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관련 판례
- 대법원 2022. 8. 31. 선고 2022다217124 판결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는 민법 제163조 제5호가 유추적용되지 않고, 세무사는 상인이 아니므로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른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는 법리를 재확인했다.
- 대법원 2007. 7. 26. 자 2006마334 결정 변호사의 활동은 공공성과 윤리성이 강조되는 전문직 활동으로서 상인의 영업활동과 본질적으로 다르므로, 변호사는 상법 제5조 제1항의 의제상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다200249 판결 의사나 의료기관은 상법상 상인이 아니며, 의사의 급여·수당·퇴직금 채권도 상사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62조 제1항 ― 일반 채권의 10년 소멸시효
- 민법 제163조 제5호 ― 변호사·변리사·공증인·공인회계사·법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의 3년 단기 소멸시효
- 상법 제4조 ― 자기 명의로 상행위를 하는 당연상인
- 상법 제5조 제1항 ― 상인적 방법으로 영업하는 의제상인
- 상법 제64조 ― 상행위로 인한 채권의 5년 소멸시효
- 세무사법 제1조의2 ― 세무사의 사명과 공공성
- 세무사법 제2조 ― 세무대리의 업무
- 세무사법 제11조 ― 비밀엄수의무
- 세무사법 제12조 ― 성실의무
- 세무사법 제12조의2 ― 탈세 상담 등의 금지
- 세무사법 제12조의3 ― 명의대여 등의 금지
- 세무사법 제16조 ― 공무원 겸임 및 영리업무 종사의 제한
사실관계
원고는 제주시에 있는 빌라를 매수한 후 2014년 2월경 소외인에게 빌라를 임대하면서 그 운영 업무를 위임했다.
소외인은 2015년 5월경 세무사인 피고에게 원고 소유 빌라를 포함하여 자신이 숙박업을 운영하던 빌라 6채의 세금신고 업무를 맡겼다.
피고 세무사는 원고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했다.
- 2014년 및 2015년 종합소득세 신고
- 2015년 및 2016년 부가가치세 신고
- 빌라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 신고
- 2016년 종합소득세 신고
피고는 2019년 12월 17일 원고를 상대로 위 세무대리 업무에 관한 용역비 429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했고, 그 지급명령이 확정됐다.
원고는 용역비채권의 전부 또는 일부가 시효로 소멸했다고 주장하면서 확정된 지급명령에 기초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했다.
핵심쟁점
- 민법 제163조 제5호의 3년 단기 소멸시효를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도 유추적용할 수 있는가
- 세무사가 상법상 상인에 해당하여 세무대리 용역비채권에 5년의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되는가
- 세무사의 세무대리 용역비채권에 최종적으로 적용되는 소멸시효기간은 얼마인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민법 제163조 제5호가 세무사의 직무채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세무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변호사의 직무채권에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점과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세무사의 용역비채권에도 민법 제163조 제5호를 유추적용하여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보았다.
원심은 2017년 5월 26일 신고한 2016년 종합소득세 관련 용역비를 제외한 나머지 채권은 지급명령 신청일인 2019년 12월 17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지났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법리
1. 단기 소멸시효 규정은 유추적용할 수 없다
민법 제163조 제5호는 다음 전문자격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만을 3년의 단기 소멸시효 대상으로 열거하고 있다.
- 변호사
- 변리사
- 공증인
- 공인회계사
- 법무사
세무사는 여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민법이 1958년 제정될 당시에는 세무사 제도가 없었고, 세무사 제도는 1961년 세무사법이 제정되면서 마련됐다. 이후 민법이 개정됐지만 세무사의 직무채권은 제163조 제5호에 추가되지 않았다.
단기 소멸시효는 권리행사 기간을 특별히 단축하는 예외규정이므로 그 적용 대상을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
세무사가 변호사나 공인회계사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이유로 단기 소멸시효를 유추적용하면 어떤 자격사의 채권까지 포함되는지가 불명확해져 법적 안정성을 해치게 된다.
따라서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는 민법 제163조 제5호의 3년 단기 소멸시효를 유추적용할 수 없다.
2. 직무채권은 업무 내용보다 수행 주체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민법 제163조 제5호의 ‘직무에 관한 채권’은 수행된 업무의 내용이 유사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직무를 수행한 주체가 법률에 열거된 자격사인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같은 세무업무라도 변호사나 공인회계사가 자신의 직무로 수행한 경우와 세무사가 수행한 경우에는 민법 제163조 제5호의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3. 세무사는 상법상 상인이 아니다
세무사법은 세무사를 공공성을 지닌 세무전문가로 규정하고 다음과 같은 의무와 제한을 부과한다.
- 납세자의 권익 보호와 성실한 납세의무 이행에 기여할 사명
- 세무대리 알선 및 대가 수수 금지
- 등록 의무
- 직무상 비밀엄수의무
- 성실의무
- 탈세 상담 금지
- 명의대여 금지
- 금품 제공 금지
- 영리업무 종사 제한
이러한 고도의 공공성과 윤리성이 요구되는 세무사의 직무는 간이·신속성과 거래 외관을 중시하고, 자유로운 영업기반 확충을 통하여 이윤을 극대화하는 상인의 영업활동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세무사의 직무상 법률관계에 상법을 적용해야 할 특별한 사회경제적 필요도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개인 세무사는 상법 제4조의 당연상인이나 제5조 제1항의 의제상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4. 세무사의 용역비채권은 상사채권이 아니다
세무사가 상인이 아니고 세무대리 업무도 상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그 용역비채권에는 상법 제64조의 5년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 별도의 단기 소멸시효 규정이 없는 세무사의 세무대리 용역비채권에는 민법 제162조 제1항의 10년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
피고 세무사의 용역비채권은 2015년 5월 31일부터 2017년 5월 26일까지 발생했다.
피고가 2019년 12월 17일 지급명령을 신청했으므로 각 용역비채권의 발생일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의 용역비채권 전부에 관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
결론
대법원은 세무사의 용역비채권에 3년의 단기 소멸시효를 유추적용한 원심판결에는 민법 제163조 제5호의 해석과 세무사 직무채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원심판결 중 피고 세무사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을 수원지방법원으로 환송했다. 원고의 상고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세무사 용역비채권의 소멸시효가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결정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 민법 제163조 제5호에 세무사가 열거되지 않았으므로 3년 단기 소멸시효 적용 배제
- 세무사는 상법상 상인이 아니므로 5년 상사 소멸시효 적용 배제
-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른 10년의 일반 소멸시효 적용
특히 단기 소멸시효의 적용 여부는 업무의 유사성이 아니라 그 직무를 수행한 자격사의 종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점에 실무상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