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주명부의 형식적·획일적 효력과 실질주주명부상 주주의 신주인수권

핵심 결론 2022다282746 판결은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의 주주명부 법리를 예탁주식의 신주발행 절차에 구체화한 판결이다. 회사는 내부의 실질적 권리관계가 아니라 적법한 실질주주명부를 기준으로 주주권 행사를 보장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5다248342, 2022다282746
관련 판례

대법원 2017. 3. 23. 선고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5. 2. 20. 선고 2022다282746 판결

1.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이 확립한 기본 법리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은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자를 누구로 볼 것인지에 관하여 종전 판례를 변경하고, 주주명부의 형식적·획일적 효력을 명확히 확립하였다.

주식의 소유권이 실제로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에 관한 문제와 회사에 대하여 누가 의결권·배당청구권·신주인수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는 구별해야 한다.

주식을 실제로 인수하거나 양수한 사람이 따로 있더라도 주주명부에 다른 사람이 주주로 적법하게 기재되어 있다면,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원칙적으로 주주명부상 주주만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주식양수인이 아직 명의개서를 하지 않은 경우뿐 아니라, 실질적인 출자자가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그 사람을 주주명부에 기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회사는 실제 주식의 인수자 또는 양수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할 수 없다. 반대로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실질적 권리자의 주주권 행사를 임의로 인정할 수도 없다.

전원합의체가 이처럼 주주명부의 기재를 중시한 이유는 단순히 회사의 업무상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다. 주주총회 결의, 배당, 신주발행 등 다수 이해관계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단체법적 법률관계를 형식적이고 획일적인 기준으로 처리함으로써 법적 안정성과 주주평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회사가 정당한 명의개서청구를 부당하게 지연하거나 거절한 경우와 같은 극히 예외적인 사정이 있다면,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주주의 권리행사가 인정될 수 있다.

2. ‘실질주주명부’는 실질적 소유관계를 임의로 조사하여 작성한 명부가 아니다


2022다282746 판결을 이해할 때 특히 주의할 부분은 자본시장법상 ‘실질주주명부’라는 용어이다.

실질주주명부는 주식의 실질적인 경제적 소유자를 회사가 임의로 조사하여 작성한 명부를 의미하지 않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된 주식은 주주명부에 예탁결제원이 명의상 주주로 기재되는 구조를 취한다. 이에 따라 실제 투자자별 주식 보유 현황과 주주권 행사자를 확정하기 위하여 명의개서대리인이 자본시장법에 따라 작성·비치하는 법정 장부가 실질주주명부이다.

자본시장법 제316조 제2항은 실질주주명부의 기재가 상법상 주주명부의 기재와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는 단순한 경제적·사실적 소유자가 아니라, 법률이 주주명부상 주주와 동일한 지위를 부여한 형식적 주주권 행사자이다.

3. 2022다282746 판결은 전원합의체 법리를 신주발행 절차에 적용하였다


2022다282746 사건에서 원고는 주식 매매예약에 따라 주식을 이전받아 실질주주명부에 10만 주를 보유한 주주로 기재되어 있었다.

다만 원고와 종전 주주 사이에는 매매예약이 완결되기 전까지 의결권·배당권 등 주주권을 종전 주주에게 귀속시키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

피고 회사는 이 내부약정을 근거로 실질주주명부가 아니라 회사가 직접 작성한 별도의 명부에 기재된 종전 주주 등 10명만을 주주로 취급하였다. 그 결과 원고를 포함한 1,500명이 넘는 실질주주명부상 주주 대부분이 신주발행 절차에서 배제되었다.

대법원은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을 직접 원용하여,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면서 통지·공고 의무를 이행하였는지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였는지는 주주명부상 주주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예탁주식의 경우에는 실질주주명부가 주주명부와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결국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이 주주명부상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중심으로 확립한 원칙을, 2022다282746 판결이 신주인수권 및 신주발행 절차의 통지·공고 문제에 구체적으로 적용한 것이다.

4. 내부약정과 회사법상 주주권 행사 관계는 구별된다


두 판결을 관통하는 핵심은 개인법적 권리관계와 회사법상 단체적 법률관계의 구분이다.

원고와 종전 주주 사이에서 주주권을 종전 주주에게 귀속시키기로 한 약정은 당사자 사이에서는 유효할 수 있다. 원고는 약정에 따라 종전 주주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그 의사에 맞추어 주주권을 행사할 계약상 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정은 당사자 사이의 내부관계를 규율할 뿐,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자를 변경하지 않는다.

회사는 실질주주명부상 주주인 원고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고 신주발행에 관한 통지 또는 공고를 해야 한다. 그 후 원고가 내부약정에 따라 종전 주주의 의사에 구속되는지는 별도의 계약법적 문제이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회사와 주주의 관계에서는 적법한 주주명부 또는 실질주주명부의 기재가 기준이 된다.
주식의 실질적 소유권이나 주주권 귀속에 관한 내부약정은 당사자 사이에서 별도로 해결해야 한다.
회사는 내부약정을 이유로 주주명부상 주주를 배제하거나 명부에 없는 사람을 주주로 선택할 수 없다.

5. 2022다282746 판결이 전원합의체 법리를 발전시킨 지점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은 주주명부상 주주만이 원칙적으로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고, 회사 역시 그 기재에 구속된다는 일반원칙을 확립하였다.

2022다282746 판결은 그 법리를 다음과 같이 구체화하였다.

첫째, 주주명부 법리는 의결권 행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신주인수권에도 적용된다.

둘째, 신주인수권의 최종 행사뿐 아니라 그 전제가 되는 신주발행 통지·공고의 상대방도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

셋째, 예탁주식에서는 자본시장법상 실질주주명부가 상법상 주주명부와 동일한 기능을 한다.

넷째, 회사가 자체적으로 작성한 별도의 명부나 주주들 사이의 내부약정을 근거로 법정 실질주주명부의 기재를 배제할 수 없다.

다섯째, 실질주주명부상 주주 대부분을 신주발행 절차에서 배제한 경우 신주인수권 침해 및 신주발행무효 사유가 될 수 있다.

6. 신주발행무효가 곧바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2022다282746 판결은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를 배제한 피고 회사의 절차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신주발행이 최종적으로 무효라고 직접 확정한 것은 아니다.

환송심에서는 다음 사항을 추가로 심리해야 한다.

먼저 이 사건 신주발행이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주주배정 방식인지, 특정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제3자배정 방식인지 확정해야 한다.

그다음 해당 발행 방식에 따른 요건과 통지·공고 등 절차가 준수되었는지 판단해야 한다.

절차 위반이 있었다면 그 하자가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하고 신주발행을 무효로 할 정도로 중대한지도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이 판결의 직접적인 결론은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를 배제해도 된다”는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이고, 신주발행의 최종 무효 여부는 환송심의 추가 심리사항이다.

결론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은 주식의 실질적 소유관계와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 관계를 분리하고, 후자는 적법한 주주명부 기재에 따라 획일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을 확립하였다.

2022다282746 판결은 이 원칙을 예탁주식의 신주발행 절차에 적용하여, 자본시장법상 실질주주명부상 주주가 신주인수권의 행사 주체이자 통지·공고의 상대방이라고 명확히 하였다.

따라서 회사는 실제 경제적 권리자가 누구인지 또는 주주 사이에 어떠한 내부약정이 있는지를 이유로 적법한 주주명부의 기재를 배제할 수 없다. 주주명부상 주주는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자로 취급하고, 내부적인 권리 귀속과 약정 위반 문제는 당사자 사이에서 별도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두 판결을 관통하는 법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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