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대법원 2019년 5월 30일 선고 2016다276177 판결
- 사건명: 마일리지청구의 소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6년 11월 10일 선고 2016나2017536 판결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년 2월 3일 선고 2015가합10764 판결
- 결과: 카드사의 상고기각
관련판례
- 대법원 2013년 2월 15일 선고 2011다69053 판결 마일리지 제공기준을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한 약관은 계약체결 여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내용이므로 카드사가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가입이라는 이유만으로 설명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
- 대법원 2014년 7월 24일 선고 2013다217108 판결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사항이거나 고객이 별도의 설명 없이 예상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약관 설명의무가 면제될 수 있다.
- 대법원 2019년 1월 17일 선고 2016다277200 판결 이미 법령에서 정한 내용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약관은 설명의무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으나, 고객에게 불리한 중요한 약관은 원칙적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 대법원 2012년 12월 20일 선고 2011두30878 전원합의체 판결 법령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고시라도 위임 범위를 벗어나면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다.
- 대법원 2016년 8월 17일 선고 2015두51132 판결 고시가 상위 법령의 위임 범위를 준수했는지는 모법의 목적·내용·체계와 다른 규정과의 관계를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관련법령
-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사업자는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해당 약관을 계약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 여신전문금융업법 제24조의2 제1항·제2항 신용카드업자가 상품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신용카드회원의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금지행위의 세부적인 유형과 기준을 대통령령에 위임한다.
- 구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2012. 10. 9. 대통령령 제241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의3 제1항 [별표 1의3] 제1호 (가)목, (나)목, (마)목, 제2항 부가서비스를 사실과 다르게 설명하거나 감추거나 축소하여 설명하는 행위 및 부가서비스를 부당하게 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금융위원회가 세부기준을 고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 구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2012. 10. 15. 금융위원회 고시 제2012-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 제2호 카드 출시 후 부가서비스를 1년 이상 유지하고, 변경 6개월 전에 홈페이지·대금청구서·우편·이메일 중 두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변경사유와 내용을 고지한 경우 부가서비스의 부당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였다.
※ 구법 및 구 감독규정의 괄호 안 표기는 판결문에 기재된 표현과 동일하게 표시하였다.
사실관계
원고는 2012년 10월경 인터넷을 통하여 카드사와 항공 마일리지 적립 신용카드의 회원가입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카드의 주요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 기본연회비: 5,000원
- 제휴연회비: 95,000원
- 총연회비: 100,000원
- 마일리지 적립률: 카드 사용금액 1,500원당 2 크로스 마일리지
카드사는 광고에서도 “1,500원당 2.0 크로스 마일리지 적립”이라고 표시하였다. 높은 제휴연회비와 마일리지 적립률은 고객이 이 카드를 선택하게 된 주요 이유였다.
마일리지 축소 경과
- 2010년 12월 13일 카드사가 부가서비스 변경조항을 개인회원 표준약관에 신설
- 2012년 10월경 원고가 인터넷을 통해 카드 회원가입계약 체결
- 2013년 2월 26일 카드사가 마일리지 적립률 변경을 발표
- 2013년 9월 1일 적립률을 사용금액 1,500원당 2마일에서 1.8마일로 축소
- 2013년 9월 1일부터 2015년 4월 30일까지 원고에게 1.8마일의 변경된 비율 적용
- 같은 기간 원고에게 적립된 마일리지: 210,897마일
- 원고가 추가로 청구한 마일리지: 23,433마일 및 카드 유효기간까지 1,500원당 2마일의 비율로 산정한 마일리지
카드사는 약관과 감독규정이 정한 대로 카드 출시 후 부가서비스를 1년 이상 유지하였고, 변경 6개월 전에 홈페이지 등 두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변경 내용을 고지했으므로 적립률 축소가 적법하다고 주장하였다.
부가서비스 변경 약관
이 사건 약관은 카드의 포인트·할인혜택 등 부가서비스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었다.
- 카드 출시 후 1년 이상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거나 폐지하지 않는다.
- 부가서비스를 변경할 경우 6개월 전에 변경사유와 내용을 고지한다.
- 홈페이지·이용대금명세서·우편·이메일 중 두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고지한다.
- 제휴업체의 일방적 조건 변경, 도산, 천재지변, 금융환경의 급변, 카드사의 경영위기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그러나 카드사는 원고가 회원가입계약을 체결할 당시 마일리지 적립률이 위 약관에 따라 일방적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핵심쟁점
- 마일리지 적립률의 변경 가능성이 약관 설명의무의 대상인 중요한 내용인가?
- 카드사가 금융위원회 감독규정에 따른 유지기간과 사전고지 절차를 지켰다면 약관 설명의무가 면제되는가?
- 금융위원회 감독규정은 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인가?
- 인터넷 가입과정에서 약관을 게시하고 고객의 동의를 받은 것만으로 설명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있는가?
약관의 중요한 내용과 설명의무
설명의무의 대상인 약관의 ‘중요한 내용’은 사회통념상 고객이 계약을 체결할 것인지 또는 대가를 어느 정도로 정할 것인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말한다.
이 사건 마일리지 적립률은 다음 사정에 비추어 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
- 이 사건 카드는 항공 마일리지 적립을 주요 혜택으로 내세운 제휴카드였다.
- 카드사는 “1,500원당 2마일 적립”을 중요한 상품조건으로 광고하였다.
- 마일리지 혜택을 반영하여 제휴연회비가 95,000원으로 높게 책정되었다.
- 고객이 수많은 신용카드 중 이 카드를 선택한 주요 이유가 마일리지 적립률이었다.
- 마일리지 적립률이 카드사의 일방적 의사로 축소될 수 있다는 사실은 가입 여부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카드사는 회원가입 당시 마일리지 제공기준이 부가서비스에 해당하고 일정한 요건 아래 일방적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약관 설명의무가 면제되는 경우
약관의 중요한 내용이라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설명의무가 면제될 수 있다.
- 해당 내용이 거래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사항인 경우
- 특정 고객이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경우
- 법률·대통령령·총리령·부령 등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령의 내용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한 것에 불과한 경우
- 고객이 이미 해당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경우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사항’인지는 거래계 전체의 관행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반면 고객이 별도의 설명 없이 예상할 수 있었는지는 소송당사자인 특정 고객의 개별적 사정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신용카드 부가서비스가 종종 축소되어 왔고 언론에 관련 보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마일리지 적립률의 변경 가능성을 알고 있거나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행정규칙과 설명의무
이미 법령에서 정한 내용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약관은 고객도 그 법령의 적용을 받으므로 별도의 설명이 불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법령은 원칙적으로 다음과 같이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를 의미한다.
- 법률
- 대통령령
- 총리령
- 부령
- 법령의 위임 범위 안에서 법령을 보충하는 법규명령적 행정규칙
반면 행정기관 내부의 업무처리 또는 법령해석 기준에 불과한 일반적인 행정규칙은 대외적 구속력이 없으므로, 그 내용을 약관에 기재했다는 이유만으로 설명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
금융위원회 감독규정의 위임 범위 일탈
여신전문금융업법과 시행령은 카드회원의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부가서비스의 부당한 변경’을 금지하고, 금융위원회가 그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도록 위임하였다.
그런데 구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은 다음 요건만 충족하면 부가서비스 변경이 금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정하였다.
- 카드 출시 후 1년 이상 부가서비스 유지
- 변경 6개월 전 사전고지
- 정해진 방법 중 두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변경사유와 내용 고지
대법원은 이 감독규정이 부가서비스 변경의 부당성을 구체화한 것이 아니라, 절차적 요건만 지키면 회원의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지와 관계없이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이는 ‘부가서비스의 부당한 변경’을 금지한 법률과 시행령의 취지를 본질적으로 변질시킨 것으로서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따라서 구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제25조 제1항 제2호에는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인터넷 가입과 설명의무
인터넷 가입과정에서 다음 절차를 거쳤다는 사정만으로는 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관한 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
- 약관을 인터넷 화면에 게시한 사실
- 고객이 약관을 열람할 수 있었던 사실
- 고객이 약관에 동의한다는 항목을 클릭한 사실
- 약관에 동의해야 다음 가입단계로 진행할 수 있었던 사실
이러한 절차는 약관을 명시하거나 열람할 기회를 제공한 것일 뿐, 고객이 중요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것은 아니다.
카드사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설명의무를 이행할 수 있었다.
- 전화통화를 이용한 구두 설명
- 상품설명 화면에 중요 내용을 별도로 명확하게 표시
- 계약신청 화면에서 마일리지 변경 가능성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고지
- 별도의 확인절차를 통해 고객의 이해 여부 확인
따라서 비대면 인터넷 거래라는 이유만으로 설명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마일리지 변경 가능성을 정한 약관이 계약의 중요한 내용이고, 카드사가 이를 원고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므로 카드사는 해당 약관을 계약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카드사는 당초 약정한 사용금액 1,500원당 2마일의 비율로 마일리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보았다.
다만 원심은 금융위원회 감독규정에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감독규정과 약관의 내용이 같다는 사정만으로 설명의무가 면제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의 결론을 수긍하면서 감독규정의 법적 성격에 관한 판단을 바로잡았다.
- 마일리지 변경 가능성은 약관의 중요한 내용이다.
- 카드사는 해당 약관을 원고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 금융위원회 감독규정은 상위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
- 감독규정에는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이 없다.
- 약관이 감독규정과 동일하다는 이유만으로 카드사의 설명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
- 카드사는 설명하지 않은 변경약관을 계약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결론
- 마일리지 적립률을 변경할 수 있다는 약관은 계약체결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내용이다.
- 카드사는 인터넷 가입고객에게도 변경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 카드사가 1년 이상 서비스를 유지하고 6개월 전에 변경 사실을 고지했더라도 가입 당시의 설명의무 위반은 해소되지 않는다.
- 위임 범위를 벗어난 구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은 대외적 구속력이 없다.
- 카드사는 당초 약정한 사용금액 1,500원당 2마일의 적립률을 적용해야 한다.
- 대법원은 카드사의 상고를 기각하여 원고 승소판결을 확정하였다.
판결의 의미
사업자가 감독규정상 절차를 준수했다는 사실과 개별 고객에 대한 약관 설명의무를 이행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특히 고객이 상품을 선택하게 된 핵심 혜택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축소할 수 있다는 약관은 계약체결 당시 구체적으로 설명되어야 하며, 사후적인 변경고지만으로 그 하자를 보완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