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3다62278 판결
제1심: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11. 10. 7. 선고 2010가합1081 판결
원심: 대전고등법원 청주재판부 2013. 7. 16. 선고 2011나2020 판결
결론: 상고기각
관련 판례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3다69638 판결
회사가 보유한 비상장주식을 처분하는 이사는 합당한 정보를 바탕으로 주식가치를 평가하고 회사의 손익을 검토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회사가 보유한 비상장주식을 처분하는 이사는 합당한 정보를 바탕으로 주식가치를 평가하고 회사의 손익을 검토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08. 1. 10. 선고 2007다64136 판결
합병비율이 현저히 불공정한 경우 합병무효 사유가 될 수 있지만, 불공정성은 합병비율을 결정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합병비율이 현저히 불공정한 경우 합병무효 사유가 될 수 있지만, 불공정성은 합병비율을 결정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다38692 판결
이사의 법령·정관 위반에 따른 책임은 그 위반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회사의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
이사의 법령·정관 위반에 따른 책임은 그 위반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회사의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다33609 판결
이사의 임무 위반이 있더라도 회사 손해 및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면 상법 제399조의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사의 임무 위반이 있더라도 회사 손해 및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면 상법 제399조의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관련 법령
상법 제382조 제2항 ― 회사와 이사의 위임관계
상법 제393조 제1항 ― 중요한 자산의 처분 등 이사회의 권한
상법 제399조 ―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
상법 제401조의2 제1항 제1호 ― 업무집행지시자의 책임
상법 제403조 ― 주주의 대표소송
상법 제414조 ― 감사의 책임
상법 제523조 제3호 ― 합병신주의 총수와 배정에 관한 합병계약 사항
상법 제527조의2 ― 간이합병
민법 제681조 ― 수임인의 선관주의의무
구 법인세법(2008. 12. 26. 법률 제92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2조 ― 부당행위계산의 부인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9. 2. 4. 대통령령 제21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제89조 ― 특수관계인의 범위와 시가평가 방법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8. 12. 26. 법률 제92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3조 제1항 제1호 다목 ― 비상장주식의 평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08. 12. 31. 대통령령 제212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4조 제1항·제2항 ― 비상장주식의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 평가
구법의 명칭과 개정 기준은 원심판결의 표기를 그대로 따랐다.
사실관계
1. 법인주주의 소수주주가 제기한 대표소송
원고는 2008년 7월 3일부터 J회사의 주식을 보유했고, 2010년 6월 17일 소 제기 당시까지 발행주식 총수의 1% 이상을 보유한 소수주주였다.
J회사는 비상장 케이블방송회사인 K회사의 주식 74.5%를 가진 지배주주였다. 같은 기업집단의 지주회사인 N회사가 나머지 25.5%를 보유하고 있어 K회사의 지분 전부가 계열회사에 귀속되어 있었다.
원고는 2009년 3월부터 4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J회사에 합병무효소송과 이사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할 것을 요구했다. J회사가 30일 이내에 소를 제기하지 않자 원고는 상법 제403조 제3항에 따라 J회사를 위하여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였다.
2. 비상장 케이블방송회사 간 흡수합병
L회사와 K회사는 모두 청주시와 충북 청원군·보은군·옥천군·영동군 지역에서 케이블방송사업을 하던 같은 기업집단 소속의 비상장회사였다.
두 회사는 2008년 8월 22일 L회사가 K회사를 흡수합병하기로 계약하였다.
2008년 9월 24일: L회사 주주총회에서 합병 승인
같은 날: K회사는 총주주인 N회사와 J회사의 동의에 따라 간이합병 방식으로 이사회 승인
2008년 11월 7일: 합병등기, K회사 소멸
3. J회사의 이사회 결의 없는 합병 동의
J회사는 K회사 지분 74.5%를 보유한 지배주주였지만, J회사의 대표이사와 이사들은 별도의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고 합병에 동의하였다.
원심은 K회사 지분 74.5%가 J회사에 중요한 자산이고, 합병 동의는 그 자산의 가치와 형태를 본질적으로 변경하는 중요한 업무집행이므로 상법 제393조 제1항에 따른 J회사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K회사에서 합병승인 이사회를 개최했더라도 J회사와 K회사는 별개의 법인이므로 이를 J회사 이사회 결의로 대신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4. 합병비율 산정
합병 당시 L회사와 K회사는 구 법인세법상 특수관계자였다. 양 회사는 구 법인세법 제52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89조의 평가방법에 따라 주식가치를 산정하기로 합의하였다.
당시 발행주식 수는 다음과 같았다.
L회사: 18,950,000주
K회사: 2,900,000주
L회사 주식가치
N회사는 2008년 1월 25일 특수관계가 없는 제3자로부터 L회사 주식 5,326,000주를 주당 1,700원에 매수하였다.
합병당사자들은 이 거래가 합병일로부터 수개월 전에 이루어진 정상적인 제3자 거래라는 이유로 주당 1,700원을 L회사 주식의 시가로 평가하였다.
K회사 주식가치
K회사 주식에는 합병 당시 시가로 인정할 만한 최근 거래사례가 없었다.
이에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과 같은 법 시행령의 비상장주식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하여 다음 산식으로 평가하였다.
(1주당 수익가치 × 2 + 1주당 순자산가치 × 3) ÷ 5
그 결과 K회사 주식은 주당 1,382원으로 평가되었다.
최종 합병비율
L회사 주식가치 1,700원과 K회사 주식가치 1,382원을 기준으로 합병비율은 다음과 같이 정해졌다.
L회사 주식 1주 : K회사 주식 0.8129주
이에 따라 J회사는 보유하던 K회사 주식 74.5% 대신 합병 후 L회사 주식 1,755,952주, 지분율 8.24%를 취득하였다.
5. 원고가 주장한 손해
원고는 K회사 주식이 주당 1,382원으로 현저히 낮게 평가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원고가 제시한 K회사 주식의 과거 가격은 다음과 같았다.
2004년 7월 2일 J회사의 취득가격: 주당 13,889원
2004년 7월 16일 유상증자 직후 평가액: 주당 10,027원
2005년 9월 6일 N회사의 취득가격: 주당 9,912원
원고는 K회사 주식을 가장 높은 과거 취득가격인 주당 13,889원으로 평가했어야 하고, 그 경우 J회사가 합병 후 더 많은 L회사 주식을 취득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 손해액은 다음 방식으로 계산하였다.
(정당한 합병비율에 따른 J회사의 합병 후 지분율 - 실제 지분율 8.24%) × 합병 후 L회사의 총주식가치
원고는 이에 따라 J회사의 손해액을 24,026,088,613원으로 산정하여 이사·감사 및 업무집행지시자에게 배상을 청구하였다.
합병의 경영상 배경
L회사는 방송위원회로부터 2년 6개월 이내에 K회사와 통합하는 것을 조건으로 방송사업 재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통합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시정명령이나 허가취소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었다.
K회사의 경영상황도 좋지 않았다.
가입자 수가 L회사의 약 3분의 1 또는 그 이하 수준으로 감소
2004년 약 16억 4,100만 원의 당기순손실
2005년 약 18억 3,500만 원의 당기순손실
2006년 약 2억 5,700만 원의 당기순손실
2007년 약 2억 800만 원의 당기순이익
관로 임차계약 종료에 따른 새로운 관로 확보비용 필요
디지털방송을 위한 전송망 설치비용 필요
또한 N회사는 지주회사이면서 자회사가 아닌 K회사 주식 25.5%를 보유하고 있어 공정거래법상 이를 처분해야 할 필요도 있었다.
따라서 합병은 재허가 조건 이행, 중복 투자 해소, 영업망 통합, 규모의 경제 및 지주회사 규제 문제의 해결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핵심쟁점
K회사 주식 74.5%를 보유한 J회사가 합병에 동의하려면 별도의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가?
J회사 이사들은 합병비율의 공정성을 어느 정도까지 검토해야 하는가?
존속회사에는 최근 제3자 거래가격을, 소멸회사에는 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한 것이 불공정한가?
과거의 높은 주식 취득가격을 합병 당시 시가로 사용해야 하는가?
이사회 결의를 누락했더라도 합병비율이 불공정하지 않다면 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가?
법리
1. 법인주주 이사의 합병비율 검토의무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면 소멸회사의 주주는 합병 전 보유하던 경제적 지분을 유지하지 못하고 실질적으로 주식가치의 일부를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소멸회사의 주주가 회사인 경우 그 회사의 이사는 합병당사자들의 재산상태와 주식의 실제 가치에 비추어 합병비율이 공정하게 정해졌는지 검토한 후 합병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2. 비상장회사 합병비율에는 유일한 산식이 없다
비상장회사 간 합병비율은 자산가치뿐 아니라 시장가치, 수익가치, 상대가치, 사업 전망과 업종 특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정한다.
따라서 하나의 객관적이고 유일한 수치로 확정하기 어렵다. 여러 합리적 평가방법 중 어떤 방법을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이사의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사가 다음 정보를 토대로 합병비율을 검토했고 그 비율이 객관적으로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면 선관주의의무를 다한 것이다.
합병의 목적과 필요성
합병당사회사의 관계
합병 당시 각 회사의 재무·영업상황
업종의 특성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주식평가방법
회계·법률 전문가의 검토 결과
3. 절차 위반과 손해배상책임은 구별된다
이사가 이사회 결의 없이 중요한 업무를 집행했다면 법령 위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상법 제399조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려면 그 법령 위반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고, 위반행위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사회 결의 누락 자체와 불공정한 합병비율로 인한 회사 손해는 별개의 요건이다.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
1. J회사 이사회 결의는 필요했다
원심은 K회사 지분 74.5%가 J회사의 중요한 자산이고, 합병 동의는 그 자산을 L회사 주식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업무집행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J회사 이사들은 별도의 이사회를 열어 합병 동의 여부를 심의·결의했어야 한다. 이를 거치지 않은 행위는 상법 제393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
2. K회사 주당 1,382원 평가는 합리적이었다
원고가 제시한 주당 13,889원, 10,027원 및 9,912원의 가격은 합병시점보다 3~4년 전에 형성된 가격이었다.
그 후 K회사의 가입자가 감소하고 영업손실이 누적되었으며 새로운 관로와 디지털 전송망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과거 가격을 2008년 합병 당시의 시가로 인정하기 어려웠다.
최근 거래사례가 없는 K회사에 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하여 주당 1,382원으로 평가한 것은 당초 합병합의에 부합하고 객관적인 합리성도 갖추었다고 판단하였다.
3. 서로 다른 평가방법을 적용한 것도 불공정하지 않았다
L회사에는 합병 수개월 전의 정상적인 제3자 거래가격이 있었지만 K회사에는 최근 시가자료가 없었다.
따라서 L회사에는 시가평가방법을 적용하고 K회사에는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한 것은 동일한 기준을 자의적으로 달리 적용한 것이 아니라 각 회사의 시가 확인 가능성이 달랐기 때문이다.
양 회사 모두에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하면 L회사의 주식가치는 주당 2,624원으로 산정되어 합병비율은 1:0.5267이 된다. 이는 실제 비율인 1:0.8129보다 오히려 K회사에 더 불리하였다.
4. 실제 합병비율은 합리적 범위 안에 있었다
원심이 비교한 각 평가자료에 따른 합리적 합병비율의 범위는 다음과 같았다.
원심 감정 결과: 1:1.7475부터 1:0.2957
삼일회계법인 검토 결과: 1:1.8421부터 1:0.0884
한영회계법인 검토 결과: 1:0.8353부터 1:0.1772
실제 합병비율 1:0.8129는 위 평가 결과들에서 도출되는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K회사에 가장 불리한 평가방법이 사용되었다거나 합병비율이 현저히 불공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5. 이사회 결의 누락에도 회사 손해는 없었다
J회사 이사들이 별도의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것은 법령 위반이지만, 합병비율 자체는 현저히 불공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J회사가 합병으로 적게 평가된 L회사 주식을 받았거나 경제적 가치의 일부를 상실했다고 볼 수 없었다. 원고가 주장한 24,026,088,613원의 손해도 인정되지 않았다.
법령 위반과 회사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없으므로 이사와 감사의 손해배상책임은 성립하지 않았다. 업무집행지시자와 합병 후 취임한 대표이사에 대한 책임도 같은 이유로 부정되었다.
결론
원심은 제1심 중 이사·감사 일부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다. 대법원도 이를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결국 다음과 같이 결론이 정리된다.
74.5% 지분에 관한 합병 동의에는 J회사 이사회 결의가 필요했다.
이사회 결의를 생략한 행위는 절차상 법령 위반이다.
그러나 합병비율 1:0.8129는 합리적 평가범위 안에 있었다.
J회사에 합병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사·감사 및 업무집행지시자의 손해배상책임은 인정되지 않는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합병당사회사의 이사’가 아니라 ‘소멸회사 주식 74.5%를 보유한 법인주주의 이사’가 합병 동의 과정에서 부담하는 의무를 다룬 판결이다.
법인주주의 이사는 회사가 보유한 지분의 경제적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합병비율의 공정성을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사후적으로 가장 유리한 합병비율을 다시 계산하여 이사의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당시 확보한 정보와 평가방법이 합리적이었는지 및 최종 비율이 허용 가능한 범위를 현저히 벗어났는지를 판단한다.
또한 이사회 결의 누락과 같은 절차상 위법이 인정되더라도 회사의 구체적 손해와 인과관계가 별도로 증명되지 않으면 상법 제399조의 손해배상책임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