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를 배제한 신주발행과 신주인수권 침해

핵심 결론 예탁주식은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를 기준으로 신주발행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당사자 사이의 주주권 귀속 약정만으로 실질주주를 배제할 수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2다282746
판례번호

대법원 2025. 2. 20. 선고 2022다282746 판결

관련규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15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16조

상법 제337조(주식의 이전의 대항요건)

상법 제353조(주주명부의 효력)

상법 제418조(신주인수권의 내용 및 배정일의 지정·공고)

상법 제429조(신주발행무효의 소)

사실관계

원고는 2018년 2월 27일부터 같은 해 7월 18일까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주주였던 소외인과 피고 회사 발행주식을 매수하는 내용의 매매예약을 체결하였다.

매매예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소외인은 매매예약의 담보로 매매예정 주식 수에 해당하는 주권을 원고에게 예치하고, 원고는 소외인에게 매매대금 상당액을 예치하기로 하였다.

피고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가 4,000만 주가 되거나, 피고 회사가 기업공개 이전에 더 이상 유상증자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여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면 매매예약이 완결되고, 예치된 주식과 대금이 각각 상대방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되도록 하였다.

다만 원고와 소외인은 매매예약이 완결되기 전까지 원고가 예치받은 주식에 관한 의결권·배당권 등 일체의 주주권은 소외인에게 있고, 소외인이 주주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는 경우 원고가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약정하였다.

원고는 이 약정에 따라 주식을 이전받았고, 신주발행 당시 피고 회사의 명의개서대리인이 작성·비치한 실질주주명부에는 피고 회사 주식 10만 주를 소유한 주주로 기재되어 있었다. 당시 실질주주명부에는 원고를 포함하여 1,500명이 넘는 주주가 기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피고 회사가 별도로 작성·관리했다고 주장한 주주명부에는 소외인과 그 밖의 9명만 주주로 기재되어 있었다. 특히 소외인이 18,161,060주, 지분율 89.91%를 보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피고 회사는 2020년 3월 7일 차용금 채무와의 상계를 위하여 30만 주, 자금조달을 위하여 396만 주 등 합계 426만 주의 신주를 발행하였다.

피고 회사는 명의개서대리인이 작성한 실질주주명부가 아니라 회사가 직접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는 별도의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소외인 등 소수 주주의 동의를 받아 신주발행 절차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원고를 비롯한 실질주주명부상 주주 대부분에게 신주발행에 관한 통지나 공고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원고는 자신의 신주인수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 회사를 상대로 신주발행무효의 소를 제기하였다.

법리

1.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자는 원칙적으로 주주명부상 주주이다


주주명부에 적법하게 주주로 기재된 사람은 명의개서청구가 부당하게 지연되거나 거절된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회사는 주주명부에 기재된 사람과 실제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약정한 사람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는지와 관계없이 주주명부상 주주에게 주주권을 행사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이는 주식의 실제 소유관계나 당사자 사이의 내부약정에 따라 주주권 행사자를 개별적으로 판단할 경우 회사의 단체적 법률관계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회사와 주주의 관계에서는 주식에 관한 실질적인 권리관계보다 주주명부의 기재가 우선적인 판단 기준이 된다.

2. 예탁주식은 실질주주명부의 기재가 일반 주주명부와 같은 효력을 가진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된 주식은 예탁결제원이 형식적인 주주로 주주명부에 기재되는 구조를 취한다.

이러한 경우 개별 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를 보장하기 위하여 명의개서대리인이 실질주주명부를 작성·비치한다. 자본시장법 제316조 제2항은 실질주주명부의 기재가 상법상 주주명부의 기재와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예탁주식에 관한 회사와 주주 사이의 법률관계에서는 실질주주명부에 기재된 사람이 주주권 행사의 주체가 된다.

피고 회사가 자체적으로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별도의 명부가 실질주주명부와 다른 경우, 그 별도 명부를 적법한 주주명부로 보아 신주발행 절차의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

3. 신주발행의 통지·공고와 신주인수권 침해 여부도 실질주주명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상법 제418조에 따라 회사가 신주를 발행할 때에는 주주에게 신주의 종류와 수, 발행가액, 납입기일, 신주인수권의 내용 등을 통지하거나 공고해야 한다.

이러한 통지 또는 공고는 주주가 신주발행 사실을 알고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절차이다.

따라서 신주발행 절차에서 통지·공고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와 주주의 신주인수권이 침해되었는지는 원칙적으로 주주명부상 주주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예탁주식의 경우에는 일반 주주명부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회사가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를 배제하고 별도의 명부에 기재된 일부 사람만을 대상으로 신주발행 절차를 진행하였다면, 실질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한 절차상 하자가 문제 된다.

4. 주식 매매예약 당사자 사이의 내부약정으로 실질주주명부의 효력을 배제할 수 없다


원고와 소외인은 매매예약이 완결되기 전까지 의결권·배당권 등 주주권이 소외인에게 귀속된다고 약정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약정이 원고와 소외인 사이에서는 효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원고가 주주권을 행사할 때 소외인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그 의사에 구속될 계약상 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법적 약정이 회사와 주주 사이의 단체법적 관계까지 변경하는 것은 아니다.

원고가 실질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된 이상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기회를 부여하고, 원고를 대상으로 신주발행의 통지 또는 공고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원고가 내부적으로 소외인의 의사에 따라 주주권을 행사할 의무를 부담하는 문제와, 회사가 누구를 주주로 취급하여 신주발행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문제는 서로 구별된다.

따라서 매매예약상 주주권 귀속 약정만을 이유로 실질주주명부상 주주인 원고의 신주인수권이 침해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5.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하여 신주발행이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원고의 신주인수권이 최종적으로 침해되었고 신주발행이 당연히 무효라고 확정한 것은 아니다.

신주발행은 주주배정 방식과 제3자배정 방식으로 구분되고, 그 방식에 따라 요구되는 실체적·절차적 요건이 달라진다.

따라서 환송심에서는 먼저 이 사건 신주발행이 주주배정인지 제3자배정인지 확정해야 한다. 이어 해당 방식에 요구되는 신주발행 요건과 절차가 준수되었는지를 심리해야 한다.

절차 위반이 확인되더라도 그 하자가 신주발행을 무효로 할 정도로 중대한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신주발행무효는 이미 형성된 다수인의 법률관계와 거래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모든 절차상 하자가 곧바로 무효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론

대법원은 예탁주식의 경우 명의개서대리인이 작성·비치한 실질주주명부가 상법상 주주명부와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를 기준으로 신주발행의 통지·공고 절차와 신주인수권 침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원고와 종전 주주 사이에 주주권을 종전 주주에게 귀속시키는 내부약정이 있더라도, 그 약정만으로 회사가 실질주주명부상 주주인 원고를 신주발행 절차에서 배제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원고와 소외인 사이의 내부약정만을 근거로 원고의 신주인수권 침해를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이 판결은 신주발행 절차에서 회사가 기준으로 삼아야 할 주주는 실질적인 경제적 이해관계인이나 회사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주주가 아니라 적법한 주주명부 또는 실질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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