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법상 유질계약 금지와 상법 제59조의 예외(상법상 유질계약 허용)

핵심 결론 민사질권에서는 변제기 전 유질약정을 금지하지만, 상행위로 생긴 채권을 담보하는 질권은 상법 제59조에 따라 유질약정을 할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7다207499, 2017다214886, 2018다304007

핵심정리

관련판례

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7다207499 판결
피담보채권이 상행위로 발생하면 질권설정자가 비상인이어도 유질약정이 유효하고, 일방적 상행위에도 상법 제59조가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7다214886 판결
상행위로 생긴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주식질권의 유질약정은 질권설정자가 상인이 아니더라도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8다304007 판결
적법한 유질약정의 실행방법은 원칙적으로 계약에 따르며, 평가액이 불합리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처분 자체는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관련법령

민법 제339조

변제기 전 계약으로 질권자가 변제에 갈음하여 질물의 소유권을 취득하거나 법정 방법 외의 방식으로 질물을 처분하도록 하는 약정을 금지한다.

민법 제355조

동산질권에 관한 규정을 권리질권에도 준용하므로 주식질권에도 민법 제339조가 원칙적으로 적용된다.

상법 제3조

당사자 중 한 사람의 행위가 상행위이면 당사자 전원에게 상법을 적용한다.

상법 제59조

상행위로 생긴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설정한 질권에는 민법 제339조를 적용하지 않는다.

민법 제105조

강행규정에 반하지 않는 사항은 당사자의 약정에 따라 정할 수 있다.
비교표
구분민법상 유질계약 금지상법 제59조의 예외
적용 대상일반 민사채권을 담보하는 질권상행위로 생긴 채권을 담보하는 질권
기본 원칙유질약정 금지유질약정 허용
근거조문민법 제339조상법 제59조
판단 기준질권설정계약의 형식보다 피담보채권의 성질피담보채권이 상행위로 발생했는지 여부
질권설정자의 상인성문제되지 않음질권설정자가 상인일 필요 없음
채무자의 상인성문제되지 않음채무자가 상인이 아니어도 적용 가능
일방적 상행위민법상 금지원칙의 예외가 될 수 있음상법 제3조에 따라 상법 제59조 적용
제3자 물상보증유질약정 금지피담보채권이 상행위이면 유질약정 가능
대상 재산동산 및 권리질권동산·주식·채권 등 질권의 목적이 될 수 있는 재산
질권 실행법정 절차에 따라 처분약정에 따라 임의처분 또는 질물 취득 가능
처분가격법정 절차를 통해 객관성 확보계약상 평가·정산기준을 따라야 함
저가처분의 효과유질약정 자체가 무효원칙적으로 처분은 유효하고 정산·손해배상 문제
초과가치법정 실행 후 잔액 반환피담보채무 초과액을 질권설정자에게 정산
통제수단민법 제339조의 강행적 금지계약 내용, 신의칙, 권리남용 및 반사회질서 규정

1. 유질계약의 의미

유질계약은 질권설정자가 채무의 변제기 전에 질권자와 다음과 같은 약정을 하는 것을 말한다.
채무를 갚지 못하면 질권자가 질물을 그대로 소유하기로 하는 약정
질권자가 법정 경매절차를 거치지 않고 질물을 임의로 처분하기로 하는 약정
질물의 가치를 따로 정산하지 않고 피담보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취득하기로 하는 약정
유질약정은 질권설정과 동시에 체결하거나 채무의 변제기 전에 별도로 체결하는 경우 모두 포함한다.

2. 민법이 유질계약을 금지하는 이유

민법 제339조는 질권자가 채무자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하여 채권액보다 가치가 큰 질물을 취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다.
예를 들어 채무가 1억 원인데 담보주식의 가치가 10억 원임에도 “변제하지 못하면 주식 전부를 채권자에게 귀속시킨다”고 약정하면 채권자는 채무액을 훨씬 초과하는 이익을 취득할 수 있다.
민법은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질권자가 원칙적으로 법률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질물을 환가하고, 그 대금에서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받은 뒤 남은 금액을 질권설정자에게 반환하도록 한다.
따라서 일반 민사질권에서 변제기 전에 체결된 유질약정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3. 금지되는 약정의 시점

민법 제339조가 금지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채무변제기 전에 체결된 유질약정이다.
변제기가 지난 뒤에는 채무자가 실제 채무불이행 상태에서 질물의 가치를 판단하고 대물변제나 임의처분에 합의할 수 있으므로, 질권자에게 질물의 소유권을 이전하거나 임의처분하도록 새롭게 합의하는 것이 반드시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변제기 후의 합의라도 다음 사정이 있으면 효력이 문제 될 수 있다.
채무자의 궁박·경솔·무경험을 이용한 현저히 불공정한 거래
질물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은폐한 경우
채권액을 현저히 초과하는 질물을 정산 없이 취득한 경우
강박이나 기망에 의하여 합의한 경우
외형만 변제기 후의 합의이고 실질적으로는 당초 유질약정을 실행한 경우

4. 상법 제59조가 유질약정을 허용하는 이유

상사거래는 신속성과 거래의 확실성이 중요하고, 거래당사자가 경제적 이해관계를 판단할 능력을 갖추었다는 점이 전제된다.
이에 상법 제59조는 상행위로 생긴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질권에 민법 제339조를 적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당사자는 변제기 전이라도 다음과 같이 약정할 수 있다.
채무불이행 시 질권자가 질물을 직접 취득하는 귀속정산 방식
질권자가 제3자에게 질물을 임의매각하는 처분정산 방식
계약에서 정한 평가방법에 따라 질물가액을 채무에 충당하는 방식
질권자가 여러 실행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

5. 질권설정자가 상인이어야 하는지

질권설정자가 상인일 필요는 없다.
대법원 2017다207499 판결상법 제59조의 적용 여부는 질권설정자의 신분이 아니라 피담보채권이 상행위로 발생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사업회사의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개인 주주가 자신의 주식에 질권을 설정한 경우에도 대출금채권이 상행위로 발생했다면 유질약정이 가능하다.
질권설정자가 채무자가 아닌 제3자 물상보증인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6. 일방적 상행위에도 적용되는지

상법 제3조는 당사자 한 사람의 행위만 상행위여도 당사자 전원에게 상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한다.
따라서 채권자에게만 상행위가 되는 일방적 상행위로 발생한 채권에도 상법 제59조가 적용된다.
대표적인 경우가 금융기관의 대출이다. 차용인이 비상인인 개인이라도 금융기관이 영업으로 대출했다면 금융기관 측의 행위는 상행위가 될 수 있으므로, 그 대출금채권을 담보하는 질권에는 상법 제59조가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소비자에 대한 금융거래에서는 약관규제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및 불공정약관 규제 등 별도의 통제가 문제 될 수 있다.

7. 상법 제59조가 적용되는 유질약정의 예

사업회사 주식에 대한 질권
회사가 사업자금 100억 원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고, 대표주주가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에 질권을 설정하면서 채무불이행 시 금융기관이 주식을 임의매각하거나 직접 취득할 수 있도록 약정한 경우이다.
대표주주 개인이 상인이 아니더라도 피담보채권인 사업자금 대출금채권이 상행위로 발생했다면 유질약정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
제3자가 제공한 주식담보
채무자 회사와 관계된 개인 또는 법인이 자신의 주식을 제3자 담보로 제공하면서 유질약정을 체결한 경우에도, 피담보채권이 상행위로 발생했다면 상법 제59조가 적용된다.
금융기관의 대출채권을 양수한 경우
대출금채권을 다른 금융기관이나 특수목적법인이 양수한 경우에도 채권양도로 피담보채권의 상행위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양수인은 원래 채권의 성질을 전제로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다.

8. 유질약정이 허용되어도 무제한은 아님

상법 제59조는 유질약정 자체를 허용할 뿐, 질권자가 아무런 제한 없이 질물을 취득하거나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은 아니다.
질권자는 다음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질권 실행사유가 발생한 뒤 실행할 것
계약에서 정한 평가·통지·처분절차를 따를 것
일반적으로 적당한 방법·시기·가격으로 처분할 것
처분대금을 피담보채무에 충당할 것
피담보채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질권설정자에게 반환할 것
처분 또는 취득 결과를 적절히 통지하고 정산할 것
통정허위표시, 반사회질서적 처분, 권리남용 또는 특수관계인과의 공모에 의한 현저한 저가처분은 별도로 효력이 부정될 수 있다.

9. 비상장주식의 저가처분 문제

대법원 2018다304007 판결은 적법한 유질약정에 따라 비상장주식을 처분한 경우, 사후적으로 처분가격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혀졌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처분행위 자체는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 경우에는 질권설정자와 질권자 사이에서 다음과 같이 해결한다.
주식의 적정가액만큼 피담보채무가 소멸하였다는 주장
적정가액이 피담보채무를 초과하면 초과액 반환청구
부당한 평가나 처분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질권자의 계약상 정산의무 이행청구
따라서 상법 제59조가 적용되는 사건에서는 “유질약정이므로 무효”라는 주장보다 다음 사항이 더 중요하다.
피담보채권이 실제 상행위로 발생했는지
유질약정에서 정한 실행요건이 충족되었는지
약정된 평가·통지·매각절차를 준수했는지
처분 당시 주식의 객관적인 적정가액이 얼마인지
피담보채무와 주식가액 사이의 정산이 적절했는지

결론

민법 제339조는 채무자 보호를 위하여 변제기 전 유질약정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반면 상법 제59조는 상행위로 생긴 채권을 담보하는 질권에 대해서는 유질약정을 허용한다.
상법 제59조의 적용 여부는 질권설정자가 상인인지가 아니라 피담보채권이 상행위로 발생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일방적 상행위에도 적용되므로 질권설정자가 개인이거나 제3자 물상보증인이어도 유질약정이 유효할 수 있다.
다만 상법상 유질약정이 유효하더라도 질권자는 계약상 절차와 정산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현저한 저가처분은 원칙적으로 처분 자체의 무효보다 피담보채무의 소멸 범위, 초과액 반환 및 손해배상의 문제로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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