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의 자회사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 시 이사회 결의의 필요성
— 대전지방법원 2025. 7. 25.자 2025비합50014 결정, 대법원 2025. 9. 24.자 2025그791 결정 —
1. 사건의 개요
신청인은 사건본인 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약 44.63%를 보유한 지주회사이자 최대주주였다. 신청인은 자회사인 사건본인 회사에 사내이사 2인을 추가로 선임하는 것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사건본인 회사가 임시주주총회 소집절차를 밟지 않자, 신청인은 상법 제366조 제2항 및 제542조의6 제1항에 따라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신청하였다.
이에 사건본인 회사는 지주회사가 자회사의 사내이사를 선임하려는 행위는 자회사의 경영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업무집행에 해당하므로, 신청인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기 전에 먼저 이사회 결의를 거쳤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대전지방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배척하고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하였다. 이에 대한 특별항고도 대법원 2025. 9. 24.자 2025그791 결정으로 기각되었다.
2. 주요 법적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주회사가 자회사에 대하여 사내이사 선임을 목적으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는 행위가 상법 제393조 제1항에서 정한 중요한 업무집행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둘째,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 당시 지주회사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면, 이후 이사회가 소집청구를 추인함으로써 그 하자가 치유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셋째, 지주회사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가 기존 경영권 관련 합의를 위반한 경우 소수주주권의 남용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3. 지주회사의 자회사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와 이사회 결의
가. 중요한 업무집행에 관한 일반 법리
상법 제393조 제1항은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등 회사의 중요한 업무집행은 이사회의 결의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도 이사회가 일반적·구체적으로 대표이사에게 위임하지 않은 업무로서 일상 업무에 속하지 않는 중요한 업무의 집행은 반드시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대전지방법원 2025. 7. 25.자 2025비합50014 결정은 이러한 일반 법리의 근거로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5다45451 전원합의체 판결 및 대법원 2021. 8. 26.자 2020마5520 결정을 원용하였다.
다만 어떠한 행위가 이사회 결의를 필요로 하는 중요한 업무집행에 해당하는지는 그 행위의 성질, 회사의 규모와 업무 내용, 회사에 미치는 경제적·법률적 영향, 정관과 이사회 규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나. 자회사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에는 원칙적으로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지 않음
대전지방법원 2025비합50014 결정은 지주회사가 자회사에 대하여 사내이사 선임을 목적으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는 행위는 상법 제393조 제1항에 따라 반드시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 중요한 업무집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상법 제393조 제1항은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지배인의 선임·해임, 지점의 설치·이전·폐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자회사에 대한 주주총회 소집청구는 이러한 사항과 동일시할 정도의 중요한 업무집행이라고 보기 어렵다.
둘째, 지주회사의 정관이나 이사회 규정에서 자회사에 대한 주주총회 소집청구를 이사회 결의사항으로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았다.
셋째, 지주회사가 자회사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는 것만으로 지주회사의 재산상태나 법률관계에 직접적인 변동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넷째, 지주회사가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였다고 하여 이사 선임안이 곧바로 가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이사 선임은 자회사 주주총회에서 적법한 의결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다섯째, 지주회사는 주주총회가 개최되기 전에 특정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와 관련하여 별도로 이사회 결의를 거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도 신청인 회사는 임시주주총회 개최 전에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에 관한 결의를 하였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지주회사의 다음 두 행위를 구별하였다.
자회사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는 행위
실제 자회사 주주총회에서 특정 이사 후보자에게 찬성하는 의결권을 행사하는 행위
전자는 주주총회를 개최하기 위한 절차적 행위이고, 후자는 자회사의 지배구조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이다. 따라서 자회사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는 행위만으로는 상법 제393조 제1항에서 정한 중요한 업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4. 사후 이사회 결의와 소집청구의 적법성
대전지방법원 2025비합50014 결정은 설령 자회사에 대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가 지주회사 이사회 결의를 필요로 하는 사항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에서는 결국 적법한 소집청구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신청인 회사는 최초 소집청구 후 이사회를 개최하여 다음 사항을 결의하였다.
기존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의 추인
법원에 대한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의 추인
임시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
이사회 결의는 재적이사 9명 전원이 출석한 가운데, 기권한 이사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 8명 전원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그 후 사건본인 회사의 대표이사는 관련 가처분 사건에서 위 이사회 결의 내용이 기재된 이사회 의사록을 송달받았다. 따라서 사건본인 회사는 늦어도 이사회 의사록을 송달받은 시점에는 신청인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였다.
그럼에도 사건본인 회사가 총회 소집절차를 밟지 않았으므로, 상법 제366조 제1항·제2항 및 제542조의6 제1항에서 정한 소집허가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보았다.
이 부분의 판시는 단순히 사후 추인결의에 소급효가 있다는 취지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최초 소집청구에 내부 의사결정상의 하자가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후 적법한 이사회 결의를 거쳐 소집의사가 다시 명확하게 표시되고 자회사가 이를 인식한 후에도 소집절차를 밟지 않았다면, 그 시점부터 적법한 소집청구가 존재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5. 경영권 관련 합의와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
사건본인 회사는 신청인 회사의 대표이사 등이 과거 체결한 경영권 관련 합의에 따라 기존 대표이사의 경영권을 지원하거나 협조할 의무가 있으므로, 사내이사 추가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는 위 합의를 위반한 경영권 탈취행위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전지방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첫째, 신청인 회사 자체는 해당 경영권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었다. 따라서 대표이사 개인이 체결한 합의가 신청인 회사의 주주권 행사나 대표이사의 회사법상 권한을 직접 제한한다고 보기 어려웠다.
둘째, 주식회사의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되지만, 선임된 이후에는 특정 주주나 경영권 보유자의 수임인이 아니라 회사의 수임인으로서 회사에 대하여 선관주의의무를 부담한다.
셋째, 임시주주총회의 목적은 기존 대표이사의 사내이사직을 해임하는 것이 아니라 사내이사 2인을 추가로 선임하는 것이었다.
넷째, 임시주주총회 소집 자체만으로 신청인 회사의 대표이사가 경영권 합의에 따른 지원·협조 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기존 대표이사의 경영권을 침탈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웠다.
결국 주주 또는 경영권 당사자 사이의 합의는 원칙적으로 당사자 사이에서 채권적 효력을 가질 뿐, 합의 당사자가 아닌 회사의 주주권 행사나 회사기관의 권한을 당연히 제한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6.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와 주주권 남용
대전지방법원 2025비합50014 결정은 상법 제366조에 따른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의 권리남용 여부에 관해서도 엄격한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
소수주주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은 소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회사의 건실한 운영을 도모하기 위하여, 소수주주가 제안한 안건을 주주총회의 결의에 부의할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소집허가 신청이 법률상 요건을 갖추었다면 원칙적으로 이를 허가해야 한다. 주주총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신청인이나 대표자의 주관적인 의도, 경영권 분쟁 가능성 또는 안건의 가결 가능성을 이유로 소집허가 신청을 기각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
법원은 권리남용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를 다음과 같이 한정하였다.
객관적으로 보아 총회 소집의 실익이 없는 경우
총회 소집을 허가하면 회사에 복잡하고 심각한 법률적 분쟁만 발생할 것이 명백한 경우
총회 소집 자체가 오히려 회사에 유해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반면 신청인에게 경영권 확보 의도가 의심된다는 사정, 최근 정기주주총회가 개최되었다는 사정, 회사가 현재 경영진 체제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권리남용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7. 대법원 2025그791 결정의 의미
사건본인 회사는 대전지방법원 2025비합50014 결정에 대하여 특별항고를 제기하였다.
대법원은 2025. 9. 24.자 2025그791 결정에서 이 사건 기록, 원심결정 및 특별항고이유를 모두 살펴보았으나 특별항고는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7조 및 제4조에 해당하여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고 판단하고 특별항고를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대전지방법원의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만 대법원 2025그791 결정은 구체적인 법리 판단을 별도로 설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지주회사의 자회사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에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지에 관한 구체적인 판단 근거는 대전지방법원 2025비합50014 결정에 제시되어 있다.
대법원의 특별항고 기각으로 원심결정의 결론은 확정되었지만, 대법원이 원심의 모든 논거를 명시적으로 일반 법리로 선언하였다고까지 확대하여 해석할 필요는 없다.
8. 이 결정의 법리적 의의
대전지방법원 2025. 7. 25.자 2025비합50014 결정 및 이를 확정한 대법원 2025. 9. 24.자 2025그791 결정은 지주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와 지주회사 내부의 이사회 결의 필요성을 구분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주회사가 자회사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행위는 총회 개최의 계기를 마련하는 절차적 행위이다. 특별한 정관 또는 이사회 규정이 없는 한, 그 자체만으로 지주회사의 재산상태나 법률관계에 중대한 변동을 발생시키는 중요한 업무집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실제 자회사 주주총회에서 특정 이사 후보자에게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의결권 행사는 자회사의 지배구조와 지주회사의 연결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와 실제 의결권 행사를 구별하여, 후자에 대해서는 지주회사의 규모, 자회사 지분의 중요성, 안건이 연결 경영에 미치는 영향, 정관과 이사회 규정 등을 토대로 별도의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 결정의 핵심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지주회사가 자회사에 대하여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나 내부 규정이 없는 한 상법 제393조 제1항에 따라 반드시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 중요한 업무집행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고 보더라도, 이후 적법한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소집의사를 명확히 표시하고 자회사가 이를 인식한 후에도 소집절차를 밟지 않았다면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요건은 충족될 수 있다.
지주회사의 자회사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 시 이사회 결의의 필요성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