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다61521 판결
사건명: 건물철거등
사건명: 건물철거등
미등기건물의 양도담보계약상 채권자 지위를 승계하여 건물을 관리하던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철거처분권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대전고등법원 2003. 8. 13. 선고 2003나1722 판결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철거처분권을 부정하고,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49290 판결
원고의 재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한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청구를 배척한 환송심판결이 확정되었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67. 2. 28. 선고 66다2228 판결
건물을 매수하여 점유하는 사람은 아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권한 범위에서 건물을 처분할 수 있다. 따라서 토지 소유자는 이러한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건물철거를 청구할 수 있다.
나. 대법원 1989. 2. 14. 선고 87다카3073 판결
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미등기건물을 양도받아 점유한 사람에게 법률상·사실상 처분권을 인정하였다. 건물을 양수하여 처분할 지위를 가진 사람과 담보계약상 채권자의 지위에서 건물을 관리하는 사람을 구별할 때 참고할 판결이다.
관련법률
- 민법 제186조: 법률행위에 의한 부동산 물권변동은 등기를 갖추어야 효력이 발생한다.
- 민법 제211조: 소유자는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소유물을 사용·수익·처분할 권리를 가진다.
- 민법 제214조: 소유권에 대한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으며, 토지 소유자의 건물철거청구와 관련된다.
- 민법 제372조: 다른 법률에 따라 설정된 저당권에 저당권 관련 규정을 준용하는 조항으로, 이 판결이 제시한 참조조문이다.
사실관계
가. 호텔 신축공사가 중단되고 미등기건물이 남았다
B회사는 대표이사 C 소유의 토지에 관광호텔을 신축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부도 이후 1993년 9월경 공사를 중단하였고, 건물은 골조와 외벽 등이 완성된 공정률 약 80%의 미등기 상태로 남았다.
법원은 이 건물이 사회통념상 독립된 건물에 해당하고, 건축주인 B회사가 그 소유권을 원시취득한 것으로 보았다.
나. 은행은 토지에 담보권을 확보하고 건물에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였다
한국산업은행은 B회사에 공사자금을 대출하면서 토지에 근저당권과 존속기간 30년의 지상권을 설정받았다. 건물에 대해서는 공사 진행 정도에 맞추어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 대출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당시 완성된 건물 부분의 소유권과 점유권을 은행에 양도한다.
- B회사는 은행을 대신하여 건물을 점유·보관하고, 은행이 요구하면 인도한다.
- 채무의 이행이 지체되면 은행이 건물을 임의로 처분하여 대출금 변제에 충당할 수 있다.
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채권과 담보계약상 지위를 승계하였다
한국산업은행은 1993. 8. 2. 한국자산관리공사에 B회사에 대한 22억 7,500만 원의 대출원리금반환채권을 비롯한 채권, 근저당권 및 양도담보계약상 지위를 양도하였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건물을 인도받아 화재보험에 가입하고, 직원을 보내 보존상태를 점검하는 등 건물을 점유·관리하였다. 건물의 공매도 시도하였으나 유찰되었다.
라. 토지 낙찰자가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철거를 청구하였다
원고 회사는 1994. 5. 16. 임의경매에서 토지를 낙찰받아 그 무렵 대금을 완납하였고, 1996. 12. 30.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건물을 점유·관리하고 처분할 권한도 가지고 있으므로,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자신이 건물 소유자가 아니며, 양도담보계약상 채권자의 지위를 승계한 것만으로는 건물을 철거할 권한이 없다고 다투었다.
법리
가. 건물철거의무는 소유권 또는 철거처분권을 전제로 한다
건물철거는 건물의 소유권을 종국적으로 소멸시키는 처분행위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건물 소유자가 철거의무의 상대방이 된다.
다만 건물을 매수하여 점유하는 등 법률상·사실상 처분권을 가진 사람은 등기를 마치지 않았더라도 그 권한 범위에서 철거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
등기명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철거의무가 배제되는 것도 아니고, 건물을 점유한다는 이유만으로 철거의무가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나. 양도담보계약상 지위를 승계한 사정만으로 처분권을 인정할 수 없다
환송 전 항소심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양도담보계약상 지위를 승계하여 건물을 점유·관리한다는 점을 근거로 법률상·사실상 처분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건물의 원시취득자와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한 은행으로부터 채권자의 지위를 승계하여 건물을 관리하는 지위에 있었을 뿐, 건물 소유자가 아니었다.
대법원은 피담보채무의 변제기가 지났더라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귀속정산을 통하여 건물을 자기 소유로 귀속시키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조차 없다는 점도 함께 고려하였다.
다. 담보 목적의 관리·환가 권한과 철거처분권은 구별된다
이 사건에서는 계약상 임의처분 조항이 있었고,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건물을 인도받아 관리하며 공매까지 시도하였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만으로 건물의 철거처분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채권을 회수하기 위하여 담보물을 관리하거나 매각하는 지위가 곧 건물을 철거할 수 있는 지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라. 환송심은 철거의무를 부정하였고 그 판단이 확정되었다
환송심은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건물의 소유권이나 법률상·사실상 처분권이 없다고 보아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재상고도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은 피고의 실체법상 철거의무를 부정하여 청구를 기각한 사례이다.
실무적 유의점
가. 관리자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말고 권리 취득의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미등기건물 철거소송에서는 건축주, 원시취득자, 매수인, 양도담보계약상 채권자, 실제 점유·관리자를 구분해야 한다.
화재보험 가입, 현장관리, 열쇠 보관이나 매각 추진 사실은 중요한 자료이지만, 그것만으로 철거처분권이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건물의 양수계약과 담보계약, 채권양도계약의 내용까지 확인해야 한다.
나. 변제기 경과와 담보권 실행에 따른 권리 취득을 구별해야 한다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채권자가 건물 소유권이나 철거처분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다.
귀속정산 등 담보권 실행의 내용과 진행 단계, 청산 및 등기 등 필요한 권리 취득 요건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이 판결을 귀속 의사표시만 하면 곧바로 철거처분권이 생긴다는 취지로 해석해서도 안 된다.
다. 철거청구와 금전청구의 판단 범위를 구별해야 한다
원고는 환송 전 항소심에서 금원지급청구 부분을 취하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의 확정 결과를 근거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토지 사용료나 부당이득반환의무까지 부정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철거청구의 상대방을 특정하는 문제와 별도로, 토지 사용권원의 존재, 토지의 점유 주체 및 사용이익의 귀속을 청구별로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