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대법원 2005년 8월 19일 자 2003마482 결정〔영업정지가처분〕
재항고 기각 — 영업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원심결정 유지.
대법원은 신청인의 영업금지청구권에 관한 소명은 인정하면서도, 동종영업을 오랫동안 방치한 경위 등에 비추어 긴급한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확정된 것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이며, 본안에서 영업금지청구권의 존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급심
관련 판례
- 대법원 1997년 12월 26일 선고 97다42540 판결: 권장업종을 정하여 분양된 상가의 수분양자 또는 양수인들 사이에서 업종제한약정 위반을 이유로 한 동종영업 금지청구를 인정한 사례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2년 8월 23일 선고 2001다46044 판결: 업종이 지정된 점포의 수분양자 지위를 양수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입주자들과의 관계에서 업종제한의무를 수인한 것으로 보며, 그 위반으로 영업상 이익을 침해받는 자는 동종영업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관련 법령
- 민법 제105조: 분양계약상 업종제한약정의 효력 및 해석에 관련된 규정.
- 민사집행법 제277조: 가압류의 보전 필요성에 관한 규정으로, 대법원 결정은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독립된 요건이라는 법리의 참조조문으로 들었다.
-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다툼 있는 권리관계에 관하여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한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의 근거이다. 이 사건 동종영업 금지가처분에 직접 적용된 규정이다.
사실관계
당사자와 점포의 관계
남성건설 주식회사는 인천 서구에 상가를 건축하여 분양하면서, 당초 각 점포의 지정업종이 표시된 도면을 제시하고 업종제한 조항이 포함된 분양계약서를 사용하였다.
신청인은 두 피신청인이 업종제한약정을 위반하여 자신의 영업상 이익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232호와 102호에서의 부동산중개업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분양계약의 업종제한 조항
당초 사용된 분양계약서 제4조〔업종선택〕는 다음과 같이 정하였다.
“수분양자는 다음 각 호에 의거하여 업종을 선택하여야 한다.
① 분양자가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한 점포와 유사한 점포는 개점할 수 없다.
② 분양자가 지정하여 분양한 업종은 임의 변경할 수 없다.
③ 분양자가 지정하여 분양한 업종 이외의 업종은 제 관계법규 및 분양자와 협의하여 개점할 수 있다.”
① 분양자가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한 점포와 유사한 점포는 개점할 수 없다.
② 분양자가 지정하여 분양한 업종은 임의 변경할 수 없다.
③ 분양자가 지정하여 분양한 업종 이외의 업종은 제 관계법규 및 분양자와 협의하여 개점할 수 있다.”
그러나 분양실적이 저조해지자 분양회사는 1994년경부터 수의계약 방식으로 분양하면서 개별 점포의 업종을 지정하지 않았다. 그 결과 상가에는 당초 도면의 지정업종과 다른 업종으로 영업하는 점포가 많아졌다.
신청인이 동종영업을 장기간 방치한 사정
신청인은 102호에서는 1994년 8월부터, 232호에서는 종전 임차인이 영업하던 1999년 8월부터 부동산중개업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더 나아가 신청인은 1997년 9월경 다른 입주자 사이의 영업금지가처분 사건에서, 지정업종의 제한이 사실상 없어졌으므로 당초 도면에 따른 영업의 독점을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재판부에 제출하였다.
대법원은 신청인이 동종영업 상태를 각각 약 7년 6개월 및 2년 6개월 동안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하였다고 보았다. 이 중 232호에 관한 기간은 피신청인 1의 영업기간만이 아니라 종전 임차인의 동종영업 기간을 포함한 것이다.
법리
업종제한약정에 따른 영업금지청구권은 일응 인정된다
점포별로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한 상가에서 수분양자의 지위를 양수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입주자들과의 관계에서도 업종제한의무를 수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업종제한약정 위반으로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받을 처지에 있는 자는 동종영업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 원심과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에 따라 신청인의 피보전권리 자체에 관한 소명은 인정하였다.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은 별도로 심리해야 한다
이 결정의 핵심은 영업금지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본안판결 전에 즉시 영업을 중단시킬 필요성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법원은 두 요건이 서로 별개의 독립된 요건이므로 각각 심리하여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따라서 피보전권리를 인정하면서 보전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판단은 모순이 아니다.
본안판결 전 영업을 중단시키는 가처분은 보전 필요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동종영업 금지가처분은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의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이다.
이러한 가처분은 본안판결 전에 신청인에게 사실상 청구 목적을 달성하게 하는 한편, 상대방에게는 영업중단이라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는 등 응급적·잠정적 처분이 필요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장기간 방치와 사정변경의 부재는 긴급성을 부정하는 사정이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중시하였다.
- 신청인이 동종영업 사실을 알고도 장기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 그동안 본안소송을 제기하는 데 장애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았다.
- 가처분 신청 무렵 새로운 사정변경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았다.
- 기존 영업상태가 더 지속됨으로써 비로소 현저한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사정도 소명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금 즉시 피신청인들의 영업을 중단시켜야 할 긴급한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장기간 방치에 따른 청구권 소멸을 판단한 결정은 아니다
법원은 장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종제한약정이 당연히 소멸하였다거나 신청인이 영업금지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이 사건의 기각 근거는 피보전권리의 부존재가 아니라 보전 필요성의 소명 부족이다. 신청인의 과거 진정서 제출 역시 즉시 영업을 중단시켜야 할 필요성을 부정하는 사정으로 고려되었다.
실무적 유의점
- 권리의 존재와 긴급성을 구분하여 주장·소명해야 한다. 분양계약서와 업종지정 도면은 주로 피보전권리를 뒷받침한다. 보전 필요성을 위해서는 본안판결을 기다릴 경우 발생할 구체적인 손해와 긴급성을 별도로 제시해야 한다.
- 오랜 기간 문제 삼지 않았다면 신청 시점의 변화를 설명해야 한다. 이 결정에서 중요한 것은 기간의 경과와 함께, 본안 제기의 장애나 새로운 사정변경이 없었다는 점이다.
- 종전 영업자의 영업기간도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은 임차인이 바뀌었더라도 해당 점포에서 동종영업이 계속된 전체 경위를 고려하였다.
- 가처분 기각을 본안의 권리 부정으로 인용해서는 안 된다. 이 결정은 영업금지청구권의 소명을 인정하면서도 잠정적인 영업중단 명령의 필요성을 부정한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