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기업의 택지개발용 토지 협의취득과 하자담보책임의 소멸시효

핵심 결론 한국토지공사의 택지개발용 토지 협의취득은 상행위가 아니므로, 매립폐기물에 관한 하자담보 손해배상청구권에는 민사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7다265389, 2002다51586, 2011다10266

판결번호

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7다265389 판결〔손해배상(기)〕

관련 판례

관련 법령

사실관계

1. 택지개발사업과 토지 협의취득

한국토지공사는 2004년경부터 제주○○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였다.
피고 2명은 2002. 5. 21.부터 사업지구에 포함된 제주시 소재 전 4,410㎡를 각 2분의 1 지분씩 공유하고 있었다.
한국토지공사는 토지보상법에 따른 공공용지 협의취득 방식으로 각 지분을 매수하였다.
  1. 31.: 피고 1의 2분의 1 지분을 310,905,000원에 매수
  2. 1.: 피고 1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3. 7.: 피고 2의 2분의 1 지분을 310,905,000원에 매수
  4. 8.: 피고 2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2. 택지개발과 제3자 매각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는 2009. 10. 1. 한국토지주택공사로 합병되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1년 3월경 제주○○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준공하였다. 종전 토지는 택지개발을 거쳐 그 일부가 제주시 소재 대지 799.3㎡인 이 사건 토지로 조성되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1. 3. 15. 이 사건 토지를 제3자에게 매도하였고, 2013. 3. 27.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3. 지하 폐기물의 발견

매수인은 이 사건 토지에 건물을 신축하기 위해 터파기공사를 하던 중인 2015년 3월 초경 토지 지하에서 약 300톤의 폐콘크리트 등 건설폐기물을 발견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에 통보하였다.
수사 결과 등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매립 경위가 확인되었다.
  • 종전 토지는 주변 토지보다 지대가 낮아 배수가 원활하지 않았다.
  • 피고들이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 종전 소유자로부터 토지를 임차한 사람이 지반을 높이기 위한 매립공사를 의뢰하였다.
  • 인근 토지소유자는 당시 폐콘크리트와 폐철근 등이 매립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하였다.
  • 매립 시기는 1994년경 또는 늦어도 1999. 8. 3. 이전으로 조사되었다.
  • 폐기물은 한국토지공사가 택지개발 과정에서 성토한 지반보다 아래에서 발견되었다.
이에 따라 폐기물은 한국토지공사의 택지개발공사 과정에서 매립된 것이 아니라 피고들이 한국토지공사에 토지를 매도하기 전에 이미 매립되어 있었던 것으로 인정되었다.

4. 매도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5. 4. 29. 피고들에게 폐기물이 토지 매수 전에 매립된 것으로 확인되면 처리비용과 원상복구비용을 청구하겠다고 통보하였다.
이후 2015. 8. 25. 피고들을 상대로 민법 제580조 제1항의 매도인 하자담보책임에 따라 합계 282,798,84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청구금액의 내역은 다음과 같다.
  • 폐기물처리 용역비: 17,789,000원
  • 보도 하부 상수관 철거·재시공비: 3,300,000원
  • 폐기물 처리를 위한 도로점용료: 1,181,840원
  • 지내력 확보 공사비: 211,528,000원
  • 도로복구비: 49,000,000원
  • 합계: 282,798,840원

핵심쟁점

  1. 한국토지공사가 택지개발사업을 위해 토지를 협의취득한 행위가 상행위인지
  2. 토지보상법에 따른 협의취득에도 민법상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이 적용되는지
  3. 하자담보 손해배상청구권에 상사시효 5년과 민사시효 10년 중 어느 기간이 적용되는지
  4. 하자담보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언제부터 진행되는지
제1심 및 원심판결
제주지방법원 2017. 3. 23. 선고 2015가합11133 판결은 토지 지하에 폐기물이 매립된 상태를 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정하였다. 또한 피고들에게 각자 매도한 지분 범위에서 하자담보책임이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한국토지공사가 택지를 개발한 뒤 매각하여 수익을 얻을 목적으로 토지를 취득하였으므로 협의취득도 상법 제46조 제1호의 부동산 매매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하자담보 손해배상청구권에 상법 제64조의 5년 소멸시효를 적용하였다. 각 지분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진 2005. 9. 1.과 2005. 9. 8.부터 5년이 지난 2015. 8. 25. 소가 제기되었으므로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했다고 판단하여 청구를 기각하였다.
광주고등법원 2017. 9. 6. 선고 (제주)2017나10246 판결은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인용하여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의 법리

1. 기본적 상행위의 요건

어떤 행위가 상법 제46조의 기본적 상행위가 되려면 단순히 부동산 매매와 같은 유형의 행위에 해당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행위를 ‘영업으로’ 해야 하며, 이는 영리를 목적으로 같은 종류의 행위를 계속·반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2. 한국토지공사의 협의취득은 상행위가 아님

구 한국토지공사법에 따라 설립된 한국토지공사는 토지의 취득·관리·개발 및 공급을 통해 토지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국토의 종합적인 개발을 도모하고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공법인이다.
한국토지공사가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토지보상법에 따라 사업지구 내 토지를 취득한 것은 이러한 공익적 설립목적과 공공사업 수행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개발된 토지를 이후 제3자에게 공급하고 그 과정에서 대가를 받는다는 사정만으로 한국토지공사를 상인이라고 할 수 없으며, 사업용 토지의 협의취득을 영리 목적의 상행위로 볼 수도 없다.

3. 협의취득의 사법상 성격

토지보상법에 따른 협의취득은 공익사업을 위해 이루어지지만 그 법적 성격은 사법상 매매이다.
따라서 매도인이 하자 있는 토지를 이전한 경우 사업시행자는 민법에 따라 채무불이행책임이나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다.

4. 소멸시효기간과 기산점

한국토지공사의 협의취득이 상행위가 아니므로 상법 제64조의 5년 상사시효는 적용되지 않는다.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에는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른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그 소멸시효는 매수인이 하자를 발견한 때가 아니라 매매목적물을 인도받은 때부터 진행한다. 부동산의 경우 소유권이전등기와 함께 토지를 인도받았다면 그 시점이 기산점이 된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
한국토지공사가 피고 1의 지분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2005. 9. 1.부터, 피고 2의 지분에 관해서는 2005. 9. 8.부터 각각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15. 8. 25. 소를 제기했으므로 각 기산점부터 10년이 지나기 전이었다.
따라서 피고들에 대한 하자담보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

결론

대법원은 한국토지공사의 토지 협의취득을 상행위로 보아 5년의 상사시효를 적용한 원심판결에 상행위 및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판결의 의미

공기업이 부동산을 취득·개발한 후 공급하고 그 대가를 받더라도, 그 행위가 법률상 공익적 설립목적과 공공사업 수행을 위한 것이라면 곧바로 상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토지보상법상 협의취득은 사법상 매매이므로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이 인정되지만, 사업시행자의 토지취득이 상행위가 아니라면 그 손해배상청구권에는 5년의 상사시효가 아닌 10년의 민사시효가 적용된다.

목록으로 업무분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