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무보유등록의 의의
가. 종전 보호예수에서 의무보유등록으로의 전환
종전의 보호예수는 발행된 실물주권을 한국예탁결제원 등 보관기관에 맡겨 일정 기간 반환이나 처분을 제한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2019. 9. 16.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전자등록주식에는 실물주권이 발행되지 않는다. 따라서 전자등록주식에 대해서는 더 이상 주권을 물리적으로 보관하는 의미의 보호예수를 할 수 없고, 전자등록계좌부상 처분을 제한하는 ‘의무보유등록’ 방식이 사용된다.
실무에서는 여전히 의무보유등록을 ‘보호예수’ 또는 ‘락업(lock-up)’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법적 구조는 종전 보호예수와 다르다.
나. 의무보유등록의 목적
의무보유등록은 최대주주·벤처금융·상장주선인 등 일정한 주주가 상장이나 주식 취득 직후 보유주식을 대량 처분하여 시장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방지하고 일반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다.
다만 의무보유의무의 발생 근거와 기간은 전자증권법이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다. 구체적인 의무보유 대상자·수량·기간·해제요건은 다음과 같은 개별 규정에서 정해진다.
-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규정
-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 금융투자협회의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 벤처투자·기업공개 등에 관한 개별 법령
- 한국예탁결제원의 전자등록업무규정
- 주주 간 계약이나 투자계약
전자증권법은 이러한 의무보유를 전자등록계좌부에서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등록 및 계좌대체의 기본 구조를 제공한다.
2. 의무보유등록의 법적 성질
가. 소유권을 예탁결제원에 이전하는 제도가 아니다
의무보유등록을 하더라도 주식의 소유자가 한국예탁결제원으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주식은 의무보유자의 전자등록계좌에 계속 등록되고, 의무보유등록은 그 주식의 처분을 일정 기간 제한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의무보유기간 중에도 원칙적으로 주주는 다음과 같은 권리를 가진다.
- 의결권
- 배당을 받을 권리
- 무상증자·주식배당에 따른 신주를 받을 권리
- 잔여재산분배청구권
- 그 밖의 주주로서의 권리
의무보유등록은 주주의 지위를 정지시키는 제도가 아니라 주식의 이전과 처분을 제한하는 제도이다.
나. 주권의 임치 또는 예탁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종전 보호예수에서는 실물주권이 존재하므로 주권의 보관·반환에 관한 임치관계와 주권반환청구권이 문제 되었다.
그러나 전자등록주식에는 주권이 발행되지 않는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법률관계도 원칙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 주권의 인도
- 주권에 대한 직접점유·간접점유
- 주권반환청구권
- 주권반환청구권의 양도
- 주권반환청구권에 대한 압류
전자등록주식 자체와 그 주식에 관한 권리변동은 전자등록계좌부의 전자등록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3. 종전 보호예수와의 비교
가. 권리의 객체
종전 보호예수에서는 보관기관에 맡겨진 실물주권과 그 반환청구권이 권리행사의 객체가 되었다.
이에 반하여 의무보유등록에서는 실물주권이나 주권반환청구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권리행사의 객체는 전자등록계좌부에 등록된 주식 자체이다.
나. 주식 이전의 방법
종전 주권발행주식은 주권을 교부해야 주식양도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전자등록주식은 당사자 사이에 양도계약을 체결한 것만으로는 주식이 이전되지 않는다. 전자증권법 제30조에 따른 계좌간 대체의 전자등록이 이루어져야 주식이 이전된다.
따라서 의무보유기간 중 매매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계좌대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매수인은 주식을 취득하지 못한다. 매매계약의 채권적 효력이 인정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나, 그 계약만으로 전자등록주식이 이전되지는 않는다.
다. 처분제한의 방식
종전 보호예수는 보관기관이 주권을 점유하고 반환을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처분을 방지하는 구조였다.
의무보유등록은 전자등록계좌부와 전자등록시스템에서 계좌대체 등 처분을 제한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주권의 물리적 인도가 아니라 전자등록의 가능 여부가 처분의 성립을 결정한다.
4. 의무보유등록주식에 대한 질권설정
가. 질권설정계약만으로는 질권이 성립하지 않는다
전자증권법 제35조 제3항는 전자등록주식 등에 질권을 설정하려면 질권설정의 전자등록을 해야 입질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사정만으로는 전자등록주식에 대한 질권이 성립하지 않는다.
- 주주와 채권자가 질권설정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 주주가 담보제공확약서를 작성한 경우
- 계좌대체에 필요한 서류를 채권자에게 교부한 경우
- 주식 처분권을 채권자에게 위임한 경우
- 의무보유기간 종료 후 주식을 이전하기로 약정한 경우
전자증권법 제31조에 따라 질권설정의 전자등록이 이루어져야 질권이 성립한다.
나. 질권설정 전자등록의 신청
전자증권법 시행령 제26조에 따르면 질권설정의 전자등록은 원칙적으로 질권설정자가 신청하되, 질권자의 신청에 질권설정자가 동의하는 방법으로도 할 수 있다.
질권이 등록되면 전자등록계좌부에는 대상 주식의 종류와 수량, 질권설정자와 질권자 등 질권관계가 표시된다.
다. 의무보유등록과 질권설정의 관계
의무보유등록은 주식의 처분을 제한하는 제도이고, 질권설정은 주식에 담보권을 설정하는 제도이다. 두 제도는 목적과 효력이 다르므로 의무보유등록이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질권설정이 당연히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의무보유등록주식에 질권설정 전자등록을 할 수 있는지는 그 의무보유의 근거가 되는 상장규정, 인수업무규정, 투자계약 및 한국예탁결제원의 업무규정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질권설정이 허용되더라도 의무보유기간 중 질권을 실행하여 주식을 제3자에게 이전하는 것은 의무보유제도의 목적과 충돌한다. 따라서 질권의 설정과 질권의 실행·환가는 구별해야 한다.
5. 압류·가압류와 의무보유등록
가. 주식 자체를 압류해야 한다
전자등록주식에는 주권반환청구권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채권자는 종전 보호예수주식과 같이 주권반환청구권을 압류해서는 안 된다.
채무자의 전자등록계좌에 등록된 주식 자체에 대하여 전자등록주식 압류명령 또는 가압류명령을 받아야 한다.
민사집행규칙 제182조의3에 따른 압류명령이 내려지면 채무자는 대상 주식에 관한 계좌대체나 말소의 전자등록을 신청하거나 그 밖의 처분을 할 수 없고, 계좌관리기관 등도 계좌대체나 말소의 전자등록을 해서는 안 된다.
나. 의무보유기간 중에도 압류·가압류는 가능하다
압류나 가압류는 주식을 곧바로 제3자에게 이전하는 행위가 아니라 채무자의 처분을 금지하고 장래의 강제집행을 보전하는 조치이다.
따라서 의무보유등록이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압류나 가압류가 당연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무상으로도 의무보유등록주식 자체를 대상으로 한 가압류가 활용된다.
다만 이는 채권자가 즉시 주식을 취득하거나 매각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압류·가압류와 주식의 환가는 구별된다.
다. 환가는 의무보유기간의 영향을 받는다
전자등록주식의 환가는 민사집행규칙 제182조의5에 따른 양도명령·매각명령 또는 그 밖의 적당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의무보유기간 중에는 주식의 계좌대체가 제한되므로, 압류가 이루어졌더라도 실제 매각이나 양도명령의 집행은 의무보유기간 종료 후에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이 구분해야 한다.
- 의무보유기간 중 압류·가압류로 채무자의 처분을 금지한다.
- 의무보유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강제집행상 지위를 보전한다.
- 의무보유가 해제된 후 매각명령·양도명령 등으로 환가한다.
다만 의무보유의 근거 규정과 법원의 집행명령 내용에 따라 처리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관련판례
1. 대법원 2012. 8. 23. 선고 2012다34764 판결
대법원 2012. 8. 23. 선고 2012다34764 판결은 종전 실물주권 보호예수제도에서 보호예수된 주식에 질권을 설정할 수 있는지를 다룬 판결이다.
주주는 주권을 직접 점유하지 않았지만, 발행회사를 거쳐 한국예탁결제원에 주권을 보호예수하고 있었다. 대법원은 주주가 발행회사에 가지는 주권반환청구권을 질권자에게 양도하고 발행회사가 이를 승낙했다면, 직접점유자인 한국예탁결제원에 별도로 통지하거나 그 승낙을 받지 않았더라도 주권의 간이인도에 의한 질권설정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 판결은 보호예수 중이라는 사정만으로 주식에 대한 질권설정이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는 현재도 참고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판결은 실물주권과 주권반환청구권이 존재하던 종전 제도에 관한 것이다. 전자등록주식에는 주권반환청구권이 없으므로, 현재는 이 판결과 같은 반환청구권 양도방식으로 질권을 설정할 수 없다. 반드시 질권설정의 전자등록을 해야 한다.
관련 하급심은 다음과 같다.
2. 대법원 2000. 9. 8. 선고 99다58471 판결
대법원 2000. 9. 8. 선고 99다58471 판결은 제3자가 동산을 직접 점유하고 있는 경우, 소유자가 그 제3자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양수인에게 양도하고 제3자에게 통지하거나 제3자가 승낙함으로써 점유를 이전할 수 있다는 법리를 밝혔다.
이 법리는 종전 실물주권 보호예수에서 주권의 점유이전이나 질권설정을 설명하는 기초가 되었다. 그러나 전자등록주식에는 적용대상인 주권과 반환청구권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현재의 의무보유등록주식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3. 전자등록 의무보유주식에 관한 판례의 현황
현재 공개된 대법원 판례 중에는 전자등록주식의 의무보유등록과 질권설정·압류·환가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판시한 판례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
하급심 실무에서는 의무보유등록주식에 관하여 주권반환청구권이 아니라 전자등록주식 자체를 가압류의 대상으로 삼은 사례가 확인된다. 다만 공개된 판결문이 아닌 법률사무소의 사건 소개 등은 판례와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관련법령
1. 전자증권법
전자증권법 제30조는 전자등록주식의 양도는 계좌간 대체의 전자등록을 해야 효력이 발생하도록 규정한다.
전자증권법 제31조는 전자등록주식 등에 관한 질권설정·변경·말소의 전자등록 절차를 규정한다.
전자증권법 제35조는 전자등록주식에 대한 질권은 질권설정의 전자등록을 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한다.
전자증권법 제68조는 전자등록주식에 대한 강제집행·가압류·가처분·경매 등에 필요한 사항을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도록 한다.
2. 전자증권법 시행령
전자증권법 시행령 제26조는 질권설정 전자등록의 신청인과 신청방법, 등록사항 등을 규정한다.
3. 민사집행규칙
민사집행규칙 제182조의3은 전자등록주식 등에 대한 압류명령과 처분금지의 효력을 규정한다.
민사집행규칙 제182조의5는 전자등록주식의 양도명령·매각명령 등 환가방법을 규정한다.
민사집행규칙 제192조는 유가증권과 전자등록증권을 목적으로 하는 담보권 실행절차를 규정한다.
민사집행규칙 제214조의2는 전자등록주식에 대한 가압류 절차를 규정한다.
결론
전자등록주식의 의무보유등록은 종전 보호예수와 경제적 목적은 유사하지만 법적 구조는 다르다.
종전 보호예수에서는 실물주권과 주권반환청구권을 중심으로 주식양도·질권설정·압류를 판단하였다. 반면 의무보유등록에서는 전자등록계좌부상 주식 자체와 계좌대체·질권설정·압류의 전자등록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의무보유등록주식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의무보유등록은 주식의 소유권이나 주주권을 한국예탁결제원에 이전하는 제도가 아니라 일정 기간 전자등록주식의 처분을 제한하는 제도이다. 질권은 질권설정의 전자등록을 해야 성립하고, 압류·가압류는 전자등록주식 자체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다만 압류나 질권설정이 가능하더라도 실제 매각·양도 등 환가는 의무보유기간과 그 근거 규정의 제한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