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4두13362 판결 [관세등부과처분취소]
- 원고: 주식회사 에이비비코리아
- 피고: 서울세관장
-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4. 9. 5. 선고 2013누29591 판결
- 대법원 결과: 원고의 상고 기각
하급심
- 제1심: 서울행정법원 2013. 9. 27. 선고 2012구합26869 판결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4. 9. 5. 선고 2013누29591 판결
- 상고심: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4두13362 판결
제1심은 해외 본사에 지급한 상표권료가 수입물품과 관련되고 그 수입거래의 조건으로 지급된 권리사용료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심도 제1심 판단을 유지하였다. 특히 원고가 지급한 연간 상표권료를 해당 연도에 수입한 물품에 안분하여 과세한 세관의 산정방식도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상표권료의 수입물품 관련성과 거래조건성을 모두 인정하여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해외 본사에 지급한 비용이 명목상 국제 마케팅 활동의 분담금이더라도, 그 실질이 상표 가치를 높이는 활동의 대가이고 수입물품과 관련하여 지급된 것이라면 권리사용료로서 과세가격에 가산될 수 있다.
관련 법령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을 결정할 때 상표권 등 권리를 사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금액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실제 지급가격에 가산하도록 규정하였다.
관세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과세가격에 가산하는 권리사용료는 수입물품과 관련되고, 그 물품의 거래조건으로 구매자가 직접 또는 간접으로 지급하는 금액이어야 한다.
관세법 시행령 제19조 제3항 제3호
상표권료의 경우 수입물품에 상표가 부착되어 있거나, 수입 후 경미한 가공을 거쳐 상표가 부착되는 경우 그 수입물품과 관련된 것으로 본다.
관세법 시행령 제19조 제5항 제2호
구매자가 수입물품을 구매하기 위하여 판매자가 아닌 제3자에게 권리사용료를 지급하는 경우, 그 권리사용료가 수입물품의 거래조건으로 지급된 것으로 본다.
구 수입물품 과세가격 결정에 관한 고시(관세청고시 제2009-77호, 2009. 8. 20.) 제3-4조
수입물품과 관련된 권리사용료를 개별 물품별로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 권리사용료를 합리적으로 안분하여 과세가격에 가산하는 방법을 규정하였다.
사실관계
당사자들의 관계
원고는 스위스 법인인 ABB Asea Brown Boveri Ltd., 즉 ABB 본사가 지분 전부를 보유한 국내 자회사였다.
원고에게 수입물품을 판매한 ABB AB, ABB OY 등도 ABB 그룹에 속한 관계사였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상표권자, 구매자 및 판매자가 모두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해 있었다.
- 상표권자: 스위스 ABB 본사
- 구매자: 국내 자회사인 원고
- 판매자: 해외 ABB 관계사들
원고가 상표권료를 지급한 상대방과 물품대금을 지급한 상대방은 형식적으로 서로 달랐지만지만, 모두 ABB 그룹 내부의 회사들이었다.
수입물품
원고는 2005년 12월 1일경부터 2009년 7월 2일경까지 해외 ABB 관계사들로부터 다음 물품을 수입하였다.
- 제1물품: AC 모터
- 제2물품: 개폐기, 계전기, 차단기 등 전기설비 부품
제1물품은 수입된 상태로 국내에서 판매되었다. 제2물품 중 일부는 국내에서 다른 부품과 함께 조립되어 완제품으로 생산·판매되었다.
수입물품 또는 이를 사용하여 만든 완제품에는 ABB 상표가 부착되었다.
상표권 사용계약
원고는 1997년 6월 30일 ABB 본사와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2007년 10월 8일 기존 계약을 대체하는 새로운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하였다.
상표권 사용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원고가 제조·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ABB 상표를 부착한다.
- 원고는 ABB 본사가 제시하는 품질기준과 제품 사양을 엄격히 준수한다.
- 품질기준이나 사양을 위반하면 ABB 상표가 부착된 제품의 유통·판매를 중지한다.
- 원고는 ABB 본사에 상표권료를 지급한다.
원고는 ABB의 품질기준과 사양을 충족하기 위하여 사실상 ABB 관계사들이 생산한 물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상표권료 계산방식
원고가 ABB 본사에 지급한 상표권료는 수입물품별로 일정 금액을 정한 방식이 아니었다.
상표권료는 원고가 ABB 상표가 부착된 각 물품을 국내에서 판매하여 얻은 매출액에서 ABB 관계사들에게 지급한 매입액을 공제한 차액의 1% 상당액으로 계산되었다.
이를 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상표권료 = (ABB 상표 제품의 국내 매출액 - ABB 관계사 매입액) × 1%
따라서 상표권료는 수입물품의 국내 판매를 통해 발생한 부가가치를 기초로 산정되는 구조였다.
원고의 신고
원고는 다음 연도에 수입한 AC 모터에 대해서는 상표권료를 과세가격에 가산하여 관세 등을 신고하였다.
- 2005년 수입분
- 2006년 수입분
- 2008년 수입분
그러나 다음 물품에 대해서는 상표권료를 과세가격에 가산하지 않았다.
- 2007년과 2009년에 수입한 AC 모터
- 개폐기·계전기·차단기 등 제2물품
원고는 제2물품이 국내에서 다른 부품과 조립되어 완제품으로 생산되므로, 완제품 판매를 위해 지급한 상표권료를 수입 당시 제2물품의 과세가격에 포함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처분 내용
서울세관장은 원고에 대한 관세조사를 실시한 후, 누락된 상표권료도 수입물품과 관련되고 수입거래의 조건으로 지급된 권리사용료라고 판단하였다.
세관장은 2010년 11월 17일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합계 366,866,040원을 부과하였다.
- 관세 132,072,770원
- 부가가치세 178,298,220원
- 가산세 56,495,050원
- 합계 366,866,040원
세관장은 원고가 ABB 본사에 지급한 연간 상표권료 전액을 일률적으로 수입물품에 가산하지는 않았다.
해당 연도의 상표권료를 그해 ABB 관계사로부터 수입한 물품과 연결한 후, 국내에서 생산된 완제품 가격 중 수입물품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상표권료를 안분하여 과세가격에 가산하였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첫째, 상표권료는 수입물품 자체가 아니라 국내에서 판매한 완제품이나 국내 영업활동과 관련된 비용이므로 수입물품과의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제2물품은 국내에서 다른 부품과 함께 완제품으로 생산되므로, 완제품에 부착된 상표의 사용료를 수입부품의 과세가격에 포함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둘째, 수입물품의 판매자인 ABB 관계사들과 상표권자인 ABB 본사는 서로 다른 법인이고, 물품매매계약에도 상표권료 지급을 구매조건으로 정한 직접적인 약정이 없으므로 상표권료의 거래조건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법리
권리사용료가 과세가격에 가산되는 요건
수입물품의 매매가격 외에 지급한 상표권료가 관세 과세가격에 가산되려면 다음 두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 관련성: 권리사용료가 해당 수입물품과 관련되어 있을 것
- 거래조건성: 권리사용료가 수입물품을 구매하기 위한 조건으로 지급되었을 것
두 요건이 모두 충족되면 상표권료를 수입물품에 대해 실제 지급한 가격에 가산하여 관세 과세가격을 결정한다.
수입물품과 상표권료의 관련성
이 사건 수입물품에는 ABB 상표가 이미 부착되어 있었고, 국내에서 조립된 완제품에도 ABB 상표가 부착되었다.
또한 원고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수입물품 또는 이를 이용해 생산한 완제품의 판매에서 발생하였다. 상표권료 역시 이러한 국내 매출액에서 ABB 관계사에 지급한 매입액을 공제한 차액을 기준으로 산정되었다.
따라서 상표권료는 추상적인 기업명 사용이나 국내 영업활동 전체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ABB 상표가 부착된 수입물품의 국내 판매와 직접 연결된 비용이었다.
제2물품이 국내에서 다른 부품과 조립되었다고 하더라도 관련성이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관은 완제품 가격 중 수입부품이 차지하는 비율에 해당하는 상표권료만 안분하여 과세가격에 가산하였으므로, 국내에서 창출된 가치까지 전부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 포함한 것도 아니었다.
판매자에게 직접 지급하지 않아도 거래조건성이 인정됨
권리사용료의 거래조건성은 물품매매계약서에 “상표권료를 지급하여야 물품을 판매한다”는 조항이 있는지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구매자가 상표권료를 판매자가 아닌 제3자에게 지급하더라도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상표권료를 지급하지 않으면 수입물품을 구매할 수 없는 구조라면 거래조건성이 인정된다.
- 구매자와 판매자의 관계
- 구매자와 상표권자의 관계
- 판매자와 상표권자의 관계
- 물품매매계약과 상표권 사용계약의 내용
- 상표권자의 판매자에 대한 지배 또는 통제 가능성
- 상표권료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물품의 구매·판매가 가능한지
따라서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직접적인 약정은 거래조건성을 인정하기 위한 유일한 요건이 아니다.
동일 기업집단의 거래구조를 전체적으로 판단함
이 사건에서는 구매자인 원고, 판매자인 ABB 관계사들, 상표권자인 ABB 본사가 모두 특수관계에 있었다.
원고는 판매를 위해 모든 제품에 ABB 상표를 부착해야 했고, ABB 본사의 품질기준과 제품 사양을 준수해야 했다. 이를 충족하려면 ABB 관계사들로부터 해당 물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원고가 ABB 본사에 상표권료를 지급하지 않으면 ABB 상표를 사용하여 수입물품을 국내에서 판매할 수 없고, ABB 관계사들로부터 해당 물품을 계속 구매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실질적인 거래구조를 근거로 상표권료가 수입물품의 거래조건으로 지급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상표권료의 합리적인 안분이 가능함
상표권료가 연간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일괄 산정되어 개별 수입물품별 금액이 구분되지 않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과세가격에 가산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세관은 원고의 회계자료와 상표권료 정산방식을 기초로 연간 상표권료를 해당 연도 수입물품에 배분하였다. 국내에서 완제품으로 생산된 제2물품에 대해서도 완제품 가격 중 수입물품이 차지하는 비율만큼만 상표권료를 안분하였다.
원심과 대법원은 이 방식이 원고의 기장방식과 종전 신고방식을 존중한 합리적인 산정방법이라고 판단하였다.
관세 과세가격이 증가하면 수입부가가치세도 증가함
상표권료를 과세가격에 가산하면 관세의 과세표준이 증가하여 관세액이 늘어난다.
수입부가가치세는 관세의 과세가격에 관세 등을 더한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되므로, 상표권료가 관세 과세가격에 추가되면 수입부가가치세도 함께 증가한다. 이 사건에서 관세뿐 아니라 부가가치세 178,298,220원이 추가로 부과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론
해외 본사에 지급한 상표권료는 물품 판매자에게 직접 지급한 금액은 아니었다. 물품매매계약에도 상표권료 지급을 구매조건으로 명시한 직접적인 조항은 없었다.
그러나 원고, 해외 판매 관계사 및 상표권자인 본사가 모두 동일한 ABB 기업집단에 속했고, 원고는 상표권료를 지급하고 ABB 상표와 품질기준을 사용해야만 관계사로부터 물품을 구매하여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었다.
따라서 상표권료는 수입물품과 관련되고 그 수입거래의 조건으로 지급된 권리사용료에 해당한다. 세관이 이를 합리적으로 안분하여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 가산한 것도 적법하다.
대법원은 관세 132,072,770원, 부가가치세 178,298,220원 및 가산세 56,495,050원의 부과처분을 유지하고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