년 이후 연평균 15∼25% 성장하였고, 2000년에도 20%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C의 2000년도 경영계획에서는 매출액이 전년도 485억 원에서 580억 원으로 증가하고, 순이익은 12억 원 적자에서 15억 원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산업 전망과 개별 회사의 경영계획을 주식평가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법리
세법상 평가방법을 따랐다는 사실만으로 정상가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원심은 세법상 평가방법에 따라 계산한 주당 4,513원을 일응 정당한 가격으로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 평가방법이 해당 기업의 객관적 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하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성장기업의 경우 순자산이나 과거 실적만으로 평가하면 장래 수익창출능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세법을 직접 적용하는 과세사건이 아니라 부당지원행위의 정상가격을 판단하는 사건이므로, 세법상 평가방법의 형식적 준수만으로 판단을 마칠 수 없다.
성장기업에는 미래 추정이익을 반영하는 방법이 더 적절할 수 있다
급속히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정보통신사업을 영위하고 해당 기업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순자산가치나 과거 순손익가치보다 미래 추정이익에 따른 평가가 객관적 가치를 더 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다.
다만 업종명만으로 높은 성장률을 가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산업 전망과 함께 해당 기업의 실적 추이, 경영상황 및 사업계획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이 판결은 현금흐름할인법을 반드시 적용하라고 판시한 것이 아니다. 미래 추정이익을 반영할 필요성과 그 추정의 합리적 근거를 강조한 것이다.
미래 추정이익의 적정성은 거래 당시의 사정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원심은 거래 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한 사실이나 고도성장이 계속될지 불확실하다는 점 등을 들어 공정위의 평가를 배척하였다.
대법원은 그러한 사정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주식양도 당시의 산업 현황과 전망, 거시경제 전망, 내부 경영상황, 사업계획 또는 경영계획을 심리해야 한다고 보았다.
미래 예측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만으로 수익가치 평가를 배제할 수는 없다. 핵심은 당시 자료에 비추어 추정이 합리적이었는지이다.
외부 평가기관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공정위 평가를 배척할 수 없다
심사지침은 공정위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이다. 따라서 공정위가 심사지침에서 원용한 세법 규정의 전문기관에 의뢰하지 않고 직접 평가하였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평가가 부적절해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평가방법의 적절성, 추정이익의 근거 및 계산상 오류를 실질적으로 심사해야 한다.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는 신뢰도를 높일 수 있지만, 공정위의 자체 평가를 당연히 배척하는 기준은 아니다.
이는 세법을 직접 적용하는 과세사건에서도 전문기관 평가요건을 생략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공정위 평가액의 적정성과 부당지원행위 성립은 확정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공정위의 주당 10,516원을 그대로 채택한 것이 아니라, 이를 배척한 원심의 이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환송심에서는 거래 당시의 객관적 자료에 비추어 공정위의 추정이익과 평가액이 적정했는지를 심리해야 한다. 정상가격의 차이가 인정되더라도 공정거래저해 우려 등 부당지원행위의 나머지 요건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실무적 유의점
- 계열회사 간 주식거래에서 세법상 평가액만으로 가격의 적정성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대상기업의 성장성과 수익구조에 맞는 평가방법인지 검토해야 한다.
- 평가 의뢰인·작성자·기준일·사용자료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발행회사 C가 거래 전에 평가를 의뢰했고, 공정위는 별도로 미래 추정이익을 산정하였다.
- 거래 당시 작성된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사업계획, 수주 전망, 산업 분석 및 손익 추정자료가 미래 수익의 합리성을 판단하는 주요 근거가 된다.
- 평가방법의 선택과 구체적 계산의 적정성을 함께 검증해야 한다. 미래 수익을 반영하는 것이 적절하더라도 성장률·비용·이익 추정이 잘못되면 평가액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 구법의 평가구조를 현행 규정과 혼용해서는 안 된다. 법령명 바로 뒤에 개정 기준을 괄호로 표시하고, 그 뒤에 조·항·호를 기재하여 적용 법령을 특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