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제의 핵심
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241515, 2016다241522 판결은 1인회사와 다수주주 회사의 주주총회 결의 인정 기준을 엄격하게 구별하였다.
1인회사에서는 유일한 주주의 의사가 곧 주주총회의 의사로 귀결되므로, 실제 주주총회가 개최되지 않았거나 소집절차 및 의사록 작성에 하자가 있더라도 1인주주의 의사가 객관적인 증거로 확인되면 그와 같은 내용의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반면 다수주주 회사에서는 의결정족수를 충족하는 주주들이 개별적으로 동의하거나 승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의제할 수 없다. 주주총회는 단순한 주주들의 의사 합계가 아니라, 주주들이 안건에 관한 설명을 듣고 토론한 다음 의결권을 행사하는 회사의 독립된 의사결정기관이기 때문이다.
다만 다수주주 회사에서도 주주 전원이 실제로 주주총회에 참여하여 안건을 인식하고 의사를 표시하였다면, 결과적으로 1인회사와 유사하게 모든 주주의 의사가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법률적으로는 이를 1인회사 법리를 유추 적용한 것으로 보기보다, 주주 전원이 실제로 참여한 ‘전원출석총회’로서 주주총회 결의가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2. 1인회사에서 인정되는 예외적 법리
대법원은 1인회사의 경우 유일한 주주가 주주총회에 출석하면 그 자체로 전원총회가 성립하고, 그 주주의 의사대로 결의될 것이 명백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경우에도 주주총회 결의의 존재가 인정될 수 있다.
첫째, 정식 소집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둘째, 실제 회의 형식의 주주총회가 개최되지 않은 경우
셋째,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되지 않은 경우
넷째, 사후에 작성된 의사록과 1인주주의 실제 의사가 일치하는 경우
다만 1인주주의 의사가 결의 내용과 일치한다는 점은 객관적인 증거로 인정되어야 한다. 단순히 1인주주가 회사의 실질적 지배자라는 사정만으로 모든 회사 행위를 주주총회 결의로 의제하는 것은 아니다.
이 법리는 주주가 1명뿐이어서 다른 주주의 출석권·질문권·토론권·의결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3. 다수주주 회사에는 1인회사 법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대법원 2016다241515 판결은 1인회사 법리가 주주가 1명인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따라서 다수주주 회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정만으로 주주총회 결의를 인정할 수 없다.
첫째, 대주주가 해당 보수 지급을 승인하였다는 사정
둘째, 의결정족수를 충족하는 지분을 가진 주주들이 장외에서 동의하였다는 사정
셋째, 회사의 실질적 지배자가 이사의 구체적인 보수를 결재하였다는 사정
넷째, 주주총회를 개최했더라도 보수 총액의 한도만 승인하고 개별 보수액에 관한 결의는 하지 않았다는 사정
다섯째, 주주총회를 개최하였다면 동일한 결론이 나왔을 것이 명백하다는 사정
대법원은 다수주주 회사에서 “주주총회가 열렸더라도 같은 결론이 나왔을 것”이라는 가정적 판단으로 실제 결의를 대체할 수 없다고 보았다.
주주총회의 의의는 단순히 사전에 정해진 찬반 의사를 집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주주들이 동일한 안건과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을 듣고, 질문과 토론을 거쳐 최종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숙의 절차 자체가 회사법적으로 보호되기 때문이다.
4. 주주 전원이 실제 참여한 경우
다수주주 회사라고 하더라도 주주 전원이 실제 회의에 참여하여 해당 안건을 인식하고 의결하였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 경우에는 주주들의 개별적·장외적 동의를 주주총회 결의로 의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주주총회라는 기관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요건이 확인된다면 유효한 전원출석총회로 평가할 수 있다.
첫째, 주주명부상 주주 전원이 출석하거나 적법하게 대리인을 통하여 참여하여야 한다.
둘째, 주주 전원이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데 동의하여야 한다.
셋째, 모든 주주에게 해당 안건의 내용과 법률적·경제적 효과가 제시되어야 한다.
넷째, 주주들에게 질문과 의견 개진 및 토론의 기회가 부여되어야 한다.
다섯째, 주주들이 해당 안건에 대하여 실제로 의결권을 행사하여야 한다.
대법원은 법령이나 정관에서 요구하는 이사회 결의 및 소집절차가 없었더라도, 주주명부상 주주 전원이 참석하여 총회 개최에 동의하고 아무런 이의 없이 만장일치로 결의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결의가 유효하다고 본다. 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0다69927 판결,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1044 판결
이러한 전원출석총회는 기능적으로는 1인회사의 주주총회와 유사하다. 모든 주주의 의사가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되고, 소집절차가 보호하려는 다른 주주의 참여권이 침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자의 법률적 구성에는 차이가 있다.
1인회사에서는 유일한 주주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확인되면 실제 주주총회가 개최되지 않았더라도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다수주주 회사에서는 원칙적으로 주주 전원이 실제로 총회에 참여하여 개최에 동의하고 의결해야 한다. 단순히 주주 전원이 개별적으로 동의하였다는 것만으로 실제 총회 결의를 대체할 수는 없다.
5. ‘전원 참여’와 ‘전원 찬성’의 구별
주주 전원이 총회에 참여하였다는 사실과 안건에 전원 찬성하였다는 사실은 구별해야 한다.
적법한 소집절차를 거친 주주총회라면 주주 전원이 출석한 후 법정 또는 정관상 결의요건에 따라 다수결로 의결할 수 있다. 반드시 전원 찬성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소집권자의 이사회 결의나 소집통지 등 법정 소집절차가 생략된 경우에는 주주 전원이 총회 개최에 동의하고, 아무런 이의 없이 만장일치로 결의하였다는 사정이 소집절차의 하자를 보완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구별해야 한다.
적법하게 소집된 주주총회라면 주주 전원의 출석과 법정 다수결로 결의가 성립할 수 있다.
소집절차에 하자가 있는 전원출석총회라면 주주 전원의 총회 개최 동의 및 결의에 대한 만장일치가 요구된다.
단순히 주주 전원이 회의에 참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소집절차와 결의방법의 모든 하자가 당연히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6. 이사 보수 결의에서 주주 전원 참여가 갖는 의미
이사 보수에 관한 상법 제388조의 취지는 이사가 자신의 보수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방지하고, 보수 지급 여부와 범위를 주주들의 통제 아래 두는 데 있다.
따라서 주주 전원이 총회에 참여하여 다음 사항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보수 지급을 승인하였다면 상법 제388조가 예정한 주주 통제 기능이 실질적으로 구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보수 지급의 대상이 되는 이사
둘째, 보수 지급의 대상 기간
셋째, 각 이사에 대한 지급액 또는 보수한도
넷째, 해당 이사의 업무수행 내용과 공로
다섯째, 이미 지급된 보수라면 그 지급에 적법한 주주총회 결의가 없어 무효라는 사실
여섯째, 회사에 해당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발생해 있다는 사실
일곱째, 사후승인에 따라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소멸하게 된다는 사실
모든 주주가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인식하고 총회에서 의결하였다면, 주주들이 회사의 재산상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보수 지급 여부를 직접 결정한 것이므로 1인회사의 유일한 주주가 보수를 승인한 경우와 실질적으로 유사한 측면이 있다.
다만 이는 주주총회 결의의 존재와 절차적 정당성을 강화하는 사정이다. 보수액의 상당성이나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문제까지 당연히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
7.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주주 전원이 총회에 참여하였더라도 보수를 지급받는 이사인 주주는 자신의 보수에 관한 결의에서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2026. 4. 2. 선고 2025다219931 판결에서 상법 제388조에 따라 특정 이사의 보수를 결의하는 경우, 주주인 동시에 그 보수를 지급받는 이사는 원칙적으로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명확히 판단하였다.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다219931 판결
따라서 주주 전원이 출석했더라도 보수 수령 이사의 주식은 의결권 행사에서 제외해야 한다.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은 결의정족수 계산의 기초가 되는 발행주식총수에서도 제외된다.
이 점에서 “주주 전원의 만장일치”라는 표현도 엄밀하게 사용해야 한다.
주주 전원이 총회에 출석하고 총회 개최에 동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특정 이사의 보수에 관한 의결에서는 보수 수령 이사의 의결권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의 의결권으로 결의해야 한다.
특별이해관계인이 의결권을 행사하여 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면, 주주 전원이 결의에 찬성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하자가 당연히 치유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8. 앞선 대전고등법원 판결과의 관계
대전고등법원 2022. 6. 9. 선고 2021나15244 판결에서도 회사는 제1심에서 기지급 이사 보수의 반환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된 후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였다.
그 주주총회에서는 다음 사항이 주주들에게 설명되었다.
첫째, 종전 보수 지급에는 적법한 주주총회 결의가 없었다.
둘째, 종전 지급은 상법 제388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셋째, 회사에는 이사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이 발생하였다.
넷째, 그럼에도 이사들의 실제 업무수행과 공로를 고려하여 보수를 지급할 필요가 있다.
주주들은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한 후 사후승인 안건을 의결하였다. 특별이해관계인의 주식 수는 제외되었고, 나머지 출석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으로 안건이 가결되었다.
따라서 이 결의의 효력은 단순히 대주주 또는 의결정족수를 충족하는 주주들이 보수 지급에 동의했다는 데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주주들이 실제 주주총회에 참여하여 종전 지급의 무효와 사후승인의 법률효과를 인식하고,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을 제외한 상태에서 보수 지급을 새로 결정했다는 데 핵심이 있다.
만약 당시 주주 전원이 총회에 참여하였다면 이는 주주 통제의 실질이 완전히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1인회사의 주주총회와 기능적으로 유사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결의의 법적 근거는 1인회사 법리의 유추 적용이 아니라, 실제로 성립한 전원출석총회 또는 적법하게 소집된 주주총회의 결의에 있다.
9. 대법원 2016다241515 판결과의 구별
대법원 2016다241515 판결에서는 회사의 대주주 또는 실질적 지배자가 대표이사의 보수를 결재·승인하였지만, 해당 보수액에 관한 실제 주주총회 결의가 없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주주총회 결의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주주의 대표이사 또는 실질적 지배자가 보수를 승인한 것은 주주총회라는 회사기관의 결의가 아니다.
회사의 주주와 그 주주인 법인의 대표자 또는 실질적 지배자는 법률적으로 동일한 주체가 아니다.
의결정족수를 충족하는 주주들이 승인했더라도 다른 주주들의 출석권·질문권·토론권·의결권 행사가 보장되지 않았다면 주주총회 결의로 평가할 수 없다.
주주총회를 개최했다면 동일한 결론이 나왔을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실제 결의의 부재를 보완할 수 없다.
반면 주주 전원이 실제 총회에 참여하여 보수액과 법률효과를 인식하고 의결했다면, 위 판결에서 문제 된 대주주의 장외 승인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 경우에는 주주총회라는 회사기관의 실제 의사결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10. 종합적 평가
주주 전원이 이사 보수에 관한 주주총회에 실제로 참여한 경우에는 모든 주주의 참여권과 의사표시 기회가 보장되었다는 점에서 1인회사의 주주총회와 실질적으로 유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법률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구별하는 것이 정확하다.
1인회사에서는 유일한 주주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확인되면 실제 회의가 없더라도 주주총회 결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다.
다수주주 회사에서는 주주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대주주의 승인만으로 주주총회 결의를 의제할 수 없다.
다만 주주 전원이 실제 총회에 참여하여 개최에 동의하고 안건을 심의·의결하였다면 이는 유효한 전원출석총회가 될 수 있다.
소집절차까지 생략되었다면 주주 전원이 총회 개최에 동의하고 이의 없이 만장일치로 의결해야 그 절차적 하자가 치유될 수 있다.
이사 보수 결의에서는 주주 전원이 출석하더라도 보수 수령 이사의 특별이해관계인 의결권은 제외해야 한다.
결국 주주 전원의 참여는 이사 보수에 대한 주주 통제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사정이다. 그러나 그 효력은 1인회사 법리를 단순히 유추한 결과가 아니라, 전원출석총회라는 실제 주주총회 결의가 존재하기 때문에 인정되는 것이다.
주주 전원이 참여한 이사 보수 결의와 1인회사 주주총회 법리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