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고 배상금을 혼자 지급했다면, 다른 가해자 한 명에게 나머지 전부를 받을 수 있을까?

핵심 결론 공동불법행위자들은 피해자에게 부진정연대책임을 부담하지만, 그중 한 사람이 배상한 후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들에게 구상하는 관계에서는 원칙적으로 각자의 부담부분에 따른 분할채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자신의 부담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전부를 다른 공동불법행위자 한 명에게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이미 받은 구상금도 함께 확인하여 전체 구상 가능액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2다15917, 2002다14112

해당판결

대법원 2002. 9. 27. 선고 2002다15917 판결【구상금·쌍방 상고기각】
대구지방법원 2002. 1. 30. 선고 2001나15185 판결【항소심·확정】
구분최종 결과
보험회사의 구상금 청구일부 인용
청구한 구상금27,740,163원
인정된 구상금구미시가 보험회사에 7,740,163원 지급
이자·지연손해금1995. 12. 2.부터 2002. 1. 30.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5%
나머지 청구기각
보험회사와 구미시의 상고모두 기각
확정 여부상고기각으로 확정
연 25%는 당시 판결 주문에 기재된 구법상 이율이다. 현재 사건에 적용할 일반적인 법정이율을 의미하지 않는다.
또한 지급액이 유지되었다고 하여 항소심의 법리까지 모두 인정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구상채무의 성질에 관한 항소심 판단을 명시적으로 지적하였다.
하급심 및 소송경과

가. 제1심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01. 7. 18. 선고 2000가단10488 판결
보험회사가 제1심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다.

나. 항소심

항소심은 구미시의 도로 관리상 하자를 인정하였다.
보험에 가입한 승용차 운전자의 내부 부담비율을 70%로 보고, 나머지 30%에 해당하는 27,740,163원에서 보험회사가 불법주차 차량 측으로부터 받은 2,000만 원을 공제하였다. 이에 제1심판결 중 해당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구미시에 7,740,163원 및 이자 등의 지급을 명하였다.
그 과정에서 불법주차 차량 측과 구미시가 보험회사에 부담하는 구상채무를 부진정연대채무로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

구미시는 도로 관리상 하자가 없다는 취지로, 보험회사는 구상금 산정에 잘못이 있다는 취지로 각각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도로 관리상 하자를 인정한 판단은 유지하였다. 그러나 공동불법행위자들이 구상권자에게 부담하는 채무는 원칙적으로 분할채무라고 보아, 항소심의 법리에는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이미 회수한 구상금과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을 고려하면 지급액을 변경할 수 없다고 보아 쌍방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관련판례

관련법령

  • 민법 제408조: 다수 당사자 사이의 분할채권·분할채무 원칙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425조 제1항·제2항: 공동면책에 따른 구상권과 법정이자·비용 등의 범위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750조 및 제760조: 불법행위와 공동불법행위의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한다.
  •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도로 등 공공의 영조물의 설치·관리상 하자로 발생한 손해에 대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을 규정한다.
  • 국가배상법 제5조 제2항: 손해의 원인에 대하여 책임질 사람이 따로 있는 경우의 구상권을 규정한다.
  • 국가배상법 제6조 제1항·제2항: 관리주체와 비용부담자가 다른 경우의 배상책임과 내부 구상관계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379조: 연 5%의 민사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이다.
  • 구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2003. 5. 10. 법률 제68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제2항: 당시 소송상 금전채무의 법정이율과 적용 제한에 관한 규정이다.
  • 구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제3조제1항의법정이율에관한규정(2003. 5. 29. 대통령령 제17981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본문: 당시 법정이율을 연 25%로 정한 규정이다.

사실관계

가. 대형 차량이 좁은 도로를 대부분 차지한 채 방치되었다

1994. 5. 7. 한 운전자가 견인하던 탱크로리 수반차량을 도로에 주차하고 견인차량만 운전하여 떠났다. 주차된 차량에는 차폭등과 미등도 켜져 있지 않았다.
사고 장소는 편도 1차선 도로였다. 차선 폭은 약 3.3m였고, 주차 차량의 폭은 약 2.48m로 도로의 약 75%를 차지하였다. 이러한 상태가 5일간 계속되었다.

나. 음주운전 차량이 주차 차량을 충돌하여 동승자가 다쳤다

1994. 5. 12. 새벽, 음주 상태의 승용차 운전자가 위 차량을 발견하지 못하고 뒤쪽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용차 동승자가 상해를 입었다.
사고에는 승용차 운전자의 음주운전과 전방주시 태만, 수반차량 운전자의 불법주차, 도로 관리자인 구미시의 위험 방치가 함께 문제 되었다.

다. 보험회사가 피해자에게 배상한 뒤 구미시에 구상하였다

승용차의 보험회사는 1995. 12. 2.까지 피해자에게 법률상 손해 범위 내에서 92,467,210원을 지급하였다.
보험회사는 구미시의 책임을 주장하면서 그 30%인 27,740,163원을 청구하였다. 한편 불법주차 차량 측으로부터는 이미 구상금 2,000만 원을 받았다.

법리

가. 제3자가 만든 위험이라도 제거할 수 있는데 방치하였다면 도로 관리상 하자가 될 수 있다

도로에 불법주차 차량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도로의 구조와 위치, 통행상황, 위험의 정도, 위험을 제거할 가능성과 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대형 차량이 편도 1차선 도로의 대부분을 차지하여 통행 안전에 현저한 지장을 주었고, 그 상태가 5일간 계속되었다. 법원은 구미시가 이동을 명하거나 안전한 장소로 옮기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방치하였다고 보았다.
따라서 단순히 불법주차 단속을 빠뜨린 경우를 넘어 도로의 안전성을 회복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관리상 하자가 인정되었다.

나. 피해자에 대한 책임과 공동불법행위자 사이의 구상책임은 다르다

공동불법행위자들은 피해자에 대해서는 부진정연대책임을 부담한다. 피해자는 각자의 책임범위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같은 손해를 중복하여 배상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한 사람이 배상한 후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들에게 구상하는 단계에서는 각자의 내부 부담부분을 따져야 한다.
구분채무의 성질과 범위
공동불법행위자들이 피해자에게 부담하는 배상채무부진정연대채무
배상한 공동불법행위자에게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들이 부담하는 구상채무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자의 부담부분에 따른 분할채무
따라서 구상권자가 자신의 부담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전부를 다른 공동불법행위자 한 명에게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 같은 사고에 책임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구상채무까지 부진정연대채무가 되지는 않는다

항소심은 불법주차 차량 측과 구미시의 책임이 모두 차량의 주차라는 하나의 사실에서 발생하였다는 점 등을 들어, 양자의 구상채무를 부진정연대채무로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두 책임의 발생근거가 다르다고 판단하였다.
불법주차 차량 측은 자신의 불법주차 행위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고, 구미시는 위험을 제거하지 않은 도로 관리상 하자에 따른 책임을 부담한다. 각자 고유한 책임이 있으므로 구상관계에서도 각자의 부담부분을 정해야 한다.
구미시가 국가배상법에 따라 불법주차 차량 측에 다시 구상할 수 있다는 사정도, 보험회사에 대한 자신의 구상채무를 판단하는 기준을 바꾸지는 못한다.

라. 국가배상법상 관리주체와 비용부담자의 관계는 별도로 보아야 한다

항소심이 인용한 대법원 97다42502, 97다42519 판결은 동일한 관리사무에 관하여 사무의 귀속주체와 비용부담자가 국가배상법 제6조에 따라 함께 책임지는 경우를 다루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관계에서는 구상권자에 대한 부진정연대채무가 인정될 수 있지만, 그 법리를 이 사건처럼 서로 다른 원인으로 책임지는 공동불법행위자들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 사건은 위 선행 판례를 변경한 것이 아니라, 적용되는 법률관계가 다르다는 점을 밝힌 사례이다.

마. 분할채무라도 전체 구상 가능액을 초과하여 회수할 수는 없다

이 사건 승용차 운전자의 내부 부담비율은 70%로 인정되었다. 그 보험회사가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들에게 구상할 수 있는 총액은 나머지 30%의 범위이다.
항목금액
보험회사의 피해자 배상액92,467,210원
피보험자 측 부담부분 70%를 제외한 전체 구상 가능액27,740,163원
불법주차 차량 측으로부터 이미 받은 구상금20,000,000원
추가로 회수할 수 있는 한도7,740,163원
구미시가 부담할 금액은 원칙적으로 구미시 자신의 내부 부담부분에 따라 정하되, 위 추가 회수 한도를 넘을 수 없다.
여기서 30%는 불법주차 차량 측과 구미시를 합한 나머지 부담부분이다. 구미시만의 과실비율이 30%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또한 이미 받은 2,000만 원을 고려한 것은 구상채무가 부진정연대채무이기 때문이 아니라, 보험회사가 자신의 부담부분을 초과하여 지급한 금액보다 더 많이 회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 항소심의 법리가 잘못되었는데도 지급액이 유지된 이유

대법원은 구미시의 고유한 부담부분을 정했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구미시의 부담부분이 7,740,163원보다 크더라도 보험회사가 추가로 회수할 수 있는 한도는 위 금액이다. 따라서 지급액을 늘릴 수 없다.
반대로 구미시의 부담부분이 위 금액보다 작다면 실체법상 지급액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이 구상금액 배분 쟁점에 관하여는 원고만이 상고하였으므로, 원고에게 더 불리하게 판결을 변경할 수 없다고 보았다.
양쪽 모두 상고한 사건이지만, 구미시는 도로 관리상 하자를 다투었고 구상금액 배분에 관한 위 문제는 보험회사의 상고이유와 관련된 것이었다.
결국 대법원은 법리오해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아 지급액을 유지하였다. 구미시의 독자적인 부담비율을 새로 확정하여 산출한 금액은 아니다.

실무상 유의점

  • 청구하는 관계를 먼저 구분해야 한다.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인지, 배상한 공동불법행위자의 구상청구인지에 따라 채무의 성질이 달라진다.
  • 구상 상대방별 부담부분을 특정해야 한다. 자신의 부담부분을 제외한 잔액 전체가 특정 상대방의 채무가 되는 것은 아니다.
  • 기존 회수액과 전체 구상한도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 상대방별 채무가 분할채무라고 하여 실제 초과지출액보다 많이 회수할 수는 없다.
  • 도로 관리상 하자는 위험의 구체적인 상태로 입증해야 한다. 도로 폭, 장애물의 크기, 방치 기간, 시야와 조명, 이동·제거 가능성 등이 중요하다.
  • 특별한 법률상 책임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국가배상법상 관리주체와 비용부담자의 관계를 일반적인 공동불법행위자 관계와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 상고기각을 원심 법리 전부의 승인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은 항소심의 법리오해를 지적하면서도 지급명령은 유지한 사례이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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