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재판 결과: 원심판결 전부 파기환송
대법원은 토지와 기존 건물에 공동저당권이 설정된 후 기존 건물이 철거되고 새로운 건물이 신축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신축건물을 위한 법정지상권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배치되는 종전 판례는 저촉되는 범위에서 변경하였다.
또한 시공자가 자신의 노력과 재료로 건물을 지었더라도, 도급인에게 소유권을 귀속시키기로 합의하였다면 도급인이 소유권을 원시취득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환송심: 서울고등법원 2004. 7. 28. 선고 2004나3880 판결
최종 결과: 대법원 2004다48843 사건의 상고기각으로 환송심 판결 확정
하급심
가.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1996. 11. 28. 선고 95가합98001 판결
원고 재건축조합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시공자에 대한 계약금 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는 일부 인용하였으나, 건축주에 대한 건물철거·토지인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 환송 전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1998. 7. 14. 선고 97나1176 판결
기존 건물이 철거되고 새 건물이 신축되었더라도 법정지상권이 성립한다고 보아 건물철거·토지인도 청구를 배척하였다.
대신 건물 매매계약의 이행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에 따라 매매잔대금 지급과 상환으로 건물 등을 인도하도록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동저당권 설정 후 신축된 건물의 법정지상권과 신축건물의 소유권 귀속에 관한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였다.
다. 환송심
서울고등법원 2004. 7. 28. 선고 2004나3880 판결
환송심은 신축건물의 소유자가 건축주 B라고 판단하고, 법정지상권 항변을 배척하였다. 시공자 C에 대해서는 실제 점유 부분에서의 퇴거와 금전반환 등을 명하였다.
관련판례
- 대법원 1992. 3. 27. 선고 91다34790 판결: 도급인이 완성된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을 전제로 한 약정이 있다면, 시공자가 자신의 노력과 재료로 공사하였더라도 도급인에게 소유권을 원시적으로 귀속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1다73038, 2011다73045 판결: 공동저당권 설정 후 철거·신축된 건물의 법정지상권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법리가 집합건물의 전유부분과 대지 지분이 공동담보로 제공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5다212804 판결: 공동저당권자가 물상대위권 행사 등을 통하여 멸실된 건물 가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회수하였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축건물의 법정지상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법령
- 민법 제366조: 저당물의 경매로 토지와 지상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의 법정지상권을 규정한다.
- 민법 제213조, 제214조: 소유물반환청구권과 소유권에 기한 방해제거청구권을 규정한다. 이 사건 건물철거·토지인도 및 퇴거청구와 관련된다.
- 민법 제569조: 타인의 권리를 매매한 매도인은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의무를 부담한다.
- 민법 제546조, 제548조: 이행불능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와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의무를 규정한다.
- 민법 제398조: 손해배상액의 예정, 부당하게 과다한 예정액의 감액 및 위약금의 손해배상액 예정 추정을 규정한다.
- 민사소송법 제215조: 가집행선고의 실효와 가집행에 따른 지급물의 반환 등을 규정한다.
사실관계
가. 토지와 기존 주택에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되었다
건축주 B는 토지와 그 지상에 있던 기존 단층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B는 1989. 2. 11. 토지와 기존 주택을 공동담보로 제공하고 농업협동조합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따라서 저당권 설정 당시에는 토지와 건물이 같은 사람의 소유였고, 두 부동산 모두 동일한 채권을 담보하고 있었다.
나.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새로운 주택을 지었다
B는 1991. 9. 30. 시공자 C에게 기존 주택의 철거와 새 주택의 신축공사를 도급하였다.
C는 같은 해 10월경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공사를 진행하여 1992년 3월경 새 주택을 사실상 완공하였다. 다만 준공검사를 마치지 못하여 소유권보존등기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신축건물에는 토지의 선순위 근저당권과 같은 순위의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았다.
다. 토지만 경매로 매각되었다
농업협동조합의 신청으로 1991년 12월 토지와 기존 주택에 관한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
그러나 기존 주택은 이미 철거된 상태여서 그 부분 경매절차는 취소되었고, 토지에 대한 경매만 진행되었다. 토지는 1992. 4. 23. 제3자에게 매각된 뒤 순차로 이전되어 1994. 10. 11. 원고 재건축조합의 소유가 되었다.
라. 재건축조합이 건물철거 등을 청구하였다
재건축조합은 토지 위에 남아 있는 신축건물의 철거와 토지 인도를 요구하였다.
한편 재건축조합은 1994. 9. 6. 시공자 C와 신축건물을 1억 3,800만 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2,000만 원을 지급한 상태였다.
그런데 건축주 B가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건물 인도를 거부하였고, B와 C 사이에서도 소유권 귀속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되었다. 이에 재건축조합은 소유권에 기한 철거·퇴거청구와 매매계약에 관한 청구를 함께 제기하였다.
법리
가. 토지 단독저당과 토지·건물 공동저당을 구별해야 한다
저당권 설정 당시 건물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후 신축된 건물의 법정지상권을 일률적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토지만 담보로 제공된 경우와 토지·건물이 함께 담보로 제공된 경우에 저당권자가 확보한 담보가치가 다르다고 보았다.
토지만 담보로 취득한 저당권자는 처음부터 지상건물로 토지 이용이 제한되는 상태를 전제로 담보가치를 파악한다.
반면 토지와 건물의 공동저당권자는 두 부동산의 교환가치를 함께 확보한다. 건물이 그대로 존속한다면 법정지상권으로 감소하는 토지의 가치를 건물의 교환가치를 통하여 회수할 수 있다.
나. 신축건물에 담보가 확보되지 않으면 공동저당권자의 이익이 침해된다
기존 건물이 철거되면 그 건물에 대한 저당권은 목적물을 잃는다. 새로 지은 건물에 저당권을 설정받지 못한 공동저당권자는 신축건물의 교환가치를 담보로 확보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신축건물의 법정지상권을 인정하면 토지의 교환가치는 감소하면서, 그 감소분을 신축건물에서 회수할 수도 없게 된다.
대법원은 이러한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하여 신축건물의 법정지상권을 원칙적으로 부정하였다.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사정으로는 신축건물과 토지의 소유자가 동일하고, 신축건물에도 토지 저당권과 동일 순위의 공동저당권을 설정하여 주는 경우 등을 제시하였다. 신축건물에 어떤 저당권이든 설정되어 있으면 충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 전원합의체는 공동저당권자의 담보가치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판례를 변경하였다
반대의견은 건물철거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하는 법정지상권의 공익적 취지와 객관적 성립요건을 강조하였다. 기존 건물의 이용에 필요한 범위에서 법정지상권을 인정하면 토지 저당권자의 담보가치도 유지된다고 보았다.
다수의견은 공동저당권자가 당초 확보한 토지·건물 전체의 담보가치를 중시하였다.
이에 따라 공동저당권 설정 후 기존 건물이 철거되고 새 건물이 신축된 경우에도 언제나 법정지상권이 성립한다는 취지의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라. 시공자가 비용과 재료를 부담하였더라도 건축주가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노력과 재료로 건물을 건축한 사람이 그 소유권을 원시취득한다.
그러나 도급계약에서 완성된 건물의 소유권을 도급인에게 귀속시키기로 합의하였다면 도급인이 원시취득한다. 이러한 합의는 계약 내용과 정산 방식 등을 통하여 묵시적으로도 인정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이 중요하였다.
- 건축주 B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 완공 후 임대보증금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B가 가지기로 하였다.
- 중개비용과 세금은 B가 부담하기로 하였다.
- B 명의로 준공검사와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뒤 대출을 받아 C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환송심은 이를 종합하여 처음부터 신축건물의 소유권을 B에게 귀속시키기로 합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소유권보존등기가 없거나 C가 공사비를 부담하였다는 사정만으로 C를 건물 소유자로 볼 수는 없었다.
마. 건물 소유자와 실제 점유자의 의무는 구별된다
환송심이 인정한 건물 소유자는 B였다. B에게는 법정지상권 등 토지를 점유할 권원이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건물철거와 토지인도 의무가 인정되었다.
C는 건물 소유자가 아닌 실제 점유자였다. 이에 따라 C에게는 점유하고 있던 2층 일부에서 퇴거할 의무가 인정되었다.
이 사건은 건물을 지은 사람, 건물을 소유한 사람, 건물을 점유하는 사람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 준다.
바. 시공자와 체결한 매매계약은 해제되어 계약금 반환과 손해배상이 인정되었다
C가 재건축조합에 매도한 건물은 B의 소유였으므로 타인의 권리를 매매한 경우에 해당하였다.
환송심은 B가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건물 인도를 명확히 거부한 사정 등을 들어 C의 매매계약상 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재건축조합의 해제 의사표시가 담긴 소변경신청서가 송달되면서 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이에 따라 C는 계약금 2,000만 원을 반환하고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였다.
다만 계약상 손해배상 예정액 2,000만 원은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보아 500만 원으로 감액하였다. 최종적으로 계약금 반환액과 손해배상액을 합한 2,5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이 인정되었다.
또한 환송 전 판결의 가집행선고에 기초한 가지급물 1억 1,800만 원에 대해서도, 그 판결이 파기됨에 따라 반환을 명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가. 기존 건물의 존재뿐 아니라 공동담보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경매물건에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는지 검토할 때에는 저당권 설정 당시 건물이 있었는지와 함께 토지와 건물이 공동담보로 제공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후 건물이 철거·멸실되었다면 현재 건물이 종전 건물과 동일한지, 새 건물에 담보권이 설정되었는지까지 검토해야 한다. 토지 등기부뿐 아니라 기존 건물의 폐쇄등기부와 건축물대장, 철거·신축 자료가 중요하다.
나. 재건축 과정에서는 신축건물의 담보 설정과 순위를 확인해야 한다
토지와 기존 건물을 공동담보로 제공한 상태에서 건물을 철거하고 다시 짓는다면, 토지가 경매로 넘어갈 경우 신축건물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신축건물에도 기존 토지 저당권과 동일 순위의 공동저당권을 설정하는 등 담보가치를 보전하는 조치가 이루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건물이 계속 존재해 왔다는 사정이나 건축주가 바뀌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법정지상권을 전제해서는 안 된다.
다. 미등기 신축건물의 소유자는 계약 내용으로 확인해야 한다
미등기건물의 소유권을 판단할 때에는 건축허가 명의나 공사비 부담만으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공사도급계약, 임대수익의 귀속, 공사대금 지급 방식, 준공·보존등기 약정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시공자가 건물을 매도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자료를 통하여 실제 처분권한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라. 소유권 귀속에 따른 청구를 구분하여 구성해야 한다
건물 소유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철거청구의 상대방과 퇴거청구의 상대방이 달라질 수 있다. 건물 매매계약이 함께 문제 되는 경우에는 계약이행청구와 해제에 따른 반환·손해배상청구의 전제도 구별해야 한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서로 다른 소유권 귀속을 전제로 한 청구들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원심의 심리 방식도 지적하였다. 소유권 판단에 따라 어떤 청구를 주위적으로 또는 예비적으로 구하는지 명확히 구성할 필요가 있다.
마. 후속 판례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ChatByun의 「기존 건물 멸실 후 신축건물의 법정지상권」은 이 전원합의체 법리를 적용하여, 멸실된 건물의 보험금 상당액이 변제된 경우에도 신축건물의 법정지상권을 부정한 후속 사례를 다룬다.
이 사건은 그 법리의 출발점이 된 판례 변경과 함께 신축건물의 소유권 귀속, 철거·퇴거 및 계약해제에 따른 금전반환까지 확인할 수 있는 확정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