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회사의 형식적 심사에 따른 주주명부 환원과 주주총회결의의 효력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관련 판결
제1심: 제주지방법원 2020. 7. 2. 선고 2019가합13595 판결
항소심: 광주고등법원 제주재판부 2021. 2. 17. 선고 (제주)2020나10499 판결
상고심: 대법원 2021다221164 판결 — 심리불속행 상고기각으로 항소심판결 확정
기본 법리: 대법원 2017. 3. 23. 선고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
최근 적용례: 대법원 2025. 5. 1. 선고 2025다204747 판결
1. 쟁점의 핵심

주권미발행 주식이 양도되어 양수인 앞으로 명의개서가 이루어진 뒤, 양도인이 주식매매계약의 무효 또는 해제를 주장하며 회사에 해제통지를 하였다. 회사가 제출된 계약서와 해제통지 등 외형상 자료를 심사하여 주주명부를 다시 양도인 앞으로 환원한 경우, 환원된 주주명부에 따라 양도인에게 의결권을 행사하게 한 주주총회결의가 유효한지가 문제 된다.

이는 다음 두 단계로 나누어 판단해야 한다.

회사가 주주명부를 양도인 앞으로 환원한 조치가 외형상 명백히 잘못된 것이었는가.
환원된 주주명부에 따라 소집통지와 의결권 행사를 처리한 주주총회결의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가.

회사가 명의개서 사무에 관한 형식적 심사의 범위에서 주주명부를 변경하였고, 그 변경이 외형상 명백히 위법하거나 자의적인 조작이라고 볼 수 없다면, 변경된 주주명부는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자를 확정하는 일응의 기준으로 존중할 수 있다.

따라서 양도인의 해제통지와 관련 자료를 근거로 주주명부가 총회 전에 양도인 앞으로 환원되었다면, 해제의 실체적 효력이 나중에 달리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주주명부에 기초한 주주총회결의에 곧바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실질적인 주식귀속과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의 구분

대법원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은 다음 두 법률관계를 엄격하게 구분하였다.

첫째,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 주식이 실질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는 주식양도계약의 성립·무효·취소·해제 등에 따라 판단한다.

둘째,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누가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는 원칙적으로 주주명부의 기재에 따라 획일적으로 판단한다.

회사는 계약의 무효 또는 해제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재판기관이 아니다. 그러나 주주총회 소집, 의결권 행사, 배당 및 신주인수권 등 주주권 관련 사무는 계속 처리해야 한다.

따라서 회사는 제출된 서류의 외형과 현재 적법하게 작성·비치된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주주권 행사자를 확정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회사의 형식적 심사와 주주명부제도가 결합되는 지점이다.

3. 명의개서에 관한 회사의 형식적 심사

회사는 명의개서 또는 주주명부 정정청구를 받았을 때 주식양도계약의 실체적 효력을 민사재판과 같은 수준으로 심사할 의무가 없다.

회사가 확인할 사항은 원칙적으로 다음과 같은 외형적·절차적 사항이다.

주식양도계약서와 해제통지서의 존재
해제통지를 한 사람의 계약당사자 또는 대리권
해제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하였는지
계약서상 해제조항 또는 외형상 해제사유의 존재
명의개서 또는 환원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여부
정관과 주식사무취급규정상 절차의 준수 여부
문서가 외형상 위조되었거나 권한 없는 자가 작성한 것이 아닌지
법원의 주주지위 보전 가처분 등과 충돌하지 않는지
총회 후 결과에 맞추어 주주명부를 소급 작성한 것은 아닌지

반면 채무불이행의 귀책사유, 동시이행항변권, 적법한 이행제공 여부, 해제사유의 최종적인 존부 등은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의 소송에서 판단할 실체법적 문제이다.

4. 확정된 광주고등법원 제주재판부 판결의 취지

광주고등법원 제주재판부 2021. 2. 17. 선고 (제주)2020나10499 판결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기명주식이 양도되어 양수인 앞으로 명의개서가 이루어진 이상, 그 후 주식양도약정이 해제되거나 취소되었더라도 주주명부를 원래 양도인 앞으로 복구하지 않는 한 양도인은 회사에 대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 판결은 대법원 2021다221164 사건에서 심리불속행 상고기각되어 확정되었다. 따라서 항소심이 판시한 구체적인 결론은 해당 사건에서 확정된 판단이다.

다만 심리불속행 상고기각은 대법원이 항소심의 모든 이유를 별도의 법리판단으로 명시적으로 승인한 판결과는 구별된다. 그러므로 인용할 때에는 “대법원 2021다221164 심리불속행 상고기각으로 확정”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5. 광주고등법원 사건의 구체적 판단

위 사건에서 기존 주주들은 피고 회사의 주식을 양수인들에게 양도하고 양수인 앞으로 명의개서까지 마쳤다. 이후 양수인의 대금지급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주식양도계약의 해제를 통지하였다.

그러나 기존 주주들은 주주총회를 개최할 때까지 주주명부를 자신들 앞으로 복구하지 않았다. 주주총회 당시 주주명부에는 여전히 양수인들이 합계 84%가 넘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로 기재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기존 주주들은 자신들이 계약해제로 주주 지위를 회복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양수인들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않고 주주총회를 개최하였다.

광주고등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주식의 실질적 귀속과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는 구분된다.
계약해제만으로 양도인의 회사에 대한 주주 지위가 자동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주주총회 전에 주주명부가 양도인 앞으로 복구되어야 한다.
총회 당시 주주명부상 주주인 양수인들에게 소집통지하고 의결권을 행사하게 했어야 한다.
총회 후 이루어진 주주명부 복구는 과거 총회 당시로 소급하지 않는다.
권한 없는 대표이사가 사후 작성한 주주명부는 효력이 없다.

따라서 주주명부상 84% 이상의 주주들에게 소집통지조차 하지 않은 채 이루어진 결의에는 결의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항소심판결은 대법원 2021다221164 심리불속행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6. 확정판결의 반대해석

광주고등법원 사건에서 결의의 중대한 하자가 인정된 직접적인 이유는 양도인들의 해제통지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해제통지가 있었음에도 주주총회 당시까지 주주명부가 양수인 앞으로 유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판결은 반대해석상 다음 법리를 뒷받침한다.

주식양도계약의 해제통지만으로 양도인의 회사에 대한 주주 지위가 자동으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가 총회 전에 주주명부를 적법하게 양도인 앞으로 복구하였다면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복구된 주주명부상 주주인 양도인이 원칙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

즉 판단의 핵심 기준은 계약해제의 실체적 효력 자체가 아니라, 주주총회 당시 적법하게 작성·비치되어 있던 주주명부이다.

다만 위 확정판결은 양도인의 일방적 해제통지만으로 회사가 양도인 앞으로 명부를 복구한 경우 그 복구가 언제나 적법하다고 직접 판시한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에서는 총회 전에 복구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대해석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해제통지에 따른 환원은 언제나 유효하다”는 절대적인 명제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7. 형식적 심사에 따른 주주명부 환원의 효력

회사가 양도인의 해제통지를 접수하고 외형상 필요한 자료를 확인하여 주주명부를 양도인 앞으로 환원하였다면, 그 변경이 외형상 명백히 잘못된 경우가 아닌 한 회사의 주주권 처리 기준으로 존중할 여지가 크다.

명백한 잘못의 예로는 다음과 같은 경우를 들 수 있다.

해제통지가 양수인에게 도달하지 않은 것이 명백한 경우
해제통지자가 계약당사자나 적법한 대리인이 아닌 경우
관련 문서가 명백히 위조된 경우
법원이 양수인의 주주 지위를 보전하는 가처분을 발령한 경우
정관이나 주식사무취급규정의 명백한 절차를 위반한 경우
권한 없는 자가 주주명부를 변경한 경우
주주총회 후 총회 결과에 맞추어 명부를 소급 작성한 경우
경영권 분쟁에서 특정 세력에게 의결권을 부여하기 위해 명부를 조작한 경우

이러한 사정이 없다면 회사는 해제의 최종적인 유효성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제출된 서류의 외형에 따라 주주명부를 정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나중에 해제가 무효라고 판단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당시 회사의 형식적 심사와 주주명부 변경이 소급하여 당연히 위법해지는 것은 아니다.

8. 전원합의체 판결 및 최근 대법원 판결과의 연결

대법원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르면 회사도 주주명부의 기재에 구속된다.

따라서 회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명부상 주주의 권리행사를 부인할 수 없고, 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실질주주의 권리행사를 인정할 수도 없다.

대법원 2025다204747 판결도 실제 주식양도가 이루어지고 회사가 그 사실을 알았으며 증권거래세 신고·납부까지 이루어졌더라도, 주주명부에 명의개서가 없으면 양수인은 원칙적으로 회사에 대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를 주식양도계약 해제 후 환원 사안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주주총회 당시 양도인이 주주명부상 주주였다면 원칙적으로 양도인이 의결권을 행사한다.
양수인이 과거에 명부상 주주였거나 실제 양수인이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회사가 최초 주식양도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부족하다.
양수인은 자신의 재명의개서청구가 부당하게 거절되었다는 극히 예외적인 사정을 증명해야 한다.
주주총회 후 이루어진 명부 변경은 과거 총회로 소급할 수 없다.
9. 양수인의 재명의개서청구를 거절한 경우

다음 사정이 있다면 회사가 양수인의 재명의개서청구를 거절한 것을 부당한 거절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양도인이 계약의 무효 또는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해제통지가 양수인과 회사에 도달하였다.
양도인이 양수인을 상대로 계약 무효·해제 또는 주식귀속 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
양수인이 자신의 주주 지위를 확인하는 확정판결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양수인이 증권거래세 신고 등 통상적인 거래 후속절차도 이행하지 않았다.
회사가 소송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현재 주주명부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가 특정 주주총회 결과를 조작할 목적으로 재명의개서를 거절한 사정이 없다.

이 경우 회사의 거절은 양수인의 실질적 권리를 최종적으로 부정한 것이 아니라, 주식귀속이 확정될 때까지 현 주주명부를 유지한 보수적인 사무처리로 평가할 수 있다.

10. 환원된 주주명부에 따른 주주총회의 효력

회사가 형식적 심사에 따라 주주명부를 양도인 앞으로 환원하였고 그 조치가 외형상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회사는 환원된 주주명부에 따라 주주총회를 운영할 수 있다.

회사는 다음과 같이 처리할 수 있다.

환원된 주주명부상 주주인 양도인에게 소집통지를 한다.
양도인에게 의결권을 행사하게 한다.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양수인의 의결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는다.
주주명부상 의결권을 기준으로 의사정족수와 의결정족수를 산정한다.

광주고등법원 제주재판부 판결은 주주명부상 양수인을 배제했기 때문에 결의의 중대한 하자를 인정하였다. 반면 주주총회 전에 적법하게 환원된 주주명부상 양도인에게 의결권을 행사하게 한 경우에는 그와 같은 중대한 하자를 인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회사가 환원된 주주명부를 무시하고 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양수인에게 의결권을 행사하게 했다면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반할 수 있다.

11. 해제가 나중에 무효로 판단된 경우

양도인의 해제가 이후 법원에서 무효로 판단되면 양수인은 확정판결에 따라 자신의 주주 지위를 주장하고 다시 명의개서를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론이 곧바로 과거의 주주명부 환원과 그 명부에 따라 이루어진 모든 의결권 행사가 처음부터 무효였다는 의미는 아니다.

회사가 당시 제출된 자료에 관하여 합리적인 형식적 심사를 하였고, 해제통지에 외형상 명백한 하자가 없었으며, 당사자 사이의 주식귀속 분쟁이 실제 소송 중이었다면 회사는 당시의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주주총회를 운영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해제의 실체적 무효와 과거 주주총회결의의 무효는 자동으로 연동되지 않는다. 과거 결의의 효력은 다음 사정을 별도로 심사해야 한다.

총회 당시 존재한 주주명부
명부 변경의 실제 시점과 작성 권한
회사의 형식적 심사 과정
양수인의 재명의개서청구 내용
회사의 거절 사유
회사의 고의적 조작 여부
의결권 배제가 정족수와 결의 결과에 미친 영향
12. 최종적인 법리 정리

위 판례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회사는 주식양도계약의 무효·취소·해제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기관이 아니므로, 명의개서 및 주주명부 정정 과정에서는 제출된 서류의 외형과 정관·주식사무취급규정에 따른 형식적 심사를 할 수 있다.

회사가 양도인의 해제통지와 관련 자료를 형식적으로 심사하여 주주총회 전에 양도인 앞으로 주주명부를 환원하였고, 그 변경이 권한 없는 자에 의한 것이거나 사후 조작된 것이라는 등 외형상 명백한 잘못이 없다면 회사는 변경된 주주명부에 따라 주주권 행사자를 확정할 수 있다.

이 경우 회사가 환원된 주주명부상 주주인 양도인에게 소집통지를 하고 의결권을 행사하게 한 것은 원칙적으로 적법하며, 양수인이 주식양도계약의 유효성을 주장하거나 해제의 효력을 다투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주주총회결의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 주식귀속 소송이 계속 중이고 양수인이 확정판결 등 명백한 권리증빙을 제시하지 못한 경우에는 회사의 재명의개서 거절을 부당한 거절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해제통지가 외형상 명백히 무효이거나, 주주명부 환원이 권한 없는 자에 의해 이루어졌거나, 총회 후 소급 작성되었거나, 법원의 가처분을 위반하였거나, 경영권 분쟁의 결과를 조작하기 위한 명부 변경이었다면 환원된 주주명부의 적법성이 부정될 수 있다.

13. 결론

광주고등법원 제주재판부 2020나10499 판결이 대법원 2021다221164 심리불속행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주주총회 당시 적법하게 작성·비치된 주주명부가 의결권 행사자를 결정하는 기준이라는 판례의 태도는 더욱 분명하다.

위 확정판결은 해제통지만으로 양도인의 회사에 대한 주주 지위가 자동 회복되지 않고, 주주총회 전에 주주명부의 복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반대로 주주총회 전에 회사가 형식적 심사를 거쳐 양도인 앞으로 주주명부를 실제로 환원하였다면, 그 변경이 외형상 명백히 위법하거나 자의적으로 조작된 것이 아닌 한 회사는 환원된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주주총회를 운영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회사가 환원된 주주명부상 양도인에게 의결권을 행사하게 한 경우, 양수인이 해제의 효력을 다투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주주총회결의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주식의 실질적 귀속 분쟁과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 문제를 구분하고, 주주총회 및 단체법적 법률관계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판례의 일관된 취지에 부합한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