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회사 운영자금 채무의 공동보증인과 분별의 이익 배제

핵심 결론 회사가 운영자금으로 부담한 차용금은 상사채무이고, 그 공동보증인은 연대특약이 없어도 분별의 이익 없이 채권자에게 채무 전액을 책임진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0다215940, 2020다215957, 2017다205127, 2018다10920, 2011다109500

판결번호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15940, 215957 판결
대여금및구상금등·대여금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1. 30. 선고 2018나58644, 2019나53615 판결
원심판결은 법제처에 별도의 판례 전문으로 수록되어 있지 않고, 대법원 판결의 원심 표시와 판단내용만 확인된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당사자와 소송구조
피고 회사는 주식회사 에스지앤테크이고, 원고는 피고 회사의 차용금 채무를 보증한 개인이었다.
피고 회사는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차용하면서 채권자에게 그 지급을 약속하였다.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와 원고가 함께 회사의 차용금 채무를 보증하였다.
그 후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다음 청구가 본소와 반소로 함께 다투어졌다.
원고의 본소청구
  • 피고 회사에 대한 별도의 대여금 및 지연손해금 청구
  • 피고 회사 차용금 채무의 보증인으로서 주채무자인 피고 회사에 대한 사전구상금 청구
피고 회사의 반소청구
  •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갖는다고 주장한 대여금 반환청구
대법원의 주된 판단 대상은 원고가 피고 회사 대표이사의 부탁으로 회사의 차용금 채무를 보증한 경우, 피고 회사에 대하여 행사할 수 있는 사전구상권의 범위였다.
차용금 채무와 공동보증
피고 회사가 회사 운영자금으로 부담한 차용금 채무의 잔존 원리금은 35,686,000원이었다.
이 채무에 관하여 다음 두 사람이 공동보증인이 되었다.
  •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 원고
원고와 대표이사가 채권자에 대하여 별도로 연대보증한다는 명시적 특약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원고는 자신이 피고 회사 대표이사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부탁을 받아 보증인이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민법 제442조 제1항 제4호에 따른 사전구상권을 행사하였다.
사전구상권의 의미
수탁보증인은 주채무자의 부탁을 받아 보증인이 된 사람을 말한다.
보증인은 원칙적으로 자신이 채권자에게 보증채무를 변제한 후 주채무자에게 구상할 수 있다. 그러나 민법 제442조가 정한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실제 변제 전에도 주채무자에게 미리 구상할 수 있다.
이를 사전구상권이라고 한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피고 회사 대표이사의 명시적·묵시적인 부탁을 받아 보증인이 되었다는 사실과 민법 제442조 제1항 제4호에 따른 사전구상권의 발생 자체는 원심에서 인정되었다.
쟁점은 원고의 사전구상권이 잔존 채무 전액인 35,686,000원을 대상으로 하는지, 공동보증인 수에 따라 절반으로 제한되는지였다.
분별의 이익
민법상 하나의 채무에 여러 명의 보증인이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각 보증인은 보증인 수에 따라 나눈 부분만 책임진다.
예를 들어 보증인 2명이 4,000만 원의 채무를 공동보증하였다면, 분별의 이익이 인정되는 경우 각 보증인은 원칙적으로 2,000만 원씩 책임진다.
이를 공동보증인의 ‘분별의 이익’이라고 한다.
그러나 상법이 연대책임을 규정하는 경우에는 민법상 분별의 이익이 배제된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가 피고 회사 대표이사의 명시적·묵시적인 부탁을 받아 보증인이 되었으므로 피고 회사에 대한 사전구상권이 발생한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원고와 대표이사가 공동보증인이므로 민법 제439조제408조에 따라 각 보증인에게 분별의 이익이 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잔존 차용금 원리금: 35,686,000원
  • 공동보증인: 원고와 대표이사 2명
  • 원고의 보증책임: 잔존 원리금의 2분의 1
  • 원고의 사전구상권: 17,843,000원 상당으로 제한
즉, 원심은 원고가 채권자에게 책임지는 범위가 절반이므로 주채무자인 피고 회사에 미리 구상할 수 있는 범위도 절반이라고 판단하였다.

핵심쟁점

  1. 회사가 운영자금으로 차용한 채무가 상행위로 인한 채무인지
  2. 주채무가 상사채무이면 보증인과 주채무자가 법률상 연대책임을 부담하는지
  3. 상사채무의 공동보증인이 민법상 분별의 이익을 갖는지
  4. 공동보증인의 사전구상권을 보증인 수에 따라 나눈 금액으로 제한할 수 있는지

대법원의 법리

1. 회사는 상인이고 회사 운영을 위한 행위는 상행위

상법 제47조 제1항은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행위를 상행위로 본다.
같은 조 제2항은 상인의 행위를 영업을 위하여 한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회사가 직원 급여, 임차료, 원재료 구입비 또는 기타 회사 운영비에 사용할 자금을 차용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차용행위는 영업을 위한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 회사가 회사 운영자금을 차용하면서 부담한 채무이므로 상행위로 인한 채무라고 판단하였다.

2. 상사채무의 보증인은 주채무자와 법률상 연대책임

상법 제57조 제2항은 주채무가 상행위로 인한 채무인 경우 주채무자와 보증인이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다.
이는 당사자 사이에 별도로 연대보증 특약을 하지 않더라도 법률에 따라 당연히 발생하는 연대책임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원고는 채권자에 대하여 피고 회사와 연대하여 차용금 채무 전액을 변제할 책임이 있었다.

3. 공동보증인에게도 분별의 이익이 없음

상사채무를 보증한 사람이 여러 명인 경우에도 각 보증인은 채권자에 대하여 분별의 이익을 주장할 수 없다.
공동보증인 사이에 명시적인 연대특약이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주채무가 상행위로 인한 채무라는 사실만으로 상법 제57조 제2항에 따라 주채무자와 각 보증인의 연대책임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자는 공동보증인 중 어느 한 사람에게도 보증채무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

4. 사전구상권도 절반으로 제한할 수 없음

원고가 채권자에게 잔존 채무 전액을 변제해야 할 위험을 부담한다면, 주채무자인 피고 회사에 대한 사전구상권 역시 단순히 공동보증인이 2명이라는 이유로 절반으로 제한할 수 없다.
원심은 원고에게 민법상 분별의 이익이 있다고 잘못 판단한 결과, 사전구상권도 잔존 원리금의 절반으로 제한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이 상법 제57조 제2항의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보아 사전구상금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였다.
외부적 책임과 내부적 구상의 구별
이 판결은 채권자에 대한 외부적 책임과 공동보증인 사이의 내부적 부담을 구별해서 이해해야 한다.
채권자에 대한 외부관계
  • 각 보증인은 분별의 이익을 갖지 않는다.
  • 채권자는 공동보증인 중 누구에게든 채무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
  • 연대보증이라는 명시적 문구가 없어도 상법 제57조 제2항에 따라 연대책임이 발생한다.
공동보증인 사이의 내부관계
  • 공동보증인 중 한 사람이 자기 부담부분을 초과하여 변제하면 다른 공동보증인에게 구상할 수 있다.
  • 공동보증인의 최종 부담비율은 별도의 약정이나 민법 제448조 등에 따라 정해진다.
  • 외부적으로 전액 책임을 진다는 사실이 내부적으로도 전액을 최종 부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주채무자에 대한 관계
  • 보증인은 주채무자를 위하여 보증채무를 부담한다.
  • 민법 제442조의 사유가 발생하면 실제 변제 전에도 주채무자에게 사전구상할 수 있다.
  • 채권자에게 전액의 보증책임을 부담하는 이상 사전구상권을 단순히 공동보증인 수로 나누어 제한할 수 없다.
대표이사 개인의 차용과 회사의 차용은 구별
이 사건에서 차용의 주체는 피고 회사이고, 자금의 용도도 회사 운영자금이었다. 따라서 상법 제47조에 따라 상행위로 추정되었다.
반면 대표이사 개인이 자기 명의로 돈을 빌려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대법원 2017다205127 판결은 회사가 상인이라고 하여 대표이사 개인도 당연히 상인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대표이사가 개인 자격으로 돈을 빌렸다면 그 돈이 회사에 사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대표이사 개인의 차용행위가 상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다음 사항을 구별해야 한다.
  • 차용증 또는 계약서상 채무자가 회사인지 대표이사 개인인지
  • 돈이 회사 계좌로 입금되었는지
  • 차용 당시 회사 명의와 법인인감이 사용되었는지
  • 대표이사가 회사의 기관으로서 행위했는지
  • 차용 목적이 회사의 영업을 위한 것인지
대여금청구와 반소 부분
원고는 사전구상금 외에 피고 회사에 대한 별도의 대여금과 지연손해금도 청구하였다.
원심은 그 대여금청구를 기각하였고, 대법원은 증거판단과 민사소송상 자백 및 자백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아 이 부분 상고를 기각하였다.
원심에서 인용된 피고 회사의 반소청구에 대해서는 원고가 구체적인 상고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부분도 그대로 확정되었다.

결론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원고의 사전구상금청구를 잔존 채무의 2분의 1로 제한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환송하였다.
  • 피고 회사의 운영자금 차용은 보조적 상행위이다.
  • 그 차용금 채무는 상행위로 인한 채무이다.
  • 원고와 대표이사는 별도의 연대특약이 없어도 채권자에게 채무 전액을 책임진다.
  • 원고는 공동보증인이라는 이유로 분별의 이익을 주장할 수 없다.
  • 원고의 사전구상권 역시 보증인 수에 따라 절반으로 제한할 수 없다.
  • 원고의 별도 대여금청구와 피고 회사의 반소 부분에 대한 상고는 기각되었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상법 제57조 제2항의 법정연대책임이 주채무자와 보증인 사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상사채무를 공동보증한 각 보증인의 분별의 이익도 배제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실무상 보증서에 ‘연대보증’이라는 문구가 없더라도 주채무가 회사의 영업을 위한 상사채무라면 보증인은 채권자에 대하여 전액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다만 보증인 사이의 최종 부담비율과 사후구상 문제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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