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가구주택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에 관한 공인중개사의 설명의무

핵심 결론 공인중개사는 직접 확인할 의무가 없는 사항이라도 계약 체결에 중요한 정보라면, 임대인의 설명이 부정확할 가능성을 알리지 않은 채 그대로 전달해서는 안 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2다212594, 2008다42836, 2011다63857

해당 판례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다212594 판결〔공제금등청구의소〕
하급심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5. 12. 선고 2020가단5104753 판결 공인중개사의 중개상 과실을 일부 인정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 원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 20. 선고 2021나31698 판결 임대인이 기존 임대차 내역에 관한 자료 제공을 거부하였고, 공인중개사가 그 사실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재한 이상 추가적인 확인·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 대법원은 공인중개사가 임대인의 구두 설명이 불충분하거나 부정확할 수 있음을 임차인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중개계약상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9. 5. 14. 선고 98다30667 판결 중개업자는 중개의뢰인과의 법률관계가 민법상 위임관계와 같으므로, 중개의뢰인의 재산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중개행위를 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다42836 판결 중개업자가 직접 조사·확인할 의무가 없는 사항이라도 중개의뢰인의 계약 체결 여부에 중요한 사항이라면 그릇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전달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63857 판결 다가구주택 임대차를 중개하는 중개업자는 임대인에게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과 임대차기간 등에 관한 자료를 요구하여 확인하고, 이를 임차의뢰인에게 설명·제시하여야 하며,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거부하면 그 사실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재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관련 법령

  • 공인중개사법 제25조 개업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의무와 근거자료 제시의무를 규정한다.
  • 공인중개사법 제29조 제1항 개업공인중개사는 전문직업인으로서 품위를 유지하고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중개 관련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 공인중개사법 제30조 개업공인중개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의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한다.
  •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 중개대상물의 상태·입지 및 권리관계 등 확인·설명하여야 할 사항을 규정한다.
  • 민법 제681조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한다.
※ 이 판결의 판시사항·참조조문 및 판결 이유에는 별도의 구법 표기가 없다.

사실관계

원고 2는 2016. 10. 15. 이 사건 다가구주택의 한 호실을 임대차보증금 7,500만 원에 임차하였고, 원고 1은 2017. 1. 31. 다른 호실을 임대차보증금 6,000만 원에 임차하였다.
이 사건 다가구주택은 사용승인 당시 19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규모였고, 이후 증축된 5층도 2세대의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원고들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무렵에는 채권최고액 7억 1,5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대부분의 호실이 임대된 상태였다. 기존 임차인들의 실제 임대차보증금 합계액은 11억 원이 넘었다.
그러나 공인중개사들은 임대인이 구두로 알려 준 내용을 근거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합계액을 각각 5억 원 또는 6억 원으로 기재하였다. 확인·설명서에는 임대인이 각 호실의 임대차계약서나 임대차보증금 및 임대차기간에 관한 자료 제공을 거부하였다는 사실도 기재되어 있었다.
이후 다가구주택에 관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어 1,457,111,110원에 매각되었다. 배당절차에서 선순위 임차인, 소액임차인, 당해세 채권자 및 근저당권부 질권자 등이 먼저 배당받음에 따라 원고 2는 보증금 7,500만 원 중 48,882,111원만 회수하였고, 원고 1은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금 2,000만 원을 초과하는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임대차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들이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등에 관한 확인·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공인중개사들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공제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법리

공인중개사는 자신이 직접 조사·확인하여 설명할 법정 의무가 없는 사항이라도 중개의뢰인이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항이라면 그에 관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그 정보가 진실인 것처럼 그대로 전달하여 중개의뢰인이 이를 믿고 계약을 체결하게 하였다면, 이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신의를 지켜 성실하게 중개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 임대인이 기존 임차인들의 임대차계약서 등 관련 자료의 제공을 거부하였으므로, 공인중개사가 실제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총액을 정확히 조사·확인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자료를 직접 확인할 수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임대인이 구두로 알려 준 금액을 아무런 유보 없이 임차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 다가구주택은 19세대 이상이 거주하는 규모였고 대부분의 호실이 임대되어 있었다. 인근 유사 부동산의 보증금 시세와 전체 세대수를 고려하면, 공인중개사들은 임대인이 알려 준 선순위 보증금 합계액 5억 원 또는 6억 원이 실제 금액과 상당히 다를 가능성과 다수의 소액임차인이 존재할 가능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공인중개사들은 임대인이 알려 준 금액을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의 합계액으로 그대로 기재하였을 뿐, 그 금액이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되지 않아 불충분하거나 부정확할 수 있다는 점을 임차인들에게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자료 제공이 거부되었다는 사실을 고지한 것을 넘어, 계약 체결에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그릇된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가구주택에서는 먼저 대항력을 취득한 임차인의 보증금 총액과 소액임차인의 수가 후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다. 따라서 실제 선순위 보증금 합계액이 고지된 금액보다 훨씬 많고 상당수의 소액임차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원고들이 알았다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충분하다.
결국 임대인이 관련 자료의 제공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확인·설명서에 기재한 것만으로 공인중개사의 의무가 모두 이행되는 것은 아니다. 임대인이 제공한 정보의 정확성이 의심되는 객관적 사정이 있다면, 공인중개사는 그 정보가 불충분하거나 부정확할 수 있다는 점과 그에 따른 보증금 회수 위험을 임차의뢰인이 실질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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