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파기환송심
- 인천지방법원 2020. 6. 9. 선고 2020나52521 판결〔구상금〕
관련 판례
- 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51569 판결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이 책임지는 제3자의 채권은 영업양도 당시 이미 발생한 채권이어야 한다.
-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4다35656 판결 영업양도 당시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것이 확실한 채권이라도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면 영업양수인의 책임 대상이 아니다.
- 대법원 1999. 10. 22. 선고 98다22451 판결 변제자대위에 따른 원채권 및 담보권의 행사 범위는 변제자가 채무자 등에 대하여 갖는 구상권의 범위로 제한된다.
-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다85861 판결 변제자대위는 구상권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이므로 구상권이 없는 상대방에게 새로운 책임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관련 법령
사실관계
1. 신용보증을 통한 영업자금 대출
종전 영업자는 고압가스판매업을 운영하면서 외환은행으로부터 영업자금을 대출받았다.
기술보증기금은 종전 영업자의 외환은행 대출금채무를 다음과 같이 신용보증하였다.
- 2004년 9월 24일 신용보증원금 85,000,000원의 신용보증계약 체결 이후 보증원금은 80,000,000원으로 변경되었다.
- 2007년 3월 12일 신용보증원금 85,000,000원의 신용보증계약 체결
외환은행의 종전 영업자에 대한 대출채권은 각 대출 당시 발생하였다. 그러나 기술보증기금의 종전 영업자에 대한 사후구상금채권은 기술보증기금이 보증채무를 실제로 이행하기 전이어서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2. 고압가스판매업의 영업양도
피고는 2012년 11월 12일 종전 영업자가 사용하던 것과 동일한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2012년 11월 14일에는 종전 영업자에서 피고로 고압가스판매사업의 지위승계신고가 수리되었다.
법원은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영업양도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하였다.
- 피고가 종전 영업자로부터 액화석유가스 판매사업 허가권을 양수하였다.
- 피고가 종전 영업자와 동일한 사업장에서 동일한 상호로 같은 영업을 계속하였다.
- 피고가 종전 사업장의 관련 시설물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 영업양도 전후의 매입처와 매출처가 동일하였다.
- 종전 영업자의 유일한 직원이 피고의 직원으로 계속 등재되었다.
- 종전 영업자는 피고의 고모부로서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 친족관계가 있었다.
따라서 피고는 종전 영업자의 고압가스판매업을 양수하고 종전 상호를 계속 사용한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에 해당하였다.
3. 영업양도 후 발생한 신용보증사고
종전 영업자는 영업양도 후 외환은행 대출이자를 연체하여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였다.
외환은행은 기술보증기금에 신용보증사고 발생 사실을 통지했고, 기술보증기금은 신용보증계약에 따라 외환은행에 보증채무를 대위변제하였다.
사건의 주요 시점은 다음과 같다.
- 2012년 11월 14일 영업양도
- 2012년 11월 25일 이자 연체 및 기한의 이익 상실
- 2012년 12월 17일경 신용보증사고 통지
- 2013년 3월 8일 기술보증기금의 대위변제
- 2013년 3월 8일 종전 영업자에 대한 사후구상금채권 발생
기술보증기금의 구상금채권은 영업양도 당시 존재했던 채권이 아니라 영업양도 후 대위변제로 새로 발생한 채권이었다.
4. 종전 영업자에 대한 구상금 확정판결
기술보증기금은 종전 영업자와 연대보증인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법원은 2014년 10월 10일 종전 영업자와 연대보증인에게 다음 금액을 연대하여 지급하라고 판결하였고, 그 판결은 확정되었다.
- 구상금 원리금 168,206,281원
- 그중 원금 168,206,064원
- 위 원금에 대한 약정 지연손해금
5.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에 대한 청구
기술보증기금은 피고가 종전 영업자의 영업을 양수하고 동일한 상호를 계속 사용했으므로 상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종전 영업자의 구상금채무를 함께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기술보증기금은 다음과 같이 청구원인을 구성하였다.
- 신용보증계약상 사후구상권에 기한 구상금 청구
- 외환은행의 대출채권에 대한 변제자대위에 기한 청구
- 영업양도계약이 통정허위표시라는 예비적 주장
- 파기환송심에서 추가한 사전구상권에 기초한 변제자대위 주장
핵심쟁점
-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영업자금 대출과 관련된 피보증인의 지위까지 승계하는가
- 영업양도 후 보증기관의 대위변제로 양도인에게 발생한 구상금채무도 상법 제42조 제1항의 책임 대상인가
- 영업양도 전 은행 대출채권이 존재했다는 이유로 보증기관이 이를 대위하여 양수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가
- 영업양도 전에 보증기관의 사전구상권이 이미 발생하였는가
제1심판결
인천지방법원 2019. 2. 15. 선고 2017가단227577 판결은 피고가 종전 영업자의 고압가스판매업을 양수하고 상호를 계속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기술보증기금의 사후구상금채권은 영업양도일에는 발생하지 않았고, 대위변제일에 비로소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 영업양도일: 2012년 11월 14일
- 대위변제일 및 사후구상금채권 발생일: 2013년 3월 8일
따라서 피고는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영업양도 후 발생한 구상금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영업양도계약이 통정허위표시라는 주장도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기술보증기금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파기 전 원심판결
인천지방법원 2019. 9. 5. 선고 2019나54934 판결은 구상금 청구와 변제자대위에 기한 청구를 구분하여 판단하였다.
구상금 청구
- 기술보증기금의 구상금채권은 영업양도 후 대위변제로 발생하였다.
- 따라서 피고는 그 구상금채무를 직접 부담하지 않는다.
변제자대위에 기한 청구
- 외환은행의 대출채권은 2004년과 2007년에 이미 발생하였다.
- 기술보증기금은 대위변제로 외환은행의 기존 대출채권을 취득하였다.
- 피고는 영업양도 당시 존재했던 외환은행의 대출채권에 관하여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의 책임을 부담한다.
이에 원심은 피고에게 다음 금액의 지급을 명하였다.
- 168,206,281원
- 그중 168,206,064원에 대한 지연손해금
대법원의 법리
1. 영업양수인의 책임 대상
상법 제42조 제1항은 종전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영업양수인에게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제3자의 채권을 변제할 책임을 부과한다.
그러나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모든 법적 지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상법 제42조 제1항은 영업양수인에게 양도인의 영업자금채무와 관련된 피보증인의 지위까지 승계시키는 규정이 아니다.
2. 영업양도 당시 채권의 발생 필요
영업양수인이 책임지는 채권은 영업양도 당시 이미 발생한 채권이어야 한다.
- 채권의 변제기가 영업양도 당시 도래할 필요는 없다.
- 그러나 채권 자체는 영업양도 당시까지 발생해 있어야 한다.
-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것이 확실한 채권도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면 책임 대상이 아니다.
3. 구상금채권의 발생 시점
보증기관의 사후구상금채권은 신용보증계약 또는 은행대출 당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보증기관이 실제로 보증채무를 변제한 때 비로소 발생한다.
이 사건에서 기술보증기금은 영업양도 후인 2013년 3월 8일 대위변제했으므로, 사후구상금채권도 그날 발생하였다.
4. 변제자대위의 한계
변제자대위는 보증기관이 주채무자나 다른 공동채무자에게 갖는 구상권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이다.
따라서 대위에 따른 원채권 및 담보권의 행사 범위는 보증기관이 해당 상대방에 대해 갖는 구상권의 범위로 제한된다.
- 보증기관이 영업양수인에 대해 구상권을 취득하지 못했다면 변제자대위도 인정되지 않는다.
- 변제자대위는 구상권이 없는 영업양수인에게 새로운 책임을 발생시키는 제도가 아니다.
- 은행 대출채권이 영업양도 전에 존재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대위하여 양수인에게 우회적으로 구상금 상당액을 청구할 수 없다.
대법원의 판단
기술보증기금의 종전 영업자에 대한 사후구상금채권은 영업양도 후 대위변제로 발생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상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그 구상금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피고에 대한 구상권이 없는 이상, 기술보증기금은 구상권 확보를 위한 변제자대위도 행사할 수 없다.
대법원은 변제자대위에 기한 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으로 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에서 추가된 사전구상권 주장
파기환송심에서 기술보증기금은 영업양도 전에 이미 종전 영업자에 대한 사전구상권을 취득했다고 주장하였다.
신용보증계약 제5조는 다음과 같은 경우 사전통지나 독촉 없이 사전구상권이 발생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 조업중단 등으로 계속적인 영업이 곤란한 경우
- 신용정보관리규약상 연체정보 등록사유가 발생한 경우
- 은행으로부터 신용보증사고 통지를 받은 경우
- 신용상태가 크게 악화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경우
기술보증기금은 다음 사정을 근거로 사전구상권이 영업양도 전에 발생했다고 주장하였다.
- 2012년 9월 20일 종전 영업자의 국민연금 가입자 지위 상실
- 2012년 9월 28일 이자 연체에 따른 신용보증사고의 신용정보 공동망 등록
파기환송심의 판단
파기환송심은 사전구상권 주장이 대법원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반하거나 실기한 공격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다만 다음 사정을 근거로 영업양도 전에 사전구상권이 발생했다는 주장을 배척하였다.
- 종전 영업자는 2012년 10월 30일에도 대출이자를 지급하였다.
- 종전 영업자는 영업양도 당일인 2012년 11월 14일에도 대출이자를 지급하였다.
- 외환은행의 신용보증사고통지서에는 사고 발생일이 2012년 11월 25일로 기재되어 있었다.
- 사고통지서는 2012년 12월 17일경 기술보증기금에 발송되었다.
- 기술보증기금도 종전 소송과 이 사건 제1심에서 2012년 11월 25일 이자 연체로 사전구상권이 발생했다고 주장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사전구상권의 발생 시점을 다음 중 하나로 보았다.
- 2012년 11월 25일 이자 연체 및 신용보증사고 발생일
- 2012년 12월 17일경 신용보증사고통지서 발송일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2012년 11월 14일 영업양도 후에 발생한 권리이다.
따라서 사전구상권을 근거로도 외환은행의 대출채권을 대위하여 피고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파기환송심의 결론
인천지방법원 2020. 6. 9. 선고 2020나52521 판결은 기술보증기금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 사후구상권에 기한 청구 기각
- 사후구상권을 확보하기 위한 변제자대위 청구 기각
- 사전구상권을 확보하기 위한 변제자대위 청구 기각
- 영업양도계약이 통정허위표시라는 예비적 청구 기각
- 기술보증기금의 항소 기각
-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 총비용은 기술보증기금 부담
최종 결론
이 사건의 은행 대출채권은 영업양도 전에 존재하였다. 그러나 기술보증기금의 사전구상권과 사후구상권은 모두 영업양도 후 발생하였다.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은 다음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 영업양도 후 대위변제로 양도인에게 발생한 사후구상금채무
- 영업양도 후 신용보증사고로 양도인에게 발생한 사전구상금채무
- 위 구상권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보증기관이 행사하는 변제자대위에 따른 채무
따라서 기술보증기금은 영업양도 전에 외환은행의 대출채권이 존재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채권을 대위하여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에게 구상금 상당액을 청구할 수 없다.
판결의 의미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의 책임 여부는 기초가 된 은행 대출채권의 발생 시점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보증기관이 영업양수인에게 책임을 묻는 구상금채권이 영업양도 당시 이미 발생해 있었는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 영업양도 전 구상금채권이 발생했다면 상법 제42조 제1항의 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
- 영업양도 후 구상금채권이 발생했다면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은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 변제자대위는 구상권이 없는 양수인에게 책임을 우회적으로 부과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