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소유권이전등기 완료 후 지급하기로 한 보상금채무의 이행기와 지체책임

핵심 결론 “소유권이전등기를 필한 후”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경우, 등기신청 접수가 아니라 등기관의 등기 완료 시 이행기가 도래한다. 이는 불확정기한이므로 사업시행자가 등기 완료 사실을 안 때부터 지체책임을 진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0다83755, 2008다46531, 2010다26769

판결번호

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다83755 판결〔토지보상금〕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9. 10. 선고 2010나4914 판결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는 원심판결의 독립된 판례 페이지가 확인되지 않는다.

관련판례

관련법령

사실관계

피고 에스에이치공사는 마곡 도시개발구역에서 공익사업을 시행하였다.
2009년 1월 16일경 피고는 사업구역에 편입되는 원고 소유의 토지들을 총 5,714,008,030원에 협의취득하는 용지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보상금 가운데 1,255,108,030원은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4,458,900,000원은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채권으로 보상하기로 하였다.
매매계약서 제2조 제1항에는 다음과 같이 정해져 있었다.
원고는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제반 서류를 구비하여 피고에게 제출·청구하여야 하며, 피고는 소유권이전등기를 필한 후에 매매대금을 지급한다.
2009년 1월 20일 피고는 원고로부터 받은 등기서류를 이용하여 관할 등기소에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하였다.
2009년 2월 2일 관할 등기소는 피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되었다는 내용의 등기필정보 및 등기완료통지서를 발송하였다.
2009년 2월 19일 피고는 채권보상분을 원고 명의의 증권계좌에 입고하였고, 2009년 2월 20일 현금보상분을 원고의 계좌에 입금하였다.
2009년 2월 28일 피고는 액면금 4,458,900,000원, 표면금리 연 4.370%, 만기 2012년 2월 29일인 복리채 형식의 보상채권을 발행하였다.
당시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63조 제8항 제1호가 정한 3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이자율은 2008년 12월 기준 연 5.760%, 2009년 1월 기준 연 4.370%였다.
이에 원고는 등기신청이 접수된 2009년 1월 20일 매매대금 지급의무의 이행기가 도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보상채권 이율 차액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하였다.

원심 판단

원심은 계약서 제2조 제1항을 피고가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후 지체 없이 매매대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였다.
이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신청이 접수된 2009년 1월 20일 피고의 매매대금 지급의무의 이행기가 도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보상채권 적용이율의 기준이 되는 채권발행일도 피고가 대금지급의무의 이행기가 도래하여 보상채권을 발행했어야 할 날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2009년 1월 20일의 전월인 2008년 12월 당시의 3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이자율인 연 5.760%를 적용해야 한다고 보아, 원고의 보상채권 이율 차액 청구 전부와 지연손해금 청구 일부를 인용하였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원심이 처분문서의 해석과 불확정기한부 채무의 이행지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고 판단하였다.

1. 처분문서는 객관적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함

계약당사자가 계약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하고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
특히 문언의 객관적 의미와 다르게 해석함으로써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에는 문언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

2. ‘소유권이전등기를 필한 후’는 등기신청 접수 후가 아님

이 사건 매매계약서는 매매대금 지급기일을 “소유권이전등기를 필한 후”라고 명시하였다.
그 객관적인 의미는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실제로 경료된 후를 뜻한다.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려면 등기에 필요한 서류가 등기소에 접수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등기관이 등기신청을 심사하여 해당 등기를 마쳐야 한다.
따라서 등기신청 접수일인 2009년 1월 20일을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된 날이나 매매대금 지급의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날로 볼 수 없다.

3. 매매대금 지급의무에는 불확정기한이 정해져 있음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필한 후”라는 시기는 장래 도래할 사실이지만 그 구체적인 도래 시기를 미리 확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는 매매대금 지급의무의 이행기에 불확정기한을 정한 경우에 해당한다.
확정기한부 채무는 기한이 도래한 때부터 채무자가 지체책임을 부담하지만, 불확정기한부 채무는 민법 제387조 제1항에 따라 채무자가 기한의 도래 사실을 안 때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한다.

4. 등기 완료만으로 곧바로 지체책임이 발생하지 않음

피고의 매매대금 지급의무가 이행지체에 빠지려면 다음 두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 등기관이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실제로 마쳤을 것
  • 채무자인 피고가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된 사실을 알았을 것
피고가 등기 완료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에 관한 증명책임은 지체책임의 성립을 주장하는 채권자인 원고에게 있다.
따라서 원심은 등기가 실제로 완료된 시점과 피고가 그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을 심리한 후, 매매대금 지급의무의 이행지체 여부와 보상채권의 적용이율을 판단했어야 한다.
그런데 원심은 등기신청이 접수된 날 곧바로 대금지급의무의 이행기가 도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처분문서의 문언과 불확정기한부 채무의 이행지체 법리에 반한다.

결론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이 판결은 계약에서 “등기를 필한 후”라고 정한 경우, 등기신청 접수와 등기 완료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또한 등기 완료를 이행기로 정한 것은 불확정기한이므로, 채무자의 지체책임은 등기 완료 시가 아니라 채무자가 그 완료 사실을 안 때부터 발생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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